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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문간드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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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0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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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347
    작성자 : 요르문간드
    추천 : 10
    조회수 : 712
    IP : 211.252.***.3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0/07/15 15:02:05
    http://todayhumor.com/?panic_6347 모바일
    일라(日羅)
    일라(日羅)


    신라 홍제(鴻濟) 연간에 한 신라 뱃사람이 왜국 근처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폭풍을 만나게 되었다. 대낮인데도 구름이 가득 끼어 온 세상이 마치 밤처럼 어둑어둑한 가운데, 사방에서 거세게 비가 뿌리니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괴물이 세상의 하늘을 통째로 집어 삼킨 듯 하고, 또 바닷속에서 금방이라도 산 만한 거북이가 튀어나와 배를 씹어 먹을 듯 하구나."

    뱃사람은 두려워 하면서, 배를 안전한 곳으로 이끌고 가면서 닻을 깊이 내리고 배가 빠지지 않게 하려고 힘을 다 하였다. 사방이 번쩍거리며 번개가 치고 구름이 꺼멓게 낀 온 하늘이 힘을 다하여 울부 짖는 듯이 천둥 소리가 울리니, 뱃사람은 더욱 겁을 먹었다. 그런데, 번개가 번쩍여서 먼 곳까지 환하게 보일 때 마다, 검게 보이는 커다란 파도 사이에 알록달록한 이상한 점 같은 것이 멀리 보였다.

    파도가 휘몰아치는 가운데에 가만히 보니, 그것은 나무 판자에 매달려 있는 한 여자였다.

    "어찌 이와 같이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 한 가운데에 난데 없이 갑자기 여자가 문득 있는가? 바다 깊은 곳에서 여자가 솟아난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하늘의 먹구름 사이에서 번개와 함께 떨어진 여자란 말인가? 저 여자는 혹시 용왕의 부인이나, 혹은 하백의 딸은 아니겠는가?"

    그러자 다른 뱃사람이 옆에서 말하기를,

    "용왕의 부인이면 바다에서만 난다는 온갖 진주와 귀한 비단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오. 그게 아니라 하백의 딸이라면 옛날 고구려 임금처럼 우리도 나라 하나를 만들어 임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겠소?"

    하였다. 그리하여, 뱃사람들은 힘을 다하여 그 여자를 바닷물에서 건져 올렸다.

    여자를 건져 놓고 보니, 여자는 옷이 찢겨 있었으며, 얼굴과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많아서, 차림새가 엉망이었다. 그러나, 얼굴은 요염하면서도 무척 아름답고, 살결이 아주 고왔다. 여자는 쇠약해 있었으며, 정신 조차 흐리멍텅하여 제대로 말 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뱃사람이 그런 여자를 보며 주위에 말하였다.

    "이 부인은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커다란 파도를 타고 떠다니며, 천지 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직 비바람과 바닷물만을 보며 혼자 망망히 있으면서 죽을 것이라는 생각만 하였을 것이오. 그때문에, 겁을 먹고 정신이 이상해진 것은 아니겠소?"

    뱃사람은 여자를 배에서 제일 좋은 자리에 눕혀 놓았다. 뱃사람은 여자의 옷을 갈아 입힌 뒤에, 따뜻한 술을 먹이고, 좋은 죽을 먹여 기운을 북돋도록 했다.

    여자는 마침내 폭풍이 그치고 구름이 걷힐 때가 되어서야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그처럼 거칠게 비바람이 쳤건만, 날씨가 맑아지고 나니, 하늘이 푸르게 빛나고 둥근 해가 그 빛을 눈부시게 내려 쪼였다. 언제 거센 폭풍이 쳐서 배를 박살 낼 듯이 두렵게 하였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지경으로 날씨가 급히 좋아졌다. 그러므로, 마치 하늘의 뜻이, 조그마한 바다의 출렁임에도 어쩔 줄 몰라하는 뭇 사람들을 비웃는 듯 하였다.

    뱃사람은 기운을 차린 여자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온 누구이며, 어찌하여 그와 같이 홀로 바다를 떠돌고 있었소? 그대는 바닷속에 산다는 사람이오? 혹은 그대가 바로 뱃사람 사이에 말하는 인어인 것이오?"

    여자는 모두 아니라고 했다. 여자는 한참 동안 망설이고 있다가, 다른 뱃사람들이 모두 의아해 하고 있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여자는 한부(韓婦)라고 불리우던 백제 사람으로, 그 용모가 아름다웠다. 그러므로 백제에서 기이한 학식으로 이름이 높아서 달솔 벼슬을 살고 있는 일라(日羅)라는 사람이 자신의 집에 두고 같이 지내고 있었다. 일라는 온갖 학문과 불경에 매우 밝았으며, 언제나 재물과 권세에 욕심이 없이 세상 밖에서 고고히 사는 듯 지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한부는 행실이 곱지 않으며, 욕심이 많으며, 또한 화를 잘내며 조그마한 이익을 탐내는 성격이었다. 그러므로, 일라의 주위 사람들 중에는, 일라와 같이 부유하고 지체 높은 사람이 한부와 같이 지내는 것을 탐탁치 못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위에서 말하는 것은 이러하였다.

    "한부는 공께서 부인과 같이 대해 주고 있는 사람이며, 이제 그 나이 또한 서른에 가까우니 어머니로서 그 몸가짐을 바르게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 길거리에서 깔깔거리며 여러 잡배들과 쉽게 어울리며, 왠갖 소문이 도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늦게 까지 시정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놀고 있습니까?"

    그러나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일라는 이렇게 답했다.

    "이 여인은 본시 요염함을 몸 안팎에 가득 품고 난 사람이다. 세상에 아름다운 여인은 많으나, 한부가 특별한 것은 그 때문이다. 만약 그러한 요염함이 없다면, 무엇이 얼굴이 곱고 살결이 부드러운 다른 여인과 다를 바가 있겠는가? 내가 저 여인을 사랑하는 것은, 저와 같이 한번 웃어 유혹하는 것이, 단숨에도 아찔하여, 곧 만사 다른 걱정을 생각할 것을 잊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라는 오직 웃으며 한부를 더욱 좋아할 뿐이었다. 기실, 일라는 한부의 아름다운 용모와 교태로운 몸짓을 몹시 아꼈으므로, 비록 한부에 다른 흠이 많다한들 크게 싫어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하루는 그 한부에게 우도(羽嶋)라는 한 왜국(倭國) 사람이 찾아 왔다. 우도는 처음에 한부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부인과 같은 아름다운 사람은 처음 봅니다. 실로 부인과 같은 용모를 보는 것 만으로도 저는 큰 즐거움을 얻은 것이요, 깊은 복을 누린 것입니다. 그러니 부인의 얼굴을 본 값을 치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디 제가 드리는 선물을 받아 주십시오."

    그러면서, 우도는 한부에게 좋은 술과 아름다운 옷을 선물하였다. 그러자, 한부는 기뻐하며, 우도와 함께 시정의 한 술집에서 밤이 깊도록 같이 술잔을 나누었다.

    그러나 밤이 깊어가고, 인기척이 뜸해지자, 우도는 한부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속삭이듯이 말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제가 부인을 보고자 한 것은, 그저 술잔을 나누는 수작을 걸어 한 번 놀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왜국왕(倭國王)께서 긴밀히 보낸 사신으로, 부인과 함께 살고 계시는 달솔 일라를 만나 뵙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 온 것입니다.

