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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률보스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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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140149
    작성자 : 땡률보스맨
    추천 : 1
    조회수 : 1114
    IP : 125.143.***.22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07/07/30 19:43:22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40149 모바일
    [딴지이너뷰] 감독, 심형래를 만나다 - 딴지총수
    시간이 꽤 지난 인터뷰지만 못보신분들을 위해 올립니다. 

    [딴지이너뷰] 감독, 심형래를 만나다 

    2005.3.21.월요일
    딴지총수 

    한 때 그는, 그 자신이 용가리였다.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해서 못한다'는 일갈을 뿜어대며 IMF
    로 좌절해 있던 대한한국을 일으켜 세울 용가리 통뼈. 대한민국은 그를 찬양했다. 그러다 정작 <용가리>
    가 개봉하자 그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도 끝도 없이 추락하더니 급기야 어디서도 소식을 들을 수 없
    어져버린 지 꽤 된다. 

    그를 만나기로 한 건 그러나 사살은 그 동안이 궁금해서가 아니었다. 앞으로가 궁금해서였다. <디워>라는 
    영화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왔으나 올해 드디어 개봉한다는 데도 도대체 어디서도 제
    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또 다시 괴수 영화라니. 미친 건가. 위대한 건가. 

    그를 만나보자. 

    3월 8일 영구아트 본사 사장실에서 이너뷰는 이뤄졌다. 본지에선 총수와 술탄이 출동했고 그는 혼자였다. 

      
    심: 오늘 스파이더맨 제작한 친구가 왔었어요, 미국에서..
    총: 아, 그래요?

    심: 그 사람은 한.. 사 천 몇 편을 제작한 친구고, 미국친구인데.. 그러니까.. 지금 이제 서서히 미국에
    서 소문이 나가지구, 우리한테 프러포즈한 메이저에서 보자고.. 그런 걸 보고 내가 느낀 게, 옛날에는 유
    니버샬에서 이사 하나 만나는데도 밖에서 40분 동안 기다렸는데, 5분 만나려고.. 지금은 거꾸로 한국까지
    도 찾아오고.. 

    메이저 4군데에서 지금 들어왔는데.. 배급은 뭐 전혀 문제 없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참 그 동안.. 매
    스컴 플레이라고 그래야 되나? 없었던 것도 과장해서 막 하구 그러는데 앞으로는 그런 게 많이 줄어야 할 
    거예요. 내가 요번에 놀란 게, 이번에 영화 만들 때, 미국 스텝들이 256명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국을 
    가 본 친구들이 한 명도 없었어요. 처음에 내가 그거에 놀랐고, 한국을 아는 친구들도 별로 없더라구요. 

    그는 아무 것도 묻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총: 그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기로 하구요. 이 인터뷰의 특징부터 말씀 드리면 사건 하나가 아니라 그 
    사람 전체를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심: 예.
    총: 먼저 어린 시절 이야기인데요. 어디를 찾아봐도 그런 이야기가 없던데.. 왜 어린 시절 경험이.. 그때
    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면.. 갈 길을 결정하고 그렇잖습니까.

    심: 내 어렸을 때는, 그때는 이제 동시상영을 많이 했고. 제가 영등포에서 태어났거든요?
    총: 아.. 영등포에서..

    심: 영등포 문래동에서요. 영등포 초등학교를 거쳐서.. 남도극장이라고 있었어요. 영등포에 보면 군인들
    이 보는 극장, 화랑극장이라고 있었다구요. 거기서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봤고..
    총: 국민학교 시절에..

    심: 예. 그담에 <용가리>를 보고, <빨간 마후라>를 보고. 이런 영화를 보면서 제가 굉장히 자극을 많이 받
    았죠. 어린 나이에..

    총: 영화를 보면서 내가 크면 영화감독이 되겠다, 이런 생각 하셨어요, 혹시?
    심: 아니.. 감독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처음에 이제, 아 내가 영화배우가 되어야겠다.. 처음엔 그렇게 생
    각을 했었는데.. 그때 어릴 때는 돈이 없으니까, 쎄벼 들어간다고 하죠? 

    총: 숨어들어가는 거요? 흐허허

    심: 예, 몰래. 그러다가 걸리기도 해서 벌도 많이 서고. 또 그때는 혼자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
    러니까 어린이들은 이제 혼자 들어가면 옆에 꼽사리 껴서 같이 들어가고 하던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게 해
    가지구 영화란 영화는... 
    총: 다 보고..

    심: 예. 그때는 규제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보는 거라든가 어른들이 보는 거..
    총: 18금 이런 것들이요..

    심: 예. 그런 것들이 별로 없었고. 그러니까 옛날에 그.. <사기왕 미스타허> 허장강씨가 나오는 영화도 보
    고, 고담에 이제 <별난 여자>, 뭐 <아빠 안녕>.. 하여간 그런 영화 쭉 보다가 쇼크를 받은 게 <용가리>란 
    영화인데, 그게 67년도니까 제가 열 살 때죠.

    총: 일본영화였나요?
    심: 아니요, 한국.. 김기덕 감독이 만드셨죠. 
    총: 아..

    1967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 국내 SF 영화의 실질적 효시. 흥행에도 성공했으나 일본에 수출되
    는 과정에서 원판까지 넘어가 국내엔 필림이 남아있지 않다. 

    심: 근데 그 <용가리> 스텝들이 전부 일본 <고지라> 만들었던 스텝들이었죠. 
    총: 그랬군요.
    심: 그때 소년중앙이라고 있었어요. 이제 어린이들 보는 잡지.
    총: 알죠.

    심: 거기에 보면, 용가리 제작 과정 같은 거도 보고. 저는 이제 그걸 수십 번 봤죠. 그리고 <빨간 마후라
    >. 그때 신영균씨가 그냥 세이버 F86 타고 다리에 추락하는 장면 같은 거. 신상옥 감독님이 제작한 건
    데.. 그 영화 같은 것을 보고 또 자극을 맞고. 아, 나의 길은 이제 영화배우다. 감독이고 뭐고 떠나가지
    고...

    총: 영화를 특별히 좋아했다는 거 말고 또 동네에서 유명했다던가?
    심: 동네에서 유명했다는 거는... 그때는 뭐 어린이들이니까 누가 유명하고 유별나고 그런 건 없었죠. 그
    런데 누가 칼을 문방구에서 사잖아요? 전부 칼을 사는데, 저는 칼을 사지 않고.. 걔네들은 전부 요만한 칼
    이에요. 장난감..

    총: 플라스틱 칼..
    심: 저걸 이겨야 되면 최소한 따블은 되어야겠다.. 그거보다 더 큰 칼을 내가 맨들어갔구, 
    총: 으하하

    심: 담배 은박지 있잖아요. 그걸 싸악 씌우니까, 산 거보다 훨씬 좋죠. 그리고 다 이기구.
    총: 애들은 문방구에서 샀는데, 직접 만들어서...
    심: 저는 그걸 이기려면 큰 칼이 필요한데, 문방구에서는 다 요만하잖아요, 칼이. 그거의 두 배 길이로 만
    들어 가지구 다 이겼어. 은박지 싸 가지구..(웃음) 

    직접 해결하는 승부욕. 이긴다는 것. 그를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심 : 그리고 제가 어릴 때 발명 같은 걸 좋아했어요, 발명.
    총: 직접 만들고 발명하고?
    심: 예예. 누가 이렇게 보니까.. 우리 형 방에다가 전기장판이 없어 가지구, 코일을 싸악 감아 갖고. 코
    일 알죠?
    총: 예.
    심: 코일을 방바닥에다 쭈욱 감는데... 소케트에 딱 꽂으니까는 뜨뜻해지더라구요. 야아~ 저걸 보고 나도 
    발명 특허를 내야겠다. 보온 장갑을 만들어야겠다..

    총: 보온장갑?
    심: 예. 우리 아버님 가죽 장갑을 뒤집어 까 가지구.... 
    총: 흐흐허

    심: (웃음) 코일을 싸악 거기다 스카치테이프 붙여 가지구.. 실험할 사람이 있어야지요. 그래 우리 아버
    님 신문 보고 계시는데, 당신 장갑을 드리며 아버님 그 장갑 그거 끼우시라고. (부친께서)왜 그러냐구 자
    꾸.. 근데 또 막내아들이 끼우라니까, 귀찮으니까, "알았어"... 끼우고 "뭐, 이게 뭐냐?" 그러시고 신문 
    보시는데, 소케트 꽂았더니 그게 터지더라구.



    총: (박장대소)
    심: 우리 아버님 기절하고, 장판 홀라당 다 타구...(폭소) 그게 선이 길어야지 안 터지는데... 또 그런 것
    도 있었구... 이제.. 그런 쪽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어요.

    총: 형제분들은 어떻게 되시죠?
    심: 우리가 칠남매예요.
    총: 어이쿠.
    심: 2남 5녀죠.

    총: 막내..
    심: 예, 막내 아들이죠. 
    총: 그럼 앞으로 전부 딸이고 뒤로 두 분이 아들...
    심: 아니죠. 첫째 누님 계시고 둘째 누님 계시고 고담에 저희 형님, 고담에 셋째 누님, 넷째 누님 그리고 
    저, 고담에 이제...

    총: 연예 비즈니스계에 계시는 분들은 더 안 계시구요?
    심: 아, 안 계시지요.
    총: 혼자만?
    심: 예.

    총: 중고등학교 시절에 특별한 것은 없었나요?
    심: 고등학교 때 제가 응원단장 같은 걸 좀 하고. 또 제가 기타에 흥미가 있어 가지구, 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전자기타를...
    총: 초등학교 4학년 때요? 굉장히 빠른 건데요. 

    심: 예. 그때는 벤쳐스.. 뭐 기타맨이라던가 아님 샹하이 트위스트라던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유행했었다
    구요. 따다다당 따다다당 당 당 뭐 그런 거. 그런 음악 듣고 또 굉장히 좋아 가지구.. 기타 시작한 건 국
    민학교 4학년 때부터였죠.
    총: 기타를 잘 치십니까, 지금도?

    심: 뭐 지금도 조금.. 학교 다닐 때 제가 리드 기타도 하고. MBC 대학가요제 1회 때 나갔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웃음)
    총: 대학가요제 1회 때 나갔다가 떨어지셨군요.(웃음)
    심: 예선에서 떨어지고.(웃음)

    총: 뭘 전공하셨습니까?
    심: 저는 식품공학과 나왔어요.
    총: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바로 개그맨이 되셨어요?
    심: 그렇죠. 군대 갔다 와서.

    총: 배우가 아니라 개그맨으로 딱..
    심: 그런데 그때 제가 딱 나왔을 때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이주일 선배님이 그냥 엄청나게 인기를 얻
    으실 때였는데. (흉내내며) 일단 뭔가를... 뭐 하고 그럴 때. (웃음)
    총: 80년대.

    심: 예. 친구들하고 보고 있는데, 이주일 선배님 나오면 막 자지러지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저걸 
    이길 수 있겠다, 제가... 
    총: 흐허허

    더 웃길 수 있겠다.. 말하지 않고, 이길 수 있겠다.. 라 말한다. 

    심: 그래서 이제 개그맨을... 그때 개그맨 인기 있는 친구들이 많았었죠. 그런데 제가 도전을 해가지구 한
    번 해봐야겠다... 그때는 대상 상금이 백 오십 만원이었어요. 그런데 우리 친구들이 초봉 받을 때는 28만
    원 받았었다구요. 

    총: 개그맨 콘테스트 같은 게 있었나요?
    심: 제 1회 대학 개그제. KBS에서. 대학 개그 콘테스트가 있었어요.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서 제가 동상으
    로 입상했죠.
    총: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이?

    심: 그때 같이 했던 사람들이 이경래... 뭐.. 지금 다 그만 둬 가지구.
    총: 그리고 나서 KBS 개그맨으로 데뷔하신 건가요?
    심: 제 1회. 대학개그제 1회로 들어가고, 그 담에 들어온 게, 이봉원, 조금산...
    총: 그때 KBS는 공채로 안 뽑았나요?

