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컴게는 컴게가 아니고 컴퓨터 견적 게시판이고, 노트북 질문 게시판이 되어버렸고 기존의 컴게유저들은 거기서 너무 지치신 것 같아 저도 덩달아 지칩니다.
이런 기분을 전환하고 다시 컴퓨터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이 글을 작성해봤습니다. 그나저나 역시 신기하네요 20세기의 컴퓨터란...
우선 아버지 서재에서 구석에 박힌 서랍을 뙇! 하고 열면
이놈이 나옵니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플로피디스크...이녀석의 끝물 때 전 초등학생이었죠. 현 유자게의 얼굴마담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 사각형이 뭔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사이즈는 3.5인치로 마이크로 플로피디스크입니다. 초창기에는 8인치짜리도 있었더랬죠. 전 직접 본적은 없지만서도. High Density라고 적힌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용량은 한장에 1.44MB입니다. 현재 일반 사용자가 구할 수 있는 저장 매체 중 용량 단위당 가격이 가장 비쌉니다. 옛날 플로피디스크가 주력으로 쓰이던 시절에는 플로피디스크가 쌌지만 현재 가장 싼 건 하드디스크죠. 지난 수십년 동안 하드디스크 값이 수만, 십만분의 1로 떨어지는 동안 플로피디스크는 겨우 몇분의 1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자면, 현재 용량당 가격이 가장 싸다고 알려져 있는 하드디스크의 1TB 모델이 약 5~6만원입니다. 그리고 1.44MB 디스켓 단품 가격이 약 700원, 디스켓으로 1TB 용량을 구현하려면 약 69만 5000장이 필요하고 사려면 4억 8650만원이 필요합니다. 우리집안에 가득채워도 안들어갈 것 같다...
물론 FDD도 있습니다. 탈칵탈칵하는게 느낌이 좋네요. 몸체에는 SAMSUNG이라고 새겨져있는데 스티커에는 LG라고 적힌 게 의문이지만 말이죠.
동그랗고 구멍뚫린 것도 있는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난 넘어가겠어! 그거 너무 많아서 꺼내는 것만 해도 일이라고! 대신 우리의 친구 USB 메모리를 꺼내봤습니다. 왼쪽부터 128메가, 1기가, 8기가, 16기가, 32기가짜리 메모리입니다. 뭐 지금 구하자고 하면 전부 구할 수 있는 것들인데, 저거 하나씩 구하는데 전부 거의 같은 가격 주고 구한거는 안 비밀...그러니까 몇년씩 텀을 두고 구했다는 말이죠
스마트폰의 친구 SD카드입니다. 제가 아이폰을 안쓰고 안드로이드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이폰이 용량놀이를 그만두고 마이크로SD 슬롯을 추가한다면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반토막이 날 겁니다. 5년쯤 전에 2기가짜리 마이크로SD살 때는 SDXC 규격이 나오기도 전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ㅎㅎ 지금은 32기가도 부족해서 64기가짤 두개나 사서 하나는 폰에 하나는 노트북에 꽂아두고 있습니다.
플로피디스크와 마이크로SD의 부피 비교. 어마어마하네요. 근데 용량은 플로피디스크(1.44x21=약 30메가)와 마이크로SD(64기가)는 넘사벽이라능...
그런데 이놈은 뭔가요? 생긴건 디스켓 비스무리한데 FDD에 넣어도 안들어가고...ZIP이라고 적힌걸 보면 압축파일의 선조 같은 건가...?
그나저나 아버지 서재창고 엄청 재밌네요 ㅎㅎ 삼성 ssd 840 evo 박스도 여러개 있고, 에너맥스 파워도 있고, 플로피디스크도 있고, 테이프로 기록하는 캠코더도 있고, 필름카메라도 있고 CD도 수백장 있고 512메가, 1기가짤 램도 십수 개 있고...한 10년쯤 더 지나면 골동품되겠네요 다들
댓글보고 CF메모리도 있다는걸 기억해서 찾았습니다 ㅋㅋ 옛날 디카에 꽂혀있네요. 지금은 폰카가 좋아서 디카는 거의 안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