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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트 제로 2box에 수록된 드라마 CD 내용 중 일부입니다.
키리츠구 : 으음. 그렇군. 예를 들면 말이지. 너한테 검도를 가르쳐달라고 온 애가 있다고 하자.
그 애는 검도가 좋다든가 부활동을 즐기고 싶다거나 하는 동기가 아니라, 단지 강해지고 싶고 힘을 원한다는 목적으로 온 애야.
타이가 : 흐음~ 뭐, 별로 드문 일도 아니예요. 우리 동아리에도 그런 식으로 입부하는 신입생이 꽤나 된다구요?
키리츠구 : 그래서, 그 애의 집에는 당장 손이 닿는 곳에 진검이 있고, 멋대로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관리도 대충이야.
괜히 검도를 가르쳤다간 그 칼을 써서 위험한 일을 할 지도 몰라. 어떠니?
타이가 : 에에~ 칼에다 제대로 자물쇠를 달아서 잠가놓는다거나, 아 차라리 버려버린다든가 하는 선택지는 없는 거죠?
어디까지나 저는 그 아이의 상담에 어찌 응하느냐. 검도부 주장으로서 어찌 대응하느냐 하는 이야기죠?
키리츠구 : 그래, 똑똑하구나.
타이가 : 에이 비행기 태우네. 그렇게 대놓고 칭찬하면 오히려 부끄럽다구요.
그렇군요... 불순한 동기로 검도(劍の道)를 걸으려는 불한당이란 말이죠. '강해지고 싶어~'하는 열망은 절실할테고, 이해 못할 것도 아닌데.
음! 어차피 그 애는 제가 거부하면 통신교육이니 뭐시기 하는 수상한 길로 빠져버릴 것 같고...
저라면... 네, 일단 가르칩니다. 검도!
키리츠구 : 으음?
타이가 : 단! 베기 뿐, 그야말로 진짜 중요한 보법이나 즐거운 것들은 일절 안 가르치고요.
오로지 휘두르기!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잘 때나 쓰러져도 휘두르기 100번 10세트!
키리츠구 : 그거... 검도 맞아?
타이가 : 아니죠.
그러니까 내용도 개판인 엉터리를 가르칠 거예요. 케펙~! 휘두르기는 형태에만 의식을 집중에서 아줌마에게 근육 뭉친걸 풀어드리는 걸
이미지해서 붕붕~ 그리고 잡는 방법도 엉망으로 가르치죠. 진짜로 진검을 잡아도 금방 떨어뜨려버리게요.
키리츠구 : 아아. 음, 그렇구나.
타이가 : 그런 삽질만 계속해선 재미도 없고, 힘만 들고, 덤으로 강해질 것 같지도 않겠죠.
이러면 어지간한 바보가 아니여서야 양손 들겠죠~ '검도 따위 도움도 안되잖아~'하고요.
그 결과 검에 집착해선 진정한 강함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괜찮고, '아니아니, 역시 칼보다 총이쥐~'하고 다른 길로 새버린다면야
그건 검도부 주장이 나설 차례도 아닌데다가 후유키 시의 저스티스를 따르는 자로서 어떻게 해줘야겠지만
이미 이 문답하고는 상관 없는 얘기죠.
키리츠구 : 그렇구나, 예상 외의 대답이긴 했는데 즉 상대방을 속인다는 걸까?
타이가 : 애초에 강함만을 원하면서 검도에 들겠다는 것부터가 기만인걸요.
검도는 그런게 아니랍니다. 착각을 착각이라고 가쳐 주기 위한 성실한 거짓말이죠.
키리츠구 : 타이가, 혹시 해서 말인데. 진짜로 '가령'의 이야기인데 말이야.
너한테 가르쳐달라고 한 애가 널 깊게 신뢰하게 되어서 너도 또한 그 애의 감정을 배신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될 때도
그런 수단을 쓸 수 있니?
타이가 : 큭! 괴로운 일이긴 합니다만...
착각을 고치기 위해선 오히려 잘못된 길로 떠밀어서 제대로 가야할 방향을 깨닫게 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설교하는 것만으로 생각을 고쳐먹는 불초제자란 거의 없는 법이구요.
키리츠구 : 그 애가 엉터리 검도를 수련한 시간과 정열은 완전히 쓸떼없는 게 되어버리는 거지?
타이가 : 괜찮은 거예요. 제대로 된 길로 들어서기 위한 수업료 or~ 청춘이란 쓸떼없는 일 뿐이니까요!
키리츠구 : 그렇구나, 그래도 그 애가 끝까지 잘못됐다고 깨닫지 못하면 어떻게 할래?
타이가 : 아니, 그거라면 그것대로 대단한 일이죠. 오히려 칭찬해줘야합니다.
키리츠구 : 무슨 말이야?
타이가 : 왜냐니요. 그 애는 의미도 없지 도움도 안 되지, 그냥 빡세기만 한 뻘짓을 끝까지 정열과 노력을 통해 해냈다는 거잖아요.
그 쯤 되면 엉터리가 아니라 진짜라구요.
검도와는 다른 또 하나의 길을 개척한 셈이니까요. 엄청난 근성을 요하는 새로운 무술의 시조로서 대성한 셈이 되겠네요.
거기까지 닿을 인물이 된다면야 진검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형편없는 짓을 할 리가 없어요.
처음부터 엉터리를 가르친 스승이 배신 당하는 일도 없겠죠. 결국 All right이라는 거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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