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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문학소녀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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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tion_266258
    작성자 :
    추천 : 0
    조회수 : 403
    IP : 120.136.***.8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09/07 11:34:41
    http://todayhumor.com/?animation_266258 모바일
    리퀘로 받았던 짤로 이야기를 만들어 봤습니다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568" height="610" style="border:;" alt="선이 사진.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9/1410056519QA2C6GsMk8QAH2O3Iddphrwz.jpg"></div> <div><br>Pitatat님이 그려주셨던 짤방, 주제는 연지곤지.</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최진사는 이 근방에서 사납게 생기기로 유명한 인물이이었다. 오랜 세월이 빚어낸 수염은 운장과 같았고 떡 벌어진 어깨는 익덕을 연상케 했다. </div> <div>하지만 생김새와 달리 성품은 그야말로 현덕이었다. 아랫사람들과 허물 없이 지내는 건 예사였고 물욕을 품지 않아 흉년이 들 때 마다 집 안의 </div> <div>곡간을 열어 인근의 굶주린 백성들을 구제하곤 했다. 백성들은 최진사의 존귀한 성품과 당당한 풍채에 존경심을 담아 그를 소열공으로 불렀는데 </div> <div>최진사는 자신이 그런 오만하고 불충한 호칭으로 불릴 수 없다며 사용하지 않기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가 없는 장소마다 백성들은 최진사를</div> <div>소열공이라 부르며 그의 덕망을 칭송했다.</div> <div> </div> <div>그런 최진사가 환갑을 넘어 얻은 딸이 금지옥엽 귀하게 길러지는 건 당연한 얘기였다. 그는 이미 문과에서 장원급제를 거둘 정도의 대견한 아들을 </div> <div>두고 있었지만 저잣거리를 떠도는 말마따나 키우는 재미는 딸을 이길 수 없었다. 더군다나 황혼을 바라봐야 할 나이에 얻은 자식이었으므로 </div> <div>그 애정은 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div> <div> </div> <div>비록 그 딸이 백치라 하더라도 말이다. </div> <div> </div> <div> </div> <div>"아버지 아버지, 저건 뭐야?"</div> <div> </div> <div>최진사의 어깨에 목말을 탄 딸, 선이는 앞뜰에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꽃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div> <div> </div> <div>"개나리라고 한단다. 선아"</div> <div> </div> <div>"와~ 정말 이쁘다~ 그렇지 않아 아버지?"</div> <div> </div> <div>"그렇구나" </div> <div> </div> <div>작년 봄에도 선이는 최진사에게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개나리꽃들을 보며 저게 무엇이냐고 물어봤던 적이 있었다. 단순히 까먹었다고 할 수도 </div> <div>있었지만 선이의 나이도 이제 열살을 넘긴지 두해가 지나가고 있었다. 저렇게 강렬한 노란색을 지닌 생명체를 쉽게 잊어버린다는 건 적어도 또래 </div> <div>아이들 만큼은 정신이 성장하지 못 했다는 증거였다. </div> <div> </div> <div>그래도 그 나이대에 지녀야 할 순수함은 여느 아이들 보다도 앞서 있었다. 쉽게 잊어 버리기에 예전에 봤던 사물들을 보며 다시 한번 경탄할 수 </div> <div>있었고 세상의 모든 면을 볼 수 없기에 좋은 면만을 골라서 볼 수 있었다. 언제까지고 아이의 모습을 간직한 채 살아야 한다는 건 슬플 따름이었지만.</div> <div> </div> <div>"선아, 이제 내려오지 않으련?" </div> <div> </div> <div>아무리 풍채 좋은 최진사라지만 이제는 일흔이 넘은 노인이었다. 짓궃게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선이와 어울려 주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었다.</div> <div> </div> <div>"싫어~!! 좀 더 놀거야!!" </div> <div> </div> <div>선이는 최진사의 머리를 잡아 이리저리 흔들었다. 최진사는 선이의 갑작스런 반항에 균형을 잃고 쓰러질 뻔 하였다. 가뜩이나 힘에 부치던 걸<br>선이의 장난까지 더해지자 최진사는 선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선이를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선이는 자신이 아버지가 자신이 원하는<br>대로 해주지를 않자 바닥에 주저 앉아 팔을 휘휘 저으며 때를 쓰기 시작했다. 