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뭘 만들어줬냐?'</P> <P> </P> <P>그렇게 물어보고 담배를 몇 모금 빨았다가 뱉으니 곧 답장이 도착했다.</P> <P> </P> <P>'팬케이크, 라면, 계란 후라이 넣은 토스트. 근데 라면은 오랫동안 놔둬서 팅팅 불었었음.'</P> <P> </P> <P>우리 집에 있는 재료로 포니들이 만들 수 있는 건 저 정도인가..무척 간단하고 만들기 쉬운 음식들이었지만 내심 수연이가 부러웠다.</P> <P> </P> <P>'좋겠네. 살도 찌고..'</P> <P> </P> <P>이렇게 보냈더니 답장이 바로 도착했다.</P> <P> </P> <P>'다 꾸역꾸역 쳐먹고 캐돼지가 될꺼야.'</P> <P> </P> <P> </P> <P> </P> <P>일을 다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엄마와 레리티, 플러터샤이가 식탁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엄마가 말했다.</P> <P> </P> <P>"아들 고생했어."</P> <P> </P> <P>레리티가 말했다.</P> <P> </P> <P>"고생했어. 시윤아."</P> <P> </P> <P>레리티의 어투가 왠지 엄마 친구가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P> <P> </P> <P>"수고하셨어요..."</P> <P> </P> <P>라고 플러터샤이도 작게 예기했다.</P> <P> </P> <P>식탁 가까이 가보니 커피 향이 진하게 풍겨오고 있었다. </P> <P> </P> <P>"나도 커피.."</P> <P> </P> <P>이렇게 말했더니 미리 준비해놓은듯 레리티는 가스레인지에 있던 주전자를 마법으로 들어서 내 컵에 따라주었다. 그런 뒤, 인스턴트 커피를 넣고 스푼으로 잘 휘저었다. 그러고 있는데 엄마가 말했다.</P> <P> </P> <P>"레리티양이 글쎄, 너 주려고 토스트 만들어놨다. 먹어봐. 맛있어."</P> <P> </P> <P>접시 위에 올려져 있는 토스트는 속에는 계란과 얇게 썬 양배추가 들어 있었다. 이것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단번에 그려졌다.. 살짝 구운 토스트 위에 계란을 얹고 케찹을 뿌린 뒤, 양배추를 썰어서 올리고 구운 토스트 덮어 놓았을 것이었다. 이 정도라면 초등학생이라도 만들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 조그만 녀석이 이런 걸 나를 위해 만들어주었다니 대견하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P> <P> </P> <P>"고마워 레리티."</P> <P> </P> <P>이렇게 말하고서 그것을 한입 베어물었더니 생각보다 맛있었다. 달달한 맛이 나서 확인해보니 그 속에 설탕을 뿌려서 단 맛을 내었던 것이다. </P> <P> </P> <P>"맛은 어때?"</P> <P> </P> <P>레리티가 묻자, 대답은 당연히</P> <P> </P> <P>"맛있어."</P> <P> </P> <P>이렇게 얘기하고 한 입 더 베어물었다. 레리티는 후훗, 당연하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P> <P> </P> <P>"너 온거 봤으니까 엄마는 슬슬 나가야겠다."</P> <P> </P> <P>"저 기다린거에요?"</P> <P> </P> <P>"집에 레리티양이랑 플러터샤이가 있는데 나만 달랑 나갈 수는 없지. 그래도 손님인데.. 너 올 때까지 기다렸다."</P> <P> </P> <P>"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 정례부인."</P> <P> </P> <P>례리티가 그렇게 말하자 마시고 있던 커피를 풉하고 뿜어버리고 말았다.</P> <P> </P> <P>"부.. 부인?!"</P> <P> </P> <P>우리 엄마 이름 뒤에 '부인' 칭호까지 붙다니. 강남의 손꼽는 부자 여사남들도 그런 칭호는 안붙여 쓸 것이다. 무슨 여기가 18세기런던도 아니고 이 여자들이 단체로 왜 이러나 궁금했다. </P> <P>레리티는 티슈를 뽑은 뒤 나에게 건내주었다. 난 그것으로 내 입을 닦았다. 내가 왜 갑자기 웃었는지 이 여자들은 모른다는듯한 반응이었다. 엄마는 나갈 준비를 한 뒤에 현관으로 나갔다.</P> <P> </P> <P>"다녀올게."</P> <P> </P> <P>"다녀오세요."</P> <P> </P> <P>내가 말했고 플러터샤이가 말했다.</P> <P> </P> <P>"안녕히가세요..."</P> <P> </P> <P>레리티는 이렇게 말했다.</P> <P> </P> <P>"수고하세요. 부인."</P> <P> </P> <P>아 그놈의 부인은...</P> <P>엄마는 우리들에게 손을 한 번 흔든 뒤, 나가셨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쿵, 하고 들리자 플러터샤이는 놀란듯 인상을 찌푸렸다. 난 샌드위치를 먹었고 레리티는 오늘 온 신문을 도도하게 읽었다. 플러터샤이는 내 옆에 와서 앉더니 쭈뼛거리며 이렇게 말했다.</P> <P> </P> <P>"저기.. 죄송한데요.. 괜찮다면.. 절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주시겠어요?"</P> <P> </P> <P>그러자 레리티는 읽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고 말했다.</P> <P> </P> <P>"플러터샤이! 그곳은 위험하다고 말했잖아!"</P> <P> </P> <P>"하지만... 그곳에는 아픈 동물들이 많이 있어. 내 도움이 필요할거야.."</P> <P> </P> <P>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진심으로 그 동물들을 걱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애니메션으로 대충 보았을 때, 플러터샤이는 동물을 좋아하는 포니 같았다. 어쩌면 플러터샤이는 동물병원에 있는 것이 이 집에 있는 것보다 더 행복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니 녀석을 동물병원에 데려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귀찮았지만, 그래도 이 집에서 이대로 데리고 사는 것보다는 병원에 떠넘기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이었기 떄문이다.</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