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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어둠의정령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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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384508
    작성자 : 어둠의정령
    추천 : 3
    조회수 : 426
    IP : 165.132.***.104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6/08 15:52:0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384508 모바일
    [긴 글]거울 속엔 오징어가 산다
    <DIV class=NHN_Writeform_Main>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고등학생 시절의 일이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남중을 졸업한 후 고등학교마저 남고를 선택한 나는 여자라는 생물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는 생활을 보낼 운명에 처해있었다. 고등학생이 된 기념으로 부모님은 나에게 핸드폰을 선물해 주셨는데 대부분의 또래들은 중학생 때부터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뒤늦게라도 남들과 같이 핸드폰을 갖게 된 나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물론 여자라는 생물과 인연이 없는 환경 탓에 핸드폰에 대한 열망은 주로 게임에 대한 것이었다. 핸드폰이 생기자마자 나는 그 당시 유행하던 폰게임의 온라인대전에 심취했는데, 결국 십팔만 원의 데이터통화료 폭탄이 구둣주걱이 되어 엉덩이에 폭발하는 그 순간까지 핸드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덧붙여 부모님은 그날부로 나의 폰 데이터이용을 차단해버렸고 한동안 나는 금단증상에 손을 떨며 친구들에게 한판만 한판만을 구걸하러 다녀야했다. 아마 알 사람은 알 것이다. 삼국지 무한대전이라고.</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데이터사용이 차단된 후 새로운 게임을 공급할 수 없었던 핸드폰은 점점 나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급기야 첫 달에 받아뒀던 모든 게임이 질리고 나자 나에게 핸드폰은 더이상 시계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하찮은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연락을 취할 상대라고 해봤자 학교친구들 뿐이었고 어차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한나절을 꼬박 학교에서 지내는 한국 고교생의 특성상 문자나 전화를 사용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당시 문자나 전화를 하는데 사용했던 알은 주고받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알에 대한 일종의 암거래가 성행했고 나 역시 남아도는 기본알을 거래하여 짭짤한 음성수입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는 상처뿐인 이득이었다. 알을 사들인 녀석들은 대부분 그 알을 이용하여 전설 속의 생물이라는 여자사람과 비밀리에 연락을 취하는 속칭 위너들이었던 것이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특히 나와 그럭저럭 친했던 한 녀석(A라고 칭하겠다)은 여자사람과 한 문자를 내게 보여주며 촐싹촐싹 자랑질을 해대는 게 매우 짜증스러운 녀석이었는데, 그렇게 자랑질을 하다가도 알이 떨어지면 자세를 바꾸어 굽신굽신 구걸하고 불쌍해서 알을 주면 다시 촐싹촐싹 자랑하는 꼬라지가 흡사 당선된 국회의원을 보는 것 같아 보고 있으면 끝내 분통이 터지곤 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어쨌거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법이다. 내가 제공한 알이 있는 자들의 부익부 빈익빈에 일조하는 것에 배알이 꼴린 나는 결국 그들에 대한 거래선을 끊어버리고 오직 철수(가명, 그 당시 17세, 마마보이)에게만 독점적으로 알을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녀석은 구입한 알로 쉬는 시간마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는 진성 마마보이였던 것이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이렇듯 남고에는 자신만의 커넥션을 가진 부유층들과 나와 같이 남중 출신이어서, 혹은 소심함으로 인해 여자사람은 오직 TV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빈곤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계층구조의 미묘한 갈등 속에서 폭풍전야와도 같은 남고 1학년 생활이 지나갔고 2학년이 시작되자 상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당시 2학년은 반이 총 열두 개였는데 5반까지는 문과반, 6반부터 12반까지는 이과반이었다. 문과를 선택한 나는 3반에 배정되었는데 우연의 일치로 학년의 짱으로 유명하던 녀석(B라고 칭하겠다.)이 같은 반으로 배정되어 있었다. 맞는 걸 싫어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던 나는 잔뜩 겁먹은 채 3월 초를 보내게 되었는데, 이는 같은 반이 된 A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다행히 B는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엔 관심이 없는 단순히 힘 센 아이일 뿐이었고 학급의 분위기는 서서히 풀어져 3월 중순 즈음에는 완전히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되찾게 되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그러던 어느 날, 제 성격 개 못준다고 긴장이 풀린 A는 예의 그 촐싹거림을 나에게 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 학교는 남고이긴 했지만 동시에 한울타리 안에 같은 재단의 여고(이슬여고라고 칭하겠다. 가명)가 있었는데, 그 여고에 아는 여자사람이 생겼다고 자랑을 늘어놓은 것이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었음에도 남학생은 결코 범접할 수 없는 성지였던 이슬여고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헛된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고 나 역시 그러한 환상에 심취해 급식소가 하나임에도 남고와 여고가 섞여서 밥을 먹지 않는 이유는 여고생들은 이슬만을 먹고 살기 때문이라는 미신을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물론 남고는 4교시 후에, 여고는 5교시 후에 점심을 먹기 때문이었지만 진실은 중요치 않았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아침마다 문자로 인사를 나눈다느니, 역시 여자애라 귀염돋게 이모티콘을 보내준다느니 하며 신명나게 자랑질을 해대는 놈이 부러운 동시에 몹시 짜증났던 나는 작작 좀 하고 꺼지라고 화를 냈지만 A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부러워서 화를 내는 것이고 아는 여자 하나 없는 불쌍한 자의 히스테리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나에게 퍼부었는데, 이것이 A 녀석의 큰 실수였다. 