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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171
    작성자 : 출근극혐
    추천 : 15
    조회수 : 1762
    IP : 39.7.***.102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6/07/12 12:52:40
    http://todayhumor.com/?panic_89171 모바일
    [단편] 산소 중독
     " 야 그 얘기 들었냐? 사실은 인간이 산소 중독에 걸려있단거...?

    " 뭔 지랄? 차라리 니가 여친 사귄다는 말이 더 믿기 쉽겠다. 염병 떨지말고 과제나 마저 만들어"

    대학생 영민과 민철은 카페에 앉아서 밀린 과제를 하는 중이었다.

    " 아니 그게 진짜 그럴 듯한 얘기라니까? 사실 인간은 공기 없이도 살 수 있는 존재인데, 우연히 들이마쉬었다가 그만 중도...ㄱ"

    평소 인터넷 괴담의 열렬한 신봉자인 영민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인터넷에서 본 괴담을 널리 전파하고 있었다.

    " 뉘예 뉘예 알겠쭙니다~~. F학점 받아서 성적 중독 걸리고 싶지 않으면 노트북이나 더 열심히 두드려라."

    " 아 진짜 믿을 만한 정본데..."

    언제나 그렇듯 자신이 즐겨 찾는 괴담 카페에 들어가자 그날은 자신만의 괴담만 풀어내기 바쁜 게시판의 모습이
    여느 때와 다르게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 내가 귀신 얘긴 믿어도 산소중독 얘긴 안믿는다 ]

    부터 시작해서,

    [ 산소 중독 해결했다. ]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까지...

    아 물론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생각은 일반 사람들의 생각이며,

    영민의 생각은 달랐다.

    무언가에 매료된 듯, 그의 화면 커서가 [ 산소 중독 해결했다. ]는 글의 위로 올라가며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전환되었다.

    평소보다 더 긴 듯 한 로딩과 함께 글이 보였다.




    그 전에 인간은 산소 중독 걸렸단 게이 누구냐?

    와 진짜 찬양한다

    그 담글 읽고 따라하니까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된거 같다

    앞으로 탈퇴하기 전에 마지막 글 올리고 간다.

    질문 받는다.



    라는 글 밑에 댓글로 언제나 그렇듯 키보드 워리어들만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할만 하디? 와 난 진짜 힘들어서 죽을뻔 했는데

    ㄴ 사실 나도 중간에 정신 잃었다.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고 카페 물 좀 흐리지 마라

    ㄴ 믿든 안 믿든 상관없다. 이 미개한 새끼야.


    들끓는 듯한 기분과 함께 강한 호기심을 느낀 영민은

    '산소 필요 없어지는 법' 을 찾아 정보의 바다로 다이빙했다.

    인터넷 중독인 그에게 글 하나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사실 난 인류의 형임. ㅇㅇ

    -인류는 우연히 공기 들이마셨다가 강한 중독성을 띈 산소에 중독 걸림.


    여기까진 이미 봤었던 내용이라 마우스 스크롤을 빠르게 내렸다.

    -한시간 동안 숨 참으면 산소가 필요없어 짐.

    -근데 진짜! 주의해야 할 건 그 이후에 숨 한번이라도 들이쉬면 즉사임.

    -그 동안 질식사 한 사람들은 마지막 숨을 쉬었기 때문임


    보통사람이었다면 그냥 피식, 웃고 넘겼을 글일테지만

    영민에겐 그 글의 존재가 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자신이 선택받은 사람인양...


    영민은 그 글의 내용을 현실화 하기로 마음먹었다.

    영민은 물 속에서 숨 참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문제는 그가 한시간이 지났을 때 꺼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민철을 떠올리며,

    그에게 연락했다.

    " 야 한번만 도와주라..."

    " 친구 죽게 만들일 있냐? 제발 이상한 생각좀 그만해라"

    " 아 진짜 죽인다고 생각하고 한번만 도와주라.. 어려운 일 아니잖아!"

    " 후..."

    영민은 혹여나 있을 사고를 대비해 동영상과

    자신이 자발적으로 부탁한 일이며 일의 책임은 절대 민철에게 묻지 말라는

    각서와 함께 '위험한 게임'에 뛰어 들었다.







    "야!! 야!! 정신 좀 차려봐!"

    "씨발! 내가 하지말라고 했잖아!"

    영민은 자신의 가슴을 치는 통증에 아파하며 깨어났다.

    숨을 쉬면 안된다는 강한 의식과 함께...



    시간이 지나자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에 익숙해지고

    자신의 몸에 변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머리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맑아진 것 같았다.



    시간이 더 지나자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근력의 힘은 이전과는 몇배로 늘어난 것 같았고,

    두뇌의 능력은 마치 이전의 자신이 병신이 된 것 같았다.



    마치 담배를 끊고 나서 생긴 긍정적인 영향처럼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몸의 본 모습을 하나씩 되찾는 것 같았다.



    영민은 자신이 경험한 내용과 상세한 과정들을 모두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와

    포털사이트에 올렸고,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위험한 게임'에 동참했다.













    [뉴스 속보입니다.]

    [최근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했던 연쇄살인마 이영민씨가 잡혔습니다.]

    [이영민씨는 그동안 악랄한 수법으로 약 73명의 피해자를 살해했습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이지민 기자와 연결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을 왜 살해했습니까?]

    [코 끝을 간질여 재채기 시킬 때, 그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봤어야 했어...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눈을 꼭 감고 입을 앙 다문 그 표정..

    한번 보면 멈출 수 없을걸? 캬하하하하 ]


    [저 미친 사이코패스 새끼!]

    [죽여버려!]








    "어쩌면 그게 인간의 본성일지도..."

    기자를 뒤로한 채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법정으로 출두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사이코패스였다.

    출근극혐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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