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1에서 이어집니다.</p><p> </p><p>마법에 대한 정보가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 빠르게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그와 동시에 마법에 대한 연구도 폭발적으로 진척되기 사작했다. <br>그에 따라 밝혀지지 않은 마법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새롭게 밝혀졌는데, 그 중 하나는 마법의 사용형태가 꼭 마법진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마법진의 구성에 필요한 수학적 배치만 포함된다면, 소리, 동작, 기호, 문자 등으로도 얼마든지 마법의 사용이 가능했다. 물론 소리, 동작 등은 완벽한 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실용화는 되지 못하였으며, 기호, 문자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마법진 등이 속속 등장했고, 심지어 전파를 통한 마법진도 등장했다.<br>이러한 마법적 특성때문에, 사람들은 마법진을 포함한 마법을 사용한하는데 필요한 것들의 새로운 총칭을 필요로 했다. 그렇게 새롭게 정의된 단어가 페이퍼(paper), 코드(code), 블럭(block)이다. 블럭은 마법 사용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단어를 표현하는 도형, 식등의 총칭이며, 코드는 이러한 블럭을 모아 실제로 마법으로 발동되는 최소의 단위를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코드를 모아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페이퍼라 부른다. 기본적으로는 하나의 완성된 페이퍼를 이용해 마법을 사용하지만, 보다 전문화된 사람들은 코드들을 조합한 자신만의 마법을 사용하기도 한다.<br>이러한 마법적 이론의 확립을 통해 나타난 가장 우선적인 성과는 '마력량 계측기'의 발명이었다. 중국의 한 연구단체는 마력을 완전히 소모한 상태에서 자연적으로 마력이 충전되는 시간과 양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다는 것을 알고, 대상에 '자신의 총 마력량을 수치로 하는' 코드를 일정한 간격으로 전송한 뒤, 각 코드가 전송된 다음 보여지는 코드의 효과의 차이를 계산해 대상의 총 마력량을 계산하는 것이었다.<br>물론 A군에게 가장 중요한, A군과의 지식공유 코드는 암호화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순조롭게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SNS를 통해 주로 인터넷이 발달된 국가 중심으로 퍼졌지만, 곧 개도국 이상의 국가에서도 퍼지기 시작하였으며, 일부 내전중인 국가에서도 사용하는 것이 확인되었다.</p><p> </p><p>다양한 단어를 블럭화하는 작업과, 동시에 코드화하는 작업은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1개월이 채 되지 않아 사실상 지구상의 모든 어휘에 대한 블럭, 코드화가 완료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류의 지식수준에서는 코드 없이 자의적으로 마법을 완성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페이퍼는 수십개의 코드를 포함하고 있었다.<br>A군은 개인적인 연구에서, 사실상 마법의 중심인 동사를 의미하는 블럭에도 상하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자르다'라는 단어는 '분리하다'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단어이며, '분리하다'라는 단어는 '이동하다'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단어이다. 이런 식으로 동사의 계층을 나누었고, 각 계층을 티어(teer)로 구분하였다.<br>최상위 티어, 즉 0티어는 do(하다)이며, 그 어떤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으며 사실상 모든 것이 가능한 단어이다. A군은 이 단어를 코드화한 코드를 신의 코드라 지칭하였으며, 사실상 만능의 코드이지만 곧 아무도 사용할 수 없는 코드이기도 하다.<br>1티어에는 이동하다(move), 바꾸다(change), 생성하다(create), 지우다(del.ete)의 네가지이다. 이 네가지 코드는 응용하게 된다면 일부 중복되는 효과도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 사실상 서로를 형용할 수 없는 단어이기도 하다.<br>단 0티어와 1티어에 포함되지 않지만 상급 티어인, A군은 음수 티어라 부르는 단어로 알다(know)가 존재한다. 물론 인간의 기준에서 안다는 것은 뇌의 세포 배열을 통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안다'는 것에 제한이 없다는 것은 곧 마법에 대한 모든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다른 단어로 형용될 수 없다'는 차원이 아닌, '다른 단어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에 A군은 이 단어를 독립적으로 구분했다.