외할아버지 당신께서 외할머니 제사를 11시에 지내자고 하셨다. <div>우리 옆동네에 사시는 데도 11시 30분이 되도록 오시지 않아 어머니께서 전화를 걸었더니</div> <div>11시 45분 즈음에 지내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하신다.</div> <div><br></div> <div>대대로 불교를 믿는 집안인데 할아버지 당신 마음대로 음력 생일 제사를 양력으로 바꿔 지내고,</div> <div>같은 성씨가 아닌 집안인데 우리 아버지와 외할머니 제사를 함께 지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셨던 전적이 있어서</div> <div>어머니는 제사를 끝내자마자 할아버지에게 고함을 지르셨다.</div> <div><br></div> <div>그 방법이 잘못된 건 알지만, 원인 제공은 전적으로 할아버지에게 있지 않나.</div> <div>할아버지는 어디 으른에게 그렇게 말하냐고 목에 핏대를 세우시고,</div> <div>어머니는 나를 이렇게 만든 게 아버지 당신이 아니냐고 말씀하셨다.</div> <div><br></div> <div>결국엔 할아버지께서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냐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고,</div> <div>어머니는 거의 울부짖듯이 둘째 동생(본인은 첫째 장녀임..)을 임신했을 때 뺨 때린 거 기억못하냐</div> <div>그래서 동생이 첫째보다 모자라지 않냐고 하셨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내가 충격을 먹었던 건 과거에 할아버지가 임신한 엄마를 때린 것을 처음 들은 것이 아니라,</div> <div>할아버지가 허허 내가 그럴리가 있나 라고 의연하게 대응하시는 태도와</div> <div>친척들이 폭행을 당한 것과 자식의 머리가 좋지 않다는 게 무슨 관련이 있냐라고 웃는 거였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와 할아버지 편을 드는 친척들과 맞서 어머니가 홀로 목소리 높이실 때</div> <div>방안에 숨어만 있어야하는 내가 너무나 작게 느껴졌다.</div> <div>어머니가 좀 진정되시면, 징그럽더라고 포옹 한 번 해드려야 겠다.</div> <div>어머니의 과거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씻겨나갈 수 있다면.......</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