    심: 아 그게 정식 공채죠.
    총: 아, 컨테스트로 공채를 뽑았군요.
    심: 예예. 그렇죠. 그때 예선이 4차 이상 통과해야 하니까...
    총: 그러면 KBS 개그맨 1기네요?

    심: 제가 1기죠.
    총: 그 시절에 개그맨이라고 하는...
    심: 그 전에는 이제 개그맨이라..
    총: 코메디언이라고 했잖아요.

    심: 아니, 개그맨이라고 있긴 있었죠. 전유성 선배님이 시초죠. 고영수씨 전 임성훈 선배님이라든가 전유
    성 선배님 이런 분들이 개그맨 창시자였고. 그런데 공채로 뽑은 것은 KBS가 처음이죠. 그때는 TBC 시절이
    니까 라디오에서 나오긴 많이 나왔죠. 김형곤, 이성미 이런 사람들이 라디오에서 데뷔를 해 가지고... 방
    송국에서는 KBS가 대학개그제로.. 



    총: 개그맨이라고 정식으로 뽑은 건 그때가 처음이죠?
    심: 처음이죠.
    총: 그냥 개인기로 여기저기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는데...
    심: 예. 그렇죠. 

    총: 그렇군요. 그래서 개그맨으로 사실은 굉장히 인기를 누리셨잖아요?
    심: 그렇죠.
    총: 그러다가 일반인들은 잘 모르게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셨어요.
    심: 그때는 제가 최고 인기 있을 때.. 음... 사실 어떻게 보면 그만 둔 거죠, 그거를.

    총: 영구...
    심: 뭐 그때는 영구, 펭귄, 파리, 칙칙이... 내일은 챔피언.. 뭐 아버지와 아들... 변방의 북소리부터 해 
    갖고 무지하게 많았죠. 
    총: 저도 그거 다 기억나는 데..
    심: 그런데 그걸 하루아침에 그만두게 된 동기도 사실...
    총: 개그맨으로 한 10년 가까이...
    심: 10년 넘죠.
    총: 그죠.

    심: 제가 그때 당시에 인기 있을 때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뽑은 우상 중에서 제가 3위를 한 적이 있었는
    데.. 1위가 세종대왕, 2위가 이순신 장군, 3위가 심형래, 4위가 에디슨, 5위가 퀴리부인.. 살아있는 사람
    은 나밖에 없었죠. (웃음)

    총: 하하 기억 납니다, 저도.
    심: 예. 그 해 신문에 났었죠. 
    총: 예. 신문에 났었어요.

    심: 예. 그 정도였는데... 근데 제가 일본이나 외국을 다니면서 느낀 게 많아요. 정말 우물 안 개구리구나, 이게.. 그런 걸 느꼈죠.
    총: 여행 다니시다가?

    심: TV로... 인기가 있는데... 공중파로 쏘면 그걸로 끝이고. 아이디어는 막 죽어라 만들어야 되는데 그걸
    로 끝이고, 쏴버리면 끝이고.. 그러니까 너무 1회성이 강하고. 그런데 비해 외국의 밥 호프라든가 찰리 채
    플린. 그 사람은 죽어서도 지금까지도 그 필름이 세계적으로 코메디의... 그러면서 그런 쪽으로 제가 많
    은... 

    아무리 한국에서 인기가 있더라도 1시간 반 비행기 타고 일본만 가 봐도 나의 존재가치가 아무 것도 아니
    더라는 거죠. 그런 거에 비해서 외국의 배우들이라든가 코미디언들은 뭐 세계적으로... 그런 걸 보고, 
    아, 한국에서 암만 인기 있어봐야 소용이 없구나...

    다시, 승부욕.

    총: 욕심..
    심: 욕심이 아니죠, 그건.
    총: 야망.

    심: 그렇죠. 아니 야망이라기 보다,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되나.. 암만 국내에서 우상이고 인기 있으
    면 뭐 하나... 그래서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영화더라구요.

    총: 그게 몇 년도죠? 영화를 처음..
    심: 제가 영화를 처음 시작한 거는 84년도부터 시작을 했죠.
    총: 그때 첫 영화가?
    심: <품바>라고, 남기남 감독의..
    총: 그때는 그냥 출연만 하신 건가요?

    심: 예, 그렇죠. 제가 인기가 있으니까 출연만 한 건데, 출연하다 보니까, <품바>, <작년에 왔던 각설이
    >, <여로>, <심형래 탐정 큐> 뭐, 이런 영화를 쭈욱 찍으면서 많이 느꼈어요.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
    데... 왜냐면 그동안 제가 방송국이란 시스템에서만 일을 하다가 영화는 더 크게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
    데 밖에 나가보니까 카메라 한 대하고 조명하고, 길거리에서 영구 분장 하고 뛰어다니면 그게 영화더라구
    요. 근데 이건 아닌데... 

    제가 TV에서 볼 때, 미국에서 영화 만드는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은 미국 내가 아니고 세계를 마켓으로 하
    는데 우리는... 방송국에서 출연료 받는 거나 똑같이 출연료 받고 그냥 여기 나오고 저기 나오고 이러면
    서 세월을 보내는 거죠. 기왕 이렇게 시간을 보낼 바에는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걸 한 번 해봐야겠다... 그
    러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제 혼자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만한 조건이 나라에 갖춰져야 그게 가능
    하더라구요. 그 당시 마케팅 하는 사람도 없고, 암만 영화를 만들어도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는 길도 없
    고...

    총: 처음으로 직접 만드신 영화가...
    심: 제가 <영구와 공룡 쭈쭈>라는 걸 만들었죠. <용가리> 같은 영화죠. 그 담에 <티라노의 발톱>. 
    총: 그게 두 번째 영화인가요?

    심: 그렇죠. 제가 직접 제작한 거는 그거고.
    총: 그거 말고 저기 뭡니까..
    심: <우뢰메>, <영구와 땡칠이> 그런 거 같은 것도 제가 다 기획한... <영구와 땡칠이> 같은 것도 국내에서는 <인디아나 존스>를 이겼지만...


     
    총: <우뢰메>와 <영구와 땡칠이>의 경우, 제가 기억하기로는 극장 개봉을 안 하고 시민회관이나 그런데서 
    개봉을 해서..
    심: 그랬다가 개봉관으로 갔죠, 다시. 그런데서 개봉하다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니까,

    총: 그래서 100만이 넘었다...
    심: 훨씬 넘었죠.
    총: 그래서 당시 공식적인 흥행 1위라고 하는 영화보다 실질적인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영구와 
    땡칠이>다...

    실제 영구와 땡칠이는 200만은 족히 동원했다고 말해진다. 80년대 200만은 지금의 천만과 비견될만한 수치
    다. 더구나 철저히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심: 그러니까 예를 들면, 지금 대학생이라든가 군대 간 친구들이라든가... 제 영화를 안 본 친구들이 없죠. 그게 다 관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그 세대 전체가 다.. <영구와 땡칠이>, 뭐 <우뢰메> 안 보고 자
    란 아이들이 없죠.

    총: 그때 그 영화들은 직접 제작, 감독은 하신 건 아니고 주연만 하신 건가요?
    심: <영구와 땡칠이> 같은 거는 제가 전부 기획을 했죠. 대본도 쓰고.. 그때 장덕근이라는 작가 놓고 대본
    도 쓰고, 기획도 하고... <영구와 땡칠이> 같은 경우는..

    총: 감독은 따로 있었나요?
    심: 그때 남기남 감독이었죠.
    총: 아, 그 유명한 남기남 감독..

    남기남감독. 사실은 본지에서만 유명하다. 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클릭 하시라.

    심: 하지만 거기에 나오는 것들은 남기남 감독님하고 저하고 아이디어를 많이 짰죠. 펭귄 권법 같은 거.. 
    고런 거는 필름으로 처음 이제... 공중에 떠서 들어가고 하면서 드라큘라와 싸우는 씬 같은 거라든가...

    총: 그때 와이어 액션 많이 하셨죠. 

    심: 그때 와이어 액션도 많이 했죠. <영구와 땡칠이> 같은 영화는 관객하고 대화하는 영화루다가... 누가 
    그러는데 기네스북에 올랐다나? 제일 처음 영화 시작할 때, "여러분 다같이 영구를 한번 불러봅시다, 하
    나 둘 셋 하면, 아이들이 "영구야~~", 그러면 성우가 "소리가 작아요, 다시 한번 불러봅시다, 하나 둘 
    셋" 그러면 막 극장이 떠내려가잖아요, "영구야~~~" 그러면 제가 이제 "영구 업따" 하고 시작하는 건데.. 
    (웃음) 그걸 한 번 부르려고 난리가 났었죠. 줄이 거의.. 진짜 한 몇 백 명씩 섰었죠.

    총: 아이디어 좋네요. 누가 냈던 아이디어였나요?
    심: 제가 낸 아이디어죠. 제가 왜 그런 감을 가지고 있었냐면... 옛날에 <남이 장군>이라는 영화가 있었습
    니다, <남이 장군>. 김진규씨가 주인공이고 이해춘씨가 아주 나쁜 역할로 나오셨어요. 근데 너무너무 나
    쁜 역할이 죽지를 않는 거예요. 그래서 내 친구하고 둘이 가서, 우리가 죽이자.. 그래갖구 우산대로다가 
    활을 만들어갖구..

    총: 영화 보다가.. (폭소)
    심: 영화보다가 이해춘씨 나오면 그냥 둘이서 쐈죠.
    총: 푸하하.. 스크린에다가 대구.. (폭소)

    심: (웃음)어릴 때니까 거기에 몰입해갖구, 나쁜 놈인데 안 죽는 거야. 그래갖구 고때 나올 때 얼굴 쪽을 
    향해 쐈는데, 스크린에 구멍 나 가지구..(웃음) 그래서 난리가 났었잖아..

    총: (웃음) 그게 언제 적 일입니까?
    심: 그때 초등학교 때 일인데.. 3학년 땐가? 아마 그럴 거예요. 내 친구하고 우산대로 활 만들어 가지구, 
    앞에다가 못, 실로 감아가지구.. 이번만큼은 죽이자...
    총: 흐허허허... 그러니까 어린이들은 영화 속 인물에게 그만큼 감정이입을 한다..

    심: 그쵸. 영화란 걸 모르고 착각을 하는 거죠. 
    총: 그 기억을 되살리셔서 영화에 장치를 하신 거군요.

    심: 예.. 또 내 친구 하나는.. 그때 어릴 때는 성인용도 막 봤으니까... 그때 여배우,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베드씬을 하려고 하는 찰나에 기차가 지나가니까.. 그 놈은 맨날 그 장면을 보는 거야.. 그래
    서 너 왜 자꾸 본 거 보니 하니까, "언젠간 저 기차 고장 나겠지.."

    총: 으허허허 기차 고장나서 그 장면 가리지 않을 때까지 계속 보러 갔군요.(웃음)
    심: 고장은 그게 죽어도 안 나니까.(웃음)
    총: 으허허허
    심: 그게 영화라는 걸 잊어먹는 거죠, 어릴 때... 어린이들이 몰입하니까. 

    총: 그럼 직접 <쭈쭈>하고 <티라노의 발톱>을 제작하시게 된 게 몇 년도입니까?
    심: 그때가... 92년도죠.
    총: 거기서부터 고생길이 시작됐네요.. 

    심: 그때는 뭣도 모르고 왜 우리나라 영화가 수출이 안 되나... 그래갖구 <티라노의 발톱>을 보면 대사가 
    하나도 없어요. 원시인이니까 대사 안 넣어도 되잖아요. 그래서 대사 하나도 안 넣구 거의 그냥 행동으로
    만 만들었는데, 결국 수출이 안됐죠. 왜냐면 이제 기준점도 안 맞고, 수출하려면 굉장히 많은 게 필요해
    요. 스물 네 가지 정도를 만들어야 되는데... 대본도 네 개가 있어야 되고, 칼라 코렉션이라든가 프린트라
    든가 이런 것들을 다 맞춰줘야 되니까.. 그런 것 자체를 우리가 몰라 가지고 준비를 못했죠. 

