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늦은 밤, 여전히 랭크게임할 레벨도 실력도 되지 않는 뉴비가 일반게임을 돌렸을 때의 일입니다.</div> <div> </div> <div>다행히 아무도 서폿을 원치 않아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서폿을 할 수 있었어요.<br>사실 룰루를 매우 좋아하지만 "넌 룰루에 재능이 없는 것 같아!" 라는 친구들의 의견을 반영해(또르르...) 소나를 하기로 했어요.</div> <div> </div> <div>우리 원딜은 루시안이었는데, 챔프 선택창부터 고수의 향기가 채팅창을 통해 은은하게 퍼져나왔습니다...</div> <div>"루시안 보여준다" 하고 호기롭게 외치는 모습에 저는 더더더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div> <div>저처럼 똑같이 못하는 사람이라면 제가 살려내지 못해도 죄책감이 약간 덜한데...</div> <div>잘하는 사람을 지켜내지 못하면 '내가 이렇게 캐리하는데 우리 서폿은 뭐하냐!!!!!!' 할 것 같았거든요........</div> <div> </div> <div>시작하고 나서 우리 정글이 먹을 레드몹 앞에서 얌전히 기다리는데,</div> <div> </div> <div>루시안: 캐리한다. 다 잡아줌<br>소나(본인): (소리없는 감동과 부담)<br>루시안: 넌 딜만 하면 돼</div> <div> </div> <div>어...?</div> <div> </div> <div>소나(본인): 네...?<br>루시안: 너는 딜 나는 킬</div> <div> </div> <div>무언가 잘못된 느낌에 수차례 되물었지만 그렇게 게임은 시작됐어요.</div> <div> </div> <div>cs를 먹는 루시안의 모습에서도 무림고수의 향기는 뿜어져나왔고 이걸 상대 봇듀오도 느꼈는지 점점 위축되어 갔습니다...</div> <div>저는 입 벌리고 경험치만 받아먹는거나 마찬가지였어요.<br>그러다가 2렙이 되어 용기를 내서 q를 써서 딜을 넣었는데,</div> <div> </div> <div>루시안: 잘했어</div> <div> </div> <div>무심한듯 툭 던진 칭찬에 소나는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맙니다....</div> <div>칭찬에 중독된 저는 쿨마다 q를 날리기에 이르렀고 그 때마다 루시안은 시크한 칭찬과 함께 정말로 제가 날린q에 맞아 상대가 반피 이하만 됐다 하면 다 잡아내 킬을 척척 쌓아가는 것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가 칭찬 욕심에 눈이 멀어 저는 평소라면 감히 가보지도 않았을 곳까지 상대 봇듀오(베인이랑 잔나였어요...)를 추노했고 결과는..?</div> <div>어디선가 날아온 토네이도에 얻어맞아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타고 맙니다ㅠㅠㅠㅠ... 회색 화면 앞에서 눈치 보고 있는데,</div> <div> </div> <div>루시안: 칭찬 취소</div> <div> </div> <div>헉 그 어떤 욕설보다도 칭찬 취소라는건 넘나 뼈아픈 것입니다ㅠㅠㅠㅠ</div> <div>결국 칭찬을 받고 칭찬 취소를 당하지 않기 위해 어쩌다보니 매우 집중해서 q를 넣고 상대 스킬을 피하게 됐고 (맞을 때마다 칭찬이 하나씩 취소되는 그 슬픔이란...) 본의 아니게(???) 봇 라인이 매우 흥해서 게임을 이겼다는 이야기랍니다.</div> <div> </div> <div>그 뒤로 친구들이랑 파티를 했는데, "어? 왠지 소나 실력이 늘은 것 같은데?" 라는 소리까지 들어서 2배로 뿌듯했어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비하인드 스토리: <br>마지막 한타 때 제가 무빙을 잘못해서 실수로 루시안에게 날아가던 상대편의 엄청 아픈 스킬을 맞고 말았는데,</div> <div>'아 혼나겠다...' 하던차에 루시안이 "몸빵 잘했어 소나"라고 해서 실수였다고 차마 밝히지는 못했다고 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