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62 이름 : 1 / 3 [sage] 투고 일 : 03/11/13 16:28<br />입사한지 3년하고도 6개월, 나는 아이치현의 영업소로 전근가게 되어 이사를 가게 되었다.</div> <div><br />회사가 찾아준 2DK(역주 : 2개의 방, 다이닝룸, 주방) 아파트는 독신치고는 좀 넓어보였지만 입사 이래, </div> <div> </div> <div>좁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던 내 눈에는 아주 매력적으로 비춰졌다. </div> <div> </div> <div>직장도 가깝고 집세도 쌌다. 무엇보다 욕실이 있는 것이 최고였다.<br /><br />이사한지 며칠 안된 밤, 목욕탕에서 샤워기를 이용해 머리를 씻고 있었다. </div> <div> </div> <div>물줄기 때문에 흐린 시야의 한 구석에 순간적으로 뭔가가 보였다. </div> <div><br />욕조의 가장자리에 놓인 두 손.<br /></div> <div>당황해서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봤지만 손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div> <div><br />"착시현상인가...?"</div> <div><br />그 때는 그렇게 내 자신을 납득시켰다.<br /><br />그러나 그런 생각을 비웃는 것처럼 '그것'은 종종 내 앞에 모습을 보였다. </div> <div> </div> <div>샤워를 할 때, 비누를 두고 뒤돌을 때, 세면대에서 손을 씻을 때 시선이 욕조에 스치는 순간 내 눈이 '그것'을 본다.</div> <div><br />욕조의 가장자리에 달라붙어있는 하얀 손.</div> <div><br />반사적으로 시선을 되돌려도 그 때에는 흔적도 없다. </div> <div> </div> <div>그래도 그 환각(?)이 계속되는 동안 '그것'이 아이의 손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br /><br /><br />163 이름 : 2 / 3 [sage] 투고 일 : 03/11/13 16:29<br />이사한지 1개월 정도 되었을 때, 나는 하루 날을 잡고 방을 정리했다. </div> <div> </div> <div>물건을 수납하려고 기존에 있던 캐비닛 하단에 있는 서랍을 열었다. </div> <div> </div> <div>바닥에 깔려 있던 판지를 끌어낼 때, 그 아래에 있던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졌다. </div> <div> </div> <div>주워봤더니 유치원생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의 사진이었다.</div> <div><br />순간 목욕탕의 손을 연상하고 소름이 돋아서 다른 쓰레기와 함께 처리했다.<br /><br />그날 밤, TV를 보고 있는데, 목욕탕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다. </div> <div> </div> <div>가보니 평상시에는 열어둔 채로 놔뒀었던 욕조의 뚜껑이 닫혀있었다.</div> <div><br />열어보니, 냉수가 욕조 가득 담겨있었다.</div> <div><br />여름에는 보통 샤워만으로 끝내기 때문에 욕조에 물이 받아질리 없었다. </div> <div> </div> <div>물을 틀어놨었나..생각하면서 수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 뭔가가 슥 하고 그림자가 서는 것이 보였다. <br /></div> <div>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가진 여자의 모습-<br /><br />툭<br /><br />갑자기 등을 밀려 난 머리부터 찬물에 빠졌다. </div> <div> </div> <div>황급히 머리를 들려고 하지만 뭔가가 굉장한 힘으로 머리를 누르고 있었다. </div> <div> </div> <div>몸부림을 치면서 피하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div> <div> </div> <div>폐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br /><br /><br />164 이름 : 3 / 3] 投稿 日 : 03/11/13 16:30<br />당황해서 나는 지면을 박차서 욕조로 몸을 빠뜨렸다. </div> <div> </div> <div>몸을 회전시키면서 욕조 바닥에 다리를 닿게했고, 전력으로 몸을 올렸다.<br /><br />풍덩-<br /><br />수면을 박차고 일어나서 호흡을 정돈하고 주위를 바라보았다.</div> <div><br />아무도 없었다.</div> <div><br />목욕탕 문은 열려있었다. </div> <div> </div> <div>외부에서 누군가 들어온 흔적은 없었다. </div> <div> </div> <div>목욕탕에서 나올 용기가 나지 않아 나는 욕조 속에 내내 서있었다.<br /><br /><br />....슥....<br /><br />종아리에 뭔가가 닿았다. </div> <div> </div> <div>작은 손에서 천천히 발목을 잡아끄는 느낌... 나는 비명을 지르고, 흠뻑 젖은 채 욕조에서, 목욕탕에서, 아파트에서 나왔다.<br /><br />내가 이사오기 전에 여기에 누가 살고 있었는지?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집주인은 그것을 말하려하지 않았고, 나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div> <div><br />그리고 방을 옮기기까지 약 일주일. 목욕탕 문 앞에 짐을 가득 채운 골판지를 쌓아놓았다.</div> <div><br /><br /><br /><br />* 번역자 : 구운바나나<br />* 출처 : 구운바나나의 공포게시판(http://bakedbanana.tistory.com)"</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