최진사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div> <div> </div> <div>"어..!! 오라범!!"</div> <div> </div> <div>닭똥 같은 눈물을 흘릴 것만 같던 선이는 곧장 자리를 털고 일어 나더니 대문 쪽으로 달려갔다. 최진사도 연이가 향한 곳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div> <div> </div> <div>"왔느냐 윤아"</div> <div> </div> <div>"예 아버지"</div> <div> </div> <div>대문 쪽에서 얼굴을 내민 사람은 최진사의 장남이자 선이의 오라비인 윤이었다. </div> <div> </div> <div>"관아는 맘에 들더냐?"</div> <div> </div> <div>"예, 전임 현감께서 관리를 잘 하신 듯 하옵니다"</div> <div> </div> <div>"암, 어진 자 였고 말고. 너도 그 자의 뒤를 이어 어진 목민관이 되어야 한다"</div> <div> </div> <div>"그 말씀 유념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선이는 오라범과 아버지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 했고 신경쓰지도 않았다. 편지로만 소식을 주고 받던 오라범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br>기쁠 뿐이었다. </div> <div> </div> <div>윤은 선이가 태어났을 당시 한양에서 글공부에 한창 열중하고 있었다. 그런 윤이 먼 고향에서 자신이 오라비가 되었다는 걸 편지로 알게 되자 누이에게<br>있어 당당한 오라비가 되기 위해 더더욱 글공부에 전념했다. 그리고 몇년 뒤 윤은 장원급제를 했다. 그렇게 윤은 자랑스런 오라비가 되어 금의환향하기<br>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div> <div> </div> <div>"오라범 오라범!!"</div> <div> </div> <div>선이는 윤의 도포자락을 물고 늘어졌다. 하인들의 말을 줏어 듣기라도 했는지 선이는 윤을 자꾸 오라범이라 불렀는데 최진사는 이를 정정하려고  <br>해봤지만 선이는 이 호칭이 맘에 들었는지 굳이 바꾸려 들지를 않았다. 그리고 윤 또한 자신이 이런 호칭으로 불리는데 불만은 전혀 없었다.<br>그 동안 곁에 있지 못 했던 오라비가 어찌 좋은 호칭으로 불리기를 기대하겠냐는 것이었다. </div> <div> </div> <div>"왜 그러느냐 선아"</div> <div> </div> <div>"어디 갔다 온 거야!! 아버지랑 노는 거 보다 오라범과 노는 게 훨씬 재밌단 말이야!!"</div> <div> </div> <div>최진사는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쓸쓸한 기분을 느꼈다. </div> <div> </div> <div>"그럼 이 오래비와 같이 산책이라도 해볼 테냐?"</div> <div> </div> <div>윤은 선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만졌다. 선이는 윤이 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마냥 좋은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div> <div> </div> <div>"아버지, 선이와 잠시 바람 좀 쐬고 돌아오겠습니다"</div> <div> </div> <div>"그렇게 하려무나"</div> <div> </div> <div>선이는 윤의 손을 붙잡은 채 먼저 앞으로 나아갔다. 윤은 선이의 바람과 같은 발걸음에 맞춰 걷느라 자연스레 걷는 박자가 빨라졌다. </div> <div> </div> <div>"선아!! 오라버니 손을 꼭 붙잡고 있어야 한다!!" </div> <div> </div> <div>자신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선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최진사는 혹여나 하는 마음에 외쳤다. </div> <div> </div> <div>빈 마당에 남은 건 최진사 밖에 없었다. </div> <div> </div> <div>최진사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윤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본래 대로라면 윤은 잠시 동안 고향에 머문 뒤 도로 한양으로 올라가 종묘사직에 </div> <div>이바지해야 할 인재였다. 하지만 윤은 선이를 두고 상경을 할 수 없었기에 이 고을의 현감으로 부임하기를 선택했다. 부모된 도리로써 자식의 </div> <div>입신양명을 막았다는 죄책감이 들었으나 윤은 오히려 오라비 된 도리로써 늦게나마 누이를 행복하게 해주려 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겼다. </div> <div> </div> <div>그런 자식이었다. 어찌 미안해 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오라범!! 