    일라께서는 온갖 나라의 많은 일들을 모두 간파하고 계신 대단하신 분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지혜가 많기로 이름이 드높으신 분입니다. 그리하여, 일라의 이름은 삼한 뿐만 아니라, 먼 외국에 이르기까지 천하사방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왜국에는 일라께서 해주시는 말씀을 따라 나라를 다스리면, 온 나라 사람들이 편안해지고, 세상에 두려워 할 것이 없다는 말까지 돌고 있으니, 왜국왕께서는 일라를 긴히 모셔 가서 나라를 다스리는 귀한 분으로 삼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라께서 이렇듯 귀한 분이시기에, 칠십팔국을 모두 다스리는 백제의 성상께서는 일라가 외국에서 벼슬을 받는 것을 막으려 하십니다. 그래서, 지난 번에 일라를 찾아 모시러 왔을 때에도, 백제 조정에서 저희들을 쫓아 보내 버리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렇듯 몰래 일라를 뵙기 위해, 일라와 함께 사신다는 부인께 긴밀히 뜻을 전하러 오게 된 것입니다.

    하오니, 제가 부인께 바칠 비단과 장신구는 얼마든지 있으니, 부디 부인께서는 저를 일라께 안내해 주십시오."

    그말을 듣자, 한부는 즉시 얼굴색이 변하였다. 한부는 바로 술잔을 집어 던지더니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우선 달솔께 이러한 뜻을 전해는 보겠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바로 밖으로 나갔다.

    한부가 화가 난 듯 했으므로, 우도는 짐짓 걱정이 되어 불안해 하였다. 우도는 홀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번에도 일라를 뵙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왜국왕께서 나에게 죄를 물으실 것이다. 그런데 일라와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 한부 부인을 이와 같이 화나게 하였으니, 어찌할 것인가?"

    그런데 그러고 있던 중 얼마 후에, 갑자기 길가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우도가 이상하게 여기고 가보니, 매우 화려한 옷을 입은 한부가 술에 잔뜩 취하여 노래를 부르며, 길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이었다. 한부의 몸의 자태는 무릇 지나는 남자들의 눈을 모두 끌만하였으므로, 술취하여 춤추는 그 모습을 보기 위해 길거리의 사람들이 매우 많이 몰려 들어 있었다.

    그때 한부는 우도를 보고 춤을 추며 우도 곁에 다가와서는 우도를 감싸며 빙그르르 돌며 몸을 놀렸다. 그리고 한부는 어깨와 머리에 덮어 쓰고 있던 너울을 벗어서 던졌으며, 허리에 두르고 있던 끈을 풀러서 휘둘러 놓았다. 그리고, 우도를 향하여 노래를 부르는데, 그 가사가 매우 괴이 하였다. 가사의 내용은 한부가 우도를 유혹하기 위해 남녀간의 내밀한 일을 노래하는 것이었다.

    그 노래를 듣고 우도는 얼굴이 잔뜩 붉어졌다. 또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도 낄낄거리고 웃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라가 갖고 있는 달솔의 벼슬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고래고래 욕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노래를 부르고 나서 한부는 다시 한 번 우도를 쳐다보며 쓰다듬더니, 흘러내리는 옷자락을 추스리면서, 미친 사람처럼 덩실덩실 춤을 추며 어딘가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한부가 사라지자 한부를 보던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없어졌으므로 모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흩어졌다. 그러나, 우도는 꿈을 꾸는 듯 이상하게 여겨서 그 자리에 한참 서 있었다. 마침내 우도는,

    "이왕에 일라를 만나지 못하여 왜국왕에게 죄를 받을 바에야, 차라리 이와 같이 나를 바라고 있는 한부를 만나서 한 번 즐겁게 놀아보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는, 한부가 사라진 방향으로 뒤쫓아 가 보았다.

    우도가 따라가 보니, 한부가 간 곳에는 한 집이 있고, 집의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우도는 이상하게 여겨서 집안에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집안에 들어가 보니, 한부는 없고, 기골이 장대하면서도 얼굴이 깨끗한 한 고귀한 남자가 등불을 밝혀 놓고 있었다. 남자는 좋은 술상을 잘 차려 놓은 앞에 앉아서 여유롭게 부채를 부치고 있었다.

    우도가 어리둥절해 하니, 그 남자가 웃으며 말하였다.

    "왜국왕께서 보낸 사신께서는 어서 자리에 앉아 제 술을 받으십시오. 저는 달솔 벼슬을 살고 있는 일라라고 합니다."

    우도가 놀라서 자리 앞으로 다가가니, 일라가 말을 계속하였다.

    "사신께서 하신 말씀은 제가 한부에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사신을 만나 뵈러 가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반드시 조정에서 제가 왜국사람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또 외국 벼슬을 살러 나간다는 소문이 퍼질 것이니, 그것을 조정에서 막고자 한다면, 사신의 목숨조차 위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어쩔 수 없이 한부를 보내어 사신을 유혹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온 세상 사람들이 아는 것이라고는 한부의 아름다운 몸짓과 이상한 노래만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신께서 저희 집에 일부러 걸어 들어온다하여도, 사람들이 사신께서 한부에게 꾀임을 당하여 한부를 만나러 왔다고 생각할 뿐이지, 저를 만나러 왔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입니다.

    비록 예의에는 몹시 어긋나는 일을 했으나, 제가 궁리해낸 어쩔 수 없는 술수이니, 사신께서는 너무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일라가 말을 마치자 마자 술을 한 잔 마시고 웃으니, 우도는 그제서야 얼굴이 환해지며 기뻐하기 시작했다. 우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라에게 절을 올리고, 공손히 앉아서 예의를 갖추고 말하였다.

    "저는 왜국왕의 명령을 받들어 귀한 분을 모시러 왔습니다.

    달솔께서 왜국 섬으로 건너 와서 왜국왕을 위해 일해 주신다면, 왜국왕께서는 달솔만을 위하여 아두상시(阿斗桑市)에 관청을 따로 만들어, 아름다운 저택에서 살게 하실 것이며, 아무 부족한 것이 없도록, 말씀하시는 것 중에 왜국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드리도록 할 것입니다.

    부디, 달솔게서는 왜국왕께서 나라를 다스리고 지켜나가는 데에 큰 일을 이룰 수 있도록, 그 지혜를 나누어 주십시오."

    그 말을 듣고 일라는 웃으며 다시 술을 권했다. 우도가 술을 한 잔 더 마시더니, 일라에게 다시 물었다.

    "도대체 어찌하여, 달솔 일라께서는 나라 사람들을 기르고, 적을 막는 방책을 만드는 데에 대해 이와 같이 이름이 높으신 것입니까?"

    우도의 말이 몹시 간곡하고 또한 그 됨됨이가 매우 진실되어 보였으므로, 일라는 감격하여, 우도에게 술을 더 나누어 주며 답하였다.

    "저의 부친께서는 본시 가야 사람으로 배를 타고 다니시며 왜국땅에 좋은 터를 얻어 집을 짓고 왜국에 머무르시는 때가 많았던 까닭에, 저도 어려서는 왜국에서 자라 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어찌, 왜국에서 살던 때의 좋은 기억과 그때의 귀한 벗들을 잊고 지낸 날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바로 그 왜국왕께서 저의 미약한 재주를 이와 같이 크게 생각하신다니, 저는 분에 넘치는 말씀을 이토록 많이 베풀어 주신 큰 은혜에 답하기 위하여, 제가 아는 것을 모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우도가 기뻐하며 일라의 손을 부여 잡으며 눈물을 흘렸다. 일라가 말을 계속하여 설명하는 것이 다음과 같았다.

    "저는 무릇 사람들이 어떤 계략을 꾸미는지, 장차 무슨 일을 하려고 궁리하는 지, 살펴보고 내다보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성질과 그 사람의 부모형제와 벗들을 살펴보고, 그 사람이 속한 판세를 살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일을 저지를 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성질이 급한 사람이 낚시를 하러 가게 되면, 조금만 물고기가 모이는 기미가 보여도 낚아 올릴 것이기 때문에, 작은 물고기만 많이 잡아 올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성질이 느긋한 사람이 낚시를 하러 가게 되면, 참을성 있게 오래 기다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물고기를 하나도 잡지 못하거나, 큰 물고기 한 두마리만을 잡게 될 것입니다.

