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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64206
    작성자 : 잿빛아래
    추천 : 27
    조회수 : 3306
    IP : 112.121.***.141
    댓글 : 40개
    등록시간 : 2014/02/16 04:29:12
    http://todayhumor.com/?panic_64206 모바일
    내 주위에 악마가 있다.
    <div> </div> <div> </div> <div>글쓰기 앞서 독백형식으로 쓰겠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런데 나한테는 어릴적의 잊을 수 없는 몇가지 기억들이</div> <div>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1994년 인천에 위치한 산동네에서 내가 태어났다.</div> <div> </div> <div> </div> <div>어릴적 나는 누구보다 밝게 웃는 작은 장난꾸러기 였다.</div> <div>희미하게 빛이들어오는 반지하에서 엄마 립스틱으로 벽에다 낚서를 하고</div> <div>근처 피복공장 지붕에 집에 있는 신발은 다 던져놓고,  그런 작은 꼬마였다.</div> <div> </div> <div> </div> <div>코묻은 돈으로 포켓몬이 그려진 빵을 사서 맛있게 먹던</div> <div>철없던 시절의 나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다.</div> <div> </div> <div>가난 이란걸 잘 몰랐다. 꾸깃꾸깃하게 구겨진 분홍색 천원짜리 한장이면</div> <div>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나는 철이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1999년 봄, 우리집은 이사를 했다.</div> <div> </div> <div>이사온 집은 조그마한 빌라였지만, 전에 있던 집보다 컸다.</div> <div>무엇보다도 햇빛이 잘드는 집이었기 때문에 나는 기분이 좋았다.</div> <div> </div> <div>처음으로 어린이집을 다녔고, 전에 살던 동네엔 없었던 '놀이터' 라는 곳에서 그네를 타고</div> <div>작은 내 몸에 흔들리는 그네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웃던 나는 누구보다도 행복했다.</div> <div>나는 영원히 행복할줄 알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 해 여름에 나는 불행이란걸 처음 느껴봤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평소처럼 내 아빠는 퇴근하고 집에 오셨고</div> <div>엄마는 저녁상을 차려와서 온가족이 밥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div> <div>그 때, 엄마와 아버지는 말다툼을 하셨다. 무엇때문에 싸우는 거지? 라는 생각을 어렸던 나는 하지 못했고,</div> <div>단지 점점 높아지는 목소리에 잔뜩 긴장하고 움츠러들수밖에 없었다.</div> <div> </div> <div>무서웠다. 두려웠다. 처음보는 낯선 장면이 나에게 겁을 줬다.</div> <div> </div> <div>말다툼은 끊기지 않았고, 아빠는 목소리를 최고조로 높이며 밥상을 뒤엎었다.</div> <div>나는 놀라서 재빨리 몸을 뒤로 뺐지만,  엄마는 피하지 못했다.</div> <div>깨진 그릇들의 유리조각들과 밥과 반찬들이 거실에 퍼졌다.</div> <div>아빠는 화를 내며 방으로 들어갔고, 엄마는 조용히 거실을 치우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 거실이 깨끗해 질때쯤 엄마는 겁에 질린 나에게 다가오셔서 </div> <div>'미안해, oo(제 이름)아' 이라고 말하셨다. 그리고 우셨다.</div> <div> </div> <div>그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것은 그때의 내가 </div> <div>엄마에게 '괜찮아요, 엄마' 라고 말했던 것 밖에 없다. 그리고 엄마의 발등이 까져 피로 물든것하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다음 날, 어제 처럼 두분은 말다툼을 하셨다.</div> <div>무슨 이유로 싸우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div> <div>내가 기억나는 단어는 '돈, 집, 그리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 따위였다. </div> <div> </div> <div> </div> <div>말다툼이 끊기지 않고 계속되던 중</div> <div> </div> <div>안방에서는 큰소리가 났다.</div> <div> </div> <div> </div> <div>내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귀를 막고있던 나는</div> <div>큰 소리에 겁을 먹으며 달려나왔다.</div> <div> </div> <div> </div> <div>거실을 가로질러 안방으로 갔는데</div> <div>그곳에는 악마가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악마는 우리 엄마를 때리고 있었다.</div> <div>어린 나는 감정을 버티지 못하고 울고 있을 뿐이었다.</div> <div> </div> <div>그 악마는 라이터기름을 꺼내더니 엄마에게 뿌리려고 했다.</div> <div>한 손에는 피다 만 담배를 들고.</div> <div> </div> <div> </div> <div>비명을 지르고 있던 엄마는 순식간에 작은 라이터 기름통을 쳐냈다.</div> <div>그리고 그 작은 기름통은 내 발밑에 떨어졌다.</div> <div> </div> <div> </div> <div>어렸던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몇십초 뒤 나는 손에 작은 기름통을 들고</div> <div>눈물을 흘리며 집으로부터 도망쳤다. 눈물이 눈앞을 가려도 나는 계속 뛰었다.</div> <div>맨발로 달려나와 돌맹이를 차고 밟아 발에서 피가 나도 나는 계속 뛰었다.</div> <div> </div> <div>그 시절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 때 보았던 악마의 표정도.</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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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16 07:38:00  218.209.***.8  써니만세  315678
    [2] 2014/02/16 10:25:59  221.151.***.87  아임콩  202999
    [3] 2014/02/16 11:28:21  211.207.***.200  문득구름미다  204110
    [4] 2014/02/16 12:17:04  1.236.***.95  김종국  445361
    [5] 2014/02/16 12:51:05  99.225.***.206  왓츠마이네임  261291
    [6] 2014/02/16 13:37:19  211.234.***.214  Gulliver  275755
    [7] 2014/02/16 14:09:55  180.230.***.226  청상아리  379454
    [8] 2014/02/16 14:29:30  211.36.***.35  초고속고양이  417411
    [9] 2014/02/16 15:07:51  1.216.***.107  괄약근에힘줘  446869
    [10] 2014/02/16 15:16:09  122.254.***.110  김치참치볶음  46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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