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나는 꼼수다가 최종회를 발사했다.</p><p>방송을 다 듣고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p><p>'끝났구나 정말'</p><p>글을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해서라도 이들의 기억을 남겨놔야 했다.</p><p><br></p><p>고맙다. 참.</p><p>아무리 욕을 해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아마 2010년부터였던거 같다. 나라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데</p><p>분명 틀렸느데 아무도 말하지 않았었다. 그때는. 분명 우리는 2년전만해도 촛불을 들고 권력에 맞서싸웠는데</p><p>그 시절에는 모두 조용했다. 인터넷에도 마음 비빌 곳 하나없었고 삭히지 못한 분은 마음 한켠 차곡히 쌓여만 갔다.</p><p><br></p><p>그리고 나꼼수가 나왔다. 김어준이란 사람에 대해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본인은 심각한 진중권교수빠였기 때문에</p><p>그리 호감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카헌정방송이라는 문구를 보고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p><p><br></p><p>갈증이 풀리기 시작했다. 꽉 막혀있던 어딘가가 시원하게 뚫렸다. 화를 내지 않아도 되는구나. 화 낼 필요가 없구나.</p><p>조롱하고 비웃고 천박하다고 욕하고..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화를 푸는 방법이란걸 그 때 알았다. 사실 그 전에는 누가 </p><p>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좋은 혹은 긍정적인 이야기만 해도 화가 나서 견딜수 없던 지경이었다.</p><p>그런데 화를 내는 방법을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렇게 비슷한 불편함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p><p>연결이 되기 시작했다. 얼굴도 본 적없고 말도 나눠본 적없지만 우리는 같은 방송을 듣고 있고 같은 대목에서 웃고 분노했다.</p><p>그들이 폭로한 진실 물론 고맙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고마운 건 서로 만날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다.</p><p><br></p><p>난 이명박 당선 이후 다음 대선까지 어떠한 투표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p><p>사람들이 싫었고 될대로 되라라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데 다시 투표할 용기를 주었다. </p><p>이길 수 있다! 이기게 만들겠다! 그들의 외침이 자신감을 불어넣었다.</p><p><br></p><p>이겨야겠다. 꼭. 내일은 당신들을 위해 투표하리라.</p><p>내가 당신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투표하는 일밖에 없지만 그래서 부끄럽지만</p><p>당신들을 위해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겠다.</p><p><br></p><p>끝났다, 정말..</p><p>다시는 나꼼수가 필요한 세상이 오지않길 바란다.</p><p><br></p><p>고맙다 씨바</p><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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