<br>1티어 이상에 포함되는 6개의 단어를 A군은 신의 능력에 준하는 코드(demigod code)라 칭했다. 이 단어들은 사실상 인간의 지식한계를 뛰어넘는 단어로, 이 단어를 다른 코드 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신에 필적하는 지식을 가져야 하고 또 인간이 이 단어들을 사용한다면 신이라 칭해도 될 것이라고 정의한다.<br>A군은 자신의 지식 공유 시스템을 통해, 자신이 '거시적 세계에서' '지구라는 공간에 한정해' 준신급 능력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비밀코드(A군은 이를 시그널 그래프(signal graph)라 불렀다)가 인류의 80% 이상은 사용해야 한다고 계산했다. 그리고 이 코드는 4개월이 지났을 무렵 대략 전 인류의 40%가 사용하게 되었다. </p><p>마력은 마법을 사용하면 소모되며, 소모된 마력은 자연적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마력을 포함된 음식을 섭취할 경우 이 속도는 조금 더 빨라진다. 모두가 이 사실을 알았지만, 그 누구도 '지구에 존재하는 마력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부분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br>마력은 본래 우주에서 지구로 내려온다. 태양의 빛, 운석, 우주선, 전파 등과 함께 지구로 들어오지만, 그 양은 매우 적다. 지금의 지구에 존재하는 풍족한 마력은 그러한 마력이 40억년동안 누적된 것이다. 지구의 마력량에 비례해 지구의 생명체가 번성한 사실, 인류가 그 당시 소모한 마력의 양은 우주에서 들어오는 마력의 양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 마력과 상관없이 인류는 힘에 대한 심각한 금단현상을 가진다는 사실은 불행하게도 인류가 자멸하게 된 이후에 밝혀졌다.</p><p> </p><p>6개월이 지났을 무렵, 시그널 그래프는 무려 전 인류의 65%가 사용하게 되었다. 반대로 말하면 전 인류의 65%가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지구에서의 마력 소모 속도는 120000000000% 빨라졌다. 지구에 40억년간 쌓인 마력을, 인류는 불과 6개월동안 50% 이상 소모하였다.<br>자연스럽게 대기중에 포함된 마력의 농도도 줄어들었으며, 바다, 산, 동물, 식물이 가진 마력의 양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마력을 거침없이 사용한 인류는, 마력을 다 쓰고 다시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음을 알게 된다.<br>이때까지도 마력의 순환구조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은 구체적으로 알아낼 수 없었지만, 각국의 연구진들은 인류가 마력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늦게나마 깨달았고, 곧 정부를 설득해 시민들에게 마법의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하기 시작했다.<br>이러한 운동이 시작된 최초 1달간 시민들은 비교적 평온하게 협조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인간들에게 있었다. 한동안 꿈에서나 꿀 수 있었던 힘을 소유하게 된 인간들은, 1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힘을 상실한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는 금단현상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br>결국 정부의 요청을 준수하는 시민과, 준수하지 않고 마법을 남용하는 시민 사이의 사소한 충돌이 전세계에서 발생했다. 결국 마법사용줄이기 운동은 1달이 조금 더 된 시점에서 사실상 전세계적으로 무용지물이 되어버렸고, 지구의 마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특히 인간들이 몰려 살고있는 지역에서는 사실상 자연중의 마력이 거의 0에 가깝게 고갈되었다.<br>재앙의 키는 이 즈음 등장한 '개선된 마력량 계측기'였다. 고갈되다시피한 마력을 찾기 위해 사람들은 더욱 향상된 마력량 계측기를 요구했고, 기업들은 극한으로 향상된 마력량 계측기를 시중에 내놓았다. 그리고 이 향상된 계측기는 이전의 마력에 관한 사실 중 하나를 바꾸게 되었다.<br>그것은 바로 개인이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마력을 소모하더라도, 인간 내부의 마력량은 0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거의 공통적으로 140에 가까운 마력량이 동일하게 남았다. 더욱이 이 마력량이 남는 곳은 뇌와 척수를 포함한 신경계 뿐이었다.<div class="autosourcing-stub"></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