업어줘!!"</div> <div> </div> <div>"다리가 아프기라도 한 게냐"</div> <div> </div> <div>"업어줘 업어줘!!"</div> <div> </div> <div>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윤은 몸을 숙여 선이를 업었다.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이 최진사댁 남매에게로 쏠렸다.<br>사람들은 선이가 누군지는 알고 있었지만 선이를 업고 있는 윤은 알고 있지 못 했다. 윤은 워낙 어렸을 때 고을을 떠났던 지라 사람들이 못 알아 </div> <div>보더라도 이상한 점은 없었다. </div> <div> </div> <div>"선이 아씨. 무슨 일로 예까지 나오신 겝니까?"</div> <div> </div> <div>"이것 좀 드셔보세요 선이 아씨"</div> <div> </div> <div>"언제나 아리따우십니다. 선이 아씨"</div> <div> </div> <div>마을 사람들은 최진사가 베푼 덕망을 선이에게 톡톡히 보답 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소열공 댁 선이 아씨는 곱다느니 당차다느니 하는 </div> <div>찬사 뿐이었다. 행여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가 최진사 댁 선이 아씨가 바보라느니 하는 소리를 입에 담으면 그 아이는 그날 밤 부모에게 회초리를 </div> <div>맞을 정도의 각오는 해야 했다. </div> <div> </div> <div>"헌데 나리는 뉘십니까요?"</div> <div> </div> <div>선이를 업고 있다는 것에 하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윤은 고급스런 도포에 갓을 제대로 갖춰 쓴 양반의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div> <div> </div> <div>"아.. 선이의 오래비 되는 사람입니다"</div> <div> </div> <div>굳이 존댓말을 할 필요가 없는 평민이었지만 손윗나이인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이 윤의 버릇이었다. </div> <div> </div> <div>"그럼.. 윤 도련님이신가요?!!"</div> <div> </div> <div>이 말에 사람들은 소스라 치게 놀라기 시작했다. </div> <div> </div> <div>"기억해 주시고 계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div> <div> </div> <div>윤은 선이를 업은 채 감사의 말을 표했다. 순식간에 사람들은 선이와 윤 곁으로 몰려 들었다. 그런 오라범을 보는 선이의 한마디는 간단했다.</div> <div> </div> <div>"오라범!! 대단해!!"</div> <div> </div> <div>선이를 데리고 밖에 나온지 서너 시간이 흘렀지만 많은 거리를 움직이진 못 했다. 인파에 둘러 싸여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선이도 성질을 <br>낼 법 했으나 오라범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인지 오히려 싱글벙글 웃기에 바빴다. </div> <div> </div> <div>"오라범 오라범, 오라범은 그 동안 어떻게 지냈길래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 된 거야?"</div> <div> </div> <div>선이는 사람이 전부 물러가고 나서야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윤에게 했다. </div> <div> </div> <div>"열심히 공부했단다"</div> <div> </div> <div>"얼마나?"</div> <div> </div> <div>"백밤을 여러번 더해보려무나"</div> <div> </div> <div>"하나..둘...몇손가락을 더해야 하는 거야?"</div> <div> </div> <div>선이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일백밤 이백밤을 세었다. </div> <div> </div> <div>"백손가락 정도는 더해봐야 할 것 같구나"</div> <div> </div> <div>선이의 볼이 잘 익은 복숭아 같이 분홍색으로 달아 올랐다. 오라범이 이다지도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에 선이는 한없이 기뻤다.</div> <div> </div> <div>"선이는 오라범이 제일 좋아!!"</div> <div> </div> <div>선이는 윤의 등을 양 손으로 마구 두들겼다. 윤은 선이의 갑작스런 행동에 넘어질 뻔 한 걸 겨우겨우 버텨냈다. </div> <div> </div> <div>"선아,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느냐?"</div> <div> </div> <div>"벌써? 그래도 오라범이 그렇게 하자면 그렇게 할게!"</div> <div> </div> <div>"우리 선이. 기특하구나"</div> <div> </div> <div>살짝 아쉬워하는 선이였지만 윤의 말은 순순히 따라주었다. 