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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abinogi_20136
    작성자 : 필하모니
    추천 : 6
    조회수 : 356
    IP : 59.6.***.7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5/15 18:18:04
    http://todayhumor.com/?mabinogi_20136 모바일
    [팬픽] # 01. 탈옥

     

     던바튼 성채의 실루엣은 온통 처참한 몰골뿐이였다.

     

     포워르들의 공격으로 주저 앉아버린 회색 성벽은 검게 변하여 고요를 내뿜어고 허리 잘린 유니콘 동상도 더하여 안쓰러움마저 느끼게 하였다. 관청과 종탑이 있던 자리에 완전히 터만 남아버렸고 그것들의 잔해는 기괴한 추상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화려했던 성당 역시 검붉은 파편의 흔적을 품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너른 거리의 풍경은 그런 모양새였다. 사선 끝에 닿는 것이라곤 화염에 그슬러버린 건물들의 잔해나 검게 타버린 인간이라고 불리우던 존재들의 마지막 흔적들. 모든게 파괴된 도시의 적막이 가여웠다.

     

     그렇게 광장은 순식간에 블랙위자드의 공격으로 무너져내렸다. 하늘에서 내리던 수 십개의 유성우가 던바튼을 덮쳤다. 처음보는 마법이였다. 여태껏의 침공과는 전혀 다른 스케일, 아직 먹먹한 귓가엔 파멸의 잔향이 남아 있었지만 시야에 보이는 죽음의 순간을 포착하여 괜시리 고개를 흠칫 들기 힘들었다.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었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잔뜩 가렸고 아직도 쏟아지는 유성우에 시야는 빌어먹을 정도로 밝았기 때문이였다.

     

     그 아수라장에서 생명의 몸부림은 더 이상 찾아보긴 힘들었다. 허나 검정색 채색을 한 시체들의 향연은 끝없이 즐비했다. 폭삭 내려앉아 뿌리 조차 없는 건물더미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있었다. 나름 장관이였다. 유성우가 잠시 가라앉았다. 먼지때매 가려진 희뿌연 시야에서도 선명한 것은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핏빛 불꽃을 잔인하게 뿜어대는 녀석들의 타워 실린더뿐이였다. 갑갑하리만큼 조용했다. 등줄기에 아이스볼트가 박힌 것 마냥 오싹했다. 숨결소리 조차 낼 수 없는 적막이였다. 확실한건 평화나 안정에 대한 적막은 절대로 아니였다. 더 이상 생명이 존재할 수 없는, 살육과 광기의 폭풍이 지나간 후에나 느낄 수 있는 무인의 적막이였다.

     

     

    "빌어 쳐먹을, 던바튼을 아주 잿더미로 만들 생각인가봐?"

     

    "잘 들어. 온타나, 절대 내 명령 없이 혼자 움직이지말아. 에일렌이 알면 내 모가지가 날아가. "

     

    "깐깐하긴… 그보다 왜이리 조용한거야. 포워르 새끼들, 승기에 취해 벌써 축배라도 들고 있는거야? "

     

     

     이런 전쟁통에 고요한 침묵이라니,  당치도 않는 현상이다. 전쟁터는 오감이 으스러질 정도로 시끄러워야 옳았다. 5분 전만해도 떨어지는 유성우에 의해 천지가 울리던 통이였다. 전멸이 아니라면 멈추면 안되는 생사가 걸린 교전이였다. 덕분에 통신채널을 통한 오퍼레이터 마프림의 목소리에도 잔뜩 날이 서 있었다. 마프림도 아마 이 갑작스러운 고요가 몹시나 낯설 터 였다.

     

     

    "하여튼, 꼰대들은… 평화에만 취해가지고 마족에 대해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정말 짜증나!"

     

    "온타나, 불만은 그쯤하고 몸을 피하는게 어때? 방금전 유성우 봤지? 아무리 너라도 그걸 뚫고 간다는 것은 절대 무리야."

     

    "지랄, 해보지 않곤 모르는 일이지."

     

    "정말로? 에일렌에게 분해당하고 싶은거야?"

     

    "니미럴! 지금 상황에서 왈가닥년 이야기가 왜 나오는데!! "

     

     

     무선망을 울리는 또 다른 목소리에는 기고만장의 목소리가 있었다. 오고가는 대화의 주역을 맡고 있던 에일렌이였다. 철의 여제(女帝). 마법과 공학을 접목 융합시킨 마법공학의 일인자이자 대장장이의 전설로 남은 아이데른의 직속 손녀이며 유일한 제자, 그리고 마법공학 최초로 영혼을 인간형태의 골렘에 연결시키는 소울링크의 창시자, 그녀였다. 