    사람의 성질과 형세를 미루어 앞날을 짐작하는 것은 모두 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낚시질과 바구니 속의 물고기를 살피는 것에 더하여, 저는 일찌기 삼한의 일을 기록해 놓은 많은 서책들을 모아서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옛날 강왕(康王), 안왕(安王) 때의 일때부터, 백제의 선대에 일어난 일까지 모두 살폈으며, 또한 한족과 선비족의 일들은 물론이요, 멀리 인도와 불경에 실린 일들까지도 두루두루 익혀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5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살아온 일과 저지른 일을 모두 살펴보았으니, 5만의 사람들 마다 각자 타고난 성질과 처한 판세에 맞추어 하는 일들을 모두 따져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제 누구든 사람이 처한 상황을 가만히 따져 보면, 옛날의 5만 사람 중에 누구와 가장 비슷한지 빤히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곧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게 될 지도 내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맞히는 것이 생각하는 족족 그대로 들어 맞으므로, 이는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제가 시정의 사람들을 하나 하나 따져 살펴보고 나면, 저는 옛 많은 사람들의 일에 비추어, 그 사람들 중에 누가 도둑질을 하고, 누가 저울을 속이고 재물을 빼돌릴 지, 가장 그럴듯한 사람을 짚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짚어 보고 도둑질을 할 것 같다고 손가락으로 꼽은 사람은 어김 없이 도둑질을 저지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이 도둑질을 하기 전에 도둑질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면, 시정에서 도둑과 협잡질을 몰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저는 조정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누가 배반을 할 사람이며, 누가 뇌물을 받을 사람인지 짚어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싸움이 일어 났을 때, 누가 도망칠 사람이며, 누가 항복할 사람인지 내다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미리 잘 가려서 막는다면, 나라에서 악한 사람들을 몰아내고, 좋은 일을 할 사람들만 키워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관청의 힘을 크게 키우고, 나라를 잘 다스리는 일이 무엇이 힘든 것이 있겠습니까? 때문에 감히 세상에서 제가 따지고 살펴보고, 내다 보면, 틀리는 일이 없다하는 것입니다.

    하물며, 제가 한부의 말을 듣고 그와 같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게 한 것 조차 같은 이치입니다. 제가 따져보니, 왜국에서 오신 공께서는 망설이다가 결국 한부를 따라 이 곳까지 올 것이라고 내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렇게 우리가 지금 마주 앉아 술잔을 같이 나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우도는 감격하여 소리쳤다.

    "참으로 공께서는 하늘이 내리신 대단한 분이십니다. 도둑이 도둑질을 하기 전에 쫓아낼 수 있고, 역적이 역적질을 하기 전에 죽여 없앨 수 있다면, 두려울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와 같이 대단한 공께서 백제에서는 겨우 달솔 벼슬 밖에 주지 않고, 그러면서도 이와 같이 하는 일 없이 집에서 놀게만 하고 있으니, 그것이 참으로 억울한 일입니다."

    그 말을 듣고 일라는 말 없이 술을 한 잔 더 마셨다. 잠시 말을 멈추고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일라가 다시 답했다.

    "그것 또한 조정과 우리 성상께서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역절질을 한 사람은 죽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역적질을 하지 않은 사람을, 제가 반드시 역적질을 할 사람이라고 지목했다고 하여, 어찌 죽이기까지야 하겠습니까. 아직까지 아무 죄도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비록 도둑이 될 것이 뻔해 보인다고 하여, 어찌 가만히 있는데 감옥에 가둘 수야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성상께서는 저를 귀하게 여기시고, 다른 나라에 가서 재주를 쓰는 것은 막으려 하시지만, 백제 조정에서 스스로 제 말대로 나쁜 자들을 미리 잡아 없애고, 좋은 자들에게 미리 상을 내리는 일은 하실 수가 없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저 이름 뿐인 벼슬을 얻어, 별 하는 일 없이, 이와 같이 술이나 마시고 가야금 뜯는 소리나 들으며,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노니는 것으로 세월을 보내며 지내게 된 것입니다."

    우도가 말했다.

    "달솔께서 갖고 계신 재주와 그 높고 깊은 크나큰 학식을 이와 같이 묻어 둘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희 왜국왕께서는 나라를 뒤엎는다 하더라도 달솔의 말을 따라서 크게 힘을 키워 보시리라 하는 마음을 품고 계십니다.

    부디 왜국왕께 오셔서 달솔께서 하시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해 주십시오."

    일라는 다시 즐겁게 웃었다.

    "그것은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다만, 제가 먼저 왜국으로 건너가겠다고하면, 성상께서 의심스럽게 여기시어 반드시 막으려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왜국왕께 말씀드려서, 화급히 저를 잠깐 만나야만 하는 일이 생겼다고 긴박하게 이야기하도록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조정에서도 의심하시지 않고 저를 잠깐 왜국에 머물게 해 주실 것입니다. 아마도 일전에 신라에게 망해버린 가야의 원수를 갚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하시면, 백제 조정은 신라에 원한이 깊으므로 다른 걱정은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일라와 우도는 밤새 술을 마시며 서로 뜻을 나누었다.

    우도는 왜국으로 돌아가 왜국왕에게 청하여, 급하게 가야에 관한 일을 일라와 의논할 수 있도록 잠시만 일라를 왜국에 보내달라고 백제 조정에 이야기 하도록 하였다. 그러자, 과연 일라가 내다본 것과 꼭같이, 백제 조정에서는 별다른 근심 없이, 일라가 왜국으로 건너갈 수 있게 하였다.

    일라가 왜국으로 건너갈 때에, 한부가 일라에게 물었다.

    "우리가 지금 왜국으로 건너가는 것은, 사실 왜국왕에게 벼슬을 얻어 영영 영화를 누리며 왜국에서 지내려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짐을 많이 꾸려서 옷가지와 가구들을 모두 다 챙겨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 말에 일라는 고개를 저었다.

    "짐을 많이 갖고 가려 한다면, 분명히 조정에서 우리가 왜국에서 영영 돌아오지 않으려 하는 것을 의심하여, 배를 타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오."

    이에 한부가 따졌다.

    "그렇다면, 귀한 패물이나, 금은보화라도 조금 숨겨가지고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내가 시정에서 밤마다 몰래 귀한 보물을 파는 사람을 알아 놓았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든 재산을 모두 한 가지 귀한 보물로 바꾸어 몰래 왜국으로 도망치도록 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일라는 한부가 재물에 욕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이에 응하였다.

    밤이 되어 일라와 한부가 한 다리 밑에 몰래 가 보니, 한 머리카락이 짧은 장사꾼이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일라가 머리카락이 짧은 것을 의아한 눈빛으로 보자, 장사꾼이 한부의 얼굴을 보고 한 번 웃더니, 말했다.

    "제가 파는 물건 들은 천하사방의 귀한 물건들을 도둑이 훔쳐서 팔아 넘기면, 그것을 사다가 이와 같이 귀하신 부인께 다시 파는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제 얼굴을 숨기기 위해, 지난 얼마 동안 머리를 깎고 절의 승려인척 하고 다녔기 때문에, 모습이 이러합니다."

    한부는 장사꾼이 늘어 놓는 물건들을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한 굵직한 옥 덩이를 짚었다.

    "이것은 무엇이오?"

    장사꾼이 답하였다.

    "그것은 신라의 옥적(玉笛)으로, 그 자체로 커다란 옥 덩어리이니 귀한 보석이요, 입을 대고 손가락을 움직이면 피리로 불 수 있으니, 세상에 다른 악기로는 낼 수 없는 소리를 내는 귀한 물건입니다. 부인께서는 춤과 노래를 좋아하시고, 공께서는 학식이 높아 음률에도 밝을 것이니 이와 같이 좋은 물건이 또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 일라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가 왜국으로 건너가면 재물이 부족한 일은 없을 것인데, 이런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차라리 몰래 보내어 우리 목숨을 노리는 무리들을 막기 위한 무기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러자, 한부는 다시 물건 중에 한 방패를 짚었다.