최진사가 본다면 경천동지할 정도의 일이었다. </div> <div> </div> <div>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선이는 여러가지 황당한 질문을 해댔지만 윤은 모든 질문에 적절한 답을 해주었다. 선이는 더욱 신이 나서 다른 질문들을 하려</div> <div>했지만 쏟아지는 졸음을 못 이겨 결국은 윤의 등에서 잠을 청하고 말았다. 윤 또한 선이가 잠든 것을 알고 다시 한번 고쳐 업고서 집으로 향했다. </div> <div> </div> <div>"아버지, 돌아왔습니다"</div> <div> </div> <div>"그래. 왔느냐"</div> <div> </div> <div>집으로 돌아온 윤은 선이를 조심스레 마루에 눕힌 뒤 하인을 시켜 선이에게 덮을 얇은 모포를 가져오라고 부탁했다. </div> <div> </div> <div>"간만에 마을 사람들을 본 기분은 어떻느냐"</div> <div> </div> <div>"이렇게 환대해주실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게 다 아버지의 덕업이 이루신 결과겠지요"</div> <div> </div> <div>"내 덕이라니, 당치도 않다. 그들의 성품이 선하기 때문이다. 오늘 네가 받았었던 환대를 잊지 마라. 그 마음가짐으로 이 고을의 백성들을 이끌어 </div> <div>가야만 한다"</div> <div> </div> <div>"깊이 새겨두겠습니다"</div> <div> </div> <div>윤은 하인이 가져다 준 모포를 새근새근 자고 있는 선이의 위에 덮었다. 선이는 잠시 뒤치적 거리더니 이내 더욱 곤히 잠들었다. </div> <div> </div> <div>"...윤아"</div> <div> </div> <div>"예" </div> <div> </div> <div>최진사는 잠깐 뜸을 들인 뒤 윤을 불렀다. </div> <div> </div> <div>"이번 혼사는 무르는 게 좋을 듯 싶구나"</div> <div> </div> <div>"아닙니다. 제 뜻은 이미 정해졌습니다"</div> <div> </div> <div>근래 들어 조정에서 요직을 맡았었다 고향으로 내려온 황대감은 최진사에게 혼례를 올리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서신을 보내왔다. 윤도 이젠 한명의<br></div> <div>어엿한 지아비가 될 정도로 성장했고 그 혼례의 대상이 자신과 비슷한 성품을 지닌 황대감의 여식이라면 최진사에게도 경사와도 같은 일이었다.<br>하지만 최진사는 이 혼사를 망설였다. 윤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짐을 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윤도 최진사에게 있어<br>하나 뿐인 장자였다. 선이 못지 않게 윤도 소중했다. </div> <div> </div> <div>"지금은 네가 맡은 소임을 다 하거라"</div> <div> </div> <div>"아버지, 이 일은 선이를 위한 일입니다"</div> <div> </div> <div>윤은 사뭇 진지했다. </div> <div> </div> <div>"듣기로선 황대감 댁의 규수는 그 성품이 비단결 같다고 합니다. 소자는 선이를 진정으로 대하는, 그런 아내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div> <div> </div> <div>윤은 스스로를 못난 오라비라 여겼지만 이렇게 헌신적인 오라비가 조선 팔도에 얼마나 있을까. </div> <div> </div> <div>"그렇게까지 선이에게 해주지 못 했던 일들을 마음에 둘 필요 없다"</div> <div> </div> <div>"아버지, 소자의 심정을 헤아려 주십시오"</div> <div> </div> <div>실로 안타까운 최진사였지만 윤의 뜻을 아주 내칠 수도 없었다. </div> <div> </div> <div>"일단은 서신을 보내도록 하겠다"</div> <div> </div> <div>"감사합니다"</div> <div> </div> <div>선이는 어느새 모포를 발로 차 버린 채 윤을 향해 손을 뻗는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br>간만에 온 고을이 떠들썩 해졌다. 이웃마을 황대감 댁의 규수가 최진사 댁으로 시집을 오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최진사 댁 근처의 인가에서는 <br>노랫소리가 흘러나왔고 돼지 기름 냄새를 비롯한 구수한 냄새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이 경사의 당사자인 최진사의 집에선 썩 유쾌한 </div> <div>기운이 흐르진 않았다. 가장 밝아야 할 사람이 그 빛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div> <div> </div> <div>"선아. 들어가도 괜찮겠느냐"</div> <div> </div> <div>이 혼사의 주인공이자 곧 어엿한 지아비가 될 윤은 문지방 앞에 서 있었다. </div> <div> </div> <div>"..들어가도록 하겠다"</div> <div> </div> <div>윤은 문을 스르륵 밀어 선이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선이는 몸을 완전히 돌려 뒤구석에 쳐진 병풍을 바라보고 있었다. </div> <div> </div> <div>"선아. 