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건 오직 그 한 장면뿐. 꿈이었을까? 환상이었을까? 아니면 내 망상일 뿐일까

하지만 난 진리를 보았다. 이것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난 그날 준명 진리를 보았다.

그날.. 사무치는 추위속에서 그녀를 찾았던 그날.. 오래전인지 얼마 되지 않은 날인지. 어쩌면 바로 어제일지도. 아니면 아직 오지않은 그날일지도..

삐---------------------------------------------------

그날 나는 한번도 찾은적 없던 낯선 도시에서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서성이고 있었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그때 정말로 내가 목적이 없던건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밤길을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 길은 경사가 없었다. 장애물이 없었고 소음이 없었다.

나는 조용히 걷고 또 걸었다. 밤길이지만 어둠에 의한 불편함은 느낄수 없었다.

그래서 난 걸을수 있었다. 그래서 난 그 곳에 들어갈수 있었다. 그래서 난 진리를 만날수있었다.

내가 진리를 만난 그곳이었다.

나는 걷고있었지만, 계속 걷고있을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난 걸었다. 걷고있을수만은 없어서 걷고 걷고 또 걸어서 그곳을 발견했다.

아.. 나는 그곳에 들어갔다. 나는 진리를 발견했다. 나는 진리를 만났다. 그래 나는 그날 그곳에서 진리를 만났다.

나는 진리를 보았다. 나는 진리를 들었다. 나는 진리를 맡았다. 나는 진리를 만지고 싶었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진리는 소중하다. 진리는 특별하다. 진리는 아름답다. 진리는 보호해야 마땅한 존재이다.

진리앞에서 난 생각했다. 이것은 꿈인가? 아니 이것은 현실이다. 이것이 꿈이라 하여도 진리가 있는 이곳이 현실이고 진리가 없는 그곳이 꿈인 것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다. 이것은 꿈이 아니다. 나는 현실에 있고 나는 현실에서 진리를 만난 것이다. 나는 현실에서 진리를 만난 것이다. 이것은 기적과도 같다. 나는 기적의 힘에 진리를 만난것인가? 아니 이것은 기적이 아니다. 이것은 운명, 진리를 만나기 위해 난 태어났고 살아남은 것이다. 만약 진리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저 실패한 인생이었겠지만 나는 진리를 만났다. 나는 성공했다. 이것은 기적이 아니다 운명이다. 이것은 운명이다.

아아.. 진리가 걷고 있다. 진리의 머리카락은 검은색이다. 내 머리카락도 검은색이다. 진리의 눈동자는 검은색이다. 내 눈동자도 검은색이다. 진리의 입술은 붉은색이다. 내 입술도 붉은색이다. 진리의 피부는 달빛보다 하얗다. 내 피부는 하얗지않다.

이럴수가. 진리와 나는 완전히 같지않다. 완전히 같다면 진리를 만난 이유가 없었겠지. 그래 이것은 진리와 내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것 즉 진리와 나는 인연이란 뜻이겠지.

나는 진리에게 말을건다. 진리만큼 달콤하며 진리만큼 매혹적이며 진리만큼 치명적인 음료를 시킨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있다. 이곳에는 진리와 나 그 외에는 아무도 없다.

진리와 내가 한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함께하고 있다. 그것은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진리는 나를 바라본다. 진리가 내게 말을건다. 대답을 들은 진리가 돌아선다.

아 진리의 뒷모습. 저 아름다운 뒷모습. 오늘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을 보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를 보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술을 보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보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게되었다.

아아. 진리 너는 너무 위험하다. 나는 오늘 처음본 진리에게 빠져버렸다. 내 모든 것은 너에게 녹아들었다. 내 머릿속 뇌세포 하나하나에 까지 진리라는 이름이 새겨져버렸다.

진리가 커피를 가져온다. 진리의 손가락이 보인다. 아름답다. 매혹적이다. 치명적이다. 이 커피를 마시면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 아니 죽어야한다. 내 인생의 의미는 모두 충족되었다. 진리를 바라보며 죽고싶다. 내 머릿속 뇌세포 하나하나에 까지 진리라는 이름이 새겨진 지금 죽고싶다. 아니 죽어야한다. 이것은 운명이다. 운명이다. 그래 나는 진리가 만들어준 커피를 마신다. 달콤하다. 매혹적이다. 치명적이다. 그래 이제됐다. 나는 죽었다. 나는 죽었다.

삐---------------------------------------------------

찰칵, 찰칵, 찰칵. 기자들의 플래쉬 터트리는 소리가 시끄러운 곳. 교회의 출입구와 차도에 세워진 경찰차가 있는 길. 어디선가 하이에나처럼 사건의 냄새를 맡은 기자들이 담당형사에게 달려든다. 형사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현장을 빠져나간다. 간신히 서로 돌아온 형사는 부하직원과 이야기를 나눈다.

“세상에.. 그 훌륭하신분이 자살을 할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그게 정말 자살이 확실한가요?”

“그래, 유서는 없지만 분명 직접 독으로 자살한게 맞아. 무언가 깊은 고민에 빠져 답답해서 자살해버린걸까? 그런사람들의 마음은 당최 알수가없군.”

“글쎄요. 혹시모르죠 깊은 고민이 풀려서 죽은게 아닐까요? 평생에 걸쳐 고민한 문제가 풀려버려서 허무한마음에요”

“하하하 무슨소릴 하는거야. 그분의 고민이 풀린다니. 정말 신이라도 봤다는거야?”

“글쎄요. 그건 모르죠 신인지 악마인지 아니면 진리의 문이라도 발견했는지도요”

모든 진리를 발견한사람이 더 살아서 뭘 하겠어요? 물론 그 진리를 찾기위해 모든사람들이 달려들고 있지만요.

삐---------------------------------------------------

당신은 누구인가요?

나는 진리

나는 진리를 찾고있었어요

나는 진리

어쩌면 여신이 미소를 지어 내게 진리의 문의 틈새를 열어주지않을까 그렇게도 생각해봤지요

나는진리

당신이 내앞에 나타났어요

나는 진리

난 이제 진리를 찾을수 없어요

나는 진리

난 이제 모든걸 잃어버렸습니다.

나는 진리

당신을 못본척 지나치고싶습니다. 나는 진리를 찾는 여행을 멈추고싶지않아.. 멈추고싶지않아..

나는..

하지만당신은...

당신은.. 너무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