    "이것은 무엇이오?"

    장사꾼이 다시 답했다.

    "그것은 고구려의 철순(鐵盾)으로, 백번 단련하여 튼튼하기란 비할 바 없으니 병사와 장군의 귀한 보물이며, 또한 중앙에는 화살을 쏘는 과녁 모양으로 그려진 선을 따라 온갖 아름다운 무늬가 그려져 있으니 보고 즐길 수 있는 처녀와 부인의 귀한 보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시 일라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우리를 누군가 죽이러 온다면, 이는 한 두 사람이 짧은 칼 몇 개를 던지거나 화살 한 두 대를 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수십명의 칼잡이가 한 번에 몰려 들거나, 수천명의 군사가 달려들 것이니, 어찌 이 따위가 우리 목숨을 지켜 주겠는가."

    그리하여, 일라와 한부는 여러 물건들을 뒤적 거려 보면서, 갖가지 창칼과 투구를 살펴 보았다. 그러나, 일라는 한참 동안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는 듯 하였다.

    그러다가, 일라는 한 갑옷을 발견하였다. 일라가 갑옷을 살펴 보자, 장사꾼은 다시 말하였다.

    "그 물건은 기이한 칠을 한 갑옷이니, 밤이 되면 스스로 빛을 낸다고 하는 물건입니다."

    한부가 보니 그 갑옷은 좋게 칠해져 있기는 하나, 크게 대단할 바 없는 갑옷으로 보였다. 그러므로, 한부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 하였다. 그러나 일라는 골똘히 생각하더니, 손가락을 꼽아보며 이것저것을 따져보고, 다시 한참 무엇인가를 생각하더니, 곧 그 갑옷을 사겠다고 하였다.

    "내 전재산을 바꾸어 이 갑옷을 살 것이오."

    그리하여, 일라와 한부는 칠한 갑옷을 사서 왜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한부는 금은을 갖고 가는 것과는 비할바가 아니라 생각하여, 일라에게 눈을 흘기며 한탄하였다.

    "비록 그 갑옷이 나쁜 물건은 아닌 듯 하나, 어찌 우리가 그간 끌어 모은 그 많은 재물을 다할만큼 귀하겠습니까. 이런 갑옷 하나가 십수명의 자객이 독한 마음을 먹고 한 번에 달려 드려고 한다면 무슨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사슬갑옷을 하나 사서 그대와 내가 옷안에 숨겨 입기만 해도 그만하기는 할 것입니다. 사슬갑옷은 이렇게 비싸지는 않으니, 그렇게 했다면, 남은 돈으로 온갖 보석을 사서 떠나올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러자 일라는 한번 웃고는 한부를 끌어 안으며 말하였다.

    "이 낡은 갑옷이 내 목숨을 반드시 구할 것이 뻔히 내다 보이는데, 어찌 사지 않을 수 있겠소? 세상에서 내가 따지고 살펴보고, 내다 보면, 틀리는 일이 없소."

    한부는 일라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일라가 술을 권하며 몸을 가까이 하는 지라, 그저 퉁명스러운 얼굴만을 할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일라와 한부가 왜국으로 건너오자, 왜국왕은 일라를 크게 환대하였다. 일라는 달리 가져온 것이 없었으므로, 갑옷을 왜국왕에게 보여 주며 인사를 올렸다. 그러나 왜국왕은 그저 일라가 온 것 만으로 기쁘게 생각하였다. 왜국왕은 우도가 말한대로 일라를 위한 관사를 따로 건립해 주어 살게 해주었으며, 일라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가져다 주도록 하였다. 일라는 매우 감동하였다.

    왜국왕은 곧 자신의 부하인 아배목신(阿倍目臣)과 물부지자(物部贄子)에게 일라로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지혜를 구하도록 하였다. 이에 일라는 관청 건물에 바로 나아가 왜국왕의 부하들을 모두 모아 놓도록 하여 한 마디씩 인사를 하며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물러나서 아배목신과 물부지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지금 왜국왕의 부하들을 보니, 크게 강병족(强兵族)과 부국족(富國族)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강병족은 병사를 많이 모으고 창칼을 많이 만들어 여러 곳에 싸움을 많이 걸어서 위세를 떨쳐 보자는 무리들이며, 부국족은 백성들이 농사를 잘 짓도록 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을 많이 뽑을 수 있도록 하여 재물을 풍부하게 하자는 무리입니다.

    그런데, 지금 강병족과 부국족의 사람들의 성질을 살펴보고, 왜국왕의 처한 형세를 보니, 농사에 힘쓰자는 부국족들보다는 싸움을 많이 일으키자는 강병족이 더 힘이 센 듯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듣고 아배목신과 물부지자 두 사람은 감탄하였다.

    "과연 달솔께서 오늘 한 번 사람들을 보고 하신 말씀이, 저희들이 몇 년 동안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따진 사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라가 말을 계속하였다.

    "제가 따져 보니, 이와 같이 강병족의 뜻대로 왜국왕이 백성들을 다스린다면, 왜국왕은 큰 힘을 키우게 되지 못하고 힘들게 지내게 될 것입니다. 이때문에 결국 훗날 현제 왜국왕의 아우가 왜국왕이 되었을 때에는 그 부하들이 몰래 왜국왕을 쳐죽이는 일조차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왜국왕이 힘이 들게 되고, 왜국왕의 아우가 죽게 된다는 말을 듣자 두 왜국 사람은 크게 놀랐다. 일라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니, 왜국왕의 부하들 중에서 이러한 강병족의 무리들은 미리 물리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왜국왕께서는 힘을 키우실 수 있습니다. 강병족의 무리들에게 명령을 내려 3년 동안만 깊은 산속에 들어가 도를 닦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오라고 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강병족이 손쓸 틈도 없이 부국족 무리들과 함께 왜국왕께서는 그 힘을 크게 키우 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강병족의 무리들도 3년간 자리에서 물러나 산속에 있다가 오면 억한 마음이 가라앉아 흉한 짓을 할 생각을 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하시면,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고, 왜국왕께서는 온통 재물이 넘쳐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 후에 큰 배를 많이 만들어 우뚝하니 포구마다 세워두게 된다면, 그 대단한 위엄을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왜국왕께서는 백제 조정의 귀한 사람들이라 할 지언정 마음대로 오라가라 하게 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두 왜국 사람은 한 동안 말이 없이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아배목신이 일라에게 물었다.

    "달솔께서 하신 말씀은 과연 대단하고 놀랍습니다. 또한 저희들이 곰곰히 생각해 보아도, 강병족을 3년 동안 산속에 쫓아보내고, 부국족과 함께 사람들을 다스린다면 과연 왜국왕께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병족의 무리들도 지금까지 왜국왕에게 충성을 다하여 힘쓴 부하들입니다. 훗날에 나쁜짓을 할 듯 의심된다하여, 지금 벌써 깊은 산 속에 쳐박아 두고 3년 동안이나 나오지 못한다면, 이것이 의리에 맞는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강병족의 무리들을 고생스럽게 희생하도록 하여, 우리들만 잘 살아 보려고 하는 의리에 맞지 않는 짓 아니겠습니까? 어찌 왜국왕께 그런 일을 하도록 쉽게 권할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 일라는 소리를 내어 껄껄 웃었다. 두 왜국 사람이 이상하게 여겨 일라를 쳐다 보았다. 일라는 다시 설명했다.

    "제가 말씀드리는 일의 오묘한 점이 바로 그 의리에 있습니다.