    총: 92년에 처음 <영구와 공룡 쭈쭈> 라는...
    심: 그렇죠. 그게 용가리에요, 사실은. 용가리 시초. 
    총: 그게 아동용 영화...



    심: 그렇죠. 어린이 영화죠. 뭐냐면 이제, 영구가 술래잡기를 하다가 동굴 속에 숨었는데, 못 찾게 동굴 
    깊이... 그거 누가 찾겠어요. 그런데 동굴에서 갑자기 지진이 나면서 알이 하나 굴러 떨어지는 거죠, 알. 
    그 알에서 새끼 공룡이 나온 거죠. 그걸 보고 놀래 갖구.. 학교에 가서 벌서다가.. 그 공룡이 이제 영구
    네 집으로 오는 거죠, 어느 날. 갈 데가 없으니까.

    총: 으허허허.. 갈 데가 없으니까.. 으하하
    심: 이제 거기서 공룡을 만나는데.. 어미 공룡이 새끼 공룡을 찾으러 오고 벌어지는.. 아동용 영화죠. 
    총: 그때 그 공룡은 어떻게 제작하셨습니까?

    심: 그 공룡을 제작하는데.. 아주 죽을 고생 했어요. 그... 공룡 제작하는 데가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에...
    총: 없었겠죠, 공룡 영화를 아무도 안 찍었으니까..

    심: 그래서 소품 하는 아저씨한테, 제가 이런 영화를 만드는데 공룡 만들 수 있냐니까, 자기는 공룡 본 적
    도 없는데... 꼬리는 어떻게 이제 만들면 만들겠대, 꼬리. 화면 바깥에 공룡이 있다고 생각하고 꼬리만 잡
    고 있으면 안 되냐고.. 그래서 그게 무슨 공룡 영화냐고 그래갖고.. 제가 일본을 갔어요. 일본에는 그런 
    거 만들어주는 데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총: 괴수영화 본산이니..

    심: 예. 고지라 만들었던 오야타 프러덕션이라던가, 도에이, 가가, 도호, 닌텐도.. 하여간 그런 거 제작하
    는 뭐.. 파워레인저 만들었던 그 싸바이라던가 뭐 이런 회사들이 무지무지 많아요, 일본에는. 근데 제가 
    공룡 만드는 데를 갔어요. 동경에서 한 세 시간 정도 차타고 갔는데, 쪼그만 창고더라구요. 거기서 뭐 고
    지라 그걸 만들더라구요. 고무 발포시켜서 만드는데, 그거 보니까 참 한심하더라구요. 

    총: 별거 아니다...
    심: 이걸 못 만들어 가지구 내가 여까지 사러 왔나... 얼마냐니까 이거 만들라면 한 이 천만 엔 정도 들어
    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총: 2억 정도네요?

    심: 네, 2억 정도 되죠. 근데 이걸 하나 못 만들어가지고... 겉에만 보고 이제 간 거죠. 가서 이제 제
    가... 미대 나온 애들 뽑고.. 공룡 조각은 잘 됐는데, 피부는 뭘로 됐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무조
    건 고무로 해야 되겠다 했는데, 고무 종류가 난 또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웃음) 라텍스부터.. 하여간 
    콘돔 만드는 고무부터 실리콘부터.. 무지무지 많은 거에요. 

    그래서 아, 실리콘으로 피부를 만들어보면 되겠다... 근데 그때 4미터가 넘는 공룡인데... 실리콘으로 피
    부를 씌워놓으니까, 조각은 몰라도 고무니까 다 쓰러지잖아요. 그 안에 철심을 대고. 또 움직여야 하니까 
    그 안에 또 우리 애들을 집어넣은 거 아니에요. 그 안에 들어갔던 애들은 이제 영화계를 떠났는데...

    총: 우하하하 (박장대소)
    심: 너무 힘들어가지구...(폭소)
    총: (여전히 폭소)

    심: 자기가 영화 하러 왔지.. 공룡 속에 들어가서... 머리를 받쳐야 하니까.. 뒤에는 이제 자기가 들고, 
    꼬리는 막대기 이렇게 흔들어야 되고. 걸어야 되는데 이 발이 또 안 맞는 거야. 발이 안 맞으면 또 다시 
    빽 해가지구... 그거 하고 고만뒀어요. 
    총: (폭소)

    심: 그리고 <영구와 공룡 쭈쭈>에서 보면 입에서 불이 파악 나가야 되는데, 불 나면.. 들어가 있는 사람 
    머리 위에 공룡 머리가 있는 거죠? 그런데 잘못하면 머리털 다 타죠. 그러니까 불로는 못하고, 불 끄는 
    CO2 있죠? CO2 연기 확 나가는 거. 그거를 공룡머리에... 내가 입으로 '익' 하면, 입에 무는 파이프를 하
    나 대갖고, 이렇게 하면 입이 열리는 거예요. 

    열리면 그때 바깥에서 호스를 길게 해서 CO2 팍 쏴주면, 입을 이렇게 하면 CO2가 촥 나가는 건데... 멀리
    서 이제 카메라로 찍고 촥촥 걸어와 가지고 미니어쳐 탁 밟아야 하는데, 거기에 걸려서 자빠지지를 않나..

    총: 으허허.. 공룡이 걸려 자빠진다..

    심: 예, 공룡이...(웃음) 그럼 또 다시 올라가서 그거 또 일으켜 세우느라고. 세워가지고 쭈욱 오는데, 레
    디 액션 하면 촥 하고 입 벌리고 CO2가 촥 나오는데... 레디 액션, CO2 탁 나오더니 갑자기 발버둥을 치더
    라고 막... 그 쏘는 호스가 안으로 들어간 거야..

    총: 으하하하
    심: 순간적으로 산소가 없어지니까 (웃음) 자기 살려달라고. 갑자기 공룡이 발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
    다, 가슴을 치면서..(웃음) 그래서, 저 자식 왜 그래 저거 저거? 빨리 걸어와! 그랬더니, 살려달라고, 공
    기가 없다고.. (폭소) 그래갖구 진짜 5분간 기절했죠. 그런데 사실 그렇게 찍어놓고 딱 보니까, 이제 상영
    을 해야 되는데, <쥬라기 공원>하고 같이 붙었죠. 

    총: 아, 그때가 <쥬라기 공원> 나올 때였군요?
    심: 네. 그 1탄 나올 때니까.
    총: 엄청났었죠, <쥬라기 공원>이 준 충격이.

    심: 옆의 극장하고 같이 개봉했는데, <쥬라기 공원>은 뭐 암표까지 사 갖고 막 줄을 서고 그러는데... 그
    때 우리가 만들었던 공룡은 또 이제 탈을 만들어가지고 극장 앞에 세워놨었다구요. 누가 그러는데, 비가 
    온대. 공룡 혼자 비 맞고 서 있는데, 사람은 하나도 없고..

    총: 허허허
    심: 참... 지금 얘기니까 그렇지, 제작자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어요. 그런데 그런 경험을 겪으면서, 또 
    쥬라기공원을 보면서... 아 미치겠더라구요. 어떻게 화면 속에서 저렇게 살아있는 듯한 공룡이 움직일 수 
    있나, 어떻게 피부가 저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나... 그런 거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없죠. 실제 
    영화제작하는 사람들 중에서. 저걸 내가 해내야겠다..

    또 다시. 승부욕. 그의 인생 터닝포인트에선 항상 이렇게 극적 승부욕이 등장한다. 

    총: 그때 쭈쭈를 직접 제작하셨으면 제작비를 거의 다 까먹었겠습니다.
    심: 그렇죠. 다 까먹었죠.
    총: 그때는 개인적으로, 개그맨으로 혹은 영화 출연해서 번 돈을 다 투입하셨겠네요.

    심: 뭐 다는 아니지만... 제가 돈을 굉장히 많이 벌었어요 개그맨 하면서. CF도 많이 찍고 영화도 많이 찍
    고 해갖구. 연예인 소득 랭킹 1위를 제가 4년간 했습니다. 근데 영화를 제작 해야겠다 했을 때는 사실 그
    걸 전부 영화에 투자했죠. (공룡쭈쭈에) 전부 다 한 거는 아니고 그때 당시 돈 7억이면 굉장히 컸죠. 

    총: 7억. 쭈쭈 제작비가 7억.
    심: 아우, <영구와 땡칠이> 제작비가 2억 5천만원이었으니까.



    총: 당시 기준으로 대형 스펙타클이었네요?
    심: 그렇죠. 그러고 <티라노의 발톱>이 그때 당시 돈으로 22억. 
    총: 쭈쭈가 나오고 나서 바로 <티라노의 발톱>으로 들어가셨나요?
    심: 예예, 그렇죠.
    총: 거의 동시에 진행하신 건가요, 이게?

    심: 거의 동시에 진행했다고 보셔도 되죠.
    총: 그러니까 쭈쭈는 아동용으로, <티라노의 발톱>은 성인용으로..
    심: 예, 티라노는 성인도 같이 볼 수 있는.. 왜냐면 엄마들이 제가 영화 만든다고 하면은 지는 안 들어오
    고 애만 들여보냈다가 자기는 바깥에서 쇼핑하고, 몇 시에 여기에서 만나. 그런 걸 탈피해보자 그래 가지
    구..
    총: <티라노의 발톱>은 무슨 스토리였습니까?

    심: <티라노의 발톱>은 한 원시인 부락이 있는데, 하나의 반항이죠, 반항. 족장이 하나 있는데 모든 걸 족
    장이 먹고 난 다음에, 찌끄럭지를 나머지 원시인들이 먹고. 계속 왜 힘이 세다고 해서.. 그런데 거기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 하나가 족장이 먹는 다리를 훔쳐 먹다 걸려 가지구 티라노의 제물로 받쳐지는 거
    죠. 그걸 바라보는 원시인 하나가 - 제가 직접 나왔는데, 그것을 과감하게 깨는 거죠. 

    그래서 티라노가 먹으려고 하는 여자를 구해가지고 도망을 가는 거죠. 도망가다가, 고생 뭐 무지무지 하
    죠. 도망가다가 우리보다 더 조금 발달한, 그쪽 마을을... 제가 이제 쓰러지는데 그쪽 마을의 원시인이 구
    해 가지구... 그쪽 마을을 가보니까, 돌화살도 있고..

    총: 문명을 배워서..
    심: 문명을 배워 가지구 그 마을로 다시 돌아가서 화살로 이제 촌장을 죽이는.. 그래서 평화를 되찾고 서
    로 나눠먹는.. 고기를... 그런 얘기예요.

    총: 고기를 나눠 먹는다.. 으하하하(박장대소)

    웃고 나선 살짝 미안했지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그래서 결국 고기를 나눠 먹는 대
    미를 상상하자니.

    심: 근데 중요한 건..
    총: 그런데 그게 개그가 아니었죠, 중요한 건.
    심: 아, 진지했죠, 되게.
    총: 하하...

    심: 그런데 가면서 이제 공룡들을 만나야 되는데. 공룡들이.. 그때 만든 게 익룡도 만들고, 박쥐공룡도 만
    들고.. 많이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사이에 코믹한 것도 많이 들어갔죠. 그래도 연기가 좀 되는 것들이.. 
    우리 개그맨 후배들이었으니까, 개그맨 후배들이 많이 고생을 했죠. 티라노에 나왔던 개그맨들이 다 스타 
    됐어요.

    총: 그랬나요?
    심: 예. 그런데 진짜 웃기는 게..
    총: 진지한 건데 어떻게 다 개그맨을 쓰셨습니까? 
    심: 왜냐면 연기가 되니까.
    총: 배우들은?

