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백화점에 마약 카르텔 두목이 숨어들었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경찰들은 이 놈 잡아보겠다고 몇 년간을 절치부심한 상태였으므로 야심차고 패기 넘치게 백화점 안에 몇 천 명을 그대로 가둔 채로 통째로 건물을 봉쇄했지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실제로 이 사건을 계속 담당해온 강력계 형사들을 중심으로</p> <p><br></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시간이 얼마나 걸리든<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한 명 한 명 전부 대질심문을 해서라도 저 두목 놈을 꼭 잡아내겠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p> <p><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p> <p></p> <p></p> <p>라는 의지에 불타올랐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근데 그런 그들 앞에 경찰청 출신 간부들이 등장해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봉쇄 후 범죄자 수색을 시도하는 형사들과 대치하는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p> <p><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p> <p></p> <p></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당신들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기나 합니까<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법과 질서를 수호한다는 경찰이 앞장서서 국민들을 구속하고 멋대로 건물을 봉쇄한다니<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지금 바깥 상황이 얼마나 개판이 되었는지 알긴 해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형사들은 억울해 합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지금 저 마약 카르텔 두목을 잡아 조직을 일망타진 하지 않으면 나라 전체를 좀 먹고 있는 범죄를 막아낼 엄두가 나지 않았으니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자신들의 행동이 국가를 위해서 옳은 일이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그런 그들에게 쏟아지는 같은 경찰 그룹의 언행은 큰 충격을 주게 됩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p> <p><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p> <p></p> <p></p> <p>그들은 격렬하게 반항합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우리가 지금 여기서 저놈을 잡지 않으면 그것이 더 큰 일이 될 것이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이렇게까지 진행 된 이상 이미 되돌릴 수 없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지금 잡지 않으면 이걸 시작한 의미조차 없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하지만 경찰쪽 간부진도 할 말은 많았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인터넷에서 올라오는 글들과 범죄자 수색 과정에서 형사들의 과격한 행동들이 부각되어 실시간으로 경찰에 대한 여론이 악화일로에 빠져 있었거든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자칫 봉쇄를 계속 유지했다간 경찰 조직에 대한 광범위한 보복조차 감수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겁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너희들이 이렇게 범죄자 잡겠다고 봉쇄하면<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그거야 말로 또 다른 범죄가 되지 않느냐<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바깥을 보아라 이런 강압적인 수사 행동이 얼마나 큰 반감을 긁어모으는 지 정말 모르는 거냐<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하고 말이지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회의는 몇 일동안 이어지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다만 봉쇄조치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으므로 여론이 악화된다는 사실은 형사들에게도 본의가 아니었으므로 범죄자 수색 과정에서의 강경 수사를 극구 방지하겠노라고<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또한 봉쇄도 노약자들에겐 해제하는 형식으로 계속 방향성이 유화되어 갔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하지만 그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었지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봉쇄가 계속되는 이상 이야기는 계속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경찰들로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이야기였고 형사들 입장에서도 두목은 포기할 수 없는 큰 건수였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경찰들은 이런 광범위한 봉쇄는 큰 의미가 없으므로 봉쇄를 일단 풀고 다른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사람에서부터 봉쇄 자체를 유지하는 건 일단 이해는 하겠지만 그 부작용이 크므로 최대한 봉쇄를 없애고 인력을 더 투입하자는 온건파까지 다양했고 형사들도 봉쇄가 반발을 부딪치는 시점에서 방향성을 바꾸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사람에서부터 봉쇄는 절대로 풀 수 없으며<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잠재적 범죄자 색출은 더더욱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강경파들도 있었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근데 상황이 묘하게 흘러갑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너희들 다 뒷돈 먹은 놈들이지<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하던 강경파 형사가 실제로는 자기가 뒷돈을 먹은 스파이였던 것이지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경찰간부들이고 형사들이고 할 것 없이 충격에 휩쌓였고 언쟁 사이사이에 서로를 향해 <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네놈들 스파이냐<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하며 몰아붙이던 것이 사실로 드러난 점에 대해 혼란스러워 했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하지만 분위기는 확실히 경찰간부들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봉쇄가 지속되면서 점점 여론 이반 현상이 가속화되기 시작했거든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이제와서는 형사들이야 말로 자기들 멋대로 공권력을 휘둘러대는 것이 마약 카르텔과 다를 게 무어냐는 비아냥까지 듣는 수준까지 내려앉았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형사들은 억울했지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그래도 그들은 봉쇄는 이어져야 하며 우린 두목을 잡을 것이란 희망을 손에 계속 두고 있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더러는 두목은 이미 탈출 했다고 하기도 하고<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누구는 이런 엉터리 작전으로 두목을 잡을 수 있겠냐 비웃기도 하고<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그럼에도 이런 꾸준한 노력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적 관측이 뒤섞여 회의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웠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br><p>그리고 봉쇄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백화점 안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그리고 마약 카르텔 조직원 몇몇과 두목이 존재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로 사태는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p> <p><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p> <p></p> <p></p> <p>봉쇄를 계속한다고 두목을 잡을 수 있을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아마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봉쇄를 풀어버리면 다음에 두목을 잡을 기회가 있을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형사들은 분명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겠지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하지만 지금처럼 강경한 기획을 추진할 기회는 아마 주어지지 않을 겁니다<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 <p><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br></span></p> <p>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죽이 되든 밥이 되든 봉쇄를 이어나가는 것이 맞을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있을지도 모르는 두목을 잡아보겠다고 천이 넘어가는 인명을 붙잡아 두고 계속 공권력 남용 논란과 온갖 비아냥을 감수해야 할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아니면 여론 반발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서 작전을 뒤로 물리는 것이 맞을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그렇게 물리고 나면<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 </span>사람들은 봉쇄라는 것에 대해 올바른 평가를 해줄까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br><p>모르겠네요<span lang="en-us" style="letter-spacing:0pt;">.</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