나의 뒷자리에 앉아 있던 B 역시 여자 사람은 전설 속에나 존재한다고 믿는 속칭 빈곤층의 남자였던 것이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결국 열불이 뻗친 B는 A의 눈탱이를 밤탱이로 만들고 말았다. 추가로 B는 A에게 니가 그렇게 잘났으면 당장 반미팅을 주선하라고 윽박질렀고 이에 잔뜩 겁먹은 A는 다음날 용케도 이슬여고 1학년 3반 여학생 전부의 폰번호를 구해오게 되었다. 이에 빈곤층이었던 반 남학생들은 모두가 입을 모아 B의 업적을 칭송하였으며 이 사건은 일명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 불리며 학년 전체로 소문이 퍼져나가 이후 B가 전교회장으로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어쨌거나 그건 3학년 때의 일이니 각설하고 넘어가도록 하자.</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우연의 일치인진 몰라도 A가 가져온 번호의 수는 우리 반 학생의 수와 딱 맞아떨어졌다. B는 조금의 비리도 용납하지 않고 제비뽑기 방식으로 우리들에게 여학생의 번호를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비리가 전혀 섞이지 않았음은 이후에 명백하게 드러났는데, 문자를 통해 여학생과 매우 친해진 B가 결국 실제로 여학생을 만나러 갔다가 혼쭐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B는 그 여학생의 외모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싸우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상대는 처음이었다.' 라고. 이 사건은 결국 B에 대한 반 학생들의 지지를 더욱 확고이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B는 그다지 기뻐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어쨌거나 나 역시 여학생의 번호를 얻을 수 있었다. 노트를 찢어 만든 번호쪽지엔 박경선(가명)이라는 이름과 함께 핸드폰 번호가 깨알같이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쓰여 있었다. 영락없는 여자 사람의 글씨체에 이미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버린 나는 결국 그 당일에는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만 하고 문자를 보내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대체 뭔 지랄이었나 싶은 한없이 순진했던 고등학생 시절이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다음날이 되자 슬슬 폰미팅의 결과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답장을 받았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었지만 답을 받지 못해 저기압이 된 녀석들도 종종 있었다. 어느새 다가온 A가 촐싹거리며 결과를 물어보았고 나는 아직 문자를 해보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신나서 나에게 겁쟁이라며 손가락질을 하던 A는 결국 B에게 붙잡혀 손가락을 꺾이고 말았다. 의외로 순정파였던 B 역시 문자를 보내보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어쨌든 슬슬 문자를 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시작한 나는 첫 문자를 뭐라고 보내야할지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당시 후보로 나열했던 말이 무엇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실제로 첫 문자로 보냈던 말이 무엇인지는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뭔가 거창하거나 뜬금없는 말이었으면 이야깃거리가 좀 더 늘었겠지만 아쉽게도 내가 선택한 멘트는 정말 간단한 것이었다. 바로 '안녕?' 이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사실 이십 대 중반이 된 지금도 그게 후진 멘트였는지 무난한 멘트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좋은 멘트가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안 생기는 것이겠지. 어쨌거나 살 떨리는 기다림의 순간이 지나고 그 아이에게서 답장이 왔다. 내용은 이러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아, 안녕하세요^^</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남중 출신의 남고생에게 그 순간의 충격은 정말 신선한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입이 헤벌쭉 벌어지는 걸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내 표정을 봤다면 기분 나쁘다고 무심코 후려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반 친구들도 저마다 핸드폰을 붙잡은 채 환상향으로만 일컬어지던 이슬여고의 요정(분명 대부분은 우리와 같은 오징어들이었겠지만, 진실은 중요치 않았다)들과 문자질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므로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나의 황금기였을지도 모른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나는 그녀와의 문자질에 푹 빠지고 말았다. 터치폰따윈 찾아볼 수 없는 시절이었고 자판을 누르는 손의 감각만으로도 수업시간에 책상 아래서 문자질을 하는게 가능했기 때문에 나는 쉬는시간과 수업시간을 불문하고 그녀와 문자를 나누었다. 듣던 대로 여자 사람은 이모티콘을 기가 막히게 잘 사용했다. 웃고 울고 찡긋 뀨잉 다채로운 그녀의 이모티콘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나자 그 아이는 날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의 나는 친여동생이 있었기 때문에 오빠라는 단어에 환상을 가진 남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때서야 처음 깨달은 것이다. 친동생의 오빠와 여자 사람의 오빠는 전혀 다른 단어라는 것을. 전자가 스댕글자라면 후자는 황금찬란한 금색글자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뿌린 후 그 상공에서 500t급 불꽃놀이를 하는 느낌이랄까. 