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지구에 쳐들어와서 가장 먼저 한 짓이 뭔 줄 아냐?

뭔데?

부동산을 사들이는 일이었어.

부동산?

그래. 세계 각지의 유명한 곳에다 부동산과 땅을 사더니 그 다음엔 주식에 투자를 했지.

유엔이 재제하지 않았어?

당시에 심각한 세계적 불황이었어. 심지어 비행접시가 나타나자마자 전쟁을 벌여서 세계경제를 일으켜야 한다는 미친 주장까지도 나왔던 참이었어. 하지만 외계인은 비행접시에서 내리자마자 영어로 유창하게 이렇게 말한 거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아니, 저 건물 얼마냐고.

황당했겠다.

다음엔 주식이었어. 연일 주가가 폭등을 했지. 불황에 허덕이던 사람들은 좋아했어. 다만 싫어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어.

누군데?

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외계인은 금을 잔뜩 가지고 왔거든.

그러면 금방 금 가치가 떨어져 소용없는 거 아냐?

아니야. 금만 잔뜩 가지고 온 게 아니었어. 석유며 다이아몬드며 돈 될 만한 것들은 잔뜩 가지고 왔거든. 마치, 피난오기 전에 비싼 것만 잔뜩 챙겨오는 그런 모습처럼 보였어.

혼자서 그 많은 걸 어떻게 가져왔을까?

나도 모르지 외계인인걸. 아무튼 그 다음엔 기업을 사들였어. 당시에 망해가던 다국적 기업들이 있었는데, 외계인이 자기네 기술과 재력으로 완전히 새것처럼 만들어 놨지. 그리고 그 다국적 기업들이 싼 값에 신기술 물건들을 쏟아내면서, 떼돈을 벌게 되었지. 기업들은 문어발형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어느새 부터인가 외계인의 회사에서 나오지 않은 제품들이 없게 된 거야. 오히려 인간들이 외계인의 회사 제품들을 따라 만들었고.

완전 재벌이 된 셈이네?

그렇지. 그리고 그제야 그나마 식견 있는 사람들이 깨닫게 된 거야.

뭘?

아, 우린 저 외계인에게 침략 당했구나.

그게 무슨 침략이야?

아니지. 경제적으로 침략당한 것도 침략이지 않겠어?

하지만 덕분에 경제가 살아났잖아?

그래. 외계인의 신기술 덕분에 신재생 에너지도 발견했고, 각종 신기술 덕분에 사람들은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벌게 되었지. 의료기술이 발달해서 병마와 싸우는 사람도 줄어들었어. 모두들 바라던 세상이 되었고, 이게 다 외계인 덕분이야.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래 이게 다 외계인 덕분이지. 그래서 더 의심스러워.

대체 뭐가?

과연 지금 이 상황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