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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cook_89828
    작성자 : 너구리찡
    추천 : 12
    조회수 : 1893
    IP : 42.82.***.221
    댓글 : 20개
    등록시간 : 2014/04/20 01:07:40
    http://todayhumor.com/?cook_89828 모바일
    방금 닭똥집을 사러 갔다 오해받은 이야기.
    저는 광주에 있는 모 대학에서 대학원을 다니다, 지금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구 근교에 있는 모 대학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죠. <div><br /></div> <div>이쪽에 딱히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원래 혼자 방에서 간단하게 맥주 홀짝이는 걸 좋아해서 오늘도 닭똥집에 맥주나 마실까 해서 원룸 근처 닭발집에 갔습니다.</div> <div><br /></div> <div>지난번에 지나가다 들러봤더니 맛이 괜찮았거든요.</div> <div><br /></div> <div>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손님이 두 테이블 있고, 주인 아주머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div> <div><br /></div> <div>문 바로 앞 테이블에 아주머니 두 분, 약간 안쪽 테이블에 남자 한 분과 여자 한 분.</div> <div><br /></div> <div>제가 들어가자 문 앞 테이블에 있던 아주머니께서 주인 아주머니를 부르셨습니다.</div> <div><br /></div> <div>그 상황이나 그 뒤에 오고간 대화를 들었을 때 두 테이블 다 자주 오는 단골이라, 주인 아주머니와 어느 정도 안면도 있고, 친분도 있는 사이인 것 같았죠.</div> <div><br /></div> <div>주인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나와서 저를 보자마자 콧소리를 섞어가며 "어머! 우리 두번째 보네요!! 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할 때까지만 해도, 되게 기억력 좋으시구나 싶기도 하고, 너무 반가워하신다 싶기도 해서 그냥 애매한 상태였어요.</div> <div><br /></div> <div>아무튼 주문해놓고 맥주를 사러 잠시 근처 편의점에 갔습니다.</div> <div><br /></div> <div>지난번에 왔을 때 카드리더기가 잘 안됐던 게 기억나서, 간 김에 ATM에서 돈을 찾았고요.</div> <div><br /></div> <div>다시 닭발집으로 가서 기다리는데, 이상하게 주인 아주머니가 계속 콧소리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거시더라고요.</div> <div><br /></div> <div>뭐가 좀 이상한 것 같기는 한데, 그냥 사교성이 좋은 아줌마인가 보다, 콧소리는 원래 목소리가 그렇겠지 생각하면서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기다리는데, 그 뒤로도 계속 아주머니가 요리하는 중간 중간 주방을 나와서는 저한테 이것저것 물어보고 말을 거시는 겁니다.</div> <div><br /></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때까지도 그냥 외지에서 혼자 사는 게 안쓰러워 보여서 계속 말 거나 싶었는데, 안쪽 테이블에 있던 아저씨가 대뜸 "아이! 아줌마, 그러지 마!! 그 사람도 그거 다 알아들어요!!" 하면서 아주머니를 다시 주방으로 보내시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때부터 뭔가 좀 이상하다 싶었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제가 이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사투리를 그렇게 심하게 쓰는 것도 아니고 똑같은 한국어니까 알아듣는 게 당연한 건데, 왜 저렇게 얘기하시지 싶었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래도 크게 별 의미 두지 않았고, 그 뒤로 아주머니는 한 번씩 저한테 말을 걸었고, 입구 앞 아주머니 두 분도 "아유, 왜 저래~" 하면서도 재밌는 구경하는 것처럼 보시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내 주문한 음식이 다 되어서 돈을 내고 나오려는데, 아까 그 아저씨께서 저를 불러세우셨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저기요, 잠시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네? 왜 그러세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맛있다 있잖아요, 맛있다. 그건 중국어로 뭐라고 합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그제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제가 군휴학을 했던 20대 중반 이후부터 유난히 중국인이냐는 오해를 자주 받았거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이번에도 그거더라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제가 중국인이라서 무슨 얘기 해도 잘 못 알아들을 줄 알고, 옆에서 계속 말 걸면서 놀리고 있었던 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래서 아까 중간에 다 알아들으니까 하지 말라고 했던 거고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그냥 대답해 주고 나올까 했는데, 제가 중국어는 전혀 몰라서 대답할 수가 없길래, 솔직하게 "모르겠는데요." 했더니 표정이 굳으시더라고요.</div> <div><br /></div> <div>'어? 왜 모르지? 설마 중국인 아닌가?' 하는 표정으로 "어... 혹시 중국인... 아니세요? 코리안?" 하고 물어보시는데, <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그 와중에도 한국인이냐고 안 물어보고 코리안인가 싶어서 "네, 한국인이요." 하고 그냥 나왔네요.<br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br /></span></div> <div>저야 그냥 오해받았다고 생각하고 끝나면 되는데, 만약에 진짜로 한국어 알아듣는 중국인이었으면...</div> <div><br /></div> <div>어쩌면 사소한 거지만, 이런 얘기가 퍼지면서 우리나라 이미지를 조금은 나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여담) 그나저나 언제 먹어도 닭똥집 양이 적어요.</div> <div><br /></div> <div>다음에는 2인분 사야지.</div> <div><br /></div> <div>엄마가 이 얘기 듣더니 그 가게 다시는 가지 말라고 했는데...</div> <div><br /></div> <div>근처에 닭똥집이나 닭발 파는 데가 여기 밖에 없는데...</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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