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의 백수입니다. <div><br></div> <div>네. 이 나이 먹고도, 아버지 표현을 빌리자면</div> <div>대학물까지 먹은 놈이 찌질한 아버지를 등쳐먹고 있지요.</div> <div><br></div> <div>아, 그렇다고 아버지를 비난하는 건 아닙니다.</div> <div>절 낳은 후부터 지금까지 반 평생을 오로지 일만 해오신 분입니다.</div> <div>나이가 50살이 넘은 지금도, 매일 밤 하루 14~16시간씩</div> <div>동대문, 남대문에서 옷을 다리고 배달하시죠.</div> <div><br></div> <div>어쨌든.</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게임QA를 지향하고 있습니다.</div> <div>고등학생 때는 게임개발자가 되고 싶었지만</div> <div>도무지 기획하고는 적성이 맞질 않더군요.</div> <div><br></div> <div>대학교 컴퓨터게임과를 갔습니다.</div> <div>얼레, 군대를 다녀오니 과가 사라졌대요.</div> <div>강제로 전과를 당합니다.</div> <div><br></div> <div>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과로 전과되었습니다.</div> <div>괜찮았습니다.</div> <div><br></div> <div>QA공부를 더 하고 싶었습니다만</div> <div>어차피 게임도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div> <div>배워두면 좋을 거라 생각했죠.</div> <div><br></div> <div>3학년이 되어 졸업학년이 되었습니다.</div> <div>생판 처음 보았던, 말로만 들었던 프로그램 공부한다고 탈모까지 왔습니다.</div> <div>그리고 조금 관심이 생겼습니다.</div> <div><br></div> <div>그 해 여름방학, 큰 결심을 하고</div> <div>현장실습 + 인턴제로 학교에 나가지 않고</div> <div>여름방학+2학기 전체를 강남의 국비지원 학원을 다녔습니다.</div> <div><br></div> <div>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div> <div>스스로 게임도 몇 개 만들었죠.</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다음해, 학원을 수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교도 졸업했습니다.</div> <div><br></div> <div>수료 후에, 잠간 휴식 겸 QA가 하는 일들을 정리하고 포폴을 만들기 위해</div> <div>접해보지 않았던 몇 개의 게임들을 해보며</div> <div>테스트, 리뷰 등을 써보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구직활동을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div> <div>누구보다도 QA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죠.</div> <div><br></div> <div>그리고 지금까지 실패. 실패.</div> <div><br></div> <div>면접까지 감에도 떨어지더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제게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해봅니다.</div> <div>서류는 제법 잘 합격하는 편입니다. 신입임에도 나름 준비를 했다는 걸 그들도 알아준 걸까요.</div> <div><br></div> <div>면접을 봅니다.</div> <div>떨어집니다.</div> <div><br></div> <div>면접 볼 때 대부분 그러더군요.</div> <div>프로그래밍 공부를 꽤 했는데, 왜 QA를 하는지.</div> <div>프로그래머 쪽으로 빠지려는 건 아닌지.</div> <div><br></div> <div>제가 아니라고, 단지 프로그래밍은 QA업무에 있어서</div> <div>원인을 발견하고 테스트를 해야하는 부분에 대한 이해범위를 늘리기 위해서라고 말해도</div> <div>글쎄. 긴가민가.</div> <div><br></div> <div>모르겠습니다. 하긴, 단지 이건 변명일 뿐이죠.</div> <div>제가 정말로 그들이 원하는 자격을 갖췄다면, 뽑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요.</div> <div><br></div> <div>그렇게 지금까지 반년을 넘게 놀았습니다.</div> <div>그리고 어제 일이 터진거고요.</div> <div><br></div> <div>그동안 아르바이트라도 해볼까 싶었습니다만</div> <div>항시 게임잡에도 구직신청을 해둔 상태라</div> <div>언제 면접일정이 잡힐지 몰랐습니다.</div> <div><br></div> <div>멍청하기도 했죠. 알바 뛰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요.</div> <div><br></div> <div><br></div> <div>문득 제가 쓰레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div> <div>저 정말 쾌활하고, 항상 즐겁고, 대부분 낙천적으로 사는</div> <div>긍정인인데.</div> <div><br></div> <div>아무리 안 좋은 일도 하루만 지나면 말끔히 사라지는데</div> <div>이번에는 그러질 않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이제는 희망도 사라지고</div> <div>나는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들만 무수해집니다.</div> <div><br></div> <div>기독교인 주제에, 이런 말은 하나님께 해야되는데</div> <div>이런 곳에 풀고 있으니 우습기도 하네요.</div> <div><br></div> <div>그렇지만, 그렇지만 사람에게 위로 좀 받고 싶었습니다.</div> <div>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에게 맺힌 것도 좀 풀고 싶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조금 후련하네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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