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현재 간호 조무사예요.
아주아주 다른분들에 비하자면 아주 보잘것없고 조그마한 작은 직책인데.
그렇더라도 솔직히 환자분들 생각하는 마음은 다른 간호사분들이나 의사분들께 지지 않아요.
베오베 간 글들을 여러가지 보다가 그만 금방이라도 울어버릴것처럼 마음이 흔들리네요.
지금 병원에서 일하는 상태는 아닌데 당장이라도 아무데나 들어가서 아픈분들 끌어안고
울고 싶네요.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는지 상처를 주고 아픔을 줘서
그 절망에 구렁텅이에 바뜨려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꽁꽁 묶고
그것도 모자라 다른 사람과 다르단 이유 하나만으로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분들과 함께 이따금 제 마음도 같이 무너져내려 너무나 애달파지는
날들이 있었어요.
간호사님..간호사님.
나 좀 안 아프게 해주세요. 딱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
나 이렇게 아프게 사느니 돈 드느니 그냥 죽게 내버려둬요 네?
......그런 말씀 하시면 안돼요.
나으실려고 오신거니까 꼭 괜찮아지실 거예요.
힘내세요.
아유 간호사님...나 너무 힘들어. 힘들어요.
알아요. 환자분 알아요. 조금 진정하시고 더 주무세요.
식사 잘 하시구요..
이런 대화가 매일매일 정말 이 병실 저 병실에서 살려달라 아프시다
아우성인 그 어두운 이야기들 마음으로 감싸주려 제가 진정으로 다가서려 노력해도
몸이 아파 마음마저 아프고 날카로워진 보호자분들 그 환자분들.
이야기 듣다보면 바빠도 저 하나 혼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마디라도 더 하고
인사 꼬박꼬박하고 우리 아픈 어르신들
아픈 아가들.....언니들 오빠들. 그 많은 환자분들 어디 아프신지 묻고 또 묻고
잠자리 불편하시진 않은지 소변통이 꽉차있는건 아닌지
화장실 갈 때 불편하시진 않으실지
링겔이 빨리 떨어져서 호흡이라도 가쁘실까 식사는 잘 넘기실까
혹시 어딘가에 출혈이 있지나 않을지
너무 갇혀만 있어 세상 돌아가는거 보고싶지는 않으실지
매일 생각하고 보고, 듣고, 느끼고.
천성이구나. 그러나 난 아직 멀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전 너무나도 작고 할 수 있는 범위가 그 때는 더 적어 한정되어 있어서
그 소리를 전하는 일만 하니 눈물이 더 났어요.
그 우리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그 연세많은 분들이
아무것도 아닌 저에게 잘 좀 봐달라고 허리굽혀 인사하시면
그분들이 30도면 전 40도
40도면 전 50도.
90도면 전 120도
무조건 머리를 조아려야 해요.
화내도 괜찮아요. 원래 다 그런거니까 저도 아프면 칭얼거리고 아이처럼 구니까
화내고 욕하고 때려도 괜찮아요.
다만 하나님...정말 있으신거라면 그 아픈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늦게라도 조금...늦게라도 치유될 수 있도록 일말의 기회를 주세요.
도와주세요. 희망을 주세요.
그 가쁘고 애달픈 마음들 마음으로서 안아주세요.
위암말기셨던 허필웅 할아버지...보고 싶어요.
할아버지 맨날 화내셔도 전 할아버지 싫지 않았아요.
처음엔 저도 사람이니까 좀 화도 났지만 나중에 할아버지 너무 아프셔서 그런 거 알고는요
제가 너무 철이 없다 여겨져서 그만 눈물만 흘렸어요.
할아버지...저요.
저도 그 때 할아버지가 사주신다 하시던 자장면 먹고 싶었어요.
할아버지 드시다가 조금 흘리시면 바로 환의랑 이불 갈아드리고
입 살짝 닦아드리고 저도 마주보면서 웃고 싶었는데
.........잘 계세요? 계세요?? 보고 싶어요...그 때 더 잘할걸.
무심코 찾아갔을 때 할아버지 없으시면 저 너무 무서워서요...
그 병원은 못가요. 죄송해요...죄송해요. 진짜진짜 죄송해요.......
아프신분들 얼른 나으세요. 소망입니다. 바램입니다.
전쟁도 아픔도 모두 사라져서 진짜로...
마치 오딧세이와도 같이 맑은 사람들만 그런 세상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말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