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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8712
    작성자 : 미꽃초월중년
    추천 : 0
    조회수 : 225
    IP : 121.171.***.7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3/08/23 22:34:32
    http://todayhumor.com/?readers_8712 모바일
    자작소설 퓨전무협 [ 질풍마마 ] -3화-
    -3- 화
     
     
    " 이게 뭐야아아아아아!!!!!!!!!!"
    진석의 외침이 산자락을 울렸다. 아직 어린나이다. 아무리 엄마를위해 어른스러운척한다해도 아이는 아이였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성적고민에 간간히 피씨방이나 들락거려야되는 나이..
    그런 진석에게 이 말도안되는 현실은 끔찍하기만했다.
    그런 진석을 경애는 뒤에서 안으며 말했다.
     
    " 걱정하지마..아무걱정도하지마.. 엄마가 다 해결할거야.. 엄마만 믿어.."
    그런 경애의 눈동자도 심하게 흔들리고있었다.
     
    "거참..무슨 해괴한 일인지..쯧쯧.."
     
    아무리봐도 이상한 두 모자건만.. 그들의 눈빛이 정상이 아니란건 백가아닌 누가보더라도 알수있었다.
    한참을 소리지르던 진석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백가를 돌아봤다.
     
    " ......아저씨. 오늘 날자가 어떻게되요?"
     
    " 갑자기 무슨말인가?"
     
    " 그러니까..오늘이 몇년 몇월 몇일인가요?"
     
    " 허허..거참.. 올해는 무자년으로 조선연호로 태종칠년일세. 달이 아홉번바뀌었고 해가 스무번바뀌었네. "
     
    " 무자년....태종칠년? 지금 조선왕이 태종이라는 소린가요?"
     
    " 허허허허.. 조선왕이라니.. 맞네.. 조선의 임금으로 태종이 즉위한지 7년째네. 이제 무언가 좀 알겠는가?"
     
    " .....태종..태종...? 태종이면 이방원인데..? 7년이라고? 그럼 서기로 몇년이라는거야?"
     
    진석의 중얼거리는소리에 백가의 이맛살이 한껏 구겨졌다. 도대체가 알수가없는 도령이었다 . 아무리 난에 의해 뒤집힌 나라라지만 임금을 대하는 어투하며 말머리부터 행동머리까지 하나같이 알수가없었다.
    원래대로라면 호통을치며 혼을내야되는것이 군자의 도리라 배웠지만 어차피 이씨조선에 좋은감정도 없는 백가다.
    괜히 정리되어 가는 도령의 심기를 건들여 머리아플일 만들고싶지는 않았다.
    한참 생각하던 진석은 경애를 바라보며 말했다.
     
    " 엄마..이거 이상해.. 태종이라니..이방원이라니!! 말이 안맞자나. 응? 그렇지?"
     
    " ...............진석아 엄마는 뭐가뭔지 정말 모르겠어.."
     
    " 우선..음.. 산아래로 내려가자... 북한쪽말고 중국쪽으로 내려가면 ..맞다. 연변에는 조선족들도많으니까.. 아니..  공중전화로 한국에 전화해서 우리좀 대려가달라고.. 아니다.. 그뭐지? 아~ 대사관! 대사관에 전화하면되겠다!"
     
    " ...대사관이면...그래.. 북경! 북경으로 가면되겠다. 그리고 설마 진짜 여기가 백두산일까? 뭐..뭐 지리산이나 그럴꺼야.. 그냥 내려가면 바로 서울시내
    나올거야. 그렇지?"
     
    설사 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라도 지리산에서 산아래로 내려가면 서울시내가 있을리 만무하나 지금 경애와 진석 둘다 그것까지 따지기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 맞아! 맞아!!!엄마. 가자! 빨리 가자!! 응? 여기 싫어! 빨리 가자!"
     