     

     

    "온타나? 내 욕하는 중에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마프림은 정말로 네가 걱정되서 하는 소리거든? 당장 반호르로 달려와줘. 통신기를 통해 말하긴 좀 그런 이야기니깐 일분 일초라도 빨리…"

     

     

     닥쳐오는 짜증스러운 감정에 통신기 전원을 꺼버렸다. 아직까지도 날 자기껄로 알아, 난 당장 몸을 일으켜 눈으로 블랙위자드를 쫓았다. 허나 보이는건 여전한 던바튼의 폐허뿐, 사람이나 마족의 그림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블랙위자드 자식, 어디에 숨어 있는 거지? 설마 비겁하게 도망이라도 간건가?"

     

     

     물론 그럴 리는 없었다. 다 이긴 전투를 두려워 머뭇거리는 전투는 있을 수 없었다. 차라리 절망에 의한 후퇴라면 이해하겠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그것 역시 당연스럽게 희박했다. 철저히 숨어 허를 노리고 있을 지도, 좀 쉬겠다는 속셈일지도 몰랐다. 그런 무지막지한 마법을 연발했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되었다. 아니면 제발 그러했으면 좋겠다는 무의식의 바램일지도 몰랐다. 그렇게라도 생각을 안하면 두려움에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무거운 불길함은 머릿속에 채 가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놈들의 전술이 몹시 낯설었다. 작전상 후퇴나 전술적 휴전은 절대로 흔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놈이 보여준 화력이라면 굳이 멈출 필요는 없었다. 던바튼에 남아있던 밀레시안들의 공세를 가볍게 제친 실력자였다.

     

     

    "공포심을 노리는걸까? 이해 할 수 없군. 허나 왜?"

     

     

     내 가설이 맞다면 당치 않은 고요는 참혹한 종말을 부르는 불길한 침묵일 터 였다. 방심의 유혹은 서슬 퍼런 단검의 날처럼 날카롭고 은밀하게, 또한 치명적이게 다가올 수 있었다. 무서워 하면 안된다. 전쟁은 그래야 옳았다. 살육의 터에서 주저하는 마음은 필요없는 감상일 뿐, 전쟁터에선 살이 정의였으며 사는 죄악이였다.

     

     

    '수색을 해볼까? 기다리는게 더 참기 힘들구만….'

     

     

     조심스레 파편사이에 고개를 들어 블랙위자드를 찾아보았지만 역시나 보이진 않았다. 괜시리 조바심이 났다. 허나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놈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채 움직인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었다. 그럴 터였다. 놈의 마법을 봐선 실력을 봐선 난 어림 없었다. 허나 불현듯 밀려오는 묘한 위화감. 어째설까, 왜 블랙위자드는…

     

     

    "오빠야! 혹시 날 찾아?"

     

     

     순간 전쟁터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에 순간 내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내 청각센서는 오작동없이 잘 구동되고 있었다. 물론 어린 밀레시안이 전쟁터에 활약하는 일은 비일비재하였으나 이제 던바튼엔 밀레시안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무자비하게 추락하는 유성우에 의해 검은 주검이 되었으며 몇몇은 재가되어 바람에 흽쓸려 어디론가 사라졌을 것이 분명했으니깐.

     

     

    "흐흐흐, 놀라긴… 반가워!"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채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는 그녀(?)의 얼굴엔 포워르의 문장이 새겨진 종이가 가면처럼 걸쳐 있었다. 틀림없이 던바튼을 습격한 블랙위자드였다. 손에는 완드건 스태프건 아무런 장비가 들려있지 않았다. 완전한 무방비상태인걸로 보이지만 뭔가 믿음직한 구석이 있는걸지도 몰랐다. 아니면 단순하게 내가 우습게 보였다던가… 후자라면 열 받지만 솔직히 후자이길 바라는 마음도 없진 않았다.

     

     

    "멀리서 봤을땐 몰랐는데 엄청 조그마하구만, 이제 갓 열살 넘은 것 같잖아? 아님 눈속임 마법같은건가?"