    심: 예, 배우들은 쓰려면 비싸니까. 그래갖구 우리 후배들을 다 벗겨놓고, 정말 산 속에다, 선운사였는데, 그때가 3월 초니까 무지무지 추웠죠. 지금 이 상태에서 선운사에 벗겨놓으니까 3일 되니까 진짜 원시
    인 되더라구요, 애들이.

    총: 으하하하하

    심: 그러고 웃기는 게, 새벽 4시에, 족장이 서찬호라고 키가 2미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클 거예요. 레슬
    링 했던 친군데, 거인이죠 거인. 서찬호라고.. 새벽 4시에 났어요. "감독님, 제가 먼저 내려가겠습니다." 
    그러고 그 복장에 지팡이 들고 내려오다가 등산객들을 만났대요. 등산객 두 명 기절했답니다.
    총: 으하하하

    심: 산 속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니까.
    총: 소위 말하는 영화제작 시스템이 있는 충무로하고 아무 상관없이 그냥 영화사를 혼자 만드신 다음에, 
    공룡 만드는 법은 일본 가서 눈대중으로 보고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혼자 하신 거잖아요, 전부 다.

    심: 그렇죠.
    총: 영화배우들 비싸서 개그맨 후배들 다 불러 가지고.. (웃음)
    심: 거의 반 강제죠. (웃음) 선배가 하라면 하는 거니까. 
    총: 흐하하하

    심: 그래도 돈은 다 줬어요, 그때.
    총: 이거는 해외에 진출할 거니까 진지하게 찍고.
    심: 예, 진지하게 좀 찍자..
    총: 또 해외에서는 어차피 그 사람들이 개그맨인지 모르니까...



    심: 그때 우리 개그맨 후배들은 진짜 원시인 같았어요. 생긴 게 다....(폭소) 이제 정상적으로 올바르게 
    생긴 애들도 거기 들어오면 다 상태가... 틀니를 하나씩 박았는데..
    총: 으허허허

    심: 첨에는 이름을 다 적어놨거든요? (웃음) 그런데 섞어놓으니까 나중에는 (웃음) 틀니가..

    총: 구분이 안돼, 으하하하

    심: 틀니가 안 맞아갖구.. 그리고 온몸에 털이 나야 된다고 뽄드를 다 발라가지구.. 
    총: 뽄드, 우하하하
    심: 거기다가 털을 다 심어 가지구 피부병에 (폭소) 걸리기도 하고...

    총: 아니 근데, 이게 자기 돈을 쏟았다면 이게 된다고 생각하고 덤비신 거잖아요, 사실은?

    심: 된다고 덤비는 거 보다도, 이제 음... 열 받는 거죠. 왜 미국은 저렇게 영화가 정말 잘 나오는데, 우
    리는 왜 못 나올까...
    총: 그러면 왜 충무로 쪽하고 손잡고 해본다거나..

    심: 그때 스텝들 다 충무로 스텝들이에요. 카메라맨, 연출부 다. 제가 충무로하고 안한 적은 없죠. 그런
    데 충무로란 거가 어디 딱 있는 게 아니라 영화사들이 있는 거지. 충무로하고는 계속... 지금 우리 카메
    라 스텝들이라든가 조명 스텝들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다 충무로 스텝들이예요.

    총: 제 말은 예를 들어서, 충무로 제작사하고 그 쪽 감독하고 그 쪽 배우 시스템 뭐 이런 걸 이용하실 생
    각을 안 하시고 왜 혼자서 다..

    심: 아아... 그런데 배우시스템을 이용할래도 일단 첫째 캐라가 좀 비싸고, 캐라 줄 돈으로 저는 공룡을 
    한 마리 더 만드는 쪽에 투입을 해야 되겠다 싶었고. 사실 이런 SF 영화 같은 경우에는 유명한 배우가 나
    올 필요는 없죠. 그리고 이제.. 어, 감독이란 거는... 충무로감독하고 첨에 같이 했죠. 그런데 저하고 마
    인드가 좀 안 맞으니까. 제가 보는 앵글하고 그 친구가 보는 앵글하고 많이 차이점이 나니까, 차라리 내
    가 직접 하자, 그렇게 된 거죠.

    총: 이 영화 두 편은 상업적으로 성공 못했죠?
    심: 그렇죠. 많이 손해 봤죠.
    총: <티라노의 발톱>까지 하시고 나서 바로 <용가리>로 뛰신 건가요?
    심: 아니죠. 그전에 이제 세 편의 영화를 더 만들었죠.
    총: 어떤 영화죠?



    심: <우주괴물 불가리>, <할매캅>, <드레곤 투카>.
    총: 전부 어린이용이네요?
    심: 그렇죠. 그런 것들을 만들면서 하나씩 하나씩 업그레이드가 되기 시작했죠. 그리고 고담에 <파워킹>
    총: 그게 다 본전 하셨나요?

    심: 아니죠. 그때... 계속 손해를 봤죠.
    총: 대부분.. 직접 제작하고?
    심: 다 만들었어요, 저희가. 왜? 만들어주는 데가 없으니까.
    총: 자금은?

    심: 그때는... 자금 정도는 제가 좀 벌어놓은 게 있어 가지구. 집도 팔고, 땅도 팔고 하면서 계속 투자를 
    한 거죠. 그때는 외부에서 펀딩이 없었어요. 그때는 지방 판권 배급사들이 호남 쪽은 얼마, 영남 쪽은 얼
    마 이렇게 모아서 영화 제작을 하던 시절이니까. 그래서 배급은 어디가 맡고 이런 시스템이었어요. 지금처
    럼 창투사가 투자를 한다거나 이런 시스템이 아니었죠.

    그는, 직접 한다. 영화사도 직접 세우고 자금도 직접 조달하고 감독도 직접 하고 시나리오도 직접하고 주
    연도 직접 한다. 그 방식의 비효율을 말할 수 있다. 무모함도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도저히 무시할 순 
    없다. 돈 있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요, 열정만으로 설명하기도 부족하다. 이건 캐릭터다.

    여기서부터 <용가리>를 묻기 시작했다.

    총: <용가리> 프로젝트가 기획된 것은 언제입니까?
    심: <용가리> 프로젝트는 구십... 기획된 것은 한 95년부터 기획된 거죠.

    총: 그런 경험들을 계속 해 나가다가, 이제 CG를 제대로 해서 대형 프로젝트 한번 해보자..

    심: 예, 근데 그때 고생 많이 했죠. 말로는 CG지만, 그때 우리 회사에서 CG하는 친구를 구해서 한 번 해보
    려고 했더니... 제가 7년차예요, 제가 6년차예요, 제가 CG 업계의 최선두주자에요... 그래서 그럼 용가리 한 번 만들 수 있느냐 했더니, 어우.. 사진만 주면 다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영구아트무비 본사 건물 옆을 차지한 용가리 동상
     

    제가 생각할 때 기본상식으로 절대 모델링이 있어야 되는데, 사진만 주면 만든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돈을 주고 한번 만들어봐라 해서 두 달 동안 기다렸더니 소식이 없어요. 그래서 가봤더니 갖고 온 게, 악어를 만들어갖고 온 거예요, 악어.

    총: 흐흐흐

    심: 전혀 다른 게 나온 거죠. 이래서는 안 되겠다, 그러면 내가 직접 해야겠다, 이것도... 해서 용가리란 
    거를 직접 만들어가지고, 그때 최초로 해외 세일로 50만 달러, 프리세일로 딜 메모만 한 것만 270만 불.

    내가 직접 해야겠다.

    총: 직접 하셨다는 거는...
    심: 예, CG도 앞으로 직접 해야겠다..
    총: 그때 그래서 인력을 뽑아서 CG를 직접 하기 시작하셨고..

    심: 예, 그 모형만 갖고는 한계가 있다. 컴퓨터 뿐만 아니라 미니어쳐까지 전부 다.. 그때부터 구축을 하기 시작한 거죠. 사실은 <영구와 공룡 쭈쭈>부터 하기 시작한 거죠.

    총: <용가리>가 개봉됐던 게 2000년도 였던가요?
    심: 아니죠. 99년도.
    총: 그때 왜 굉장했었잖습니까?

    심: 근데 이제 사람들이 몰라서 그러는데. 그때 프리세일이라는 용어도 우리가 처음 도입한 거죠. 저는 자
    부하는데 우리나라가 해외시장에 이렇게 많이 할 수 있다는 거를 가르쳐준 것도 <용가리>라고 봐도 과언
    이 아니죠. 그 전에는 영화 찍는 회사에서 우리나라 영화를 갖고 나가긴 나갔어요, 해외에. 

    실적이 거의 없었고, 있더라도 사실 그 기준점을 맞춰 갖고 다시 후반작업을 해서 줄 수가 없는 입장이었
    죠. 사운드트랙이라던가 이런 걸 분리해줘야 하는데 그걸 분리하지도 못했고. 그때 아날로그 시스템으로다
    가, 디지털이 아닌 그런 걸로 영화를 만들다 보니까 해외에 나가긴 나갔지만 전혀 판매를 할 수 없는 실정
    이었죠. 그때 당시 일본 하나만 우리가 150만 달러에 수출했습니다. 

    총: <용가리>가 150만 달러에 일본에 진출했나요?
    심: 예. 계약을 했죠, 콤스탁에서.
    총: 그때 말들이 많았잖습니까? 개봉하기 전에는 신지식인 이야기도 나오고, 텔레비전 광고도 나오고. 기
    대치가 높았다가 개봉하고 나서는 흥행이 생각만큼은 안 되고...

    심: 그때도 사실 여름 방학 때 개봉을 하면 안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투자하시는 분들이 그때 개봉 
    안 하면 고소하겠다... 그런데 그때는 사실 시간을 좀 가지고.. 예를 들어 한 커트를 만들려면 여러 커트
    가 합작이 되어야 하는데, 그때는 기술력도 좀 딸렸고... 랜더링을 3월에 걸었는데 추석 때까지도 안 끝
    난 장면도 있었어요. 그런 과정도 겪고 그랬을 때는... 시간을 좀더 줬으면 더 퀄리티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는데, 뭐 그때 무조건 개봉을 해야 된다 그렇게 하는 바람에...

    CG의 퀄러티가 영화 흥행의 결정적 변수는 아니었다. 

    총: 또 저런 것도 있었잖습니까? 수출액이 실제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실제로는 얼마나 됐나요?

    심: 그거는 모르겠어요. 배급사 하는 친구가 일체 우리에게 그런 정보를 제공 안 해주고.. 뭐, 일본에 150
    만 달러에 계약 했는데, 프랑스는 갑자기 만 오 천불에 했다고 그러고. 또 어떤 거는 3천불에 했다고 그러
    고. 필름 하나 떠서 주는데 5천불인데 어떻게 3천불에 계약을 하냐고. 그건 말이 안 되
    죠.                     

    그렇게 정확한 정보를 안 주고 감추고. 일본에 먼스터 영화제가 있었어요. 그때 용가리가 거의 메인이었었
    는데, 제가 용가리 우리가 여기에 만들어놓은 거 일본에 전시를 하자 그랬더니 그것도 우리 몰래... 몰래 
    다른 데서.. 우리 영구아트 그만뒀던 친구를 이용해서 몰래 용가리 만들어 갖고, 우리한테 알리지도 않
    고. 그러다가 걸려 가지구 제가 경찰에 고발도 하고...

    총: 그때 뭐.. 고소 고발이라는 단어도 등장하고 사기라는 단어도 등장하고 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며 정리
    를 해보자면 어떤 부분은 시행착오였고, 어떤 부분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거고, 어떤 부분은 실제로 
    잘 됐는데 잘 안 알려져 있고, 정리를 해 주시자면... 

    심: 그게 뭐냐면, 이제 첫째, 배급사가 우리 영화를 해외에 배급 하겠다.. 인터넷 쭈욱 뒤져보면 다 나오
    거든요? 나간 데는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저한테는 1달러도 안 줬어요.

