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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enbung_21310
    작성자 : 새까만스팸
    추천 : 4
    조회수 : 688
    IP : 58.231.***.7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8/01 15:31:51
    http://todayhumor.com/?menbung_21310 모바일
    시골살면서 겪었던 멘붕 썰들
    저는 시골에서 3년동안 고등학교를 다녔어요.(기숙사)
    시골인심 시골인심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걸 3년동안 거기서 살면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1. 이상한 물약
    그 곳에도 거점병원은 있긴 했어요. 그 근처에 약국이 하나 있는데,
    거기 가면 황토빛 탁한 물약을 사게 해요.
    처음에 중이염때문에 약타려 갔을 때는 모르니까 샀는데
    세상에....약값이.....아무리 비싸도 만원은 안넘던 약값이.....
    나중에 이상해서 친구한테 이런 일이 있었다 하니까
    그 약국 간 애들은 전부 그 물약을 사게 했다고....
    감기던, 중이염이던, 배탈이던 전부 그 약국에 간 사람이라면
    샀다고 그러더라고요.
    참고로 당연하게도 별 효과 없었어요...안나아서 또 병원갔어요...

    2. 괴팍한 의사
    여기 처음 갔을때 간호사분이
    '학생 의사선생님 방 들어가자마자 인사해~,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처방 내리시면 잘 들어~'
    하시길래
    그정도는 당연한건데 왜 신신당부를 하시나....했더니...
    그때 신종플루때문에 병원갔는데 참....
    이거 그냥 감기 몸살 아니냐면서 그래서 제가
    '글쎄요, 전에 신종플루 걸린적 있어 증상을 알고, 지금 학교에 신종플루 유행중이다,
    그리고 제 옆 짝꿍이 신종플루 걸렸는데 마스크 안끼고 기침했다.'
    했더니
    니가 착각하는거라고, 그냥 약먹고 푹쉬면 나을거라고 막 우기는거에요.
    그리고 바로 이어진 기말고사때 신종플루가 확 심해져서 열이랑 기침이 심하게 오르는 바람에
    저승가서 할아버지 만날뻔....
    그때 하도 기침을 해서 뱃살이 빠진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결국 탈수증상..이라고 해야되나...설사증상이 슬슬 보일 쯤에
    학교에 원래 제 고향가서 진료받겠다고 하고 외박나갔어요.
    대학병원가니까 신종플루는 확실한데 거의 다 나아가니까 약은 구지 필요없겠다고 그러데요.
    그 다음부터 그 병원은 절대 안감....

    3. 이상한 택시 기사
    거기는 택시 기본 요금이 3000원?3500원 이었어요. 대도시에서도 그렇게 받는 줄 알았는데 딴데는 2500원이라데요.
    시골이니까 운행 수가 적어서 비싸게 받는건 이해가지만...그렇다고 서비스를 개판으로 하시면....
    고3때 봄감기로 인한 중이염으로 병원갔는데
    비가 추적 추적 와서 약국 앞에서 택시를 타게 됬어요.

    근데 딱 택시 타는데 막걸리 냄새랑, 파전 냄새랑.....확 풍기는거에요.
    지금같았으면 안탄다고 하고 조용히 신고했겠지만
    그때는 아, 뭐지? 하면서 그냥 탔어요.
    근데 이 아저씨가 왜 약국 앞에서 타냐고,
    '애 가졌냐?'
    라고 그러길래
    '아뇨, 감기때문에 왔어요.'
    그래서
    '아, 애 가져서 약타려 온줄 알았다.'
    '원래 니네 나이때면 결혼해야된다.'
    '서방 없냐? 서방?'
    라고 그러길래 어이가 터져서
    '네? 저 고등학생인데 왠 서방이요?'
    그러니까
    '사귀는 사람 없냐?'
    고 그러길래
    '없어요.'
    라고 단호하게 말했더니만....
    막 니네 나이면 서방도 두고 뭐도 해보고 그래야 된다....하면서 그러다가 학교에 도착했어요.

    술냄새 폴폴 풍기지, 입에서 개소릴 지껄이죠,게다가 그때 전 너무 순진해서 겁에 질려서 떨고만 있었어요.
    그래서 막 신고해야되는데, 신고해야되는데, 하다가 그냥 넘어갔던걸로...
    아직까지 성희롱 당한 적은 없지만, 그 때 일을 계기로 해서
    앞으로 그런 비슷한 일이 일어날때는 단호하게 녹음하고 신고하려고 벼르고 있어요.
    그 택시 기사 저만한 딸이 있다고 하셨는데...딸같은 애한테 이런 소리를 어떻게 하실 생각을 하시는지.

    4. 오지라퍼 보건소 의사선생님
    여기는 시골이니까 군복무 대체로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3년 다녔는데 의사선생님이 도중에 한번 바뀌었어요.
    수능 2주 전에 중이염 걸려서 보건소 갔는데
    그 분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제가 수능 1주 남았는데 재수는 안된다..하면서 수험생이 할 법한 그런 대사를 웃으면서 하고 있는데
    '재수? 그냥 하면 되지 뭐. 나는 n수생이었다.'
    하면서 재수 하는거 쉽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내 주변엔 의사하고 싶어서 장수하시는 분들 많다고...
    저는 더이상 힘들게 공부하기 싫으니 그런거 감수하고 재수 안하고 싶다고 해도
    재수하는거 쉽다, 요즘은 3수는 선택이라더라...
    라고 막 하시데요.
    그리고 내가 항생제 때문에 설사한다고 분믕흐 믈흩을튼드....
    제가 당부한걸 잊고 처방하셨는지
    처방받은 항생제 덕분에 수능날 설사해서 5시에 깨고, 6시까지 계속 설사하고, 멈출 기미가 안보여서
    약까지 먹고 영혼이 빠져서 국어 치려 갔어요.
    항생제 때문이라고 생각한건 중이염 약 처방하면 항생제 때문에 설사한 적이 많았고, 그날도
    약 먹으니까 요즘 설사한다 하니까 항생제 때문이라고 그러시더라고요. 다른 약 안먹고 딱 그약만 먹었어요.
    덕분에 늘 1등급 나오는거 쉬웠는데도 불구하고 2등급 나왔어요...
    이과여서 그나마 나았지...ㅂㄷㅂㄷ....
    수능끝나고 들러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라고 한마디 해주려다가 그렇게 말았습니다...


    사실 바가지 쓴거, 쓸데없는 오지랖...까지 합하면 참 여러 일들이 많았어요.
    그 때 좀 호되게 당한 적이 종종 있어서 시골 인심 같은건 바라지 않아요.
    오히려 그 시골 인심이 무섭더라고요.
    착한 분들도 많아요.
    자기 딸이 생각난다고, 힘내라고 저한테 에이스 주신 시장 약국 약사님,
    저 오면 왔냐면서 반갑게 맞아 주시던(??) 예전 보건소 의사선생님,
    은근슬쩍 음료수 하나씩 챙겨주시던 보건소 옆 약사님...
    여러모로 고마웠던 분들이 계셨어요.

    단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들 뜯어내려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죠.
    어느 곳에 가나 다 사람 사는 곳이고 그런데...한번 보고 말 사람들이라고, 여기는 가게가 잘 없으니까, 우리밖에 안하니까 막 대해도 모르겠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계시더군요.
    요즘 인심이라는게 있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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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01 15:44:31  121.184.***.2  갈라파덕  59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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