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난 의사요.'<br>오빠는 이렇게 말하고, 맹세라도 하듯 다시 한 번 말했어요.<br>'난 의사라고요.'</b><br><br><br>=================================================================================================<br><br>(아래 내용에는 심하진 않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실 예정이고 방해받지 않기를 원하신다면 넘어가주세요)<br><br>당신은 의사입니다.<br>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지요.<br>당신은 유능하면서도 성실하고 환자들에게도 친절해 모두에게서 사랑받습니다.<br><br>어느 날 한 남자가 피를 흘리며 당신의 병원에 뛰어들어옵니다.<br>남자는 당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비밀경찰의 수장입니다.<br>모두가 그 남자를 증오하고 당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br><br>당신이 남자를 치료하지 않으면 남자는 죽습니다.<br>당신의 손을 더럽힐 필요가 없습니다. <br>당신이 할 일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것뿐입니다.<br>아주 잠깐만, 단 몇 분만 가만히 있으면 그만입니다.<br>경찰들에게는 이미 늦어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말하면 되니까요.<br><br>하지만 당신은 선서를 했습니다.<br>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br>나는 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노라.<br>당신은 여태껏 그 선서를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습니다.<br><br>당신은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br><br>아니면 의사로서의 임무를 다 하거나요.<br><br>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br><br><br>영화로도 나왔다고 하더군요.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발췌한 문구입니다.<br>정말 재밌고, 멋진 책입니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