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예전에 다른 커뮤니티에 올렸던거 그냥 복붙하는거에요. 3편까지 있는데 일단 세개만 올리고 반응보고 나머지 계속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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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에 페루 리마에 도착을 했는데.... 일단 리마국제공항은 좀 작았지만 참 좋았어... 에어컨이 빵빵했거든. 입국수속하는건 참 간단하더라. 입국목적이 뭐냐고 스페인어로 물어봤어. 내 스페인어 실력이 고등학교때 3년, 대학교때 강의 두번 들은거 정도... 하여튼 한국에서 영어외국어로 배운수준이랄까... 수속하는데에선 뭐라고 물어보는진 안들렸고 나중에 생각해보니 입국목적이 뭐냐고 물어본거 같아. 질문은 못알아들었는데 외워갔었던 "나는 관광객이다"만 계속 말했지. 그러니깐 웃으면서 "90일" 찍어주더라고. 훗. 한국인이 관광목적으로 여행할땐 입국이 참 쉬워서 좋아
짐찾는곳에서 짐을 기다리러 갔어. 좀 일찍 내려간 편이라 짐나오는곳 바로 앞에서 기다렸지. 20분정도 흘렀나... 짐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내짐은 안나오는거야... 설마설마하는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결국 거의 마지막으로 나왔어. 마이에미에서 티케팅을 일찍했더니 짐을 먼지 싩게 (이거 맞춤법 맞어?) 된거고, 그러니 제일 나중에 나온거야. 공항에서 기다리는거 싫은 사람은 제일 나중에 티케팅하고, 맨 앞자리 예약하고(이건 인터넷으로, 그럼 빨리 나올수 있으니까), 맨 먼저 짐찾는데 가면 짐 젤 먼저나와. 다만 리스크는 비행기에 자리 없거나 티케팅을 너무 늦게하면 짐이 못오는수가 있어...(리스크가 너무 큰가? ㅋㅋㅋ)
볼리비아에 가려면 비자를 미리 받아야되. 페루를 통해서 갈경우 페루에 열대기후지역이 있다보니 (페루의 동북부는 아마존 밀림... 페루는 전세계 기후의 대부분을 어느 한부분씩 가지고 있어. 사막부터 빙하까지) 황열병 백신 증명서를 요구하거든, 근데 그게 미국에선 주사 한번 놓는거가지고 100불이야. 싼걸 찾아보니 페루공항에 있는 보건소에서 20불정도에 놔주더라고. 그래서 8시반까지 보건소앞에서 짐 옆에두고 기다렸어. 주사맞을때 꼴에 잘사는나라에서 왔다고 일회용주사기쓰나 안쓰나 얼마나 열심히 봤는지 몰라...(물론 일회용주사기사용했음) 하여튼 그렇게 싸게 주사맞고 공항을 나왔어.
공항을 처음 나왔을대 첫인상이란...... 굳이 생각해보면 공기는 습했지만 높은 온도는 아니었어. 공기는 그냥 서울과 비슷한 정도... 나도 도시사람이니 그정돈 상관없고. 도로표지판이나 차들이나 이런게 좀 달랐었지. 그리고 일단 사람들. 백인-인디언 혼혈인들이 참 많더라. 그래도 리마에는 백인계통도 참 많아(이건 나중에 알게된 사실).
근데 일단 이런걸 감상할 새가 없었던게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택시기사들 한 열명이 나한테 달라붙었어. 서로태워가려고 안달아었지. 미리 습득한 정보에 따르면 (여행은 리서치부터 시작함!)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깔끔한 택시들은 비싸대. 그래서 길하나 건너가면 좀 허름하지만 제대로 등록된 택시가 있다고 들었거든. 그래서 그렇게 해서 조금 허름하지만 택시면허증 제대로 있는 택시기사분이 30솔 (1불=3솔, 그리고 페루는 대부분 택시비를 흥정함) 내 목적지에 부르시길래 (젤 쌌어) 타고 갔지. 이때부터 흥정의 신으로 등극하게 되지. 나중에 약발이 조금씩 떨어졌지만서도.
기사아저씨가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몇개는 못알아먹었고 다른건 뭐 중국에서 왔냐 일본에서 왔냐 그러길레 아니다 꼬레아노다 그러니깐 산 보르하(목적지)에 한인들 많이 산다고 잘간다고 하더라구. 차는 한국중고차였고 라디오는 원래 붙어있던게 아니라 다른걸 붙인거였는데 USB꽃아서 MP3들을수 잇게 되어있는게 신기하더라 (물론 그때쯤에 미국엔 아이팟 꼽는게 점점 상용화중..) 이때부터 스페인어에 나름 자신감이 생겼어.