무엇이 너를 그렇게 화나게 만들었느냐"</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선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 그렇게나 따르던 윤에게도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건 그만큼 토라져 있다는 증거였다. </div> <div> </div> <div>"...오라범, 오라범은 선이가 싫어진 거야?" </div> <div> </div> <div>"무슨 연유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게냐"</div> <div> </div> <div>"그럼 왜 혼인을 맺는 거야? 오라범은 선이를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div> <div> </div> <div>선이가 토라진 이유는 어쩌면 그 나이대에 당연한 이유가 될 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그렇게도 따르던 오라버니가 다른 사람과의 백년해로를 </div> <div>기약하는 것이라면 어느 손아랫누이들이 질투하는 마음이 없겠는가. 그것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감정표현이 솔직하고 과격한 선이였기에 일이 </div> <div>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div> <div> </div> <div>"이 오래비는 선이를 사랑한다. 어찌 그런 소리를 하느냐"</div> <div> </div> <div>"거짓말!!"</div> <div> </div> <div>선이는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역정을 냈다. </div> <div> </div> <div>"서,선아.."</div> <div> </div> <div>"나가!! 나가!! 오라범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다 보기 싫어!!"</div> <div> </div> <div>선이는 갑작스럽게 몸을 돌리더니 윤을 온 힘을 다해 떠밀어 냈다. 어린 아이의 힘인지라 윤에겐 택도 없는 행동이었지만 윤은 선이의 뜻이 </div> <div>그러하니 어쩔 수 없이 방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div> <div> </div> <div>"이제와서 혼사를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쩔 생각이냐"</div> <div> </div> <div>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최진사는 근심 가득한 얼굴이었다. </div> <div> </div> <div>"소자, 생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벌써 부터 아내될 자에게 그런 부탁을 할 생각을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 따름입니다"</div> <div> </div> <div>"규수의 총명함을 빌리겠단 말이더냐"</div> <div> </div> <div>"그렇습니다"</div> <div> </div> <div>황대감 댁 규수는 성품의 정갈함도 유명했으나 그 슬기로움 또한 모두가 알아보았다. 만약 윤이 선이에 관한 일 때문에 황규수의 총명함을 쓴다면<br>미안한 마음도 들 뿐더러 신랑된 집안으로서 자존심이 살짝 구겨지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진사는 선이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지닌 모든 명예를<br>내놓을 수도 있었다. </div> <div> </div> <div>"서신을 보내거라"</div> <div> </div> <div>"허나 아버지"</div> <div> </div> <div>"너 또한 내심 그러기를 바라지 않느냐. 아비의 기분을 고려할 필요 없다"</div> <div> </div> <div>"..알겠습니다"</div> <div><br>온 마을의 경사라 봐도 될 법한 잔칫날이 되었다. 신부 댁으로 향하는 신랑의 행렬을 보기 위해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이번 </div> <div>혼사는 전통 대로 진행 되지 않았다. 참으로 과감했다. 모든 절차가 신랑의 집에서 행해졌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사람들은 최진사 댁으로 향했고 </div> <div>이내 최진사 댁은 저잣거리 마냥 사람들로 꽉꽉 들어 차 있었다. 일단은 잔칫집의 음식을 즐기면서도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마련이었다. 지체 높으신 </div> <div>분들이 어째서 이런 중요한 행사에서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냐면서 말이다. 그래도 대개 부정적인 얘기 보다는 순수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div> <div>대부분이었다. </div> <div> </div> <div>"이런 터무니 없는 청에 응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div> <div> </div> <div>"아닙니다. 