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font size="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현재 만렙을 찍었고, 정발된 워크 소설들은 아서스 이후 하나 빼고 다 사서 보았으며, 그 이전 소설들도 어떤 경로로 본 워크래프트의 팬으로서 하는 말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진심 영화는 정신줄을 놓고 만들었어요. 게이머를 우습게 보고 만든 것 같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개봉한지 1년이 다 되가는 영화지만 지금도 생각만 하면 던컨 존스 이 XX새끼라고 혼잣말이 나올 정도네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기존의 역사나 설정을 바꾼 건 별로 불만이 없습니다. 지금와서 보면 사실 워크래프트 역사 자체가 그다지 뛰어난 편이 아니거든요. 지금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연대기라고 하는 책을 새로 내면서 뜯어고치고 있는 게 그 이유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살게라스나 킬제덴 같은 티탄을 얘기해봐야 등장시키기도 어렵고, 영화 수준으로 보면 나올 경우 영화판 패럴렉스(반지닦이)나 갤럭투스(판타스틱4-2편) 같은 우주 방구 정도로 나오겠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굴단과 지옥마법 자체 정도로 설정하는 건 나쁘지 않았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제가 워크래프트 영화를 보면서 주목한 시나리오상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지목해보겠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1. 듀로탄</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응? 듀로탄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이 오크도 분명 문제가 하나 있어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오그림과 상의하면서 굴단을 죽이자고 합니다. 굴단의 지옥마법이 모든 걸 죽인다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그런데 중요한 건 그 시점에서,</font><font size="4" style="background-color:rgb(255,255,255);"><strong> 듀로탄이 아는 한 드레노어 행성에 있는 오크들을 아제로스로 데려올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굴단입니다.</strong></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굴단을 제외하면 듀로탄이 아는 지옥마법 사용자는 한 명밖에 없어요. 숲에서 마주친 인간 주술사(마법사 메디브)가 지옥마법을 되돌렸으니 아마 쓸 수 있겠다, 라고 추측할 순 있겠죠. 하지만 그가 오크들을 아제로스로 데려오게 해줄 것 같나요? 당장 적으로 만났는데?</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아제로스에 지금 있는 오크들은 선봉대라고 분명히 집고 넘어가요. 영화 후반부에서도 나타나듯이 수많은 오크들이 드레노어에 남아있습니다. 심지어는 듀로탄 본인의 부족인 서리늑대부족도 다 넘어온 게 아니에요. 전사들만 넘어왔고 드렉타르(공식 소설에 존재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나 다른 노약자들은 남아있어요. </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이런 상황에서 굴단을 죽이고 나면 남은 죽어가는 드레노어에 남은 오크들은 식량부족에 허덕이다 죽게될 텐데 이 점에 대해선 고려조차 안 해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이러니 오그림이 통수를 때렸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2. 카드가</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카드가에 대해선 사실 사소한 불만입니다. 텔레포트 쓸 수 있는데 왜 안 쓰고 그리폰 타고 다니면서 시간 허비하나요? 달라란에서 스톰윈드로 텔레포트를 썼다면 시간에 맞춰서 레인 린에게 메디브에 대한 사실을 알릴 수도 있었을 텐데요? 다만 이건 시간과 거리에 대한 설정은 잘 모르는 지라 제가 오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3. 캘런 로서</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작위적인 캐릭터입니다. 안두인 로서의 아들인데 그냥 시나리오상 부속품으로서 죽는 게 너무 뻔하게 보여요. 솔직히 가오갤2에서 욘두가 죽는 장면에선 눈물이 조금 나왔는데, 이 녀석 죽는 장면에선 안구에 습기조차 안 차더군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4. 레인 린과 인간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4"><strong>인지불가장애인입니다.</strong></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작중에 21개 군단이 오크에게 박살났어요(지나가는 설명으로 '18개 군단을 잃었다'고 하며 3개 군단을 이끌고 갔다가 모조리 전멸), 그리고 영화상 못해도 세 개의 인간 마을이 사라졌습니다. 도망치지 못한 민간인들은 그의 눈앞에서 오크들에게 무참히 죽었으며, 그의 호위병들은 오크들에게서 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또 죽어가고 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이런 상황에서 가로나에게 '오크와 평화를 이룩해다오'가 유언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이게 말이 됩니까? 상식적으로 오크들이 한 행위는 굳이 놈들이 오크라는 다른 종족이 아니라 그냥 외국의 인간 병사들이라고 해도 용서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잖아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멋대로 침략해서 병사를 죽이고 마을 태우고 민간인 납치, 살해를 한 놈들인데... 