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안녕하세요.<br>저는 MBC 공채 20기 개그맨 <br>오지환입니다.<br><br>이 글을 쓰며 제 신분을 <br>밝히는 이유는 제 이름을 걸고 <br>한치의 거짓도 하지 않겠다는<br>다짐 때문입니다.<br><br>그럼 지금부터 '인간 유재석' 실체를<br>폭로해볼까 합니다. </div></div> <div class="row 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image_wrapper"><img class="lazy contents_image" style="display:inline;" src="http://cdn9.pikicast.com/card/d674de8c-4664-4381-83b7-faa44efe9af5_20141230182439394.jpg" alt=""></div> <div class="contents_source_wrapper"> </div>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 1. 2014년 여름<br>엘리베이터 사건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유난히 더웠던 2014년 여름.<br><br>저는 신인이었기에 코너 검사 때 <br>쓰이는 소품들과 의상들을 잔뜩 옮기며<br>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br><br>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저는 <br>그 자리에 굳어버렸습니다.<br><br>왜냐하면 무한도전 선배님들이 <br>타고 있었기 때문이죠.<br><br>말이 선배님이지 저에겐 그저 <br>연예인일 뿐이고 그분들은 제가 <br>개그맨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br>후배랍시고 인사를 하면 <br>서로 어색해질 수도 있겠다고 <br>생각이 들었지만 눈 딱 감고<br>인사했습니다.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제 생각과는 다르게 모든 <br>무도 선배님들이 따뜻하게 <br>인사를 받아주셨습니다.<br><br>그리고는 유재석 선배님께서<br>"개그맨 생활 힘들죠?"<br>이렇게 먼저 말을 걸어주셨습니다.<br><br>그땐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br><br>"아... 아닙니다! 즐... 즐겁습니다!!!" <br><br>말까지 더듬으며 당황한 저에게 <br>이렇게 말씀해주시더군요.<br><br>"이 바닥은(연예계) 잘하는 사람이 <br>뜨는 게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 뜨는 거예요.<br>힘들어도 개그 포기하지 말고 버티세요."<br><br>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내리셨습니다.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br>그 당시 저는 개그맨으로서 능력이<br>부족하다고 느끼며 개그를 포기할까<br>진지하게 고민했던 시기였습니다.<br>그런 시기에 이렇게 조언을 해주셔서<br>다시 마음잡고 개그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div></div></div> <div class="row 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image_wrapper"><img class="lazy contents_image" style="display:inline;" src="http://cdn9.pikicast.com/card/5cc7fec5-e5ef-42d5-82b9-e6b0caa1915b_20141230182647220.jpg" alt=""></div> <div class="contents_source_wrapper"> </div>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2. 장례식장 사건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이번에는 조금 무거운 얘기기에 <br>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br><br>개그맨들은 의리가 있어서 <br>방송사가 달라도 경조사에 참여합니다.<br>유재석 선배님도 마찬가지고요.<br><br>확실하진 않지만 유재석 선배님은 <br>한 달 경조사 비만 1000만 원을 <br>쓴다던 기사가 생각납니다. <br>그만큼 많이 참석한다는 얘기죠.<br><br>아무튼 그날 장례식장에도 <br>유재석 선배님이 조문하러 오셨습니다.<br><br>아시는 얘기겠지만 유재석 선배님은 <br>1991년에 데뷔를 했습니다. <br>엄청난 대선배죠.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당연히 많은 후배 개그맨들이<br>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먼저 <br>인사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br><br>아마도 엄숙한 분위기에서 <br>인사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br>생각하셨나 봅니다.<br><br>그렇게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br>휴대폰 카메라 셔터 음이 들렸습니다.<br><br>상조회사에서 일하시는 한 아주머니가<br>'연예인 유재석'을 찍은 거였죠.