단 한번 뿐인 딸아이의 혼례가 이런 식으로 장식 되는 게 기쁠 따름입니다"</div> <div> </div> <div>최진사 댁의 사랑채 안, 그 안에는 이 집의 안주인인 최진사와 그와 사돈 관계에 있는 황대감이 서로를 마주 보며 앉아 있었다. </div> <div>사실 혼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윤이 황대감 댁에 들른 시각은 인시 정도였다. 그렇기에 지금 신부가 신랑 댁에 오는 건 당연한 얘기였다.<br>나름의 꼼수였던 셈이다. </div> <div> </div> <div>"사돈께서 귀히 여기시는 따님의 용태는 어떠십니까"</div> <div> </div> <div>"그대로 입니다. 이젠 마음을 풀 때가 될 법도 한데.."</div> <div> </div> <div>황대감은 여유로이 웃으며 술병을 들었다.</div> <div> </div> <div>"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일단은 한잔 올릴 테니 받으시지요"</div> <div> </div> <div>황대감은 전적으로 자신의 딸아이를 신뢰하고 있었다. 최진사는 황대감이 주는 술을 받으며 그런 황대감이 조금은 부럽단 생각을 했다. </div> <div>선이는 아직까지도 방 안에 꿍한 상태로 있었다. 차려진 밥상은 선이가 좋아하는 반찬만 쏙 빠진 채로 방 한구석에 쳐박혀 있었다. </div> <div>선이의 방 문지방 앞에 두명의 인형이 나타났다. </div> <div> </div> <div>"애기씨. 들어가도 괜찮을까요?"</div> <div> </div> <div>처음 들어보는 목소리, 선이는 화들짝 놀랄 뻔한 것을 가까스로 추스렸다. 이 청아한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인지 알아보고 싶은<br>호기심이 마구 샘솟았으나 내키는 대로 움직이진 않았다. 선이는 자신이 화가 난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 </div> <div> </div> <div>"들어갈게요 애기씨"</div> <div> </div> <div>목소리의 주인은 선이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div> <div>문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리자 결국 선이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 하고 앞을 돌아 보았다. 선이의 앞엔 곱게 차려입은 신부가 조신히 무릎을 꿇은 채<br>앉아 있었다. </div> <div> </div> <div>"상황이 여의치 않아 집안 어른들께 미리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 부로 이 집의 식솔이 될 황진영이라 하옵니다"</div> <div> </div> <div>진영은 아까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던 것처럼 정성을 다해 선이에게 인사를 올렸다. </div> <div> </div> <div>"으..어...그러니까.."</div> <div> </div> <div>생각치도 못한 상황에 선이는 말을 얼버무렸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이런 단아한 사람에게 어른 소리를 듣는 것에 기뻐했다. </div> <div> </div> <div>"에헤헤.."</div> <div> </div> <div>"서방님이 제게 말씀하시기를, 애기씨께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화를 거두시지 못 하시고 계신다는데 혹 제게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div> <div> </div> <div>"아 그래!! 너..? 당신!! 당신은 어째서 선이한테서 오라범을 뺏어가려는 거야?!! 당신이 오라범을 홀렸을 게 분명해!!"</div> <div> </div> <div>당신은 선이가 아는 최고의 높임말이었다. 애초에 쓸 일이 그다지 없는 단어였기도 했다. 그만큼 진영의 자세는 선이가 높임말을 쓰게 할 정도로<br>공손하고 우아했다. 진영은 입가에 자그마한 웃음을 담은 뒤 조근조근 그 이유를 설명했다. </div> <div> </div> <div>"외람된 오해입니다. 서방님께선 애기씨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계십니다"</div> <div> </div> <div>"그럼 어째서 당신이랑 혼인을 맺는 거야? 선이를 바보로 아는 거야?"</div> <div> </div> <div>"절 애기씨의 손윗누이로 들이기 위해서 서방님은 저와 혼인을 맺으시는 겁니다"</div> <div> </div> <div>"어?? 그게 무슨 말이야?"</div> <div> </div> <div>선이는 자리를 박차고 진영의 치마폭에 매달렸다. 진영은 여전히 엷은 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 선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div> <div> </div> <div>"누이란 어휘를 사용한 건 잘못된 것 같군요. 