    총: 해외배급에서..?

    심: 예. 1불도 안주고. 그리고 계약서 조항에... 저는 사실 믿구서.. 그게 나는 계약서인 줄 몰랐어요. 갑
    자기 이게 있어야지만 자기가 팔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배급하는 친구를 밀어줘야 되니까, 급하다
    고 하니까 얼른 싸인을 해 준거죠. 전부 다 영어로 되어 있으니까. 사실 그때만 해도 해외 변호사가 뭐 있
    겠습니까? 

    또 변호사 쓰려면 돈도 많이 들어가는데, 돈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계약서 조항이, 자기가 25% 가져가
    야 하고, 자기가 선공제해서 자기가 들어간 비용은 여기서 먼저 공제하고.. 그러면 25프로를 왜 받는지 모
    르겠더라구요. 지가 제목도 바꿀 수 있어요. 자기가 영화를 만든 거예요. 지가 제목도 바꿔야 하고. 그 계
    약서에 그렇게 되어 있더라구요.

    총: 나중에 보니까..
    심: 예, 나중에 보니까. 그러니까 거의 다... 그렇게 따지면 들어간 거 오만가지 다 첨가하면.. 

    총: 그렇죠. 나중에 전부 비용으로 다 집어넣어 선 공제 해버리면.
    심: 뭐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거죠. 그리고 어떤 테이프 보니까 <용가리>에 제가 참여한 걸루 되어 있더
    라구요. 자기네가 다 만들고 내가 참여한 걸로 되어 있더라구요. 


     

    총: 해외에 나간 걸 보니까..

    심: 예. 그러니까 내가 너무 웃기잖아요. 내가 어떻게... 전부 다 기획을 해서... 제가 얼굴까지 마비되
    어 가면서, 그 추울 때, 몇 백 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밤잠 안 자고 고생해서 만든 걸 낼름 한 입으로 먹
    은 거죠. 그러고 나서 당당하게 지금도, 내가 매스컴 플레이를 했다... 왜냐면 그때는 배급사에서 얘기해주는 대로만 그때 다 얘기한 거니까..

    총: 아, 그럼 해외판권이니 해외에서 얼마 됐다 하는 건, 사실은 그 쪽에서 왔던 정보를 가지고 심형래씨가 얘기한 건데..
    심: 예.

    총: 나중에는 전부 혼자 책임을 쓴 거 거군요.

    심: 그걸 다 뒤집어 씌우더라구. 참.. 사람이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렇게 못하거든요. 그 많은 젊은 친구들이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미니어쳐 한 번 만들려면 손이 다 부르트고, 제가 얼굴까지 마비되고.. 그런 영화를 갖고 자기는 나가 가지고 챙길 돈은 다 챙기고, 그러고는 돈을 벌지 못했다... 그러니
    까 남의 시계를, 팔아줄게 가져와 그러고 가지고 나가서 내 경비로 다 써 갖고 니 시계는 없다.. 이거나 마찬가지예요.

    총: 일단 해외 판매에 대한 이야기가 얘기 많았는데 사실 해외에 얼마나 팔았는지 모르겠다...

    심: 예. 내가 몇 번이나 감사를 하자, 너가 얼마 썼냐.. 그런데 그걸 계속 미루고. 지금 미국에 있다는 사
    무실도 폐업하고. 
    총: 왜 그 쪽을 법적으로 고소하거나 그러지는 않으셨어요?

    심: 진실은 알려져야 되겠죠. 알려져야 되는데, 이거는 정말 어떻게 보면은.. 뭐라고 그럴까? 자기네 미
    국 변호사가 있어요. 그 친구가 계약서 조항을 만들었는데.. 그 계약서를.. 이번에 <디 워> 해외 배급하는 친구한테 보여줬더니, 이거는 크레이지라고 표현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돈을 얼마나 벌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용가리>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어요. 그치만 진실은 밝혀야죠.

    총: 법적 대응은 왜 안 하십니까? 싸인을 했기 때문에?

    심: 아니, 법적 대응을 왜 안 하냐... 일단은 뭐.. 어차피 25년 동안 자기가 하는 거니까. 지가 한다고 하니까. 그 안에 하면 되죠.

    총: 25년 동안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까?
    심: 완전히 지 꺼에요, 자기 꺼.. 

    25년간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어차피 그 안에 하면 된다... 법적으로 따져도 어쨌든 계약서상으론 하자가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이 대목에서 가장 억울해 했다. 

    총: 그럼 우선 해외배급과 관련된 것은 그렇고. 국내에서는 저런 얘기도 있었잖습니까, 영화 자체의 퀄러
    티에 대해서 뭐라고 하는 얘기. 저도 그 부분은 기억을 하는데, 그때 <고질라>가 같이 개봉을 했죠.

    심: 근데 컬럼비아에서 만든 <고질라>하고... 거긴 제작비가 마케팅비용까지 1억 7천만 달러 들어간 거예
    요. 1억 7천만 달러 들어간 영화하고, 제가 만든 <용가리>하고, 또 일본에서 만든 <고질라>가 있어요. 그거하고 비교해보시면 알아요.

    총: 요는 뭐냐면, 그때 콜럼비아 <고질라>보다 CG가 더 낫다.. 직접 하신 이야기인지 아니면... 하여튼 제가 보도 내용으로는 그렇게 본 기억이 있거든요?

    심: 근데 그때 CG 쪽으로 그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다는 거는... 우리 용가리 일어나고 하는 거 있잖아요? 뒤에 가서는 우리가 힘이 좀 딸려가지고 CG 쪽에 퀄리티가 떨어지지만 전반부 같은 경우는 거의 뭐...

    총: 맞먹는다?
    심: 맞먹죠. 지금도 보여줄 수 있죠.
    총: 그게 개봉 전에 힘이 들어가서 좀 과장된 표현이 됐던 거다...

    심: 아니요. CG는 제가 보더라도 잘 했어요.
    총: 고질라보다 더 낫다고 말 할 정도는 아니었잖습니까, 사실.

    심: 사람들이, 어느 장면은 고질라 보다 훨씬 낫고 어느 장면은 고질라 보다 못하고 이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용가리> 다 보셨어요? 
    총: 예.

    심: 용가리 일어나고, 용가리 걸어가면서 그 밑에... 
    총: 그 당시 국내 CG 수준으로는 굉장한 성과이기는 했는데..
    심: 근데, 그런 거 인정해 줄 거는 인정해 줘야 하거든요?
    총: 맞아요.

    심: 근데 사람들이 보는 견해가... 우리나라에서 영화 쪽으로다가 그와 같은 퀄리티를 뽑아내려면.. 티비 사이즈와 영화 사이즈는 하늘과 땅 차이예요. 이게 다 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필름에다 그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낸다는 거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총: 당시 우리나라 CG 수준으로 보자면..
    심: 아 그럼요. 왜냐면, <용가리>를 비방을 하려면, 정말 <용가리>처럼 한번 만들어놓고 비방을 해도 괜찮아요.

    총: 그때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한 갈래는 끝나고 나서 배급과 관련해서 어떻게 된거냐 사기
    냐 하는 얘기가 있었고. 또 하나의 갈래로는 지금 말대로 그, CG가 그 정도 수준이면 우리나라 수준에서는 엄청 잘된 거지만, 고질라 만큼은 아니지 않느냐 왜 과장을 했느냐 하는 얘기가 있었고, 또 한 가지는... 

    심: <용가리>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컬럼비아 트라이스타가 배급을 했거든요? 근데 컬럼비아 트라이스타
    가 배급을 하려면 그만큼 포스터라든가 새로 제작을 다 해야 해요. 그러고 이제 라틴말로 새로 더빙을 다 했어요, 성우 데려다가. 그 비용을 감안해 보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거죠. 

    총: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했다?

    심: 그래서 비디오 렌탈 시장에서는 1위까지 했어요. 이거 뭐 인터넷에 다 나오는 거니까. 우리가 개봉은 
    그때 못했지만 비디오 렌탈 시장에서 1위를 할 정도면, 그러면 우리 영화 중 어떤 영화가 1위를 했냐 이거
    죠. 포인트 하나만 보고 재미없다, 퀄리티가 저거 하다... 저는 모르겠어요..

    할 말이 많았다. 

    총: 그때 기대치가 워낙 높아져 있었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실망감도 커서 그런 얘기들도 나왔던 거 같은
    데, 또 저런 이야기도 있었어요, 영화적 디테일.. 스토리가 엉성하고 소품이나 모든 게 대충이고... 예를 들어서 트럭이 지나가는데 미군트럭이 지나가야 하는데 우리나라 트럭이 지나간다던가... 

    심: 근데, 그.. 거 같은 경우에는... 제가 미국에서 찍은 게 아니라 한국에서 찍다 보니까... 사실 험브라
    든가 이런 것들이 없어요. 빌릴 수도 없고.
    총: 조달할 수 없어서..

    심: 예, 조달할 수가 없죠. 그러니까.. <쉬리>에서 삼성 헬기가 나오듯이. 원래 군용헬기가 나와야 되는데, 아니면 특수부대 헬기가 나와야 되는데... 그런 인프라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용가리> 요소요소 장면 하나 놓고 다 따지면은, 그건 <터미네이터>도 마찬가지로, 옥의 티를 찾아라... 원래 티비 프로그램에도 있잖아요. 메이저 영화들에도 다 허점이 있고..

    변명이 될 순 없다.

    총: 물론 허점 있죠.
    심: 예. 선 나오는 거도 있고 합성한 티 나는 것도 있고 많잖아요.
    총: 근데 <용가리>는 일부러 찾지 않아도 될 만큼 그 티가 너무 많았고... 지금 <용가리>를 다시 보면 새
    로운 기분으로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제가 개봉 당시 두 번이나 봤었어요...

    심: 근데 그거 보는 시각이 다 틀려요. 아이들은 또 굉장히 재밌다고 그러고, 무섭다고 그러고. 
    총: 아예 확실히 아이들을 타겟으로 했으면.. 그때 영어가 아니라 한국말로 했으면 어쩌면...

    심: 그런데 저는 그때, 동시녹음한 걸 그대로 다 들려주고 싶었던 거죠.
    총: 그리고 감독을 왜 직접 했냐 이런 얘기도 있었고.

    심: 근데 그런 거 해 본 감독이 없잖아요. 예를 들면, 다른 SF 영화라고 만든 영화가 어딨어요? 그런 괴
    물 나오는 영화들이 어디 있었냐구요. 그러면 그런 것들이 합성이 되야 하고... 그런 감독이 없는데, 자 
    어느 분을 쓸 거냐 이거죠. 그럼 그쪽에 노하우가 제일 많은 게, <영구와 공룡 쭈쭈>, <티라노의 발톱>부
    터 <파워킹>부터 <드래곤 투카>부터 얼마나 많은 영화를 제가 했는데..



     
     
    티라노의 발톱 한 장면
     

    총: 본인보다 더 노하우 있는 감독이 없다...

    총: 그렇죠. 찍었는데 저를 배제하고 다른 감독을 써라... 그럼 어떤 감독.. 많은 감독들이 있지만은, 이
    걸 찍을 때는 정말 많은... 컴퓨터도 알아야 되고, 미니어쳐 각도도 알아야 되고, 조명 노출도 알아야 되
    고.. 굉장히 많은 거를 알아야만 이러한 영화를 찍는데. 

    그리고 또 예를 들면 드라마가 재미없다.. 그때 내가 원하는 거는, 사실 용가리가 막.. 착한 용가리로 바
    뀌었을 때. 유모차 밀고 가는 위로 건물이 무너질 때 용가리가 탁 받쳐준다거나.. 그런 거 찍을 수 있는 
    데이터 용량도 안 되고.. 생각은 많았어요, 생각은...

    혼자 모든 걸 해결해 온 자의 자기함정.

    총: 그래서 다 지나고 나서 보니까, 끝나고 나서 온갖 이야기들이 있었잖습니까? 마음고생도 심하셨을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제일 억울했던 부분은 역시..