등잔불에 달려드는 부나방마냥 나는 점점 그녀에게 빠져들고 있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당시는 썸을 탄다는 표현이 대중적이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난 그녀를 썸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얼굴도 모르고 심지어 통화 한 번 해보지 않았음에도 간혹 어쩌다 선문자라도 한 통 받게 되면 이야 경선이도 나한테 관심이 있구나! 하는 설레발과 함께 헤벌쭉 웃음짓곤 했다. 그러나 그런 실없는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전의 순간, 즉 축제기간이 다가온 것이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우리 학교와 이슬여고는 같은 재단이 설립한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축제도 함께 열게 되며 이 축제기간은 일 년을 통틀어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여고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간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울릴 수 있다고 한들 아는 여학생이 없으면 소용없는 일이었고 1학년의 축제는 시커먼 남자녀석들과 함께 보낸바 있었다. 그러나 2학년의 나는 달랐다. 그녀와의 거침없는 문자질로 인해 이유 없는 자신감에 차있었던 나는 그녀에게 축제 때 만나서 놀 것을 제의했고 그녀 역시 이를 수락했던 것이다. 소위 말하는 데이트를 약속한 것인데, 당시의 나는 혼자 오두방정을 떨며 데이트가 아냐 그냥 만나서 노는 거지... 라고 중얼거리며 으히히 웃음짓곤 했다. 이건 뭐 븅신도 아니고.</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어쨌거나 축제기간은 점차 다가왔고 나의 마음도 덩달아 부풀어갔다. 당시 남고에서는 축제를 맞이해서 단체공연을 준비해야한다며 전학년을 집합시켜 이른바 파워댄스라는걸 가르쳤다. 당시 유행하던 채연의 노래에 맞춰 강사가 시키는 대로 돌리고 흔들고 찌르고 하는 율동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군인머리의 남학생 수백 명이 체육복 입고 팔을 치켜든 채 봉춤을 추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더도말고 덜고말고 그게 딱 그때의 파워댄스였다. 물론 군대식 교육으로 점철되어있던 우리 학교는 까라면 깔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 괴이한 율동의 준비는 별탈 없이 잘 진행되었고 드디어 축제기간이 시작되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첫 날은 파워댄스를 비롯하여 단체행사시간이 좀 있었으므로 당장 그녀를 만날 수는 없었다. 여고에도 역시나 괴이한 율동의 소문이 쫙 퍼졌는지 그녀는 나에게 파워댄스 공연시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마침 맨 앞줄이 배정되어있던 나는 그녀에게 나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그녀는 온갖 이모티콘과 함께 꼭 찾아볼 거라며 귀여운 멘트를 날려주었다. 또다시 콩닥콩닥 모드에 들어선 그 당시의 나는 최선을 다해 기똥찬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다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는 일이었다. 봉춤은 잘춰봤자 봉춤일 뿐이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어쨌거나 공연시간이 되었고 운동장 앞 스탠드엔 여학생들이 와글와글 앉아 우리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맨 앞에 서있으니 여학생들의 얼굴이 일일이 보이는 탓에 더욱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위치를 알려줬으니 그녀 역시 날 바라보고 있을게 틀림없었다. 예고도 없이 음악은 시작되었다. 정신줄을 놓고 있던 나는 결국 첫시작을 크게 틀려버리긴 했지만, 이내 몸에 익은 동작을 되찾아 그 괴이한 율동공연을 어찌어찌 끝마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녀의 문자가 와있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재밌었어요 오빠ㅋㅋ 처음 시작할 때 틀린게 오빠맞죠 >_<</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나는 그렇다고 답장했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의 답장이 날아들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그렇구나 ㅋㅋ 아 저 배터리가 다되서 ㅜㅜ;; 나중에 문자할게요 ^^!!</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배터리가 다됐다니 별 수 없는 일이었다. 나중에 문자해달라고 답장했다. 폰을 접은 후 가만히 생각해보니 만날 장소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뭐 내일 만나면 되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친구들과 함께 느긋하게 축제 첫 날을 즐겼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그녀에게선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나는 아직도 충전을 안했나 정도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다 축제 마지막 째 되던 날, 나는 불꽃놀이 영상을 찍다가 실수로 폰을 떨어뜨려 크게 고장이 나고 말았고 결국 핸드폰을 바꾸게 되었다. 번호마저 바뀌었지만 그 당시 나는 주소목록을 옮기는 법 따윈 알지 못했던 탓에 결국 그녀의 핸드폰번호는 영영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 당시의 난 내가 폰번호가 바뀐 탓에 그녀와의 연락이 끊겼다고 생각했지만-</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mso-fareast-font-family: 바탕" lang=EN-US> 지금의 난, 그녀와의 연락이 끊긴 진짜 이유를 잘 알고 있다.</SPAN></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 style="LINE-HEIGHT: 1.8"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 10pt">  </SPAN>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 <P></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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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8 17:02:13  117.111.***.9  기멘  430487
    [2] 2013/06/11 20:44:46  182.221.***.202  진우주인  98537
    [3] 2013/06/11 22:50:01  112.169.***.236  강봉석  350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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