    만약 지금 제 말을 따르지 않고 강병족의 무리들을 그대로 둔다면, 결국 이 무리들은 왜국왕의 아우를 죽이는 큰 죄를 짓게 되고, 마침내 여러 사람이 싸우고 벌을 받는 사이에 다치고 죽게 될 것입니다. 반역을 일으키면, 기둥에 묶어 두고 불로 온몸을 지져서 죽이는 형벌 조차 있습니다. 만약 강병족의 무리들을 그대로 두면 결국 이 강병족들 조차도 마침내 스스로 반역의 죄를 짓고 붙잡히게 될 것이므로, 이들은 온몸 마디마디를 극히 아파하며 괴로워하다가 죽게 될 뿐입니다.

    그러나 제 말을 따라, 지금 강병족들을 미리 산 속으로 보내어 버린다면, 강병족 무리들은 오직 3년 동안만 산 속에서 조금 불편하게 지내면 될 뿐입니다. 3년만 강병족 무리들을 가두어 둔다면, 왜국왕의 다스리는 형세를 바꿀 수 있으니, 그 후에는 강병족들은 반역을 하고자 해도 할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강병족들 스스로도 반역하는 마음을 버리게 되고, 붙잡혀 불 타 죽게 되는 일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강병족이 지금 잠깐은 억울하게 3년 동안 산 속에 갇히게 되는 듯 하다 생각할 지 모르나, 기실, 이것은 강병족들에게도 목숨을 구하고, 대대손손 왜국왕의 충성스러운 부하로 지내며 그 이름을 빛나게 해 주는 길인 것입니다.

    이는 강병족을 괴롭혀, 부국족과 우리만 득을 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반역죄로 죽을지도 모르는 강병족의 목숨도 미리 구하고, 장래에 일어날 반역을 없애며, 그동안 왜국왕께서는 크게 힘을 키우는 길이 되는 것입니다. 어찌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 두 왜국 사람은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였다.

    "이제야 참으로 달솔께서 말씀 해 주신 것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달솔께서 해 주신 말대로만 한다면, 우리 왜국왕께서는 세상에 널리 이름을 떨치게 될 것입니다."

    이윽고 일라의 이름은 더욱 높아져, 더 많은 일들을 일라에게 물어 보게 되었다. 일라는 자신에게 이렇게 무거운 일을 많이 맡겨 주는 사람은 처음이었으므로 크게 감동하였다.

    "세상에서 내 뜻을 알아주고, 내가 내다보는 것을 따라주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런데, 왜국왕과 그 부하들은 나를 이렇게 귀하게 대해주니, 내가 어찌 이들을 위하여 내 재주를 다하지 않겠는가?"

    얼마 지나지 않아, 물부지자는 일라에게 왜국섬에 오는 다른 나라의 배들에 대해서 묻게 되었다.

    "지금 왜국왕이 다스리는 땅 안에는 온갖 한국(韓國) 사람이 항상 오가고 있으니, 어지럽기가 여간하지 않습니다. 어찌 이것을 다스리며, 이 중에 두려워해야 할 일은 혹 없겠습니까?"

    일라는 이에 이렇게 답했다.

    "옛날 가야가 망하기 전에는, 왜국왕의 땅에 들어오는 한국 사람들 중에서 가야 사람들이 그 줄기를 잡아 드나들었습니다. 가야 사람들은 왜국 사람들을 우애있게 생각하고, 항상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친하게 지냈으니, 과연 그 인심이 아름다워 서로 간에 나쁜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야가 신라에 망한 뒤에는 삼한 여러 나라의 온갖 잡스러운 사람들이 가릴 것이 없이 마구잡이로 왜국왕의 땅을 들락거리니, 그 풍속이 크게 어지러워 졌습니다.

    백제 사람들은 왜국 사람들이 글을 잘 모르고 옷이 남루하다하여 멍청하고 가난한자라고 생각하여 마치 노비처럼 생각하면서 우습게 비웃으니, 사람들이 미워하는데 백제 사람 스스로는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또한 고구려 사람들은 장사꾼과 빚쟁이들을 앞세우고 몰려 들어 어떻게든 간교한 수법으로 왜국 사람들을 속여서 한 번 크게 재물을 얻어 보려는 궁리만 하고 있으니, 이 또한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물며 신라 사람들은 왜국과 싸움을 벌인 일이 많으니, 이제 시정의 잡배들도 술 한 잔만 마셨다하면, 그저 '왜국 사람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고 길길이 날 뛰며 허구헌날 욕설을 퍼붓고 싸움을 걸면서도, 도리어 신라를 위한 일이라 하며 자랑스러워 할 뿐이니, 이는 답이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왜국왕께서는 한국 사람들을 조심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특히 왜국왕과 친하게 지내는 백제 조정에서 부리는 계책에 속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백제 사람들이 축자(筑紫)땅과 같이 백제와 가까운 곳에 몰려 온다고 하게 되면, 이는 매우 두려운 일입니다."

    그 말을 듣자 물부지자는 크게 놀랬다.

    "지금 백제에서 여자와 아이들이 배를 타고 축자 땅으로 건너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찌 달솔께서는 이것을 내다보셨습니까?"

    일라가 물부지자에게 되물었다.

    "혹시 그 배의 숫자가 많다면, 3백척 정도에 이른다 하지 않습니까?"

    물부지자가 더욱 놀라 답했다.

    "과연 그러합니다. 어찌 그것까지 아십니까?"

    그러나 일라는 그 말에는 답하지 않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근심하였다. 잠시 후 일라가 말하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이것은 백제 조정의 사람들과 왜국왕의 처지를 따져 생각해 보면 내다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따지고 살펴보고, 내다 보면, 틀리는 일이 어찌 있겠습니까?

    백제 조정에서는 여자와 아이들이 배를 타고 온다면 인정 때문에 함부로 막을 수 없을 것이니, 먼저 여자와 아이들을 보낸 것입니다. 또한 그 배의 숫자를 3백척으로 한 것은, 그만한 사람들을 보내야만, 백제 사람들을 계속 보내어 섞여 살고 지내기에 좋은 마을과 성을 꾸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백제 조정에서 왜국왕의 땅에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고 계략을 꾸미는 것입니다. 먼저 여자와 아이들을 보내어 어쩔 수 없이 땅에서 살게 하면, 그 형제와 아버지를 보낸다하는 핑계로 남자들을 보낼 것이고, 그러고 나면, 곧 병사들과 벼슬아치들도 보낼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백제 조정에서는 왜국왕의 힘이 미치는 땅을 빼앗아 다른 왕을 세우거나, 다른 태수나 장군을 보내어 다스리려고 일을 꾸미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물부지자는 얼굴 빛이 하얗게 질렸다.

    "그렇게되면 우리 왜국왕께서는 어찌해야 합니까? 어찌하여야 백제 조정에서 꾸미는 그와 같은 계책을 막을 수 있습니까?"

    일라는 다시 머뭇거렸다. 일라는 그러다가 근심 끝에 답하였다. 일라는 일부러 우렁찬 목소리를 냈다.

    "이는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백제 조정과 왜국왕 양쪽에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내다 보건데, 오직 좋은 방법은 한가지 뿐입니다. 지금 3백척에 타고 오는 여자와 아이들을 들어오도록 허락 하고는, 몰래 병사들을 숨겨 놓았다가 모조리 잡아 죽여 버리십시오."

    물부지자는 그 말을 듣자 아찔하여 어지러워 하였다. 물부지자가 다시 물었다.

    "백제의 조정과 저희 왜국왕께서는 오래도록 서로 친밀하게 지내 오기를 한 집안과 같이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찌 왜국왕께서 창칼도 들지 않은 백제 사람들을 죽여 없애라고 하십니까?

    하물며, 여자와 아이들은 친하지 않는 나라의 사람들이라 하여도 죽이는 것은 마음이 괴로운 일인데, 어찌 속임수를 써서 모조리 목을 잘라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이것은 너무 심한 일 아닙니까?"