    그렇게 진석과 경애는 서로를 꼭 붙잡고 무작정 산속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걸 가만히 보고있을 백가가 아니다.
    딱봐도 둘다 제정신이 아닌데다..해가 바로 머리위에서 슬슬 기울고있었다. 둘다 여전히 팔다리는 다 내놓은 상태에다 신발도없이 산을 내려간다? 그전에 얼어죽든 맹수들의 먹이가되든 험한 산에휘둘려 낭떨어지에서 떨어져죽든 어찌되든 무사할리가 없었다. 이럴거면 구하지말걸하는 후회가 백가의 머리를 한번 훑고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왕 구한거고 구한이상 그냥 저승길 문턱 찾아가게 놔둘수는 없었다.
     
    " 이보시게들! 정신들좀 차리게.. 죽고싶어서들 그러는가!!!"
     
    그렇게 달려가며 백가가 진석의 어깨를 잡았다.
     
    " 아아아아!! 이거놔요!! 이거 놓으라고!!"
     
    " 미친새끼야!! 우리아들한테 손때!! "
     
    정말이다. 둘다 미친게 확실했다.
     
    " 어쩔려고 이러는가.. 지금 그대로 산을 내려간다면 필경 사단이나도 단단히 날걸세.. 그리고 두시진후면 해가 저물걸세. 날도 점점 차가워지고 심지어
    는 맹수들도 다니는 판국에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들인가!!!"
     
    경애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 야이새끼야.. 미칠라면 곱게미쳐! 뭐? 조선? 뭐?뭐? 매애앵수우~? 하~ 이거 완전 또라이아냐?"
     
    " 엄마.. 그냥가자.. 무서워.."
     
    " 잠깐만 진석아.. 야이 새끼야! 무슨수로 여기까지 대리고왔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그렇게 만만하게보여? 태종같은소리 하고있네.  태종? 태애애애조
    옹?? 퉤! 좆이다. 이새끼야!"
     
    쉴세없이 쏟아져나오는 욕설에 백가는 정신이 아늑해졌다. 무슨 욕을 저리도 찰지게 잘하는지 신기할지경이었다. 젊은시절 나름 명문가에서 지내며 그후로는 백두산자락에 홀로지내온 백가로서는 저런욕은 들어본적도없고 들을일도없었다. 잘해야 가끔 산아래
    마을에 청년들이 자기들끼리하는 욕설을 들으면 들었을까.. 삐져나오는 정신줄을 붙잡으며 백가가 말했다.
     
    " 뭐가 그리 화가나고 억울한지 나는 잘 모르겠네. 허나 지금은 야인으로서 살지만 군자의 도를 배웠던자로서 자네들이 죽을자리 찾아가는걸 그대로 보낼수는 없네. 정 산아래 내려가고싶거든 내일 해가뜨고 내가 직접 산아래로 같이가겠네. 그러니 오늘은 이만하고 정신들좀 차리게"
     
    나름 최대한의 배려를하며 말했다 여겼다. 그러나 이미 정신줄은 저멀리 대한민국에
    날려벼린 경애의귀에 그런말이 들어올리가 없었다.
     
    " 웃기지마 이 미친놈아! 내 아들한테 손때!!!!"
     
    여전했다. 눈안에 맺힌 혼란도 여전했으며 독기도 여전했다.
     
    " 임자 아들이 이대로 산속에서 맹수들의 먹이가 되길 바라는것이오?!!! 지 어미를 원망하며 산속에서 얼어죽기를 정녕 원한단말이오?!"
     
    " ......!!!"
     
    흔들렸다. 분명 흔들렸다. 백가는 그것을 놓치지않았다.
     
