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란 곳이 워낙 여러 지역,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div>별의별 다양한 경험을 다 하게 되는 곳이지만</div> <div>나는 특히 이름에 얽힌 기억들이 참 많다.</div> <div>안면인식 장애가 좀 있는 나는</div> <div>학교 동기들이나 군대 동기들의 얼굴과 이름 조차도 가물거릴 때가 많은데,</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잊혀지지 않는 특별한 이름들이 있다.</div> <div><br></div> <div>1. 예종철, 기권도, 강경화</div> <div>기초군사학교에서 만난 교관들의 이름이다.</div> <div>나는 그들의 이름 때문에 해군 교관들은 이름이 특이해야만 할 수 있는 건가보다 했다.</div> <div>진해시 경화동에서 기초군사학교 교관을 하는 강경화 상사...</div> <div>태권도 교관을 맡고 있는 기권도 중사...</div> <div>예씨 성은 그 때 처음 봤다.</div> <div><br></div> <div>2. 구대회, 구성회</div> <div>전남함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div> <div>나는 함내 게시판을 볼 때마다 참 의아했다.</div> <div>무슨 대회를 그렇게 소리소문도 없이 매일 해대는지...</div> <div>알고보니 구대회는 전남함 행정장 이름이었다.</div> <div>전남함에서 마산함으로 발령이 났더니 그 배 조리장 이름은 구성회였다.</div> <div>둘이 친척인가???</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둘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3. 고거다, 고대로</span></div> <div>고거다라는 이름을 가진 수병이 있었다.</div> <div>클 거에 많을 다, 나라이름 다</div> <div>뭐 이런 거창한 이름들을 생각했겠지만</div> <div>놀랍게도 이녀석의 이름은 그냥 한글 이름이었다.</div> <div>그리고, 그 녀석의 형의 이름 또한 아무 뜻도 없이 한글이름으로 고대로.</div> <div>첫째를 임신했을 때 아버지는 아들인지 딸인지가 너무 궁금했다고 한다.</div> <div>몇날 며칠을 고민하다 아들임을 확신한 아버지.</div> <div>드디어 첫째 아들이 태어나자 기쁜 나머지</div> <div>"거봐~~!!! 내가 말 한 고대로잖아!!!"</div> <div>그래서 첫째의 이름은 "고대로"가 됐다.</div> <div>둘째를 가졌을 때도 아버지는 또 점을 치셨다고 한다.</div> <div>그리고 이번에도 아들일 거라고 확신을 하셨다.</div> <div>둘째가 태어났을 때, 아들임을 확인한 아버지는</div> <div>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제대로 말이 나오질 않고</div> <div>그저 고거다(고추다)만을 외쳤다고 한다.</div> <div>고거다는 훗날 훌륭한 수병이 되었다.</div> <div><br></div> <div>4. 만권이가 세명</div> <div>새로 부임 온 행정장은 굉장히 특이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div> <div>강 또만권.</div> <div>그 양반의 형의 이름은 강 만권이라고 했다.</div> <div>모두 3형제가 있는데, 모두 이름이 만권이라고 했다.</div> <div>강 만권, 강 또만권, 강 또또만권.</div> <div>첫째 만권이를 낳고 나자 아버지는 은근히 딸을 바라셨단다.</div> <div>그렇게 딸을 바라며 둘째 나올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버지는</div> <div>아들이 태어나자 실망한 나머지 "에이!!! 또 만권이네"라고 했다고 한다.</div> <div>그리고 막내딸을 바라던 아버지는</div> <div>셋째 아들이 태어나자 "에잇!!! 또~또 만권이네"라고 했다.</div> <div>딸을 얻지 못한 아버지의 푸념은 그대로 형제들의 이름이 되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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