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교회가 세금 내는 문제 때문에 시사란에 올린 관련 글이 베오베에 가는 걸 보고, 

그와 비슷한 성격을 글을 하나 올려 봅니다.

아래 글은 옛날 딴지일보에 블루칼라라는 닉을 쓰는 사람이 연재했던 글을 인용한 것입니다.

오유 게시판의 성격에 맞게 약간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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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떤 사람이 쪽지로 질문한 내용에 대한 답변으로 쓰기 시작했던 건데

내용이 길어지다보니 따로 외전 형태로 올리는 겁니다. 

그 사람의 질문은 '목사들은 얼마나 버나요?'라는 원초적인(?) 의문이었죠.

내가 쓰는 성경공부 시리즈에는 되도록 교회의 비리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난 번에 쓴 목사에 대한 글과 연관된 내용이라

보충 설명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어느 직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목사라는 직업도 사람마다 수입이 천차만별입니다.

신학교를 갓 졸업해서 전도사 생활을 할 때는 월급이 백만 원도 안되고

교회에서 별다른 지원도 못받기 마련이죠.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교회에 부목사로 들어가도 월급은 150만원을 넘기 힘들어요.

결혼해서 처자식 먹여 살리려면 많이 부족한 액수죠.

만약 목사 안수를 받은 직후에 직접 교회를 개척하게 되면 오히려 자기 돈을

다 털어넣어야 합니다.

수도권 변두리 작은 상가 건물을 임대한다고 해도 조명이나, 의자, 음향 시설 같은

필수 비용을 감안하면 적어도 1~2억 정도의 자본은 있어야 교회를 개척할 수 있죠.

예전처럼 칙칙하고 후줄근한 분위기의 개척 교회엔 교인들이 모이지 않으니까

규모는 작더라도 교회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게 치장하는 게 필수인 시대가 됐거든요.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목사들의 경우는 이미 재정적으로 자립한 중대형 교회

담임 목사가 은퇴할 때 그 후임으로 임명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흔치않은 엘리트 코스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자기 교회를 개척해서 십일조 내는 교인 숫자가  오륙십 명 안팎이

되기 전까진 목사들의 수입이 비슷한 또래의 샐러리맨보다 낮은 수준이란 건 분명합니다.

지난 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시골 교회의 목사들은 당장 먹고 살 생활비가 없어서

눈물로 기도하는 경우도 많단 말이죠.

하지만 모든 목사들이 그런 고난을 겪는다면 목사 하겠다고 나서는 신학생들이

훨씬 줄어들 겁니다.

초창기에 고생하더라도 교회를 조금만 키우면 그 다음부터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참고 버티는 거죠.

재정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개척교회들을 제외하고 십일조를 정기적으로 내는 교인 숫자가

백 명 정도만 넘어서면 목사의 사례비(라고 쓰고 월급이라고 읽습니다)는

일반 샐러리맨 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게 현실입니다.

수천 명 이상 출석하는 중대형 교회의 목사들은

실질적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거짓말하지 마! 우리 교회는 개척교회가 아닌데도 담임 목사님 월급은

2백만 원이 안 된다고!'라고 말할 교인도 있을 겁니다.

교회 재정을 공개하는 일부 교회에선 목사 사례비까지 공개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겠죠.

하지만 그것도 당신들이 속고 있는 겁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지출이 가장 많은 항목은 뭘까요?

1. 주택구입 자금

2. 자녀 교육비

3. 차량 구입 및 유지비

이 세 가지 항목일 겁니다.

그런데 목사들은 개척 교회 규모만 벗어나면 이 세 가지 항목에 대한 지출이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교회가 재정적으로 자립하면 목사는 교회에서 사택을 제공받게 됩니다.

대출도 필요없이 평생 살 수 있는 집을 제공받고 담임 목사직을 은퇴하면

그 집을 영구 소유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죠.

그렇다고 해서 그 집이 18평 영구 임대 아파트 수준이냐고요?

평당 2천만 원이 넘는 아파트 단지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가

보증금 5백만 원에 월세 30만 원짜리 산동네 집에 살까요?

천만에요.

최소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의 집보다 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사택을 제공받습니다.

그것만 해도 몇억 원이 넘는 돈을 아꼈다고 할 수 있죠.

거기다가 대부분의 교회에서 목사는 월급과 별도로 자녀 교육비를 따로 지원받습니다.

목사 자녀들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과외비부터 시작해서 대학 등록금까지,

그리고 더 진학하길 원한다면 대학원비에 해외 유학 자금까지 대준단 말입니다.

그것도 자녀가 한 명이든 열 명이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혜택을 주죠.

(그래서 목사들은 평균적으로 일반 성도들보다 자식들을 많이 낳는 편입니다.