    " 죽을뻔한 사람 살려놓고 생전 듣도보도못한 욕을 먹어보는것도 괜찮소! 임자와 도령이 무슨 한이있고 어떤 억울한일로 백두산까지와서 이렇게되었는
    지 알려하지도 않겠소! 허나 양반이든 천한몸종이든 산목숨을 그대로 버리겠다는데 두고보는이가 세상천지 어디있겠소?나 백씨성을 가진이로서 조상님들께 죄를지으며 살아가는 한낯 야인이지만 사람으로서 사람목숨은 살려야 한다는게 나의 도리요
      그리고 아까 임자가 한 말대로 미칠라면 곱게좀 미치시게. 아들보기 부끄럽지도 않으신가?!"
     
    경애의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그렇다 아들...우리 사랑스럽고 소중한..하나뿐인 아들..
     
    " ...진석아..."
     
    "....엄마...."
     
    털썩!
    두 모녀는 그렇게 서로를 붙잡고 쓰러졌다. 하긴 지금까지 버틴게어딘가.. 나흘을 누워있다가 먹은것도없이 일어나서 저렇게 제대로 미치기에는 모녀
    둘다 체력도 정신력도 심지어는 혼도 없었을게다.
     
    그런 두 모녀를 보던 백가는 한숨을쉬며 중얼거렸다.
     
    " .....후.....이것도 다 내가 짊어질게지....무슨 덕을 쌓겠다고 쯧쯧....."
     
    두 모녀를 양손 한가득 끼고 집으로 들어서는 백가의 얼굴엔 알게모르게 미소가 띄어졌다.
    외로웠던게다...사람이 그리웠던게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다음날..
    해가 머리위에떴건만 진석과 경애는 누워있었다. 둘다 깨어난지는 한참이건만.. 여전히 눈은 감고있었다.
    눈을 뜨기 싫었다. 아니 뜰수없었다고하는게 정확하다. 처음 정신을 차리고 눈에들어온 낯선 주위환경은 어제일이 꿈이 아니라는걸 다시금 알려주었다.
    그래서 다시눈을감았다. 현실을 마주할 용기도 자신도없다.
    진석과 경애 둘다 마찬가지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안주했던 두사람.. 비록 그현실조차도 경애에게는 버겁기만 했지만  적어도 마주볼수있는 현실이었다. 더럽고 치사해도 스스로 부딪히며 하루하루 마주볼수있던 그런 현실..
    그러나 이건아니었다. 눈을뜨면 감당하기힘든 현실이었다. 그 백가라는 야만인이 들어와 산아래로 내려가자 할것같았다. 그래서 눈을감았다.
    사방이 짐승가죽이고 짐승머리였다. 아무리 무지한 현대인이라도 알수있을정도로
    잔인한진실.. 이런 야만적환경에서 야만적으로 사냥하는 야만인..거기에 한국어는 어찌나 잘하는지..
    이성적으로는 말도안된다 생각하지만 본능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산아래 내려가면 저 야만인 말이 거짓인걸 알수있다 여겼다.
    시간이동이라니.. 개도웃을소리다.
    그런데..만약 산아래로 내려갔는데도... 지금 이모든게 현실이라면?
    산아래로 내려가니 하나같이 저 야만인같은 사람들이 세상을 이루고있다면? 
    그게두려웠다. 아이러니하게도 경애의 속마음은 내려가서 벗어나자 라는 욕심과 내려간후 마주할 진실에 대한 공포가 서로 엇갈리며 부딪혔다.
    그때 경애와 진석의 귀로 방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털썩..
    누군가가 앉는소리다. 분명 그 야만인일테지..
     
    " 정신차린거 알고있네. 그만 일어나시게들.."
     
    쿵!
     
    가슴이 내려앉았다. 어찌해야될지 감도안오고 등뒤로는 식은땀이 흐른다. 갈증도 나고 배도고픈현실이 더욱 자신을 미치게 만들고있었다.
     
    " 어허! 어서들 일어나게! 언제까지 그러고들있을텐가!!"
     
    "..............................."
     
    "..............................."
     
    그런 두 모자를 가만히 내려보던 백가는 혀를차며 말했다.
     
    " 쯧쯧.. 못난사람들같으니.."
     
