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한의사도 불신하는 한방진단기기…그래서 현대의료기기를?</h2> <div style="margin:13px 0px 0px;color:rgb(108,108,108);"> <div> <div style="margin:5px 5px 0px 3px;width:40%;float:left;"> <h4>한의학 원리 적용한 맥진기·양도락기 등 재현성·정확도 크게 떨어져…현대의료기기 사용 고집하다 자가당착 빠질 수도</h4> <h4></h4></div></div> <div style="clear:both;"></div></div> <div class="view_article"> <div class="artc_view"> <div style="width:550px;text-align:justify;line-height:150%;letter-spacing:0px;overflow:hidden;font-size:14px;"> [라포르시안]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격화되면서 의료계와 한의계간 이성적 대응을 넘어서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br><br>정부가 경제단체에서 건의한 규제개혁 건의사항을 바탕으로 확정·발표한 규제기요틴 과제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을 포함한 것이 원인이다. <br><br>의료인의 전문적인 면허범위에 관한 문제를 경제단체 건의로 바꾼다는 발상 자체도 황당한 일이고, 의료인들이 여기에 휘둘려 집단적인 감정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br><br>의료계는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게 무면허 의료행위와 같다는 입장이다.<br><br>대한의사협회는 "환자를 진단함에 있어서 현대의학의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적 원리와 한의학의 기본원리인 음양오행 이론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진단기기는 엄격히 구분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br><br>반면 한의계는 "보다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진료를 위해 한의사가 진단기기를 활용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맞서고 있다.<br><br>X레이와 초음파 진단기기 등의 현대의료기기는 현대의학에 기반해 개발된 장비로써 학문체계가 다른 한의학 분야에서 환자 진단에 적용하는 것이 과연 의학적 근거나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br><br>이런 논란의 한편에서는 '한방병의원에서는 왜 한의학적 원리를 적용해 개발한 한방진단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도 고개를 든다.<br><br>분명 오래 전부터 한의학적 원리를 적용한 맥진기나 양도락기, 경락진단기 등이 오래 전 개발돼 상용화가 이뤄졌다. <br><br><img align="top" style="margin:0px 0px 10px;" src="http://www.rapportian.com/n_news/easy_editor/tmp/20150119100649_0666.jpg" border="0" alt=""><br><br>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한방병의원에서 사용하는 양도락기, 맥파기, 맥전도기, 경락기능검사기 등의 한방행위 관련 장비는 총 8만9,546개에 달한다. <br><br>한방 진단에 활용하는 의료장비가 상당수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학문적 체계를 기반으로 개발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걸까. <br><br>한의사들이 한의학적 원리를 적용해 개발한 한방진단기기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br><br>앞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한의과대학 등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한방진단기기에 대한 한의사들의 신뢰도가 상당히 낮았다. <br> <br>상지대학교 한의대 진단생기능의학교실 연구팀은 2012년 한의사협회 회원 1만3,957명(응답자 1,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방의료기기 사용 현황 및 개발 수요에 대한 조사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작성했다. <br><br>이 논문에 따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진단용 한방의료기기의 주요 불만사항에 대한 조사에서 '낮은 재현성 또는 낮은 신뢰도'라고 답한 경우가 25.1%, '불확실한 유효성'이라고 답한 경우가 16.3%로 나타났다. <br><br>많은 한의사들이 한방진단기기를 통해 측정한 결과의 정확성과 재현성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br> <br>의료기기 구매시 가장 고려하는 요소에 대한 조사에서 '유효성이 검증된 바 있는지 유무'라고 답한 경우가 37.5%로 가장 많았다. <br><br>다음으로 '건강보험 적용여부'라는 응답이 21.4%, '재현성이 검증된 바 있는지 유무'라는 응답이 20.2% 등이었다. <br><br>전반적으로 지금까지 개발된 한방진단기기를 이용한 측정치의 정확성과 재현성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br><br>그보다 앞서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었다. <br><br>한의학연구원이 2004년 한방병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방임상 사용 의료기기 성능평가 연구'에 따르면 응답기관의 53%가 진단기기에 불만족한다고 답했고 만족한다는 답변은 21%에 그쳤다. <br><br>불만족의 이유로는 한방진단기기의 결과를 임상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서라는 답변이 98%에 달했다. 나머지 2%는 측정방법 및 결과에 신뢰성과 재현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br><br>이렇게 신뢰가 낮은 이유에는 한방진단기기가 측정하는 결과치를 한의학적 진단으로 연결할 이론적 근거가 취약한 때문이기도 하다. <br><br>다르게 표현하자면 한의학적 이론을 임상에서 재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br><br>한의학연구원은 2011년 3월 발간된 대한한의학회지(제32권 제2호)에 게재한 '한방의료기관 의료기기 보유 현황에 대한 조사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경락기능검사기, 맥진기, 양도락검사기 등은 한의학적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한방진단장비이면서, 국민건강보험 검사료 급여로 인정되는 상황에서도 한방의료기관 전체 보유 비율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유는 이들 3종류 진단기기에 대한 (임상 적용에 대한 어려움과 재현성이 떨어지는 등)한의사들의 부정적인 요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br><br><img align="top" style="margin:0px 0px 10px;" src="http://www.rapportian.com/n_news/easy_editor/tmp/20150119100704_9254.jpg" border="0" alt=""><br><br>한의학적 원리를 적용한 한방진단기기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한의사가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 현대의학 원리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한의계의 주장이다. <br><br>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한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기 사용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 다"고 주장했다. <br><br>이런 주장을 내세워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고집할 경우 '자가당착'에 빠질 수도 있다. <br><br>현대의학의 이론과 진단체계를 기반으로 개발된 의료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한방의료에 부합하는 것인지, 현대의학과 의사를 '양의사, 양방'으로 표현하고 '한의사, 한방'의 상대적 개념으로 치부하면서 현대의학의 학문체계와 임상을 기반으로 한 진단장비를 사용할 경우 한의학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건 아닌지 의문도 든다. <br><br>현대의학과 과학 기술이 적용돼 물리적 양을 측정하는 진단기기 장비를 한의사가 이용한다면 무엇을 측정하고, 그 결과치를 한의학에서 어떻게 해석하는지부터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br></div> <dl class="psr tl"><dt class="psa"><b>[</b> 김상기 기자 <a target="_blank" href="mailto:
[email protected]" target="_blank">
[email protected]</a> <b>]</b></dt></dl></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