    일라가 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에 백제 조정에서 일을 꾸미는 것을 확실히 막지 못하면, 백제의 조정은 계속해서 잘못된 꼴로 망가져 갈 것이니, 이는 결국 백제 조정에도 나쁜 일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왜국왕께서 단호하게 3백척 배에 탄 백제의 여자와 어린이들을 죽여 없애지 않는다면, 이것이 단초가 되어 백제 조정은 자꾸만 땅을 넓히고 싸움을 거는 데만 힘쓰게 될 것이니, 결국 80년이 채 지나지 않아, 백제는 망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따져 보니, 이는 훤히 내다 보이는 일입니다. 만약 왜국왕께서 3백척 배에 탄 여자와 아이들을 죽여 없애지 않는다면, 장차 훗날 신라의 대군이 백제의 서울에 들어와 궁궐과 저택을 불태워 없앨 것이며, 왜국왕의 배들은 수백 수천척이 전부 바다에 빠져 진흙뻘 속에 묻힐 것입니다. 백제의 군사들은 미쳐서 자신의 처자들을 먼저 잡아 죽이며 울부짖다가 신라 군사들에게 붙들려 목이 잘릴 것이며, 궁궐의 아름다운 미인들을 어찌할 바를 몰라 맨발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눈물을 흘리다가 성벽 바깥에서 신라 군사들의 낄낄대는 소리가 들려오면 겁을 먹고 벼랑에서 줄줄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입니다.

    마침내 백제의 성상께서는 죽지도 못하고, 신라의 장군 앞에 무릎을 꿇고 술잔에 술을 따라 올리며 살려 달라고 울면서 빌게 될 것이니, 어찌 그러한 일을 일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한 일을 막으시려면, 지금 왜국왕께서 백제 배 3백척에 타고 있는 여자와 아이들을 죽여야만 합니다. 이는 장차 백제 조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는 저에게 뻔히 내다 보이는 일인 것입니다."

    그러나 일라의 말을 듣고도, 물부지자는 선뜻 답할 수가 없었다. 물부지자는 망설이다가 이렇게 물었다.

    "저는 이미 달솔께서 신묘한 이치로 앞 일을 꿰뚫어 보고 세상을 살펴보는 일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 그렇다고 하여, 그저 그렇게 미루어 짐작한 것만으로 수백, 수천명의 여자와 아이들을 죽이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일라는 그 말을 듣고 대뜸 이렇게 되물었다.

    "공께서는 콩을 심은 자리에 나중에 콩이 난다는 것을 어찌 짐작하여 아십니까?"

    물부지자가 답하였다.

    "이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하나 다음에는 둘이요, 저를 낳아주신 분이 어머니라 하는 것처럼 의심할 필요 없는 것 아닙니까?"

    일라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사람이 술에 많이 취하게 되면 어머니도 옆집 빨래하는 할머니처럼 보이게 되고, 아버지도 뒷집 숯 굽는 영감처럼 보이게 되지 않습니까? 또한 머리를 다쳐 정신이 미친 사람은 하나 둘 셋을 순서대로 셀 줄 모르면서 스스로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혹 공께서는 이와 같이 자기도 모르는 착각을 하고 있어서, 콩 심은 자리에 실은 팥이 날지도 모르는데, 그저 막연히 콩이 난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 아닙니까?

    조심스럽게 생각하신다면 이러한 걱정을 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만약 어제 밤 잠자리에 도적이 몰래 숨어 들어 공의 머리를 다치게 하여 공께서 생각을 옳게 하지 못했다면, 잘못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만약 오늘 아침 음식 중에 사람을 취하게 하는 독버섯을 잘못 먹어서 정신이 어지러워진 탓에 콩을 심으면 팥이 나는 것이 옳은 데에도 콩을 심으면 콩이 난다고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것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물부지자가 다시 답했다.

    "달솔께서 말씀하신대로, 제가 어제 머리를 다쳤거나, 오늘 아침 버섯을 잘못 먹어 취했다면, 제가 콩을 심은 자리에 콩이 난다고 짐작한 것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같이 당연하고 간단한 일조차 믿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어찌 하루하루 지낼 수 있으며, 다른 많은 일들은 어찌 믿고 따질 수 있겠습니까?

    비록 공께서 의심하시는 것이 이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콩을 심은 자리에는 장차 콩이 돋아 날 것이요, 팥을 심은 자리에는 장차 팥이 돋아 난다하는 것은 너무도 간단하고 당연하므로, 저는 차마 더 의심하는 것은 오히려 더 번거롭고 도리어 더 위험하고 아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을 듣고 일라가 소리쳤다.

    "바로 공께서 콩을 심은 자리에 콩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간단하고 당연하다고 여기듯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번에 여자와 아이들을 죽여야 한다는 것 또한 너무나 간단하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이번에 여자와 아이들을 죽이지 않으면 백제 조정이 망하여 수십만이 죽게 되고, 왜국왕의 배들이 모두 가라앉는 다는 것은, 그것을 의심하는 것조차 번거롭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개와 돼지는 슬기롭게 따지는 지혜가 턱없이 모자라니 들판에 매년 콩과 팥이 자라는 것을 보아도, 콩을 심은 자리에 콩이 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 농사를 지어 보지 않은 사람조차도, 콩을 심으면 콩이 난다는 것 쯤은 당연히 짐작해 아는 것입니다.

    저는 옛날과 요즘의 수많은 일들을 익혔으며, 온갖 역사와 불경에 실린 천하사방의 많은 것들을 모두 살펴 따졌으니, 마음 속에 외우고 있는 온갖 사람의 처지가 5만명이 넘습니다. 이와 같은 지혜로 살펴본다면, 이번에 여자와 아이들을 죽여야만 80년 후에 백제 조정을 구하고 왜국왕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것입니다."

    일라가 소리치는 것을 듣자, 물부지자는 갑자기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물부지자는 우선 자리를 피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일라를 향해 무수히 절을 하고 물러났다.

    그날 밤, 일라는 한부를 끌어 안고 잠자리에 누워서 탄식하였다.

    "왜국왕 또한 내 말을 다 듣지 않을 것을 내가 미리 내다보지 못한 바는 아니었으나, 또한 직접 알게 되니 참담하구나."

    일라는 그렇게 말하고 한부의 얼굴을 살펴보려고 한부를 끌어 당기며 고개를 숙여 보았으나, 한부는 그저 말없이 숙인 채 있을 뿐이었다. 일라는 한숨을 길게 쉬었다.

    곧 일라는 한부의 귀에다 대고 소곤거리며 말하였다.

    "내가 따져 본즉, 이제 같이 배를 탔던 하인과 노비들이 나타나 나에게 칼질을 할 것이오."

    그렇게 말하자, 한부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파르르 떨 뿐이었다.

    과연 곧 한부와 일라가 자고 있는데, 칼과 몽둥이를 든 사람 10 여명이 나타났다. 일라는 말한대로 일이 벌어졌을 뿐이므로, 잠자리에 갑자기 칼든 사람이 나타났지만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한부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일라는 제대로 일어나지도 않고 자리에 기대어 앉았으므로, 이불자락이 어지럽게 흐트러졌다.

    칼과 몽둥이를 든 무리를 이끌고 있던, 덕이(德爾)와 여노(余奴)가 일라를 보며 말하였다.

    "저희는 공께서 배를 타고 건너올 때 일을 하도록 쓴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공을 모셔야 하는 처지이지만, 지금은 공의 목숨을 가지러 왔습니다.

    저희가 자세히 아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왜국왕을 만나고 떠나는 백제의 높은 사신께서 말씀하시기를, 달솔께서는 조정을 배반하시고 왜국왕을 위해서 백제에 나쁜 일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비록 천한 짓만을 하는 막일꾼이나, 저희들도 백제의 백성이며 성상께서 내려주신 덕을 입고 살아온 사람들인데, 어찌 역적이 되어 사악한 일을 꾸미는 사람을 보고만 있겠습니까?

