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군생활 2년을 하면서 별에 별 사람들을 다 만난다.</P> <P>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일을 하다 온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성격이 맞는 사람도 있고 안맞는 사람도 있다.</P> <P>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정말 존경을 표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P> <P>특히나 선임병의 경우, 단순히 계급에 의한 존경을 강요하기 쉽다. 이를 '권위적인 선임'이라 한다.</P> <P>하지만 몇몇 선임의 경우,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아도 자연스레 후임에게 존경받는, 즉 '권위있는 선임'도 있다.</P> <P>이 경우는 정말 보기 힘든 경우이다. 군생활이 얼마 안남았다는 이유로, 선임이라는 이유로 무관심에 하루하루를 살기 쉽다.</P> <P>하지만 내가 겪었던 선임들은, 군필자+미필자+여자 그 누가 봐도 존경을 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P> <P> </P> <P>본인은 강원도에서 해안경계작전 부대에서 1년간 근무를 했었다.</P> <P>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일텐데, 이 경계작전이라는게 정말 힘들다. 밤낮이 바뀌는것은 기본이고..</P> <P>섹터(책임구역)은 정말 엿같다. 푹푹찌는 바닷가 백사장 옆, 습기가 뿜어져 나오는 수풀옆을 지나갈때는 체력이 고갈된다.</P> <P>특히 가파른 암석지대를..감시장비와 통신장비, 탄박스로 가득 채운 군장을 메고 가는것은 행군이나 다름없다.</P> <P>※감시장비: 쌍안경 존나큰거+야간투시경 </P> <P>통신장비: TA-312(전화기라고 보면 되는데 존나무거움), 무전기 등</P> <P>탄박스 : 공용화기인 경우 고폭탄과 링크탄+수류탄</P> <P> </P> <P>힘든것을 아니까, 일부 권위적인 선임들은 후임병에게 모든 짐을 떠넘긴다. 체력이 약한 후임병은 암석지대에서 다리가 풀리거나 미끄러져서</P> <P>부상을 입기도 하고, 때로는 장비를 파손하기도 한다.</P> <P>하지만 내가 겪었던 모 병장은 달랐다. 분대작 직은 오래 했지만 이제 막 병장을 달은 '물병장'이였다. 그는 이러한 부조리를 없애고자 정말 노력했다.</P> <P>전반야/후반야 근무교대시, 자기 군장에 무거운 장비들을 넣고 후임들, 특히 이등병의 군장에는 탄박스만을 넣게 했다.</P> <P>("장비가 더 가볍다.", "선심쓰는척 하면서 지는 가벼운거 드네ㅋㅋ"라고 생각들면 다시 군대가길. 이건 대 혁명임.)</P> <P> </P> <P>후임병은 "아닙니다! 제가 들겠습니다!" 라고 하면 "아이 씨발 빨리가서 쉬고싶다ㅋㅋ빨리 줘!" 라고 뺏으면서 자기가 짊어지고 갔다.</P> <P>본인만이 이렇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부조리가 없어지는게 아니다. 그의 분대원 중 하나가, 부사수에게 모든 장비며 본인의 탄박스까지 짬때린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그새끼는 '빈 군장' 만 들고 가는거였다. 소대장은 이를 발견, 그 사수 선임에게 "오리걸음으로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P> <P>그러자 그 모병장은 "이건 저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라면서 그 후임과 같이 오리걸음으로 복귀를 했다.</P> <P> </P> <P>사실상, 이런 경우 "이런 개XX! 그딴짓 하지 말랬지!" 라면서 폭언, 욕설을 행했을터인데 순순히 수긍하고 본인의 잘못이라 생각을 했다.</P> <P> </P> <P>또한, 해안소초에는 상근들도 있었다. 주간 근무자+야간근무자로 나뉘어서 주로 위병소 근무를 섰는데, 상근 분대장도 멋진 사람이였다.</P> <P>상근 병사 중 한명이 야간 위병소 근무 중에 근무태만으로 얼차려를 받게 되었다. 야간 상근들은 저녁에 출근해서 아침에 퇴근한다.</P> <P>아침에 퇴근 못하고 얼차려를 받게 되자, 그 상근 분대장이 얘기했다. "이건 제 잘못입니다. 분대장인데 교육을 제대로 못시켜서.."</P> <P>소대장도 기분이 풀어질 수 밖에 없었다. </P> <P> </P> <P>이렇게 글을 쓰니까 마치 멋진선임=같이 얼차려 받는 선임으로 인식될 듯 싶다.</P> <P>하지만 같이 얼차려를 받는다는것은 "선임의 본분을 잊지 않고, 후임들을 잘 타이르고 이끌며, 분대원의 위에 서기 보다는 앞에 서는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선임들은 전역하고 난 후에도 만나고 싶어하는 선임이 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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