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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8587
    작성자 : song
    추천 : 30
    조회수 : 2282
    IP : 211.221.***.8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6/03 19:55:35
    http://todayhumor.com/?panic_98587 모바일
    후배
    7년 전의 일입니다.

    친한 후배가 자살 추정으로 죽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철길로 들어가 죽었는데, 그 철길이 접근이 쉽지 않다 합니다.

    집에 전화해서 후배 집에 초상이 있어서 늦는다. 이야기하고 장례식장으로 갔습니다. 후배의 집이 수도권이긴 해도 제가 다니는 회사나 집과 그다지 가깝지 않아서 장례식장에 들렀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상당히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자정이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부모님은 10시면 잠자리에 드시는 분들이라 당연히 주무실 거라 생각하고 열쇠로 문을 열려 하는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들어오지 마!"

    평소엔 많이 늦는다 말씀드리면 기다리지 않으시고 주무시는데, 너무 늦어서 화가 나신 건가 잠시 당황했습니다. 어머니께서 현관문을 손만 나올 정도로 조금만 여시더니 제게 굵은 소금을 마구 뿌리시더군요. 그러시더니 들어오라 하십니다.

    그 전까지 제가 상갓집에 다녀왔다 소금 뿌리신 적 한 번도 없으십니다.
    이상해서 여쭤봤습니다.

    "엄마, 오늘은 왜 그러세요?"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자다가 꿈을 꾸는데 네 뒤로 하얀 야구모자를 쓴 남자애가 울면서 쫒아오는 거야. 그런데 그 뒤로 흐릿한 사람들이 계속 따라오고 있더라고.그래서 일어나 소금 들고 너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그 말에 온 몸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초상집에 가면서 어머니께 누가 죽었는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후배네 집에 초상이 있어서'라 했을 뿐이죠.
    그 후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이야기 안했습니다.
    게다가 죽은 후배는 야구모자를 즐겨 썼습니다.

    우리는 친한 선후배일 뿐이었지만, 몇몇 친구들이 제게 말했었죠.
    그 후배가 절 이성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고요.
    저도 가끔, 이 아이가 날 선배로만 생각하는 게 맞을까 의심했지만,
    결국 저희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투고] 준희님
    출처 http://thering.co.kr/2159?category=20
    song의 꼬릿말입니다
    왠지 오늘의 유머에 어울리는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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