교육비 부담이 없으니까요.)

평범한 한국 가정에서 아이들을 과외 시켜가면서 대학에 보내고 대학원까지

졸업한다고 가정할 경우 거기에 들어가는 학비는 일인 당 1억 안팎 정도 될 겁니다.

목사 자녀가 두 명이라면 2억 정도의 비용을 교회가 제공해주는 거죠.

차량은 어떨까요?

담임 목사가 1000cc 경차를 끌고 다니면 체통이 안 선다고 해서

최소한 중형차를 뽑아주는 게 한국 교인들의 인심입니다.

잘 나가는 교회 목사들은 외제차 끌고 다니는 것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게 되었고 말입니다.

목사가 끌고 다니는 차는 명의를 교회 앞으로 해놓기 때문에

자동차세, 보험, 수리비, 기름값 등등의 모든 차량 유지비를

교회에서 지원해 주죠.

검소한(?) 목사가 있어서 교회에서 소나타를 한 대 뽑아줬다고 가정해 봅시다.

차량 가격 2,500만 원에 보험료, 기름값, 자동차세까지 일 년에 5백은 들어갈 겁니다.

목사님이 10년 된 차를 굴리는 건 체통이 안 선다고 생각하는 게 한국 교인들이니까

5천만 원 정도를 교회에서 무상으로 제공받는 겁니다.

그런 차량을 5년에 한 번씩 최신형 신차로 평생 교체해 주죠.

주변 시선에 대해 철판만 깔 수 있다면 소나타가 아니라 외제차 굴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것도 기사까지 딸린 외제차를 말이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목사들은 월급과 별도로 활동비라는 걸 지급받습니다.

그러니까 주일학교 꼬꼬마들 행사에 가서 목사 이름으로 간식을 사준다거나

크리스마스 칸타타 한 번 하고 나면 성가대원들 회식하라고 금일봉 하사하는 게

이런 활동비에 포함되는 거죠.

목사의 활동비는 교회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형 교회의 경우

아예 한도 신경쓰지 않고 쓸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하거나

규모가 좀 작은 교회도 목사 월급의 절반 안팎의 액수를

매 달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활동비를 어디다 썼는지 그 지출 항목을 다 체크하면서

목사한테 잔소리 할 수도 없는 거니까 그 돈으로 목사들끼리 모여서

골프장을 돌면서 회의를 빙자한 사치를 부리든  딸에게 명품백을 사주든

문제될 게 없죠.

목사 가정의 식비는 어떨까요?

교인들이 목사 사택의 쌀독을 채워놓는 건 물론이고 믿음좋은 집사님, 권사님들이

냉장고가 미어터지도록 부지런히 고기며 과일이며 음식들을 채워놓기 마련입니다.

의류비는 어떨까요?

양복이나 구두, 넥타이 같은 건 교인들이 너무 많이 선물해 주니까

이번 주 설교 시간엔 어떤 집사가 사준 옷을 입어야 선물한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고민하는 게 목사들의 일상이죠.

그 외에도 목사가 책을 구입하거나 운동을 하는데 들어가는 자잘한 비용들도

교회에서 지원해 줍니다.

거기다 의료비는 물론이고 별도로 품위 유지비라는 걸 따로 지급하는 교회도 있죠.

이런 모든 혜택들이 목사 사례비와는 별도로 지원이 됩니다.

샐러리맨이나 자영업자들은 소득세다 주민세다 이것저것 뜯기는 것도 많지만

목사는 세금도 안 냅니다.

왜 목사는 세금을 안 내냐고 따지는 사람들도 많지만

세금을 부과해도 사실 목사들은 별로 손해 안 볼 겁니다.

세금내는 액수만큼 교회에서 월급을 올려주면 그만이니까요.

한국 교회가 그렇게 교과서처럼 신봉하는 미국 교회 목사들 중엔

직장을 갖고 평일엔 근무를 하다가 일요일에만 목사직을 수행하는 목사들도 많습니다.

그럼 직업이 있으면 제대로 교인들을 양육할 수 없다고 변명하겠죠?

맨날 설교 시간엔 교인들에게 전도하라고 설교하면서 정작 목사들은 (쪽팔려서)

전도하러 다니지도 않으면서 뭐 그리 평일에 하는 일이 많다고 엄살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리저리 온갖 항목으로 교회에서 돈을 타가면서 근무생산성은 편의점 알바보다도

못한 게 목사잖습니까.

막말로 매일 새벽에 일어나는 새벽기도만 없으면 한국에서 목사란 직업은

최고의 땡보직이란 거 사실이란 말입니다.

하여간 목사의 월급이 2백만 원이라면 일반 샐러리맨의 월급 5,6백만 원 이상의

생활 수준을 누린다고 보면 맞습니다.