서방님께서는 애기씨와 같은 성별을 가졌으면서도 비슷한 터울을 가진 그런 사람을 집 안에 들이기를<br>소망하셨습니다. 그렇게 제가 이 집의 며느리로써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애기씨는 혹여나 서방님의 사랑이 식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br>부디 그 오해를 거두어 주십사 합니다" </div> <div> </div> <div>선이는 진영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진영의 말이 너무 길어 선이는 진영의 말을 이해하는데 있어 약간의 시간을 소요했다. 생각을 마친 선이는 <br>평소의 함박웃음을 지으며 진영의 품에 풍덩 뛰어 들었다. 신부의 차림을 하고 있던 진영은 옷매무새가 흐트러지지 않게 조심스런 몸짓으로<br>선이를 받았다.</div> <div> </div> <div>"그럼 오라범은 선이를 위해서 당신이랑 혼인을 맺는다는 거지? 그리고 선이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구?"</div> <div> </div> <div>"그렇습니다"</div> <div> </div> <div>선이는 진영의 목을 껴안은 다음 볼을 비비적거렸다. 진영의 족두리가 살짝 머리 중심에서 벗어났다. 아직 연지곤지를 찍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br>연지곤지를 찍었더라면 이 날 가장 중요한 사람들 중 하나인 신부가 좋지 않은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야만 했었다. </div> <div> </div> <div>"그러면 당신은 선이의 친구란 얘기네?"</div> <div> </div> <div>"애기씨의 생각이 그러하시다면 그렇겠지요"</div> <div> </div> <div>선이는 진영의 치마폭에서 일어난 다음 진영이 소매 사이에 숨기고 있던 양손을 꺼내 꼭 붙잡았다. </div> <div> </div> <div>"선이는 친구에게 당신이라 부를 수 없어. 어떤 좋은 호칭 없을까?"</div> <div> </div> <div>"새언니가 가장 적당할 듯 싶습니다"</div> <div> </div> <div>올케란 호칭도 있었지만 선이의 천진난만함을 생각한다면 이 호칭이 보다 선이에게 어울리는 부드러움이 있었다. </div> <div> </div> <div>"잘 부탁해 새언니!! 조금 있다가 오라범에게 미안하단 말도 하러 가야겠어"</div> <div> </div> <div>문지방 너머로 선이와 진영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윤은 사과를 꺼내겠다는 선이의 말에 약간은 놀랐다. 아마 최진사가 이 말을 들었더라면 선이가<br>사과도 할 줄 아는 상냥한 아이라는 사실에 아주 아주 기뻐할 게 분명했다. </div> <div> </div> <div>"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식에도 부디 참석하셔서 서방님과 아버님의 근심을 덜어드렸으면 합니다"</div> <div> </div> <div>"알겠어. 새언니, 조금 있다가 봐!"</div> <div> </div> <div>선이는 드디어 제 기운을 되찾았다. 진영은 그런 선이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선 방 밖을 조심스럽게 빠져나왔다. 방 밖에서 진영을 기다리고 있던<br>신랑, 윤은 진영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자 크게 안도하며 진영의 손을 살짝 붙잡았다. </div> <div> </div> <div>"첫날 부터 이런 일을 맡기게 되다니 미안할 따름이오 부인"</div> <div> </div> <div>"아닙니다. 서방님을 이런 식으로나마 도와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지요"</div> <div> </div> <div>"그리고 부인, 내가 선이를 위해서 이 혼인을 마다하지 않은 건 사실이오. 하지만 앞으로는 부인 또한 분명 사랑할 것이오. 잊지 말아주시오"</div> <div> </div> <div>"서방님 같은 지아비를 섬기게 해준 하늘에 감사할 뿐입니다" </div> <div> </div> <div>진영은 윤을 올려다 보았다. 둘의 키 차이가 제법 나는 편이었지만, 서로를 보는 눈높이는 달랐지만. 그 마음까지 다르지는 아니했다. </div> <div> </div> <div>최진사의 얼굴은 방안을 온통 울려대는 발소리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고 그 발소리가 이 방을 향한다는 사실에 입가에 띄는 웃음을 숨기지도 못 했다.<br>곧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하늘하늘 가벼운 치맛바람을 일며 선이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div> <div> </div> <div>"선아. 이제 화가 풀렸느냐"</div> <div> </div> <div>"응! 오라범도 여전히 선이를 사랑하고 있는 데다가 새언니도 너무 좋아!"</div> <div> </div> <div>"다행이구나.