    심: 제일 억울했던 부분은 그 해외판권에서.. 완전히 보면 사기죠, 사기. 어떻게 보면...
    총: 거꾸로 사기를 당하셨네요.

    심: 그렇죠. 아니 제가 사기 칠 게 뭐가 있어요?
    총: 그러고 나서, 뭐라고 해야 할까요, 충격도 받으셨죠?
    심: 충격이라기보다...
    총: 심신이 다 피곤하고..

    심: 그렇죠. 충격이라기보다, 아... 정말 사회가 이런 데구나.. 그걸 다시 한 번 배운 거죠. 그건 인간으
    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바로 사회구나. 저 같으면 눈물이 나서라도 정말 얼마라도 줄 
    거예요. 해외서 팔았으니까 자기가 25프로 가지면 되는 거고. 나머지는 저희 영화사에 줘야 정상인데, 그
    게 아니거든요.

    총: 한 푼도 안 줬나요?
    심: 1달러도 안 받았죠. 안 줬죠. 그리고 팔리면 준다. 다 팔아먹고 뭐 팔리면 줘요.
    총: 그때 얻었던 최대의 경험은 뭘까요? 

    심: 첫째, 계약서. 그거에 대해서 제가 많은 걸 느꼈고. 요번에... 제가 자꾸 집착하게 되는 이유가 그거
    예요. 전문가는 굉장히 많아요. 전문가는 많지만 이제는 제가 직접 모든 걸 컨펌을 해야 되겠다. 그때는 
    우리가 돈을 갖다가.. 그때 돈 10억을 줬으니까, 케스팅하라고. 그런데 데리고 온 친구들이... 요번에 가
    서 미국에서 내가 직접 케스팅을 해보니까, 정말 그거 안 주고도 그만한 배우는 부지기수로 쓸 수 있는
    데...

    총: 아, 용가리 외국배우 캐스팅에 10억을 쓰셨어요?
    심: 그렇죠. 그때..
    총: 에이젼트에게?

    심: 아니죠. 배급사한테 준 거죠.
    총: 그 배급사가 해외배우 캐스팅도 했었습니까?

    심: 예. 거기에서 데리고 온 친구들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친구들을 데리고 온 거죠. 그 나머지 돈은... 
    그래서 제가 그 계약서도 달라고 하려고 해요. 그런 걸 감사를 좀 받자 했더니 전혀 엉뚱한 쪽으로 헛소리
    를 하고 있으니까.. 어차피 저는 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이건 꼭 밝혀내야 되고..

    총: 그때 경제적 타격도 크게 입지 않으셨습니까?
    심: 제가 다 물어줬어요. 
    총: 투자자들이나..

    심: 예. 그리고 또 투자하시는 분들 자체도.. 사실 그렇게 하면 안 되거든요? 투자는 투자로 끝나는 건
    데.. 그래서 제가 다 물어 주고 다시 새 출발을 했죠. 그 아픔을 이기고..

    여기서부터 <디 워>.

    총: 사실 그게 1, 2억도 아닐텐데 어떻게 다시 <디 워>를 시작하실 수 있었나요?

    심: 사람이, 제일 큰 재산이 크레딧이예요. 그러니까.. 거짓말 하지 말아야 되고, 살 때 신용.. 왜냐면 정
    말 크레딧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망가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챤스가 있지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은 그럴 수 없죠. 네. 그래서 저는 도와주시는 분들, 정말.. 지인들도 많고, 이런 거 우리나라에 꼭 필요
    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리고 이제 옛날의 용가리가 아니구나.. 제가 솔직하게 다 보여드리고.. 그
    런 분들이 많이 계셨죠. 

    총: 그러면 <용가리> 끝나자마자 <디 워>를 바로 시작하셨습니까?

    심: 그렇죠. <용가리> 끝났을 때 우리 회사가 전부 다 망하는 줄 알고, 사람들이 나와라... 그런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망할래야 망할 수가 없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거든요. 그때 봉급도 연속 넉 달
    씩 못 주고 그랬어요, 우리 직원들한테. 그런데 묵묵히 저를 바라보고, 이직도 안하고, 끝까지 참아주는 
    직원들도 많고. 그런 친구들한테 고맙죠. 그래서 오늘날 <디 워>를 또 다시 만들 수가 있는 건데..

    총: 그 상황에서 어떻게 <디 워>를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까?
    심: 바로 들어간 게 아니라 그게 준비된 스케쥴이에요. 
    총: 아, 이미 <용가리> 할 때 같이 준비된 거군요.

    심: 예, 준비된 스케쥴대로..
    총: <용가리> 하고 나서 힘이 확 빠졌을텐데..


     

    심: 힘 빠지는 거 그런 거는 없고. 이런 것도 있구나 그러나 이런 거는 반드시 없어져야 된다... 그래서 <
    용가리> 같은 경우는 제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앞으로 이와 같은 친구들이 있는 이상 우리나라 영화 쪽
    은 발전할 수도 없고, 앞으로 건실하게 영화 만들 친구들이 계속 당하게 되어 있으니까, 그러한 친구들은 
    없어야죠.

    총: <디 워> 프로젝트는 그럼 몇 년부터 시작된 건가요? 
    심: 디 워는 오래되었죠. 지금까지 하면 만으로 5년 되었죠.
    총: 용가리 하면서 이미 시작된 거네요. 

    심: 디 워는 계속 진행을 했죠.
    총: 용가리하고 디 워하고 결정적인 차이점은 뭡니까?
    심: 많이 나죠. 용가리 때 계약서조건이라든가 이런 걸 비교해보면서, 용가리 한 거 하고 반대로 가면 된
    다는 걸 느꼈고. 

    총: 계약서도?
    심: 예 계약서도. 그리고 굉장히 정상적이고 좋아졌어요. 배급하는 친구들도 메이저 사장들이에요. 메이
    저 사람들이 맡으니까 정말 프로페셔널하더라고요. 굉장히 심플하고 첫째 생각이 굉장히 건전하더라고요. 
    그리고 같이 윈윈할 수 있는. 왜냐하면 자기가 돈을 다 챙겨가지고 이 회사를 무너뜨리면 넥스트 프로젝트
    가 없죠. 그건 바보짓이죠. 

    총: 구체적으로 설명 좀 해주시죠. 제가 <디 워> 동영상 봤는데, 디지털 퀄러티 대단하고 ...
    심: 비교가 안 되죠.

    총: 미국 촬영장면이 꽤 많더라고요?
    심: 제가 조금 있다 보여 드릴께요. 새로 만든 게 있거든요. 그 때 미국에서..
    총: 현지 로케 얘기 좀 해주시죠? 탱크 나오고 하는 부분.

    심: 미국 스텝들이 256명이 있거든요. 의상 같은 경우 에미상 받은 친구가 한거고.. 요번에 죠나단이라
    고.. 제임스카메룬 밑에서 <타이타닉> 만든 친구예요. 거기서 조감독했던 친구가 요번에 참가했고 그 다음
    에 카메라 찍던 사람이 <데스워칭> 찍었던 사람이고, 스텝들이 <아마게돈> 만든 스텝들부터 <스파이더맨> 
    만든 스텝들 전부 모여 가지고, 

    그리고 또 배우도 왜 제이슨이라고, 영화 <그라디>라는 영화, <주온>을 리메이크한 그라디란 영화 거기서 
    남자 주인공, 그 친구가 이제 리더 액터로 나오죠. 그 다음에 로버트 포스트. 그러니까 일반 미국 메이저 
    영화 자체도 정식 배우는 12명에서 13명 정도 나오거든요. 근데 우리 같은 경우는 45명 정도 나오죠. 단역
    도 정식 영화배우들이고 비디오 배우가 아니고.

    총: 그럼 미국에서 찍은 건 스텝들이 전부 미국사람들이네요? 
    심: 그렇죠. 우리 직원들이 45명, 그리고 미국 스텝들 합해서 찍은 거죠.
    총: 제가 본 장면 중에는 L.A에 탱크가 들어가는 장면이 있던데 그건 어떻게 찍은 겁니까?

    심: 처음에 도시에 아브라함 탱크를 놓고 군대와 싸우는 장면을 찍어야 되겠다. 그랬더니 미국 친구들도 
    전부 안 된다는 거죠. 
    총: 도시에 탱크가 들어갈 수 없다? 

    심: 그건 있을 수 없다는 거예요. 9.11 테러 이후에 공포탄 하나 못 쏜다는 거예요. 도시에서. 그래서 안 
    된다는 사람들 전부 파이어 시켰죠. 그래서 제가... 세상에 정해진 룰이 어디 있냐? 룰도 사람이 만든 건
    데 역사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무심결에 얘기한 건데 그 말을 듣고선 이렇게 사진
    에다 넣어서 보내왔어요 (그의 책상에는 그 말이 적힌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나만 하는 방법이 있다. 그랬더니 어떻게 하냐는 거예요. 되지도 않은 거를. 탱크가 들어오
    고 어떻게 이 많은 차량을 우회를 시킬 거며... 예를 들어 역삼역에서 테헤란로를 전부 막아 달라. 이틀 
    동안 우리 영화에서 탱크 불러 찍겠다. 그리고 우리가 길에서 수천 발 쏴야 되는 데 건물 유리창도 있고 
    그걸 어떻게 하느냐는 거죠. 미국에선 그걸 데 세트를 만든다 이거죠. 난 세트 만들 돈 이 없다. 난 탱크
    로 직접 해야겠다.

    총: 탱크를 LA 시내로 몰고 들어와서 찍겠다는 거죠? 그게?
    심: 그렇죠. 들어오는 거는 다섯 대가 들어오지만 영화상 수 백 대가 들어오는 장면이죠. 
    총: CG로 해서?

    심: (사진을 보여주며) 요게 아브라함탱크거든요. 요게 인제 저희가 만든 탱크예요. 예. 만든 탱큰데, 사
    람들은 만든 건지, 실산지 전혀 구분이 안가죠. 
    총: CG로 만든 겁니까?
    심: CG뿐만 아니라.



     
     
    그가 보여준 사진
     

    총: 실제로 모형을 만들었다구요?
    심: 만든 거죠.
    총: 실제 탱크는 어떻게 들어온 겁니까? 시내로.

    심: 그래서 제가 인제 LA시장한테 레터를 보내고 LA검찰청장한테 편지를 보내고 그 다음에 캘리포니아 주
    지사한테 편지를 보내서 결국은 그 쪽에서 도와줬죠. 

    총: 편지를 직접 보냈군요. 

    심: 그렇죠. 미국 너희 나라는 영화의 나라인데 한국에서 여기서 영화를 찍겠다는데 이런 걸 규제하는 것
    이 무슨 영화의 나라냐. 이런 걸 찍게 해줘야 될 거 아니냐. 촬영할 때 그 분들 초대도 하고 그래서 그분
    들에게서 팩스가 왔더라고요. 열심히 해서 잘 찍으라고. 결국은 허락을 받아냈죠. 그러니까 남이 할 수 없
    는 걸 해내야지 되지, 남이 다하는 걸... 이건 인맥을 통해 된 것도 아니고. 

    총: 미국 현지의 에이전트도 안 된다고 했는데.
    심: 그래서 제가 파이어시켰죠. 안 된다는 친구들은, 너희들은 나하고 일할 자격이 없다. 그래서 파이어시
    켰죠.

    스필버그가 쥬라기공원 만들 때 고무 뒤집어 쓰고 CO2 뿜어대는 공룡부터 시작해 거기까지 간 심형래에게 
    그런 일로 안 된다니. 

    당연히 해고지.

    총: 하하 그랬군요. 미국 현지에서 찍은 분량은 얼마나 됩니까?
    심: 미국에서 찍은 분량이 거의 한 80% 정도. 우리 한국에서 찍은 분량이 한 20% 정도. 우리나라 전설, 이
    무기라는 컨텐츠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 건데.