그것도 양심적으로 받아가는 목사들이 그렇다는 거고 좀 규모가 있다 싶은

중,대형 교회 목사들은 연봉 수억 원대 대기업 임원급 생활 수준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목사님 월급은 2백만 원도 안 돼요'라는 말은

정말 뭘 모르는 얘기입니다.

세계에서 제일 근무 환경이 좋다는 구글 본사 직원들보다 중대형 교회 목사가

훨씬 땡보직입니다.

개신교처럼 성직자가 세속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종교는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죠.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뒤 초대 교회에선 교인들이 모두 수평적인 평등한 관계였죠.

그런데 현실적으론 목사와 일반 신도 사이가 평등하지 않은 건 물론이고

담임 목사와 부목사 간에도 엄청난 신분 차이가 있습니다.

부목사는 일단 월급부터 담임 목사보다 훨씬 낮은데다가

위에 열거한 온갖 혜택들을 거의 받지 못한단 말입니다.

거기다가 부목사 입장에선 일반 직장의 상사보다 훨씬 더 대하기 어려운 게 담임 목사죠.

일반 회사는 직원을 채용한 뒤 노조 때문에라도 별다른 이유없이 해고하기가 어렵지만

담임 목사는 자기 맘에 안드는 부목사를 얼마든지 해고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한국 대형교회들이 아무리 썩어가고 부패해도 부목사들은

입도 뻥끗할 수가 없는 겁니다.

담임 목사의 잘못을 지적하는 간 큰 설교를 했다간 바로 교회에서 쫓겨나야 하니까요.

그래서 부목사들은 더럽고 치사한 거 참아가면서 어떻게든 교회 하나 차려 나가는 게 꿈이죠.

카톨릭은 교황청으로부터 시작해서 확실한 조직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내부 감시가 이뤄지지만 개신교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일단 교회를 하나 차리고 나면 그 교회 운영에 관해선 교회 밖에서 간섭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교회의 목사는 자기 왕국을 가진 왕과 다름없습니다.

아니, 왕보다 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라고 할 수 있죠.

조선시대 왕들도 국정 운영에 관해서는 신하들 눈치를 봐야 했는데

목사는 그런 견제가 훨씬 덜하거든요.

물론 요즘엔 교인들 수준도 높아져서 목사가 잘못하면 바로 비판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세요.

목사가 간통죄 저지르고 교회 공금 횡령하고, 자식들한테 교회를 물려줘도

그저 아멘하면서 순종하는 대형교회 신도들을 보세요.

한국에서 목사라는 직업, 참 할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네이버 검색창에 '목사들 연봉이 얼마에요?'라는 질문에 올라온 믿음 좋은 교인들 답변이 이렇습니다.

viki7777 2007-01-15 02:16:11

목사는 결코 가난한 직업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가난은 하나님께 속한것이 아니며 사탄에게 속한 것입니다. 교회가 부흥하고 또한 목사가 성도들에게 그만한 영향력을 미치며 또한 목사의 능력이 된다면 수억을 받아도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의 리더자들은 무조건 가난해야 된다는 생각은 성경과 어긋나는 생각입니다.

idreem 2007-01-10 18:13:15

사울이 잘못을 했어도 다윗은 기름부은 하나님의 종이라고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사랑을 받았지요. 목사님이 어떤 잘못과 어떤 일로 잘못하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소관이지 사람의 소관이 아닙니다. 회개들 하세요.

......재밌죠?

이게 한국 교회 교인들의 일반적인 목사관입니다.

목자도 아닌 목사한테 정말 착한 양떼처럼 확실히 세뇌를 당하고 있죠.

목사가 신의 기름부음받은 종이란 말은 거짓말이라고

제가 지난 번에 설명해 줬으니 그 부분은 넘어가죠.

그런데 목사는 결코 가난한 직업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viki7777의 저 대답은

도대체 뭘까요?

마가복음10장에서 예수는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라고 말했는데

목사는 가난한 직업이 되어선 안된다는 viki7777의 신앙관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목사들은 이제 성경보다 자기 말을 더 신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교인들을 세뇌시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교회 내에선 교인들끼리도 평등하지 않습니다.

헌금 많이 내는 사람이 발언권이 높고 대우받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어있죠.

교회 장로들 중에 블루칼라(저 말고 생산직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장로란 자리는 믿음과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끗발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자리에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블루칼라에 속하는 노동자가 장로가 되면 교회가 장로에게 요구하는

수준의 헌금을 낼 수가 없어서 스스로 그 자리를 내놓게 된단 말입니다.

돈 없이 사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싶어서 찾아간 교회에서

사회와 똑같은 차별과 냉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