    저 목소리가 듣기싫었다. 좀 닥쳐주면 좋을텐데..
     
    " 요몇일 먹지도 마시지도못해 슬슬 힘들걸세. 난 나가있을테니 요기들좀 하게나..크흠!!"
     
    속이 안좋은지 연신 헛기침을하며 백가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시금 이어지는 방안의 정적..... 그리고 묘하게 자극하는 음식냄새가 경애의 속을 뒤집어놨다.
    슬쩍 눈을떠보니 방한켠에 나무그릇 두개가 김을 모락모락내며 경애의 시야에 들어왔다. 몸을 살짝 일으켜 보니 죽이다. 딴에는 상식이 있는 야만인인가보다. 환자에게 죽을줄정도의 상식은 있었으니 말이다.
    죽안에 고기도 몇점보이고 이름모를 풀도 있다.
    마주하기싫은 현실임에도 몸은 간절히게 그 죽을 바라고있었다. 그래서 더욱 괴로웠다. 그런 자신에게.. 현실도피하며 허기라니..
    어느덧보니 진석이도 일어나서 죽그릇을 바라본다. 그렇게 두 모자의 시선이 마주쳤다.
     
    " 엄마가...미안해.."
     
    " .............아니야....."
     
    " 그날 그냥 집에 있을걸그랬어.."
     
    " .............그러게....."
     
    " ......배고프지?....."
     
    " ........응"
     
    " ..........밥 먹자.."
     
    " ............으응..."
     
    그리고 두 모자는 그렇게 나무그릇을 들고 죽을 떴다. 이상한냄새가 나는 나무그릇과 나무수저였지만.. 평소라면 더럽다며 개밥그릇으로도 안쓸 나무그
    릇이었지만.. 그안에 담긴 죽은 너무나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그들의 후각과 신체를 자극했다.
     
    쩝쩝...
    후룩...
    쩝쩝...
    후룩..
    아래로는 지저분한 나무수저에 담긴 죽한모금이 입술로 들어오고 위로는 짜디짠 눈물이 입술로들어왔다.
    더럽게싱거운죽에 더럽게 짠 눈물이 타이밍한번 기가막힌다. 짜디짠눈물과 죽 한수저의 절묘한 콜라보는 경애와 진석의 마음을 더더욱 서럽게했다.
    "흐흐흑...쩝쩝.."
    "끄윽..흑...후루룩"
    울면서도 연신 수저를 놀리는 두 모자의 웃긴모습은 묘하게도 ..웃긴가운데 슬프기까지했다.
     
    " 흐흑..후루룩..이제 ..꿀꺽 어떡할거야?"
    " 으흑..쩝.. 집에..꿀꺽 가야지.."
    이쯤되니  묘기처럼보이기도 한다.
     
    그것도 식사라고.. 그 백가라 불린 사내같으면 한모금에 끝낼거같은 죽한그릇이 몸속에들어가니 어느덧 걱정이 약간은 희석되는걸 느꼈다. 그러나 걱정과는별개로 머릿속이 복잡한건 여전했다.
     
    ' 진짜...조선은 아니겠지? 아닐거야.. 장난일거야..'
     
    경애는 연신 부인했다. 고등학교때 늘상 꼴찌만 도맡아하던 본인이라해도... 여자나이 37살이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인생공부로는 1등은 아니더라도 10
    등소리정도는 들을만하다.  그런데 과거라니.. 조선시대라니!! 이 말도안되는 상황을 믿을수는없었다. 아니 절대 거짓이어야한다.
    하지만 속마음과는다르게 눈은 사방에걸린 짐승가죽을 보고있었고 그녀의 감각은 어제느낀 겨울날씨를 되살리고있었다.
    자신과 아들은 분명 마지막기억에 입고있던 복장이다. 그리고 그기억속의 날씨는 30도를 웃도는 7월말의 찜통더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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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설정상 오류나 그런거는 바로바로좀 지적해주세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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