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벨져 홀든은 자신을 에워싼 쾌검사들 중 한명에게 눈대중으로 신호를 주었다. 벨져 홀든의 의사를 파악한 쾌검사는 허리에 매단 검집에서 검을 빼든 </div> <div>뒤 그 칼을 터커가 있는 쪽을 향해 던졌다. 검은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면서 터커의 앞발치에 꽂혔다. </div> <div> </div> <div>"잡아라" </div> <div> </div> <div>"이게 무슨 짓이지"</div> <div> </div> <div>터커는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벨져 홀든을 쏘아 보았다. 벨져 홀든은 그런 터커의 시선을 가소롭다는 듯 비웃으며 타이를 매만졌다. </div> <div> </div> <div>"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그 검을 잡고 있는 힘껏 발버둥쳐 보거라" </div> <div> </div> <div>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깔보는, 홀든 가문의 거만함이 잔뜩 묻어나는 언사였다. 터커는 이를 빠득 갈았다. 아무리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는 해도 </div> <div>그 정도의 모욕을 듣고서 성이 나지 않을 리가 만무했다. 적의 무기를 잡고 싸운다는 건 그 자체로 수치심을 느끼는 행위였다. 터커는 자신의 앞에 </div> <div>꽂힌 쾌검사 검을 악력의 힘을 받아 세게 쳐냈다. 검은 비정상적인 거리를 도약한 뒤 둔탁한 쇳소리를 내며 바닥에 뒹굴었다. </div> <div> </div> <div>"되도 않는 수작은 집어치워라, 홀든"</div> <div> </div> <div>이번엔 벨져 홀든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div> <div> </div> <div>"알량한 자존심이 명을 재촉하는 구나"</div> <div> </div> <div>상체를 겉돌기만 하던 벨져 홀든의 손이 드디어 허리춤에 닿았다. 이내 똬리를 튼 뱀이 사냥을 나서는 것 처럼 칼집에서 칼이 스르륵 빠져 나왔다. </div> <div>살기가 실린 서슬 퍼런 소리에 터커는 저도 모르게 한발자국 뒤로 물러 서려다가 자신의 뒤에 있는 자들의 존재를 깨닫고 오히려 두발자국 앞으로 </div> <div>나섰다. 그렇지만 터커의 양손은 이미 식은 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 </div> <div> </div> <div>벨져 홀든은 칼을 일자로 세웠다. 칼 끝에 걸린 과녁은 터커의 목 언저리를 향하고 있었다. 터커는 주먹을 쥐락펴락 하면서 벨져 홀든이 움직이기를 </div> <div>기다렸다. 벨져 홀든이 움직이는 순간 칼을 잡아 채어 부러뜨리는 것이 터커의 계획이었다. 비록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div> <div>터커는 일단 검을 잡기만 한다면 승기를 잡는 쪽은 무조건 자신이 될 것이라 여겼다. </div> <div> </div> <div>하지만 터커의 계획은 가히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였다. 벨져 홀든의 움직임은 터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바람과도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div> <div>분명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 모습에 손을 뻗으면 그것은 이미 잔상이 되어 있었다. 벨져 홀든의 움직임은 터커의 움직임 보다 </div> <div>두 수나 앞서나가고 있었다. 불과 10초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에 터커는 각 부위에 크고 작은 자상을 입었다. </div> <div> </div> <div>벨져 홀든은 터커를 가볍게 농락한 뒤 그의 행동영역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칼끝으로 과녁을 그렸다. 입가엔 터커를 비웃는 뜻의 웃음이 완연했다. </div> <div>터커는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채 벨져 홀든에게 완벽하게 농락당했다. 그가 낸 상처들은 전부 급소를 아주 조금씩 비켜나간 곳에 위치해 있었다. </div> <div>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치명상을 내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었다. </div> <div> </div> <div>터커는 자신의 눈 앞에서 칼을 겨누고 있는 자에게 막심한 공포를 느꼈지만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뒤엔 연합의 유일무이한 희망이 있었다. </div> <div>그가 쓰러지는 것은 곧 연합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했다. 터커는 자신에게 지워진 책임감을 다시금 인지하며 벨져 홀든의 움직임을 단 한번이라도 </div> <div>읽기 위해 온 신경을 눈에 집중시켰다. </div> <div> </div> <div>벨져 홀든이 걸음을 밟았다. 그와 동시에 터커의 어깻죽지에 핏줄기가 솟구쳤다. 하지만 터커는 상처에도 아랑곳 않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벨져 </div> <div>홀든의 진상을 눈에 담는 데에만 신경을 쏟았다.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몇군데에 상처를 더 입었지만 드디어 승기를 잡을 때가 왔음을 터커는 직감했다. 자신의 오른쪽 팔꿈치를 내려치려는 벨져 홀든의 칼을 포착하는데 </div> <div>성공한 터커는 몸을 옆으로 빼면서 왼쪽 손을 재빠르게 뻗어 칼을 잡으려 했다. 그렇게 벨져 홀든의 칼이 터커의 손아귀로 들어왔다. </div> <div> </div> <div>벨져 홀든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하지만 칼은 여전히 그의 손에서 자유로이 노닐고 있었다. 바닥에는 터커의 손 반쪽이 떨어져 있었다. 벨져 홀든은 </div> <div>자신의 칼이 터커의 손아귀에 들어가자 순간적으로 완력과 속력을 더해 터커가 칼을 붙잡기 전에 먼저 그의 손을 절단함으로서 선수를 쳐버렸다. </div> <div> </div> <div>"결의는 인정해주지. 하지만 그뿐이다"</div> <div> </div> <div>그제서야 고통에 겨워하는 터커의 모습을 내려다 보면서 벨져 홀든은 칼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터커가 여지껏 흘린 피가 바닥에 좍 흩뿌려졌다. </div> <div>벨져 홀든의 검이 터커의 목을 꿰뚫었다. 터커는 목이 꿰뚫려 제대로된 비명도 한번 지르지 못 하고 그 자리에 고꾸라져 버리고 말았다. 벨져 홀든이 </div> <div>칼을 빼내고 생긴 구멍에선 피가 깊게 흘러 앤지 헌트의 발에 까지 닿았다. 벨져 홀든은 죽어버린 터커에겐 더는 흥미가 없는 듯 일말의 시선도 주지 </div> <div>않은 채 곧장 남겨진 자들을 바라보았다. </div> <div> </div> <div>"자, 이제 유희는 끝났다. 흑염의 딸을 내놓아라" <br></div> <div align="center">---------------</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2차 능력자 전쟁 중 아주 짧은 부분이었던 터커와 벨져 홀든의 싸움을 서술해 봤습니다. </div> <div align="center">원래는 루이스와의 장면도 서술해보고 싶었는데 그건 너무 길 것 같아서 안 했습니다. </div> <div align="center"> </div> <div align="center">뭐.. 부족한 글 실력, 아무쪼록 재밌게 보셨으면 해요.</div> <div align="cente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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