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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ony_24388
    작성자 : 레리티
    추천 : 8
    조회수 : 371
    IP : 118.219.***.56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3/01/07 09:55:08
    http://todayhumor.com/?pony_24388 모바일
    팬픽] 굿바이 마이 레리티 (21)

    이전화 보기 : http://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pony&search_table_name=pony&keyfield=subject&keyword=%B1%C2%B9%D9%C0%CC+

     

    랭보와 플러터샤이의 대화를 들으면서 조금 시간이 지나자 수연이는 이렇게 말했다.

    "설명해줘.."

    그래서 지난 일들을 설명해줘야 했다. 일단 내가 레리티를 주운 것 부터 말해주었다.

    "쟤가 레리티야?"


    플러터샤이를 가르키며 이렇게 말하길래, 난 레리티가 아파서 병원에 온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지금은 회복실에 포도당을 맞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MLP 애니메이션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었다. 아기자기한 오프닝 화면에 나오는 포니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수연이는 복잡한듯 자기 머리를 쥐어짜고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그 상태로 말했다.

    "이거 무슨 몰래 카메라 같은거야?"


    그러자 혜진이가 대답했다.

    "아니. 이건 사실이야. 저 포니들은 모두 애니메이션에서 나왔어."

    그러자 플러터샤이는 뭔가 부끄러운 것을 말하고 싶은 것처럼 쑥스러워하며 앞발을 바닥에 몇 번 긁었다. 그리고 이내 결심한듯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괜찮다면... 그러니까 음.. 같이 봐도 괜찮다면 나도 같이 볼 수 있을까...?"

    그러자 수연이는 힐끔 그 녀석을 쳐다보더니 그대로 스마트폰을 밀어서 플러터샤이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플러터샤이는 놀란듯 중얼거렸다.

     

    "세상에..."

     

    자신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왔다는 것을 지금 처음 안 것같은 반응이었다. 수연이는 플러터샤이를 한동안 쳐다보다가 믿기지 않는다는듯 이렇게 말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어떻게 애니메이션의 동물들이 현실로 튀어나와?! 말이 안된다고!"

     

    수연이의 말은 우리 모두가 똑같이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와 있잖아."

     

    내가 말하자 수연이는 플러터샤이를 와락 붙잡았다. 순간, 플러터샤이의 동공이 확 움츠러들면서 '히익..' 하고 작은 비명소리를 냈다. 곧장 랭보가 달려들 것처럼 행동했지만 혜진이가 막았다. 수연이는 플러터샤이를 자신의 얼굴 가까로 가져와서 이렇게 말했다.

     

    "너는.. 대체 누구야? 어떻게 온거야?"

     

    플러터샤이는 눈을 질끔 감고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녀석의 연약해보이는 날개가 파르르 덜리고 있었다. 그래서 난 수연이의 팔을 내려 플러터샤이를 놓게 만들었다. 그러자 플러터샤이는 곧장 랭보 뒤에 숨어서 벌벌 떨며 수연이를 경계했다. 랭보의 표정은 험악했다. 금방이라도 덤빌 것 같은 표정이었다. 아마도 수연이의 갑작스러운 행동 때문에 잔뜩 화가 났으리라. 랭보는 소리쳤다.

     

    "우리들은 어떤 한 사람이 원했기 때문에 이 세계로 끌려 온거야! 우리들이 제발로 찾아온 게 아니야!"

     

    그러자 혜진이가 말했다.

     

    "랭보.. 나한테는 그런 말 안했잖아! 기억이 안 난다고..."

     

    "사실.. 그 때는 기억이 안났어. 하지만 플러터샤이를 봤을 때, 기억의 일부분이 돌아왔지. 가장 분명한 것은 우리들이 트와일라잇을 찾아야 한다는거야!"

     

    그러자 원장이 말했다.

     

    "황혼..?"

     

    "아뇨, 트와일라잇도 포니에요."

     

    혜진이가 대답하자 원장은 '아하..' 이러면서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레리티도 나한테 트와일라잇을 찾아야한다고 그랬어."

     

    레리티도 같은 말을 했었다. 트와일라잇을 찾아야한다고. 그것은 자신의 친구들 중, 아무나 찾아야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플러터샤이도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트와일라잇을 찾아야해... 나도.. 기억은 잘 안나지만... 그녀를 찾아야...."

     

    목소리가 갈수록 기어들어가듯 작아졌기에 끝에는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 아마 누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자 랭보가 말했다.

     

    "나도 기억은 잘 안나. 하지만... 혜진이와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건 트와일라잇을 찾아야한다는 거였어. 그리고 레리티를 만났을 때에는 말 하는 법이 기억났고 플러터샤이를 만났 을때는 우리가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어."

     

    일목요연한 랭보의 말 덕분에 우리들은 어느 정도 저녀석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포니들은 친구들을 한 명씩 만날수록 잃어버렸던 기억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온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트와일라잇이라는 포니를 찾아야... 이 모든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 다만 수연이는 저것들에 대해 아직도 불신을 갖고 있는지 이렇게 얘기했다.

     

    "그럼 그 누군가가 누군데?"

     

    "몰라."

     

    "트와일라잇이란 애는 어디서 찾아?"

     

    "그것도 몰라."

     

    "트와일라잇을 찾으면 너희들은 어떻게 되는건데?"

     

    따지듯 묻는 것에 짜증이 났는지, 랭보가 소리쳤다.

     

    "그만해!"

    랭보는 흥분한듯 씩씩거리며 수연이를 노려보았다. 혜진이는 랭보를 진정시키기 위해 녀석의 등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랭보는 그 손을 앞발로 툭 쳤다. 그리고 혜진이를 바라보았다. 마구 흔들리는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나는.... 몰라. 그냥 지금 상황이 혼란스러울 뿐이야.... 이곳은 포니빌이 아니야. 윈더볼츠도 없어.. 하늘을 날아다닐 수도 없고.. 누가 우리들에게 무엇을 원해서 불렀는지 기억도 안나고.. 잘 날아지지도 않고.. 그리고.. 그리고.."

     

    혜진이는 말없이 랭보를 껴안았다. '괜찮아.. 랭보. 내가 도와줄게.' 이러면서 랭보의 등을 쓰다듬었다. 나는 랭보의 호소를 통해 포니들이 지금 얼마나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지 깨달았다. 순간, 레리티를 돈벌이로만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레리티에게도 미안했다. 랭보와 마찬가지로 레리티는 우리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자기가 좋아했던 것을 최대한 하려고 노력했다. 수연이의 화장품으로 눈화장을 한다던지, 점심에는 사과를 깎아서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자기를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애니메이션의 레리티는 현실에서도 레리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녀석이 애니메이션에 있었던 것처럼 생활을 시켜줄 수가 없었다. 그저 누군가에게 보이게 되면 뺏기게 될까봐 가방에 넣고 다니며 나와 떨이지지 못하게 구속했다. 난 레리티를 지금까지 하나의 소유물로 보았던 것이다. 하지만 레리티는 확실한 인격체였다. 랭보도, 플러터샤이도. 모든 포니들은 인격체였던 것이다. 이것들이 모두 랭보의 말을 듣고 깨닫게 된 것이었다.

    수연이는 쭈뼛쭈뼛 말했다.

     

    "미안해.. 난.. 그냥 너희들이.. 그러니까 포니들이.. 아직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아. 그래서 그런 것 뿐이야. 너희들에게 화난 것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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