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고등학교 시절의 일이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나는 여자 고등학교를 다녔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우리 학교는 동성애까지는 아니지만 여자아이들끼리 설레하고 동경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만연한 학교였다.</SPAN></SPAN></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리고 나는 상당히 후배에게 인기가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좋아한다고 고백받는 일도 다반사였고, 좋아한다며 따라다니는 후배들은 대부분 상당히 예뻤기 때문에 그 시기의 나는 상당히 우쭐했었다.</SPAN></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내 팬 중에서 상당히 거북한 S라는 후배가 한명 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전체적으로 음침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기 힘든 아이였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당시 나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S는 중학교 2학년이었다.</SPAN></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가끔 학교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하면 그녀는 그저 말없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하지만 내가 말을 걸면 곧바로 달아났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알려준 적도 없는데 우리 집 가족 구성원을 알고있었고 남들에게 자랑스레 그것을 떠벌리고다녔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는 나와 친한 아이들에게는 노골적으로 차가운 태도를 취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끝내는 내 사물함에서 체육복을 멋대로 꺼내서 입기도 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점점 스토커 같은 행동양식을 밟아가고 있었다.</SPAN></P> <P> </P> <P> </P> <P> </P> <P> </P> <P> </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발렌타인 데이에 그런 S에게 쵸콜렛을 받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녀는 갑자기 교실로 찾아와 고개를 숙인채로 작은 봉투를 나에게 건넸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솔직히 전혀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았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오히려 소름이 끼쳤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봉투 안에는 작은 상자 안에 수제 쵸콜렛이 들어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일단 받기는 했지만 솔직하니 정말 기쁘지가 않았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야 너 어쩌냐. 진짜 소름끼친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친구가 웃으며 나를 놀렸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상자를 열어보니 묘한 비릿한 냄새가 났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쵸콜렛 냄새라기에는 조금 이상하지 않냐?"</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달콤한 쵸콜렛 냄새와 함께 약간의 비린함이 약하지만 확실하게 느껴졌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냄새가 아무래도 신경이쓰였던 나는 장난삼아 친구들과 그 쵸콜렛을 조리실에서 녹여보기로 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냥 불길한 느낌이 들었던 시점에서 버렸으면 좋았을 것을.....</SPAN></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쵸콜렛이 녹더니 안에서 나왔다.</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머리카락이.</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한가닥 두가닥이 아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실수로 들어간 양이 아니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작은 다발수준의 머리카락.</SPAN></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리고 그 머리카락 다발을 둘러싼 검붉고 걸쭉한 무언가.</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비릿한 냄새를 풍기던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피였다.</SPAN></P> <P> </P> <P><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저 재미삼아 녹였을 뿐이었던 나와 친구들은 그대로 굳고말았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었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피 아니야?</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그 한마디조차 입 밖에 낼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겁에 질려있었다.</SPAN></P> <P>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친구가 이 비릿한 냄새를 눈치채지 못했더라면 난 분명 이 쵸콜렛을 먹었겠지.</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이 일이 있은 후로 지금까지 나는 쵸콜렛을 입에도 대지 못한다.</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2월 14일이 다가올때마다 떠오르는 나만의 트라우마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 </P> <P><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BR><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출처 - 비비스케(<a target="_blank" href="http://vivian9128.blog.me/">http://vivian9128.blog.me/</A></SPAN><SPAN style="FONT-FAMILY: Dotum,돋움">)</SPAN><BR></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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