그 놈들과 평화를 추구한다는 게 인간적인 사고방식입니까? 굴단만 나쁜 놈이고 다른 놈들이 정신지배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녹색 오크들도 멀쩡히 말하고, 사고하고, 판단하는 것들이라고요. 마지막에 블랙핸드는 좀 이해가 안 되지만 삭제장면에는 그롬 헬스크림과 듀로탄이 '대화'를 멀쩡히 나누는 씬도 있어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한국의 어떤 평론가는 이 영화에 대판 평에서 '전쟁과 평화에 대한 바른 인식'이라고 씨부렸는데, 전 그 반대라고 봐요. 이 영화에서 평화라는 단어 한 마디가 나온 건,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자들과 평화 자체의 개념에 대한 극단적 모욕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예고편에선 '카로스'라는 부관이 이 오크들을 보고 '이들은 짐승입니다. 모조리 죽여야 합니다.'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죠. 아예 증발해버린 장면인데 전 이게 꼭 필요했다고 봐요. 인간들 입장에선 미지의 적이 침공한 겁니다. 그것들이 그들의 형제 자매 부모 자식을 죽였고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인간 병사들한테선 처절함과 비장함이 느껴졌어야 했어요. 하지만 병사들은 표정조차 보이지 못했죠. 그들이 오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주요인물만 있고 다른 병사들은 그냥 움직이는 갑옷걸이들이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반지의 제왕과 너무 비교되는군요. 2편, 3편에서 로한과 곤도르의 병사들이 보여주는 공포심, 막강한 적에 맞서는 처절함. 그런게 없어요. 그저 쳐맞고 날아가는 축구공들일 뿐.</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5. 가로나 및 후반부 배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가로나가 메디브 딸이고 뭐고 하는 설정엔 별 관심 없습니다. 영화를 끝까지고 보고도 눈치 채기 힘들고 소설까지 봐야 되는데, 거기에 신경써야 되는 이유가 뭔가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가로나가 완전한 오크가 아니라서 오크들 사이에선 차별 받았으며 그 때문에 인간들이 따뜻하게 대해주니 마음이 흔들린다는 설정은 나쁘지 않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문제는 이에 대한 묘사, 보여주는 장면이 감옥 씬 하나를 제외하면 딱히 없어요. 주요 인물과의 대화는 좀 있지만 인간 전체의 종족,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심도있는 고민을 하는 장면은 없어요. 그냥 가로나는 인간을 도와주고 또 인간들은 그 가로나를 신뢰합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영화 전체에서 블랙홀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가로나의 배신입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strong><font size="4">가로나가 레인 린 왕을 배신한 건 오크의 승리에 어떤 기여도 하지 못했어요.</font></strong> 스톰윈드 군대는 한줌밖에 나오지 않았으며 블랙핸드, 아니면 다른 오크들 중 하나가 레인 린을 죽였을 겁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반면 가로나는 협곡에서부터 배신한 게 들켰을 것이며 최후반 전투에서도 스톰윈드 군대 갑옷을 입고는 열심히 동족들을 죽였습니다. 오크들이 장님이 아니라면 보았겠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그런데 고작 뒷치기 한 번 했다고 영웅대우라뇨?</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따지고 보면 다른 오크가 '명예로운 결투'로 상대의 부족장과 싸울 기회마저 뺏어간 건데요?</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백번양보해서 사면은 해준다 해도, 도로 노예로 돌아가면 돌아갔지 무슨 호드의 일원입니까.</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한때는 워크래프트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에 두근거렸고, 친구들한테는 꼭 보라고 셀프알바급 광고를 하며, 평점이 나왔을 때는 평론가들이 깐깐한 걸꺼야, 쉴드를 쳐줘야지. 이런 마음이었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보고나서는 저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마지막 블랙핸드 고간 자르기로 마무리하는 걸 보곤 심정이 참담했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뭐가 문제였는지 저로선 파악할 방법이 없군요. 블리자드가 속시원히 사정을 다 얘기해주었으면 하는데 영화에 대해선 말을 애초에 거의 꺼내지도 않더군요. 자기네들도 부끄러운 걸 아는 거죠.</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배급사인 레전더리도 후속작에대한 건 언급도 하지 않았는데 감독인 던컨 존스만 신나게 트위터로 입 털고 있습니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후속작을 쓰랄 얘기 하고 싶다...</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로서의 얼라이언스와 굴단의(또는 오그림이 중심이 된) 호드의 싸움을 마지막에 예고해놓고, 쓰랄 얘기를 하겠다는 건 어쩌겠다는 건지...</font></div> <div><font size="3"></font> </div> <div><font size="3">나레이션으로 얼라이언스가 이겼다 하고 넘어가면... 그건 진짜... 어휴.</font></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