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탄을 배분받고 탄알집에 탄을 넣는다. 탄알집에 탄을 넣는 그시간은 고요하다. 선임이든 동기든 후임이든 입을 여는 이는 없다.</p> <p>행여나 탄분배에 실수가 있을까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p> <p>10발씩 삽탄을 한 후 우상탄이 맞는지 확인한다.바쁜 손동작과 탄이 탄알집에 삽탄될때 나는 드르륵</p> <p>소리외에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십수명의 조교들이 삽탄을 하는 그 광경은 어떻게 보면 성스럽기까지 하다.</p> <p>양 탄입대에 탄알집 2개씩, 한개의 탄알집엔 10발의 탄들이 삽탄되어 있다. </p> <p>시범사격을 위해 사로로 입장한다. 묘한 긴장감과 함께 등줄기에 짜르르한 전율이 흐른다. 입장하며 힘차게 'X사로!'를 외친다.</p> <p>입사로에 위치해 모래사대를 확인한다. 등뒤로 훈련병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항상 사격할 때 긴장감은 심박수를 증가시킨다. </p> <p>이어플러그를 해야하지만 착용했을때의 그 윙윙거리는 불쾌감은 나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br></p> <p>슬그머니 전투복 상의 주머니에 넣어둔다. 대기하는 몇초가 몇시간처럼 느껴진다.</p> <p>안전고리 확인, 모래사대를 정리한다. 노리쇠를 후퇴고정한다. 햇빛에 약실이 번쩍거린다. 탄알집을 끼고 탄피회수기를</p> <p>낀다. '노리쇠 전진, 조정간 단발!' 노리쇠 멈치를 가볍게 손바닥으로 탁 쳐서 노리쇠를 전진시킨다. 철컥하며</p> <p>노리쇠는 전진하고 탄환이 걸리는 미묘한 느낌이 방아쇠를 통해 손끝으로 찌릿하게 전해진다. <br></p><p>조정간을 안전에서 단발로 이동한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가늠쇠에 시선과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br></p> <p>온세상이 멎어있는 느낌이다. 온몸의 근육이 수축된다. 나는 좌수자인 관계로 왼손 검지 손가락끝에 <br></p> <p>차가운 방아쇠의 감촉이 느껴진다.지휘통제실의 사격명령을 기다린다. <br></p><p>기다리는동안 흥분해서 흔들리던 호흡은 차차 안정을 되찾는다.</p> <p>'격발, 250사로 봐!' </p> <p>타겟이 올라온다. 250사로의 타겟은 자동으로 넘어가기전까지 7초정도의 여유가 있다. <br></p> <p>호흡을 멈추고 나의 리듬을 찾는다. 온몸의 근육을 고정한채로 방아쇠에 위태롭게 걸려있는 검지</p> <p>손가락의 근육을 미세하게 움직인다. K2에서 탄환이 발사되며 발생하는 반동은 개머리판을 타고 <br></p> <p>내 어깨와 쇄골에 묵직한 압력을 가한다. 공이가 탄환을 때려 폭발하며 발생하는 찢어질 듯한 총성은 <br></p><p>나의 고막을 무자비하게 강타한다. 찌잉하고 이명이 울린다.</p> <p>좌수자인 나의 눈앞에 약실에서 미세하게 탄약의 연기가 올라오고 매케한 탄약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p> <p>가늠자와 가늠쇠에 걸려있던 타겟이 넘어간다. 희열감과 함께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집중력은 <br></p> <p>잔뜩 벼려진 면도날처럼 더욱더 바짝 선다.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간다. 느낌이 좋다. <br></p><p>부드럽게 200미터 타겟으로 총구를 이동시킨다. 200미터 타겟 역시 넘어간다. <br></p> <p>심장은 쿵쾅대며 혈액을 손끝, 발끝까지 뿜어낸다. 흥분감과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정수리까지 올라간다.</p><p><br></p><p>걍 옛날 생각나서 써봤어요 ㅎㅎ.<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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