     

    "글쎄, 딱히 그런건 아닌데…"

     

     

     아이처럼 맑고 노인처럼 여유로운 목소리였다. 다시 그녀를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마법을 캐스팅하거나 주문을 읊고있는 것 같진 않았다. 심지어 내 마나를 감지하는 센서엔 그녀는 마나실드 조차 가동하고 있지 않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완전한 무방비한 상태, 아무리 고수준의 마법사라하여도 근접전에서 우위를 가지긴 힘들 것이 분명했다. 허나 완전히 제압당한 느낌에 섣불리 손이 움직여지질 않았다. 싸워보기도 전에 진 느낌이 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다짜고짜 반말을 지껄이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욕설 대신 짐짓 느긋하거나 여유로운 척 대꾸하는 것이 고작이였다.

     

     

    "그렇지 않다면 말버릇이 고약한거 아냐? 마족들은 경어도 모르나?"

     

    "어머? 호호, 재밌어라. 오빠야는 서로 죽이고 죽는 싸움터에서 존칭을 써 달라 이거야? 완전 순둥이인데?"

     

     

     생각해보니 그랬다. 전쟁터에서 적으로 만나 존칭을 쓴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잔말말고 얼른 무기를 꺼내시지 잔망스러운 마나의 노예자식아. 설마 비겁하게 꽁무니를 뺄 셈은 아니겠지?"

     

    "상황파악을 전혀 못하네? 오빠야는 이미 내 마력감옥에 갇혀있잖아? 이제 오빠야는 간단한 파이어볼트 하나에도 산산조각나고말걸? 그래도 오빠야는 예전에 몇 번 본적 있어서 이렇게 아는척이라도 해주는거야. 다른 놈이였으면 벌써 태워죽였지!"

     

     

     놈의 목소리가 가벼워 맑았다. 자신감이 느껴졌다. 사실이라면 패배가 자명했다.

     

     

    "고마운 이야기인데? 그런 대접은 사양하지. 자신있으면 어디 죽여보시지? 한방에 못 끝내면 다음엔 네놈차례야."

     

     

     허세였다. 철의 전설, 아이데른이 그랬던 것처럼 파국 앞의 허망한 여유였다.

     

     

    "아무리 그래도 날 잡진 못해. 내 진짜 위치 조차 파악하기 힘들걸? 이거 홀로그램이란 기술인데, 신기하지? 어쩔 수 없어. 오빠야는 나보다 한 수 아래야. 원래부터 짐작하고 있었지? 오늘 던바튼에 침략한 자가 몇일 것 같아? 눈에 보인 것만 해도 열 명이 넘지 않았을까? 후후, 하지만 아냐. 이곳엔 나 혼자 뿐이야.모두 내 인형에 당한거지."

     

     

     터무니 없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혼자서 모두를 없앨 수는 없었다. 밀레시안의 실력과 화력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가 인형에 속았다는건가? 말이 안되, 이래봬도 나는 에일렌의 작품이거든? 만약 인형이였다면 내 마나센서에 걸리게 되어있어."

     

    "흐히히, 안 믿을 줄 알았어."

     

     

     순간 던바튼 사방에 가벼운 웃음소리가 짙게 깔렸다. 시선을 아무리 돌려봐도 놈의 모습은 절대 보이지 않았다.

     

     

    "날 찾는 모양이네. 내가 어디있는지 궁금해? 알려줄까? 난 이리아대륙에 있어. 후헤헤헤! "

     

     

     그럴 리 없었다. 대륙간의 인형술과 대규모의 마법이라니, 말도 되지 않았다. 허나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진심으로 느껴졌다. 마나센서로 감지되는 마나의 양으로도 상대를 압도시킬 정도의 실력자니깐, 그렇게 생각하니 거만한 놈의 웃음소리가 거슬렸다.

     

     

    "대체 누구야 넌?"

     

     

     어설픈 물음이 가늘게 떨렸다. 놈의 대답은 바람처럼 가벼웠다.

     

     

    "내가 누군지 궁금해? 그럼 오빠는 누군데?"

     

    "온타나."

     

    "아니, 남들이 말하는 오빠의 이름같은걸 묻는게 아냐. 오빠는 대체 뭐지?"

     

    "뭔 개소리야! 난 나지!"

     

     

     선문답 같은 질문에 불쑥 짜증이 솟았다.

