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라이엇코리아에 파견 갔을 때 본 일이다. 남자 하나가 피시방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모니터를 가리키면서 <div><br></div> <div>"황송하지만 이 테두리가 금색이 맞는지 아닌지 좀 보아주십시오."</div> <div><br></div> <div>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옆 손님의 입을 쳐다본다. 옆 손님은 남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맞소'하고 끄덕인다. 그는 '맞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컴을 끄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피시방을 찾아 들어갔다. 로그인을 하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로딩창을 내어 놓으며,</div> <div><br></div> <div>"이것이 정말 금색 테두리이오니까?"하고 묻는다.</div> <div><br></div> <div>피시방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div> <div><br></div> <div>"이거 누구한테 대리 받았어?"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div> <div><br></div> <div>"아닙니다, 아니에요."</div> <div><br></div> <div>"그러면 다른 사람 아이디를 훔쳤단 말이냐?"</div> <div><br></div> <div>"누가 아이디를 해킹당합니까? 해킹당하면 눈치는 못 채나요? 어서 사용 종료해주십시오."</div> <div><br></div> <div>남자는 돈을 내밀었다. 피시방 사장은 웃으면서 '맞소'하고 종료시켜주었다.</div> <div><br></div> <div>그는 얼른 휴대폰으로 전적검색 사이트를 확인하며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전적검색 사이트의 '전 시즌 GOLD'가 틀리지 않았나 확인해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폰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폰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div> <div><br></div> <div>"누가 그렇게 대리 도와 줍디까?"</div> <div><br></div> <div>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폰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div> <div><br></div> <div>"염려마시오, 나는 라코 직원이 아니오."</div> <div><br></div> <div>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div> <div><br></div> <div>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div> <div><br></div> <div>"이것은 대리 받은 것이 아닙니다. 해킹을 한 것도 아닙니다. 누가 골드 아이디를 팽개쳐 둡니까? 듀오 한 번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조언 해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승 한 승 얻은 승리에서 LP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LP를 승급전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1년간 하여 겨우 이 귀한 '금테두리' 한 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테두리를 얻느라고 열 달이 더 걸렸습니다."</div> <div><br></div> <div>그의 뺨에 눈물이 흘렀다. 나는</div> <div><br></div> <div>"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골드 보상을 받았단 말이오? 그것으로 무얼 하려오?"</div> <div><br></div> <div>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div> <div><br></div> <div>"이 금테두리가 갖고 싶었습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