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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용색소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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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11796
    작성자 : 식용색소
    추천 : 20
    조회수 : 951
    IP : 115.143.***.18
    댓글 : 33개
    등록시간 : 2014/12/03 21:18:12
    http://todayhumor.com/?animal_111796 모바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의 흔하디 흔한 고양이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605129Qdtrf5zsXS2qqm4VBB6afDrb1.jpg" width="640" height="478" alt="IMG_2767.JPG"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고양이는 커녕 동물을 만질 수도 없었던 내 눈에 어느날부터 고양이 사진이 들어오기 시작했지.</div> <div style="text-align:left;">한 2년 정도였을까, 홀린 듯 꾸준히 고양이 게시물들을 훑어보았던 시간은.</div> <div style="text-align:left;">이상하게도 너를 보러 가던 길은 기억나지 않는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건조하고 매운 바람이 불던 초겨울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성북구 어느 다세대주택 앞에서 </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너를 안고 있었지. </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너보다 더 당황했고 참 낯설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발소리가 안 나더라.</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놀랐을 땐 등 뒤에서 온몸을 부풀리고 옆으로 뛰더구나. </div> <div style="text-align:left;">벽에 기울어진 네 그림자는 너보다 훨씬 크고 검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엄청 깔끔했고 의외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더구나.</div> <div style="text-align:left;">화가 날 땐 확실하게 의사표현을 했고, 항의할 땐 정확하게 문제를 일으켰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대개 무심했고 아주 드물게 나를 찾았지.</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특히 새벽에 다가와주는 너의 조용한 따뜻함은 그즈음 큰 위로가 되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아, 한번은 가출한 적이 있었구나.</div> <div style="text-align:left;">집집이 연결된 주택가에서 달빛을 받으며 좁은 담장 위를 걷던 너를 사진처럼 기억한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뜻밖의 자유에도 위축되거나 호들갑 떨지 않고</div> <div style="text-align:left;">꼿꼿한 꼬리를 자긍심마냥 높이 세우고 달빛 속으로 흐르듯 걸어가던 네 뒷모습.</div> <div style="text-align:left;">너를 놓친 패닉 속에서도 너는 참 자랑스러운 고양이로 보였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나는 온동네 길바닥을 기다시피 돌아다니며 미친*이 되었지만.</div> <div style="text-align:left;">행여나 돌아왔을까 집으로 왔다가 다시 나갈 준비를 하는데 </div> <div style="text-align:left;">네가 문 앞에서 나를 불렀지. 잘 놀고 돌아왔다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0년이 훌쩍 넘어 정이 생겼고, 의리가 생겼고, 사무침이 생겼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아마 너도 그렇겠지. 나이가 들더니 안 찾던 사람품을 찾는구나.</div> <div style="text-align:left;">언제나 살짝 아쉬움이 느껴지게 들렀다 간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일어나 멀어지는 네 등을 보면서</div> <div style="text-align:left;">이게 뭐라고, 참 흔하게 생긴 그냥 고양이건만.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605133YEOO4JCZqifX4iA8Rcz8SV.jpg" width="640" height="480" alt="IMG_2774.JPG" style="border:none;"></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605138X1w6htGcAN7Zq358.jpg" width="638" height="472" alt="IMG_2764.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너는 내게 와서 고양이를 가르쳐주었다.</div> <div>나는 너를 통해 보편의 고양이를 알았고, 너는 마침내 특별한 고양이가 되었지.</div></div> <div>네가 고양이라서, 고양이가 너라서 참 고맙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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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03 21:41:12  58.235.***.11  소슴이  275079
    [2] 2014/12/03 21:52:01  119.197.***.46  김밥포장천원  263122
    [3] 2014/12/03 21:57:24  223.33.***.127  기묘지니  405575
    [4] 2014/12/03 22:32:48  39.7.***.20  gerrardwife  57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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