<br><br>그러자 유재석 선배님은<br>"여기서 사진을 찍는 건 고인과 유가족 <br>분들에게 큰 실례가 되는 거 같습니다. <br><br>밖에 나가서 찍어드릴 테니 죄송하지만 <br>그 사진은 삭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br>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방송에서 듣던 높고 힘찬 <br>진행 목소리가 아닌 낮지만 <br>진심이 담긴 목소리였습니다.<br><br>그 아주머니는 죄송하다며 <br>사진을 지웠고 유재석 선배님은 <br>유가족 분들에게 진심으로<br>조문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br><br>그렇게 가시는 줄 알았는데 <br>부조금 받는 일을 손수 하시더라고요. <br><br>많은 스케줄로 피곤할 텐데<br>끝까지 진심으로 조문을 하는 <br>모습을 보며 그때 느꼈습니다.<br><br>'아.. 이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만 <br>착하게 행동 하는 게 아니라 <br>그냥 사람 자체가 착하구나.' </div></div></div> <div class="row 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image_wrapper"><img class="lazy contents_image" style="display:inline;" src="http://cdn9.pikicast.com/card/b176b572-ff3e-4f5c-bff2-c82bbe14ff4d_20141230183222148.jpg" alt=""></div> <div class="contents_source_wrapper"> </div>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3.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사건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어제 2014 MBC <br>방송연예대상이 열렸습니다.<br>연예대상은 모든 예능인들의 축제죠.<br><br>하지만 저희 MBC 코미디언은 <br>그 축제를 함께 즐기지 못 했습니다.<br><br>저조한 시청률로 인하여 코미디 <br>프로그램이 폐지되었기 때문이죠.<br><br>프로그램 폐지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br>저는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며 <br>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br><br>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깨달은 건<br>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든 게<br>더 힘들다는 걸 느꼈습니다.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왜냐하면 제가 하고 싶은 건 <br>아르바이트가 아닌 <br>코미디이기에 더 힘든 거겠죠.<br><br>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지친 <br>몸과 마음을 이끌고 연예대상 <br>현장이 아닌 집에서 TV로 <br>연예대상을 시청했습니다.<br><br>기뻐하고 즐거워하는 <br>예능인 분들을 보며 축하가 아닌 <br>시샘을 하던 저의 모습을 보며<br>제 자신에게 한심해하고 있을 때 <br><br>영예의 대상으로 <br>유재석 선배님이 뽑혔습니다.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유머 있게 때로는 진지하게 <br>수상소감을 말씀하셨는데 <br>저를 비롯한 MBC 코미디언들의 <br>가슴속 깊이 자리 잡게 한 말은 <br><br>"우리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br>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오늘은 동료들,<br>후배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 했습니다.<br>제가 오지랖 넓은 말을 하는 거 같지만<br>다시 한 번만 더 꿈을 꾸고 무대가 필요한<br>후배들에게 내년에는 기회가 주어졌으면<br>좋겠습니다."였습니다.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저는 그저 '언급'이 아닌 '진심'이라는<br>걸 느꼈습니다. 냉정하게 따지자면<br>유재석 선배님은 KBS 출신이기에<br>MBC 개그맨들을 걱정 안 해도 되지만<br>그는 아니었습니다.<br><br>방송사를 떠나서 그저 후배들을<br>안타까워하고 아낀다는 걸<br>알게 되었습니다. </div></div></div> <div class="each_contents_box"> <div class="contents_description"> <div><br>아직도 더 많은 폭로가 남아있지만<br>여기서 글을 마치려 합니다.<br><br>제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이 글이<br>널리 퍼져서 많은 분들이<br>'인간 유재석'의 실체를 더 많이 알게<br>되기를 바랍니다.<br><br>그리고 혹시라도 이 글을 <br>유재석 선배님이 보신다면 <br>많은 후배들이 선배님을 롤모델로<br>삼지만 '국민 MC 유재석'이 아닌<br>'인간 유재석'으로 롤모델을 삼는다는 걸<br>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div></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