    더우기 사신 나리들께서는 저희들이 나쁜 배반한 자를 죽여 없애면 높은 벼슬을 주시고, 저희의 처자식까지 영예를 누리도록 하신다 하였습니다. 성상께 충성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공의 목숨을 저희는 가져 가야 하겠거니와, 또한 잡일 하는 머슴과 노비로 살면서 어찌 벼슬을 살아볼 기회를 자주 만나겠습니까?"

    말을 마치자, 십수명의 무리들은 일제히 달려 들어 일라를 찌르려 하였다.

    그런데, 그 순간 일라가 이불을 벗어 던지자, 일라가 입고 있던 갑옷이 드러났다. 갑옷은 밤이 되었으므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더우기 그동안 일라가 잘 닦아 놓고 있었으므로, 그 빛은 더욱더 강해져서 갑자기 이불을 벗기니, 마치 일라의 몸을 감싸고 눈부시게 불이 활활 타오르는 듯이 갑옷은 번쩍거렸다.

    갑자기 불 타오르는 듯한 갑옷의 빛깔을 보자, 덕이와 여노는 놀라서 멈칫했다. 이윽고 덕이는 그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덜덜 떨기 시작했고, 곧 외치기를,

    "성화(聖火)가 하늘에서 내려 오셨으니, 이는 신(神)께서 막으시는 것이다!"

    하였다. 그리고는 칼을 던지고 빛나는 일라 앞에 엎드려서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빌기 시작했다. 곧이어 여노와 다른 무리들도 이를 따라서 일제히 불빛을 무서워 하면서 모두 엎드려 빌었다.

    그 모습을 보며 일라는 한 번 웃었다. 그리고는,

    "성스러운 불꽃이 내려와 신께서 나를 지키시고 계시니, 너희들이 이를 거스르겠느냐? 어서 물러나라."

    하였다. 그러자, 일라를 죽이러 온 무리들은 모두 일제히 도망쳤다.

    무리들이 도망치고 나자, 한부는 이부자리 위에 가만히 앉아 멍한 표정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일라가 한부에게 설명했다.

    "저들은 사화외도(事火外道)를 믿는 자들이니, 불을 신으로 빌고 떠받들며 공경하여 제사지내는 자들이오. 요즈음 뱃사람들 중에는 멀리 서쪽과 남쪽의 이상한 잡신들을 믿고 따르는 자들이 많으니, 사화외도를 굳게 믿어 불을 신이라고 섬기면 그것이 바닷물에서 몸을 지켜 준다고 하는 자들까지도 있는 것이오.

    내가 백제를 떠나 왜국으로 올 때에 가만히 따져보니, 일이 잘못되기 시작하면, 내가 부리던 하인과 뱃사람들이 나를 죽이려 할 것이라는 것이 분명해 보였으며, 또한 이들이 사화외도를 믿을 것이라는 점을 또 내다볼 수 있었소. 그러므로, 나는 스스로 불 타는 것처럼 빛을 내는 갑옷을 입어 이들을 내쫓도록 방비한 것이오."

    일라는 기뻐하며 웃으며 설명하였으나, 한부는 그저 계속 멍한 표정으로 불빛으로 일렁이는 일라와 자신의 몸을 훑어 볼 뿐이었다.

    며칠 후 그믐에 일라는 더 많은 왜국왕의 부하들이 지키고 있는 난파관(難波館)으로 배를 타고 옮겨 가려 하였다. 그 동안 일라는 빛을 내는 갑옷을 벗지 않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 불과 같은 모양을 두려워한 일라의 하인들은 감히 일라에게 다시 덤벼들지 않고 오직 숨어서 틈을 노릴 뿐이었다.

    난파관에서 배를 띄워 놓고 있는 저녁에, 해가 지기 시작하여, 하늘이 금빛으로 물들고 온 바다가 노랗게 일렁일렁 거리고 있을 때, 문득 한부가 일라 앞에 가까이 다가왔다. 한부의 하얀 살결에 해질녘 바다의 빛이 어리었으니, 물결이 한 번 일렁일 때마다, 한부의 목과 가슴께에 붉고 누른 빛이 어지럽게 오가며 반짝거리는 듯 하였다. 일라가 보니 그 모습이 극히 아름다워서, 한부의 자태가 이 세상 사람 같지 않고, 마치 바다 속 깊은 곳이나 하늘 먼 곳에서 나타난 것만 같았다.

    한부를 감탄하여 바라보는 일라에게, 한부가 하는 말은 이와 같았다.

    "공께서는 큰 벼슬을 사시고, 공의 뜻을 펼칠 수 있다고 하여, 바다를 건너 왜국왕의 땅으로 오셔서, 공께서 품은 마음대로 하시면서 살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곳의 옷들은 겨우 몸을 가릴만한 것 뿐으로 그나마 몸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옷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있으며, 이곳 사람들은 알수 없는 소리로 서로 시끄럽게 말하면서 몸에 꺼멓게 먹물을 집어 넣어 그림을 그려 넣고 서로 아름답다고 좋아하니 추잡하여 보고 견딜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음식이라 하는 것은 온통 생선 비린내가 가득한 거친 것들 뿐이며, 술이라는 것도 백제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면 쓰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마실 것 중에는 꿀을 찾아 보기 어렵고, 몸을 장식할 것 중에는 금은철동을 보기가 쉽지 않으니, 이 또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저는 세상에 부러울 것 없이, 서울의 호화로운 거리에서 뭇 남자들의 애태우는 눈빛과 뭇 여자들의 시샘하는 입술만을 보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공을 따른 까닭에, 큰길에서는 원숭이가 더럽게 끽끽거리고, 골목마다 잡신에게 굿하는 시끄러운 소리만 가득한 이런 시골에 쳐박혀 평생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무슨 억울한 꼴이며, 구슬픈 처지입니까? 이제 공께서는 조정을 저버리고 왜국왕을 도우려 하시니, 저는 다시는 백제로 갈 수 없으며, 영영 이곳에서 지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차라리, 이제 왜국에서 백제로 돌아가는 은솔이나 참관과 같은 분들이 저의 짝이었다면 더 낫지 않았겠습니까? 정이 없어 봄이 다 가도록 사랑스런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재물이 없어 차가운 방바닥에 누워 겨울을 지낸다하여도, 저는 제가 살던 서울에서 사는 것이 오히려 즐거울 것입니다."

    일라가 한부를 쳐다보자, 한부는 아무런 표정 없이, 그저 눈물을 한 줄기, 두 줄기 흘리기 시작 하였다. 일라가 아무말 못하고 그저 가만히 한참 서 있기만 하는 사이에, 어느새 해가 완전히 졌다.

    "공께서 지난날 말씀하시기를, 따져보니 같이 배를 탔던 하인들이 칼질을 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하인들이 칼질을 하러 오기는 하였으나, 칼을 들기 전에 공을 보고 도망쳤으니, 공께서는 반만 맞히신 것입니다.

    일라, 그 이름 말할 때 마다, 세상에서 따지고 살펴보고, 내다 보았다고 하면서 말하면, 틀리는 일이 없다고 하셨는데, 지금 공께서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것은 다 맞히지 못하고, 반만 맞히셨으니, 이를 어찌하겠습니까? 하인과 노비들이 칼질을 할것이라고 공께서 스스로 내다 보신 것이, 이렇게 틀리도록 두시겠습니까?"

    한부가 일라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위와 같았다.

    그날 밤, 일라는 갑옷을 벗어 내던진 채 배안에서 잠을 청했다. 일라가 짐짓 자는 듯이 누워 있자, 곧 덕이, 여노와 같은 무리들이 칼을 들고 달려 늘어, 누워 있는 일라를 무수히 찔렀다.

