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어느 한적한 섬에
여러가지 감정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었다.

그 중에는 <STRONG><FONT color=#2f9d4c>행운</FONT></STRONG>도 있었고, <STRONG><FONT color=#44499a>슬픔</FONT></STRONG>, <STRONG><FONT color=#ae623a>지식</FONT></STRONG>,
그 밖의 모든 감정이 있었다.

물론 <FONT color=#000001><STRONG><FONT color=#fe1100>사랑</FONT></STRONG>이라는 감정</FONT>도 살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감정이 모여 살던 어느 날,
이 섬이 바다 속으로 가라 앉게 되었다.

그래서 이 섬에 살던 감정들은
배를 타고 섬을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FONT color=#000001>이라는 감정</FONT>은 끝까지 배에 타지 않고
혼자서 가라앉고 있는 섬에 남았다.

마침내 섬이 물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게 되었을 때
<STRONG><FONT color=#fe1100>사랑</FONT></STRONG>은 도움을 청했다.  

때마침 <STRONG><FONT color=#daa520>부유함</FONT></STRONG>이라는 감정이 호화로운 배를 타고
<STRONG><FONT color=#fe1100>사랑</FONT></STRONG>의 곁을 지나가고 있었다.

<FONT color=#daa520><STRONG>부유함</STRONG></FONT>이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너무나 부유하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없단다.
너를 구해 줄 생각도 물론 없지. 내가 뭐가 부족하다고
너를 구해주냐?”

<STRONG><FONT color=#fe1100>사랑</FONT></STRONG>은 다시 <FONT color=#ff00ff><STRONG>교만</STRONG></FONT>이라는 감정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STRONG><FONT color=#ff00ff>교만</FONT></STRONG>이 말했다.

“나는 널 도와줄 수가 없어. 넌 완전히 물에 젖었고,  
 난 너 때문에 내 배가 더럽혀지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

<STRONG><FONT color=#44499a>슬픔</FONT></STRONG>이라는 감정이 곁을 지나가자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이 다시 도움을 청했다.
<FONT color=#44499a><STRONG>슬픔</STRONG></FONT>은 이렇게 말했다.

“날 그냥 내버려둬, <STRONG><FONT color=#fe1100>사랑</FONT></STRONG>아.
 난 지금 너무 슬프기 때문에 혼자 있고 싶어.
 누군가와 함께 있을 수는 없어.”

<FONT color=#2f9d4c><STRONG>행운</STRONG></FONT> 역시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을 본 척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FONT color=#2f9d4c><STRONG>행운</STRONG></FONT>은 너무나 행복했고, 그 행복을 즐겨야 했기 때문에
사랑을 구해줄 겨를 따위는 없었다.

‘이제 다 끝났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은 저만치서 누군가 “<STRONG>이리와!</STRONG>”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외침이 들려오는 배 쪽으로 다가간 사랑은 너무나 행복했다.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이 마침내 육지에 내렸을 때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을 구해준 자는 구름처럼 사라져 버렸다.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은 <FONT color=#ae623a><STRONG>지식</STRONG></FONT>이라는 감정에게
자신을 구해준 자가 누구였는지 물어보았다.

<STRONG><FONT color=#ae623a>지식</FONT></STRONG>은 사랑에게 그것이 누구였는지 알려주었다.
<FONT color=#fe1100><STRONG>사랑</STRONG></FONT>을 구해준 것은 시간이었다.

<FONT color=#ae623a><STRONG>지식</STRONG></FONT>이 미소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STRONG><FONT color=#fe1100>사랑</FONT></STRONG>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있는 것은
<STRONG><FONT color=#778899>시간</FONT></STRONG>뿐이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