택시에서 본 리마의 첫 인상은 큰도시는 그냥 큰도시네~ 뭐 이런거였음. 예전에 갔었던 팔레스타인을 생각나게 했어. 도로에 법이 없는 뭐 그런거. 물론 인도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고는 하지만... 아직 여행경험이 없는 내 입장에선 페루도 이미 무법지였어. 일단 3차선 도로엔 기본으로 차가 4대가 다녀. 그리고 경차/소형차가 많아서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오고 새치기 하고 경적 울리고 난리도 아니야. 게다가 신호등시스템도 제대로 안되어있는 교차로가 많다보니 그냥 먼저 들이대는사람이 먼저가는 뭐 그런 시스템이지. 이런데서 운전을 해봐야 나 운전좀 해봤다 하는데...ㅋㅋㅋ
목적지는 San Borja. (스페인어에선 산 보르하 라고 읽음) 배낭여행가기 2주전에 엄마가 페루에 가족있다고 들렸다가라고 하시더라고. 외할아버지의 사촌동생형제가 살고 계셨어. 각자 가족이 있으시고. 그중에 작은할아버지(지만 50대...)댁이었어. 큰할아버지댁이 도시 외곽에 저택을 가지고 계셨는데... 그런건 개인적인 일이라 일단 스킵. 내가 알아서 주소가지고 찾아서 가니까 되게 놀라하시더라고. 혼자서 어떻게 찾아왔냐고. 하여튼 이박삼일동안 되게 잘해주셨어. 떠날때 위험한데 가지 말라고 하시기도 하면서 용돈은 두둑히 주셨지.
그 할아버지의 자녀분들(그니깐 나한텐 6촌 아저씨 아줌마가 되는거지)이 구경시켜주신다고 이곳저곳 구경시켜 주셨는데.............. 페루는 참 좋은 곳이었다.
점심 푸짐하고 쫌 고급스럽게 먹는다 치면 7~8불정도... 그리고 4불짜리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 작은할아버지네 형님누님(6촌 아저씨/아줌마지만 둘다 처녀총각이라 그냥 형님/누님으로 호칭통일)이 구경시켜 주셨는데 참 좋았어. 일단 2박3일동안 내돈은 굳었으니.. 게다가 용돈까지!
리마에서 먹은것중 기억에 제일 남은건 세비체랑 길거리에서 먹었떤 소/닭 염장 숯불구이.
세비체란 페루에만 있는 음식중 하나로서 간단히 말하면 생선회야. 근데 페루산 라임/레몬으로 간을 하는데 페루산 레몬이 (분명 레몬이라고 했는데 생김새는 라임이야... 그래서 그냥 라임/레몬이라고 함) 산성이 특히 강해. 그래서 그 산으로 고기를 익혀. 요리가 나오자마자 먹으면 회로 먹는데 10분정도 지나고 남은 생선살들은 반정도 익어있어. 신기하지? 하여튼 비타민C가 엄청 높은 새콤달콤한 요리야. 엄청 맛있어.
그리고 소/닭 염장 숯불구이는 형님의 단골포장마차집인데. 소 염장은 좀 잘라서 숯불위에 소금구이를 하고, 닭염장은 통체로 (뭐 어차피 엄지손가락 한마디만한데..) 숯불위에서 소금구이를 하는데... 콜라랑 살사 (스페인어로 "소스") 그리고 토마토/오이/식초/오일 등으로 만든 샐러드랑만 먹는데... 진짜 천국같은 맛이었어. 나중에 페루 또가게되면 꼭 다시 먹을거야.
리마는 여느 대도시랑 다르지 않어. 남미 빈부격차 심한건 이미 알고 있던거고, 예/상 했던거라 눈으로 봐도 그렇게 마음에 동요가 오고 그러진 않더라. 리마에 산다는거는 빈곤층은 절대 아니고 적어도 서민이상, 굶지 않을만큼은 번다는 이야기거든. 그리고 시내 중심가에 가면 벤츠도 굴러다니고 부자들 사는 동네가면 총든 경호원이 집 지키고 있고 그러니... (큰할아버지댁이 이런곳...)
아 그리고
생면부지의 가족들하고 지내면서 재밌는 일들이 많았지만 한가지 하이라이트를 말하자면 내가 떠나는 날, 점심이었어. 온가족이 모여서 웬 전골냄비의 뚜껑을 열었는데 참 눈에 익은 음식이 내눈앞에 있는거야.. 설마 설마 하면서 "이거 설마..." "응 보신탕이야" "!!!!!!" 미국에선 보신탕은 꿈만꾸는 음식이야. 가끔 중국사람이나 한인들이 몰래 잡다가 걸려서 뉴스에 크게 나곤 하거든. 물론 페루에서도 몰래몰래 잡는거야. 워낙에 똥개들이 많아서 말이지... 하여튼 근 6년만에 먹는 보신탕이라 너무 맛나게 먹고 다음 도시인 이카로 출발하기위해 집을 나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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