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다.
내가 지금 이만큼이라도 살아가고 있는 데에
나의 노력보다도 나의 운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했음을 알고 있을 만큼은 현실적이다.
나보다 더 큰 노력을 했음에도 나보다 못한 처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숱하게 많음을,
노력한 만큼 성공한다는 믿음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은 잔인한 세상이라는 걸 알 만큼은 현실적이다.
그리고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나는 내가 지금보다 못한 처지에 놓이지를 바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언제든지, 나의 잘못만큼이나 나의 불운 때문에라도,
언제든지 지금보다 못한 상황으로 굴러떨어지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런 불운이 내게 닥쳐왔을 때 조금이라도 나은 처지에 놓일 수 있기 위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바란다.
더 나은 세상.
운과 불운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정한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
나 또한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배려가 당연시되는 세상.
나는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왜 나와 같은 부류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내가 바라는 것과 반대의 세상을 바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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