    총: 내용을 잠깐 말씀해주시죠.

    심: 내용 자체는 인제, 용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우리 할머니한테나 이무기 대
    한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구룡폭포라고 뭐냐 하면, 열 마리의 이무기가 살았는데 아홉 마
    리만 용이 되어 승천을 했고 지금도 한 마리가 살아있다. 그래서 이무기에 대한 전설이 많잖아요. 우리 어
    릴 때 소풍 갈 때 비 오면, 수위가 학교 지을 때 이무기를 잡아가지고 우리가 소풍갈 때 비 오는 거다. 

    어릴 때 그런 전설이 있듯이 이무기가 용이 되려면 처녀를 아흔 아홉 명 갖다 바쳐야지만 용이 되어 승천
    한다. 이런 걸 모티브로 잡아가지고... 전세계가 용은 다 알지만 용 되기 전에 이무기라는 거는 우리나라 
    밖에 없으니까. 우리나라에서 그냥 이무기라는 걸 만들면 전설의 고향에 불과하죠. 그래서 이 시장자체를 
    미국으로 옮기자. 

    그래서 내용자체는, 하늘에는 차기용이 되려는 이무기들이 여러 마리가 있죠. 이무기마다 추종세력 있는 
    거죠. 그래서 선행을 가장 많이 쌓은 이무기한테 하늘에서 여의주를 줘 가지고 용이 되는 건데 그 중에 브
    라키라는 포악한 이무기 한 마리 때문에 하늘에서 여의주를 다른 행성에 감추죠. 그 때 조선시대 때 여의
    주를 갖고 태어난 여자아이가 있는 거죠. 그래서 이 여자 아이가 스무 살이 되면 여의주 형상이 되는 거
    죠. 

    그래서 하늘에서 그걸 알고, 그 아이가 스무살이 되면 그 마을에 침공하는 걸 알고 하늘에서 전사를 내려 
    보내죠. 그 전사는, 이 친구는 뭐냐 하면 여의주가 누군지를 알아요. 그 여자를 보호하고 있다가 스무 살
    이 되면 하늘에 있는 이무기한테 갖다 바치는 임무를 가지고 내려오는데 같이 있다 보니까 사랑을 느껴 가
    지고 하늘에 보낸 이무기한테도 안 보내는 거죠. 그래서 같이 도망가다가 브라키가 쫒아오는 바람에 그래
    서 떨어지면서 죽고 5백년 후에 환생한거죠. 

    총: 아, LA에서.
    심: 예. L.A에서. 그래서 스토리가 L.A 골통품상 안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총: 대충 그렇게 되는 거군요. 시나리오는 누가 쓴 겁니까?
    심: 제가 쓴 겁니다.

    총: 이번에도 직접. 하하. 그 시나리오는 할머니한테 오래 전에 들었던 얘기를... 

    심: 우리나라는 전설, 왜 아흔 아홉명 여자를 바쳐야 되느냐. 그건 뭐냐 하면 브라키가 와 보니까 어떤 여
    자가 여의주를 갖고 있는 여자를 모르니까 모든 여자를 다 갖다 바치는 그래서...

    총: 시나리오를 쓴 다음에 각색을 누가 했겠군요?

    심: 각색을 영어로 또 다시 헐리우드 작가에게 넘겨서 미국의 입맛에 맞는 단어라든가 이런 걸로 각색을 했죠. 
    총: 미국 스텝들 운영하시는데 뭐 언어적인 어려움은 없었어요? 
    심: 그런 불편함은 없구요. 저는 굉장히 편해요. 듣는 사람이 힘들어서 그렇지.

    총: 하하하
    심: 영어 굉장히 잘한 다고요. 영화의 공통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굉장히 쉽죠. 어떻게 보면. 

    총: 그렇군요. 찍기는 다 찍은 거고 이제 편집작업에 들어가 계신 건가요?

    심: 파트가 여러 파트가 있어요. 그래서 CG작업은 CG작업대로 해 나가고 편집은 편집대로 해나가고. 지금 
    밑에서 미국 친구가 와서 편집을 하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 편집하는 거보다 영어이기 때문에 
    감정이라든가 그런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미국 친구가 와서 편집을 하고 있죠.

    총: 이 영화의 보급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심: 배급은 인제... 어... 하여간 반응은 굉장히 좋아요.
    총: 반응은 누구누구? 
    심: 일단 온 사람들이 놀라고 가니까.
    총: 온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심: 아직 발표는 할 수 없지만은.. 
    총: 소위 말해 바이어들입니까?
    심: 아니 배급사.
    총: 미국 배급사? 

    심: 네. 그래서 세계 시장을 마케팅을 하려면...
    총: 계약이 아직 안 되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시려고 말씀을 안 하시는 건가요?

    심: 옛날에는 그냥 배급사쪽 얘기만 듣고 많은 얘기를 해서 오차도 많이 났고 이제는 그런 것들을 반복하
    지 말아야 되겠다. 우리나라 특히, 기자 분들은 얼마나 벌었느냐, 얼마에 계약을 했느냐, 이거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총: 그러니까 도장을 찍기 전에 앞으로 말씀을 하지 않겠다는 거군요? 
    심: 예. 일체 그건.

    총: 그렇지만 자신은 있다는 거군요?
    심: 일단은 결정은 다 되었어요. 일단 결정은 다 되었는데..
    총: 그 액수는 여태까지 있었던 한국영화하고 비교 할 수 없을 정돈가요?

    심: 저희 목표는 10억불이예요. 전세계 10억 불인데...
    총: 전 세계 10억불?

    심: 전 세계 10억불인데, 메이저에서 보는 시각은 그거 보다 훨씬 많죠. 왜냐하면 <반지의 제왕> 가지고 
    피터잭슨이 번 게 200억불 넘게 번건데 우리나라 돈으로 24조인데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도 낙농국가인 
    뉴질랜드.. 피터잭슨이 뉴질랜드사람이거든요. 

    물론 허리우드 자본과 허리우드 기술이지만 그 인프라라든가 이런 거는 피터잭슨이, 예를 들어 <해리포터
    > 가지고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이라든가 <주라기 공원>이 우리나라 2년간 수출한거 보다 돈 더 많이 
    벌었다고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총: 우리나라 영화 중에 10억불은커녕 1억불도... 

    심: 그런데 영화시장 모르는 친구들이 10억불 하면 1조가 넘는 돈인데, 영화를 모르는 친구들이 얘기하는 
    게 우리가 어떻게 10억불을 버느냐,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무슨 맨날 뭐, 말은 그렇게 하지만 하는데 인터
    넷에 보시면 전부 나와 있어요. 개봉작들.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영화가 만약에 10억불 벌었다 그
    러면 다섯 배를 곱하면 되요. 그 다음에 DVD가 있고 비디오가 있고 케이블이 있고 판권이 있고, 판권자체
    가 굉장히 많죠. 


     

    총: 지금 목표는 미국극장에서 정식으로 개봉을 한다는 거네요? 전국 와이드로?
    심: 당연한거죠. 그건 뭐, 말하나 마나죠.
    총: 그러니까 어디 L.A교포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를 통해 정식으로 미 전역에 개봉을 한다? 

    심: 아 그럼요. 스크린 수 지금 얘기한거는 3천개에서 4천개... 
    총: 3천개, 4천개 얘기 하는 중이라고요? 
    심: 당연히 그렇게 자기네들이 얘기하니까요.

    그렇단다. 그렇게 된다면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총: 지금 얘기하고 있는 배급사들이 지금 만들어 놓은 5분이나 10분 정도의 데모를 보고 그렇게 이야기 하
    는 건가요? 

    심: 그렇죠. 미국에서 촬영하는 거 다 와서 보고 실제로 규모를 보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 거지. 그 사람들
    은 바보가 아니에요. 그 사람들 철저하게 비즈니스 맨이예요.

     

    총: 그런 게 가시적으로 사인이 되서 정말 확실하다고 백프로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언제입니까? 
    심: MOU는 오늘, 내일 정도에 와요. 

    총: 정식 계약서는 한 두 달 내에 되겠군요? 
    심: 4월 15일 날 정도 전 세계 배급사들이 다모이죠. 영국, 독일, 프랑스 뭐... 
    총: 그 때 데모버전이 나옵니까? 

    심: 예. 그 정도에 나오죠.
    총: 1시간 정도?
    심: 그렇게 많이 필요 없어요. 5분에서 10분 정도. 
    총: 그거보고 결정?

    심: 그렇죠.
    총: 과거하고의 차이점은 지금 말씀하셨듯이 비즈니스의 전문성도 차이가 있고 CG의 퀄러티도 차이가 있
    고... 

    심: 모든 것이 그때 와는 다르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배급사만 믿고 그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거 그대로 한 거하고... 사인하라 하면 확인도 안 해보고 사인하고 영어를 뭐 알아야지 뭐 그걸 변호사한
    테 컨펌을 받는 건 뭐 큰 회사들이나 그렇게 하는 거고, 할 여력도 안 되었고.. 그걸 백 프로 이용한 거
    죠.

    총: 지금은..
    심: 지금은 완전히 법률팀까지 다 구성이 되어 있어요. 법부터 회계 뭐 이 쪽까지 전부다 변호사까지 전
    부 다 세팅이 된 상태죠. 미국 지사까지 설립하고 

    총: 듣다 보면 포기하거나 그러고 싶었을 시점이 있었을 거 같은데..

    심: 제 사전에 포기라는 건 없어요. 스타가 한 번 되어야 되겠다. 그러면 그만큼 노력을 하면 스타가 되
    죠. 가장 나쁜 생각이 포기예요. 예를 들어 직원들 전부 떠났더라도 저는 포기를 안 하고 또 다시 시작하
    죠.

    총: 왜 포기를 안 하십니까? 동시에 연결되는 질문은 왜라고 묻기에는 그렇긴 한데 그런 건 타고 난 캐릭
    터니까, 왜 끊임없이 해외로 나가려고 하시는지?

    심: 해외시장을 나가보면, 미국 경우 흥행되는 영화를 보면 흥행 1억불 돌파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잖아
    요. 신문에서 보잖아요. 1억불 돌파했다, 2억불 돌파했다, <스파이더맨> 같은 경우에는 미국에서만 번 게 
    4억불정도 되고. 영화로 4억불 벌면 전 세계적으로 들어오는 수익이 굉장하거든요. 그 것뿐만 아니라 DVD
    도 있고. 

    시장자체가 우리가 천만을 돌파 하고 뭐 하지만 세계시장을 돌파하려면 천만이 아니라 몇 억 명이 봐야지 
    되죠. 시장자체가 크니까, 일단 첫 번째 리스크가 없고 제가 몇 억벌 들여서 제작한 것도 아니고 그치만 
    몇 억불 들여서 만든 영화보다 더 크게 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게 가능한 거
    죠.

    총: 디 워의 제작비가 지금 어느 정도 되죠?
    심: 그것도 지금 제가 얘기 안할라 그래요.
    총: 대충으로.

    심: 에이, 그거 얘기해봐야 좋은 소리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총: 용가리가 백억 뭐 이렇게 해서 들어갔으니까 요번엔 이백억 정도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심: 그건 좋을 대로 생각하시고
    총: 그것보다 적나요? 많나요?

    심: 우리가 5년간 고생해서 만든 거를 제작비 얼마 이거에 비교해서 애기하는 게 싫고, 이건 저의 뼈와 살
    이 들어간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게 (흉터난 손을 내밀며) 세트에서 떨어져서 다친 거니까. 이걸 
    가격으로 논하고 싶지 않거든요. 제가 이걸 뽑아보니까 미국에서 이 정도 규모로 제작하려면 2억불 이상 
    들어가지 않았을까. 

    제가 직접 제작하니까 제가 감독 콘티 슈퍼바이저까지 전부 다 그런 비용까지 포함하면 굉장히 크죠. 우리
    가 지금 CG 미니어쳐 CG, 디자인, 이걸 전부 외주를 줬다하면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죠.