     

     

    "기분 나빴어? 그런 반응이 당연하지. 후헤헤! 그냥 다크로드라고 해두지! 그럼 오빠는 루 라바다인가?"

     

     

     갈수록 조롱이 짙어갔다. 모이투라 전쟁의 영웅의 이름을 들먹이는 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두들 내 정체가 궁금하다고 내가 옛! 하고 가르쳐 줄 것 같아? 이해하지 못한다면 모르는게 약인 법, 모르고 당하는게 덜 억울할 수 있잖아? 알아들었지? 알아들었다고 생각하고 질문을 하나 더! 오빠는 왜 날 막고있는거지?"

     

     

     질문은 거침없었으나 조금은 어이가 없었다. 던바튼을 침략하였으니깐, 무고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으니깐, 마치 내 자신이 정의의 사도라도 된 듯한 대답들이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답은 아닌것 같았다. 허나 분명 블랙위자드를 막기로 한 것은 내 의지였다. 이유는… 왜지?

     

     

    "대답이 없네? 너무 어렵남? 그럼 질문을 바꿔볼게. 오빠야는 그 몸에 정착하기 전의 일을 기억해?"

     

    "무슨 뜻이야 그거…?"

     

    "온타나? 반호르 대장간의 성실한 아르바이트생? 에일렌을 연모하며 그녀의 마음을 얻기위해 군소리 없이 에일렌의 심부름을 도맡아하던 건실한 청년? 웃기는 소리지. 그게 사실일까?"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난 서둘러 통신기의 전원을 켰다. 전원을 키자마자 들려오는 건 에일렌의 잔소리, 허나 그녀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왠지 거짓이 묻어나오는 것만 같아 슬프게 느껴졌다.

     

     

    "야! 온타나! 너 지금 어디야? 뭐하고 있어? 통신기는 왜 꺼놓고 지랄이야! 너 당장 안 돌아와?!"

     

    "에일렌. 내 질문에 똑바로 대답해."

     

    "어, 어? 갑자기 왜 그래? 너답지 않게 심각한 목소리로…."

     

    "난, 누구지?"

     

    "뭐? 드디어 고장났나, 나사 하나 빠졌니? 미친놈이…. 온타나. 그것말고 더 설명이 필요해?"

     

    "네가 날 부르는 별명말고 말이야. 난 누구냐고."

     

    "……뭐?"

     

     

     제발 대답해줘.

     

     

    "……온타나."

     

    "이 왈가닥이 끝까지… 그래, 나중에 돌아가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난 조용히 통신기의 전원을 껐다. 돌아가서 이야기 하잔 약속은 아마 지켜지지 못할테지. 왜 숨겼는지 묻고 싶었지만 순서는 그게 아니다.

     

     

    "후헤헤, 어때 진실을 알게 된 소감은? 부정하고 싶겠지. 허나 사실이야. 그래서 괴로울테고! 아무튼 이제 끝내야겠어. 너무 시간을 오래 잡아 먹었어! 시간은 금인데…. 오빠가 어떻게 하나 좀 더 지켜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네? 흐히히. 너무 겁먹진 말고, 한방으로 깨끗하게… 자, 그럼!"

     

     

     그리곤 끝이였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파국, 그대로 종료였다. 죽음의 순간, 아니, 나의 전원장치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순간, 총성과 같은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했다. 아마 던바튼을 휩쓸었던 유성우일 것이였다. 온 몸 전체의 아득한 통증과 함께 여러 오류로 인한 푸른색 경고창이 눈앞에 번졌다.

     

     

    "시스템… 종료…"

     

     

    내 것같지 않는 목소리를 중얼거리며 아득히 흐려져만 가는 시야 속에 주마등처럼 겪어왔던 모든일들이 뇌리속을 스쳐지나갔다. 웃기지도 않는 일이였다. 이 기억조차 만들어진 것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배신감이 앞서 들었다. 

     

     

    "넌 못 나와,"

     

     

     눈을 완전히 감으려던 순간 내 메모리속에 저장되지 않는 영상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영상에 비춰진 것은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히 에일렌이였다. 햇빛에 탄듯 한 구릿빛 피부, 탁한 노란색 생머리에 머리띠로 정리된 머리결. 팔뚝에 태양모양의 문신…

     

     

    "넌 그 속에서 영원히 갇혀. 그리고 그 곳에서 평생 못 빠져나와!"

     

     

     무슨 소리지…? 생각해보려하였지만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에 조용히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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