사돈 어른들이다 선아, 인사 올리거라"</div> <div> </div> <div>선이가 맞은 편으로 고개를 홱 돌리자 그 자리엔 황대감과 그의 부인이 선이를 웃으며 맞이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어.. 그러니까.."</div> <div> </div> <div>"당황해 할 필요 없다 선아. 배웠던 대로만 하려무나"</div> <div> </div> <div>처음으로 해보는 인사에 선이는 온 몸을 더듬기도 하고 아장아장 주변을 걷기도 했다. 최진사는 그런 선이를 응원했다. 황대감 내외 또한<br>선이가 과연 이 일을 해낼 것인가에 대해 은근한 기대를 품었다. </div> <div> </div> <div>"잘 했다 선아"</div> <div> </div> <div>"허허.. 섬섬옥수, 이 고운 낭자는 누구의 여식이란 말인가"</div> <div> </div> <div>끝끝내 선이는 어색하게나마 황대감 내외 앞에서 예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선이는 혹여 자신이 잘 못 한것은 아닐까 아버지와 사돈 어른들의<br>시선을 살폈다. </div> <div> </div> <div>"고개를 들거라 선이야"</div> <div> </div> <div>선이는 아버지의 말을 따르며 고개를 들었다. 이내 사랑채는 곤혹스런 웃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선아, 그건 어디서 한 것이냐"</div> <div> </div> <div>"선이가 직접 했어. 아버지, 어때? 이뻐?"</div> <div> </div> <div>"선아 그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다. 어쩐 연유에서 그런 것이냐"</div> <div> </div> <div>"새언니가 말했어. 이 혼례는 선이를 위한 것이라며? 선이도 연지곤지를 찍을 자격이 있는 걸!!"</div> <div><br>선이의 양볼과 이마엔 신부들에게만 찍는 것이 허락된 연지곤지가 찍혀져 있었다. 최진사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선이 때문에 혼례를 상당히<br>꼬아 버리게 되었는데 선이가 이런 행동까지 한다면 황대감의 마음이 언짢아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div> <div> </div> <div>"작은 신부가 여기 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혼례를 올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사돈 어른?"</div> <div> </div> <div>황대감의 말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신부 측에서의 사람이라면 화를 내도 할 말이 없을 테지만 황대감은 되려 선이의 행동을 웃으며 치하했다. </div> <div>비웃음의 뜻도 없었다. 순수한 의미에서의 기쁨이었다. </div> <div> </div> <div>"그런 것 같습니다. 여봐라! 이제 마당에 있는 사람들을  옆으로 물리도록 하거라!"</div> <div> </div> <div>최진사는 황급히 하인을 불렀다. 황대감의 선처에는 언젠가 보답을 하리란 생각을 하면서. 선이는 아버지의 말에 쪼르르 마당으로 달려나가 작은 </div> <div>신부의 역할을 수행하려 했다. </div> <div><br>식이 거행되었다. 신랑인 윤은 늠름한 자태와 명석해 보이는 이목구비로 과연 소열공의 자제분이란 소리가 나오게 했고 신부인 진영의 우아한 </div> <div>행동거지와 용모는 문자 그대로 월태화용, 명모호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 와중에서 유일하게 앞뜰을 돌아다니고 있는 </div> <div>작은 신부 선이는 지나가는 곳 마다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을 짓게 해주었다. 분명 여지껏 없었던 기상천외한 행동이었으나 이 곳에 있는 모두가 </div> <div>아무 말 없이 작은 신부 선이의 행동에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뼈대 있는 사대부의 집안의 혼례가 이다지도 변질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div> <div>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이 밝고 화목한 분위기를 즐길 뿐이었다. 작은 신부 선이는 그야말로 이 식의 또다른 주인공이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날 밤, 작은 신부가 두 부부의 동침을 훼방 놓은 것은 당분간 마을의 이야기가 되어 종종 안주거리가 되곤 했다. </div> <div> </div> <div>-------------------------------</div> <div>부족한 글이지만 즐겨주시면 그걸로 다행입니다. </div>
    黑의 꼬릿말입니다
    <a href="http://imgur.com/ZPDERd9"><img src="http://i.imgur.com/ZPDERd9.gif" title="Hosted by imgur.com" alt="ZPDERd9.g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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