    총: 이 모든 걸 내부적으로 다 해결했기 때문에..

    심: 그런 걸 포함했을 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들어가죠. 그렇지만 자체 장비, 작업 이런 인프라를 
    가졌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 수가 있는 거지 그렇지 않고 외주를 했을 때는 엄두를 못내는 거죠. 예를 들
    면 2백억을 들여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 2백억을 가지고 그러면 컴퓨터 라인도 못 깔죠. 이 영화를 시작
    한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는 거 아니거든요. 만약 그러면 컴퓨터 작업 값도 안 나온다는 거
    죠.

    총: 10 몇 년 동안 까먹어가며 쌓은 인프라와 그 기술력 노하우로 직접 했기 때문에 비용이 엄청나게 세이브 되었다..

    심: 미국사람들은 일체 안 가르쳐줘요. 어떻게 제작했다는 거 뭐 모델링 어떻게 하고 맵핑을 어떻게 하는 거고.. 
    총: CG는 백 프로 국내에서 한 건가요?
    심: 거의 백 프로죠.

    총: CG수준에 대해 배급사들이 와서 뭐라 그럽니까? 
    심: 그냥 한마디로 딱 말해, 익사이팅이라고. 얼굴표정이 틀리죠. 아까 이 친구도 한국에 굉장히 많이 왔
    다 간 친군데, 한국에 이렇게 나올 수 있는 데가 있는지를 오늘 처음 알았다고. 전체 한 번 둘러보고 갔
    죠. 사실 보여주면 안 되는데 일부러 찾아와 가지고 해서 보여 준거죠.

    총: 국내에 개봉을 동시에 합니까?
    심: 거의 동시에 하려고 해요. 
    총: 미국 개봉과 함께?
    심: 미국에서 우선 제 목표는 박스 오피스에 1위를 하고...

    총: 박스 오피스 1위?

    심: 그런데 사람들이 참, 제가 5년 안에 미국을 잡겠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영화로다 미국을 잡겠다... 아
    무도 안 믿어줬고, 앞으로 제가 2년 남았어요. 5년 전에 얘기했으니까.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하면 다 잡
    는 거죠. 그렇잖아요? 제가 뭐 국민학생도 아니고..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심: 가능하다고 지금도 생각하시는 거죠?
    심: 가능한 게 아니라 충분히 가능하죠. 
    총: 충분히. 그냥 가능한 게 아니라..
    심: 그렇지 않으면 제작을 못하죠. 제가 왜 제 일생을 바치겠어요.

    일생을 바친다...

    총: 올해 11월요?
    심: 개봉날짜를 잡아놓은 건 아니에요. 목표는 땡스기빙이예요. 그런데 조금 더 늦어질 수 있어요

    총: 조용히 계신 이유가 용가리 때 하도 데여서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때 말을 하시려고 하는 거군요?

    심: 그렇죠. 궁금해 하는 친구 되게 많은데 우리 인터넷에 올라간 거는 3년 전에 만든 거거든요. 지금 것
    은 일절 노출을 안 시키죠. 
    총: 지금 것을 1, 2분이라도 저희한테 좀 주시죠. 

    심: 아, 그건 안 되요. 그냥 한번 보고는 가실 수 있어요.
    총: 샘플 30초라도. 이 인터뷰 나가고 10초라도 줬으면 좋겠는데.
    심: 하하하 예이 그건 안 되죠. 보고는 가시죠. 어느 정도 퀄러틴지 보고는 가세요. 

    총: 그건 좀 있다 보긴 볼 텐데..
    심: 그냥 보고는 가세요.
    총: 10초만.
    심: 암만 꼬셔도 그건 안 됩니다.(폭소)

    총: 하하하. 그렇군요.
    심: 첫째 지금 일단 노출을 안 시키고 있어요. 
    총: 그러면 하반기가 되어야 매체를 통해 입을 여시겠군요.

    심: 영화 다 끝난 다음에 정식 예고편이 나가죠. 지금 보시면 여태까지 나왔던 미국에서의 기술력하고 저
    희가 본 기술력하고는 제 입으로 얘기할 게 아니고, 실제 보시고, 바른 얘기 많이 하시잖아요? 직접 보시
    고 얘기하시는 게 제일 좋아요. 실사와 CG가 얼마만큼 정교하게 믹싱이 되었나 보시면 알죠.

    총: 이게 만약 성공을 한다면, 말씀하신 수준 성공한다면, 사실은 세계적인 수준이 되는 건데..

    심: 성공한다.. 그건 자기 마음에 달려있거든요. 제가 지금 이 상태에서도 성공이라면 성공이고 실패라면 
    실패 모르겠는데 첫째 리스크를 줄이는 게 관건이죠.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게 백 개 정도 판권이 되거든
    요. 막말로 한 개의 나라에 3억씩만 팔아도 3억 가지고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어요? 만들 수가 없죠. 모
    든 DVD 판권부터 오파 들어온 거...그런데 제가 얘기 드리면 믿지 않으실 거예요.

    총: 그래도 말씀 해주시죠. 하도 데어서 그러신 거죠? 하하. 한 가지만 말씀해주시죠. 그 중에서 제일 괜찮은 오파.

    심: 피터란 친구가 랭킹 8위인 콜롬비아를 1위로 끌어올린 친구예요. 콜롬비아를 1위로 끌어올린, <스파이
    더맨>까지 했던 친군데 그 친구가 아무 얘기도 안 해요. 제 영화를 보고.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고. 이
    건 숨어있는 다크호스다. 저한테 딱 한마디 얘기하고, 땡큐하고 가요.

    총: 돈 얘기는 안 하고요?
    심: 그건 돈 얘기는 대강 이제 아웃라인으로 나와 있죠.
    총: 용가리 때는 배급사한테 들어서 한 거고 지금은 직접 확인을 하신 것이고.. 
    심: 지금 그 배급사하고 비교가 안 되죠. 지금 배급하는 거는 정식 메이저 배급 라인이고.

    총: 어느 라인으로 배급이 될 건지는? 
    심: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죠. 
    총: 어느 배급사로 될 건지는 아직? 
    심: 18일 날 계약하고 한 번 보여 드릴께요

    총: 요거 다음에는 무슨 영화를 찍을 건가요? 
    심: 저희가 24편의 영화가 준비되어 있어요. 지금 이제...
    총: 24편요?

    심: 지금 순서대로 제가 진행하는 게, 3D 에니메이션도 있고 픽사에서 진행하는 영환데 픽사에서 나온 영
    화하고 지금 테스트 해놓은 퀄러티하고 비교해보시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퀄러티가 좋죠. 저게 우리가 만
    든 기술력이예요. 
    총: 24개나 있다구요?

    심: 골든 아일랜드, 피쉬 워, 카오스, 콘돌, 트레인 뭐 이런 영화들이죠.
    총: 공룡은 더 이상 안하시는 겁니까, 이제?
    심: 어 공룡 영화... 트레인이라는 영화가 또 있어요. 그건 여태 나왔던 공룡하고 전혀 다르죠. 

    총: 귀여운 공룡?

    심: 아니죠. 돌연변이 공룡들인데 굉장히 특이하죠.
    총: 어떻게 특이합니까?
    심: 하하.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죠. 
    총: 이번에도 직접 감독하신 거구요?

    심: 예. 직접 다했죠. 제일 중요한 게 인제 앞으로 컨텐츠를 가져야만 우리가 살 수 있기 때문에, 사실 문
    방구 가 보면 눈물나는 게 우리나라가 컨텐츠 없잖아요? 포켓몬스터, 뭐 스타워즈, 하다못해 헐크까지 외
    국에서 판권을 사다가 하는데, 세계시장에서 나가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굉장히 어렵거든요. 

    앞으로 인건비가 싸다고 한국이 그렇게 할 게 아니고 우리의 컨텐츠를 가지고 그걸 세계시장에 수출할 수
    도 있고 그런 굉장히 고부가가치인데도 불구하고 이 방향이 틀리니까 제가 생각하는 방향하고 다른 사람
    이 생각하는 방향하고 틀리니까 그런 쪽에서 제가 더 이상 그 얘기를 해봐야... 

    총: 사람들이 왜 한계를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심: 자기가 못하면 남들도 못하는 걸로 생각하거든요. 근데 미국영화를 직접 보시면, 정말 <디 워> 보다 
    못한 영화들이 몇 십억불씩 버니까, 그런데 그런 걸 잘 몰라요. 

    총: 보통사람들이 보면 무모하다고 하거나 바보 같다고 생각하거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텐
    데... 그런데 난 할 수 있다.. 

    심: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죠.
    총: 그런 동력은 어디서 나옵니까?
    심: 우린 안 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박혀 있어요. 한국 사람은 안 된다. 이런 게 심하게 박혀있는데, 그건 교육 과정 때문인 거 같아요. 

    총: 본인은 어떻게 극복이 된 건가요?
    심: 저는 바보니까 하는 거예요. 영구니까 하는 거지. (웃음)
    총: 하하

    심: 우리나라 머리 똑똑하신 분들은 외국에다 의존하려고 하는 거지. 그런 쪽으로는 굉장히 발달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만 우리가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지고.. 제가 미국 스텝을 쓰는 이유도 저와 
    기준점이 안 맞으니까. 카메라 앵글이라든가 노출이라든가 조명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똑같은 카메라를 가
    지고 찍었는데도 그 쪽에서 찍었을 때는 굉장히 미국의 메이저처럼 보이는데 우리는 왜 이럴까. 

    아직도 제가 이게 딜레마예요. 그리고 또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정
    식 배우 유니온을 쓴 이유가 정식 유니온을 써야만 미국에서 정식을 또 개봉을 할 수 있으니까. 미국을 잡
    으려면 뭐 그렇게 해서 호랑이 굴로 들어 들어가야 되겠다.

    총: 왜 겁이 없는 거죠? 사실 그거 돈이 있다고 그럴 수 있는 거 아니거든요.

    심: 그렇죠. 그거 돈이 있다고 무모하게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는데. ‘왜’라는 거가 단어가 참 듣기가 
    참 생소한데.. 저희도 하면 돼요. 

    '왜'라는 단어가 듣기 생소하단다.

    총: 왜라고 질문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되냐... 

    심: 제가 신지식인일 때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니까 못하는 거라고 제가 얘기한 적 있잖아요. 
    단어자체는 굉장히 간단하지만 정말 안 하니까 못 하는 거죠.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총: 알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이제 그럼 디 워를 좀 보여주시죠. 

    그리고는 5분 편집판 <디 워>와 메이킹 필림을 봤다.  

    짧은 필림이라 전체 스토리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CG 퀄러티가 놀랍다. 세계적 수준이다. CG
    는 결국 그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걸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기술에 불과하지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결코 
    보장해주진 않는다고 일축할 수 있다.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그러고 입 딱 닫기엔 그가 거기까지 도달하
    기 위해 지불했던 그 무수한 대가들을 도저히 그냥 외면할 수 없다. 

    심형래가 열심히 했으니 영화가 설혹 재미없더라도 봐 주자거나 대충 넘어가주자는 말을 할 생각은 추호
    도 없다. 본지 만약 <디 워>가 재미없다면 <용가리>때 그랬던 것처럼 누구보다 앞서 재미없다고 떠들 것이
    다. 영화는 감독보다 관객이 먼저다.

    하지만, 등 떠민 사람 아무도 없는데, 그 말마따나 바보처럼 일생을 걸고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덤
    벼드는 그를 가만히 보고 있자면, 짠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왜 라고 묻지 않고, 오로지 어떻게 하면 되는 
    지만 생각하며 앞으로 앞으로만 나가는 이 사람은, 이 사람에 대해선 본지, 응원단이 되기로 했다. 

    그의 꿈이 실현되는 걸 정말 보고 싶다.


    딴지총수
    ([email protected])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07/07/31 02:54:57  211.42.***.10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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