    일라는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한부에게 말했는데, 그 말은 다음과 같았다.

    "내가 따져보니 내다 볼 수 있는 것이 있소. 내가 죽은 것을 신라 사람이 죽인 것이라고 누명을 씌워서는 안되며, 그저 사실 대로 내 하인들이 한 일이라고 하시오. 또한 만약 위급한 일이 있거든 이 함을 열어 보시오."

    그러면서 한부에게 은으로 되어 있는 빛나는 작은 함을 하나 주고는 눈을 감았다.

    일라가 죽은 것을 확인한 후에 한부는 배 밖으로 나갔다. 배 밖을 보니, 달빛이 흐르는 가운데에, 한 귀한 옷을 입은 사람이 배 위에 서 있는 형체가 보였다. 바로, 백제 조정에서 사신으로 왔다가 돌아가는 참관(參官)이었다. 한부가 참관에게 말했다.

    "일라가 지금 죽었습니다. 그런데, 일라가 죽으면서 갑자기 신라 사람이 죽였다고 말하면 안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영문을 알 수 없으니, 갑자기 왜 신라 사람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까?"

    참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곳은 왜국왕의 부하들이 많은 곳이므로, 왜국왕에게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신라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기로 계책을 세우고 있었소. 그렇게 하면, 우리는 왜국왕의 의심에서 벗어나고, 또한 신라와 왜국왕의 원한을 깊게 할 수 있으니, 신라를 싫어하는 우리 성상께서는 더욱 기뻐하실 일이 아니겠소?

    다만 일라가 미루어 짐작하는 일을 잘 한다 한들, 어찌 내가 꾸민 계략까지 이렇게 미리 알고 있었는지, 그것이 기이할 뿐이오."

    그러고 있는데, 어둠속에서 작은 배 한 척이 나타났다. 배에는 등불을 든 한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배 위에 서 있는 한부와 참관등을 보며 외쳐 물었다.

    "사람이 소리지르며 죽는 소리 같은 것이 나길래, 놀라서 가까이 찾아와 보았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혹여 해적의 해를 당한 일은 아닙니까?"

    이에, 참관이 "신라 사람이 백제 사람을 싫어하여 일라를 죽였다"라고 짜놓은 대로 말하려 했다. 그러나, 한부가 잠깐 말리고 귓속말로 속삭였다.

    "죽은 달솔의 말은 믿을만 하였으니, 달솔이 시킨대로, 신라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참관이 되묻기로,

    "일라가 죽는 마당에 원한을 품고 우리가 나쁘게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한부는 갑자기 울먹울먹 하면서 또한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답하기를,

    "달솔께서는 결코 저에게 해가 될 일을 말씀하실 분이 아닙니다."

    하였다.

    마침내, 참관은 등불을 든 사람에게 사실대로 말하였다.

    "하인들이 주인을 싫어하여 배반하여 죽였습니다. 지금은 모두 붙잡혔으니, 근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등불 든 사람의 뒤로 거대한 산과 같은 것이 보였다. 빛이 가까워지면서 보니, 그것은 커다란 전함이었는데, 모두 신라 깃발을 달고 있었다. 바로 이 근처를 신라의 사신이 타고 있던 배가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거대한 배 마다 번쩍거리는 철갑과 길다란 창으로 무장한 군사들이 가득가득 타고 있었으며, 사자나 호랑이 같은 노포(弩砲)들이 몇십개씩 놓여 있었다. 그러한 배들이 무려 80척이 줄을 지어 지나간 것이다.

    참관이 그 모습을 보고 가만히 탄식하였다.

    "실로, 일라의 재주는 놀랍다. 만약 신라 사람에게 누명을 씌웠다가는 저들에게 붙잡혀 산산조각이 나고도 그 조각 조차 찾기 어려웠겠구나."

    머지 않아, 한부는 왜국왕의 병사들에게 붙잡히게 되었다. 왜국왕의 병사들이 많은 곳이었는데, 별다른 핑계거리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한부는 덕이, 여노 등의 다른 하인들과 함께 죄가 있다고 하여 잡혔다. 왜국왕은 일라의 다른 벗들과 일라의 옛 부인에게 모든 사실을 말하여 그 죄를 묻게 하였다. 일라의 옛 부인이 한부를 죽이기 전에 어떻게 죽음을 당할 지를 물어 보았다.

    "사람을 죽였으니, 죽어야 하되, 너에게는 죽을 방법을 택하게 해 주겠다. 너는 목 매달아 죽는 것과, 바다에 빠져 죽는 것 중에 택하도록 하라. 바다에 빠져 죽으면 숨이 막히고 소금물이 콧속으로 밀려 들어와 괴로울 것이나, 네가 바다에 버리려 한 남편을 따라갈 수는 있지 않겠는가?"

    죽을 순간이 되자 한부는 생각 나는 것이 있어서, 일라가 죽으면서 주었던 은으로 된 함을 열어 보았다. 함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저 바닷물이 좀 담겨 있을 뿐이었고, 글씨가 씌여 있기로,

    "반나절만 참도록 하오."

    라고 되어 있었다. 한부는 함 속의 바닷물을 보고 답했다.

    "저는 바닷물에 빠져 죽겠습니다."

    그리하여 한부는 목 매달아 죽게 한 덕이(德爾)등의 시체를 바다에 버리러 가는 배에 실려 바다로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이윽고 한부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내던져 졌다.

    한부는 바닷물에서 점차 가라앉으며 숨이 차 죽으려 했다. 정신이 아득해 져 갔다. 그런데, 갑자기 사방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며 폭풍이 몰아닥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풍랑에 배가 박살 났으니 사방에 나무판자가 떠다니게 되었다. 한부는 그 나무판자를 꼭 잡아 붙들고 파도가 몰아 닥치는 바다를 미치광이 같은 비바람 속에서 정신 없이 떠 다녔다.

    꼭 반나절이 지나자, 그곳을 지나던 신라 뱃사람이 한부를 보고 물에서 건져 올렸다.

    - 소재 출전 일본서기


    *20. 일라(日羅)
    일본서기에 나오는 일라 이야기를 뼈대로 해서, 한부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많이 채워 넣어 본 것입니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일라가 뛰어난 재주를 지닌 사람으로 백제보다 왜국왕에게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일하려고 하면서 과격한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다가 그 하인들에게 살해 당한 줄거리가 실려 있습니다. 또 한부가 유혹하여 왜국 사신을 몰래 끌어 들이는 이야기나, 불빛으로 하인들을 겁준 이야기도 일본서기에 나와 있는 이야기 입니다. 일라가 마지막으로 죽으면서 신라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신라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유언한 것 역시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별다른 설명 없이 실려 있으므로 여기에 맞도록 이야기 앞뒤를 좀 더 꾸몄습니다. 그 외에 불빛이 갑옷 때문이었다는 이야기는 일라가 하필이면 갑옷을 잘 챙겨 입고 나왔다는 기록을 참조하여 꾸며 본 것이고, 한부의 마지막 부분에 관한 이야기는 덕이등의 살인자를 처형한 곳의 지명이 희도(姬嶋)라는데 착안해서 꾸며 본 것 입니다.

    일라 이야기는 일본서기에는 기록이 매우 상세한 데에 비해서, 삼국사기 백제본기에는 비슷한 인물에 대한 기록도 전혀 없으므로, 이야기 내용을 기이한 재주를 가진 문제가 있는 인물로 정해서, 백제 조정에서는 완전히 거부 당한 아주 과격한 주장을 하는 사람으로 짜 보았습니다. 또한 일라는 소재 출전인 일본서기 이외에 "본조고승전" 등의 자료에서는 불교의 수행자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래서 속세에 별 뜻이 없고 불경에 밝은 인물로 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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