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xy염색체와의 인연이 없으므로 음슴체갑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전입 당일.</div> <div><br></div> <div>진지보수 끝내고 오니 신병이 있었음. 본인과는 2개월 차이. 처음 받는 후임이라 가슴은 두근반 세근반.</div> <div>고대하던 첫 대면. 범상치 않은 모습에 뭔가 쎄했지만 그래, 서로서로 배려하고 열심히 하면 되는거니까. 하고 이야기를 좀 나눴음.</div> <div>본인의 맞선임은 어두운 얼굴로 '좆된거 같다'라는 말을 남긴 체 고참들 심부름하러 갔고 본인 포함 소대 동기 셋은 맞후임 짐을 정리해줌.</div> <div>본인이 복무했던 중대에서는 신병이 오면 빨래 싹 한번 다 돌리고 정리해주는 그런 관행이 있었고, 주로 맞선임들이 그 역할을 했음.</div> <div>한 오분 걸렸나. 짐정리 하고 있으라고 한 뒤 세탁장 가서 빨래돌리고 돌아옴.</div> <div><br></div> <div>근데 없네?</div> <div><br></div> <div>본인 : 얘 어디갔어?</div> <div><br></div> <div>맞후임 동기 : 위에 있습니다....</div> <div><br></div> <div>??</div> <div>이층 침대를 올려다보니 위에서 쿨쿨자고 있음.</div> <div><br></div> <div>......?</div> <div>아, 많이 피곤했나 보구나.....깨워서 조근조근 조심해야할 점을 말해줌.</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전입 2일차.</div> <div><br></div> <div>이날은 비가왔던가 해서 대검 및 통신장비 등을 정비하기로 함.</div> <div>소대 전원이 한 생활관에 모여서 면봉으로 쑤시고 빼고 하는데 소대 투고가 맞후임을 부름.</div> <div><br></div> <div>xx야. 이리 와봐.</div> <div><br></div> <div>본인 및 동기들 초긴장. 당시 소대 투고는 어마어마한 사람이었음. 역대급 에이스인데다 대대 간부들과도 두루두루 친한, 그런 사람.</div> <div>영향력도 영향력이거니와 성격이 불같은 사람이라 한번 욕을 시작하면 혼백이 빠져나가는 듯했음.</div> <div><br></div> <div>한 눈 판 사이에 맞후임이 사고를 쳤나? 하는 생각이 시공의 폭풍처럼 몰아치는 가운데 소대 투고는 점잖은 표정으로 맞후임을 앞에 앉힌 다음 </div> <div>정비하는 방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함.</div> <div>후에 알았는데, 오자마자 특급 관심 병사로 분류되어 있는 맞후임을 위해 소대 투고가 수호천사 역할을 자처한 것이었음.</div> <div><br></div> <div>그리고 수호천사 프로젝트는 시작 오분만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음.</div> <div><br></div> <div>투고 : 허허....야 이새끼 잔다.</div> <div><br></div> <div>.......? </div> <div>아직도 피곤했나 보구나.....휴식시간에 선임들이 다 빠져나간 후에 조근조근 조심해야할 점을 말해줌.</div> <div>어제와 달리 이번에는 미1친놈이라는 서두가 붙었음.</div> <div>어떻게 그 상황에서 잠을 잘 수 있었는지는 지금도 피라미드급 불가사의.</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전입 3일 차.</div> <div><br></div> <div>본인의 맞선임이 신병 전입과자를 사주겠다고 px에 데려감. 맞후임과는 4개월 차이. </div> <div>맞후임, 망설임없이 4만원이 넘는 과자를 쓸어담은 후 생활관으로 입성함.</div> <div><br></div> <div>본인 : ......너무 많이 고른거 아니냐? </div> <div><br></div> <div>맞후임 : 남으면 버리면 됩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다음 날 아침, 본인은 맞후임이 새벽까지 과자를 흡입하다 불침번을 서던 타 소대 고참에게 걸렸다는 사실을 들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물론 욕과 함께. </span></div> <div>정말 잘해주고 싶었는데.....본인의 조근조근한 말투가 벌써 거칠어지기 시작함.</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전입 4일 차.</div> <div><br></div> <div>본인의 소대동기-이하 Y가 맞후임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눔. 이하 전문.</div> <div><br></div> <div>Y : 너 일산 산다고 했나?</div> <div><br></div> <div>맞후임 : 예. 맞습니다.</div> <div><br></div> <div>Y : 그럼 라페스타 자주 가봤겠네. 난 인천 살아서 거기 한번도 못가봤어. 어디어디가 좋아?</div> <div><br></div> <div>맞후임 : (과자를 처먹으며) 그건 **이가 더 잘 알 겁니다.</div> <div><br></div> <div>Y : .....?</div> <div><br></div> <div>여기서 맞후임이 말한 **은 본인의 이름임. </div> <div>......?</div> <div>본인의 조근조근한 말투는 이미 오래전 기억임. 말실수를 했건 뭐건간에 두시간을 갈궜고 처음으로 소대 동기에게 담배를 빌림.</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전입 5일차.</div> <div><br></div> <div>진지보수라 전날 소대 부식을 구입했음. 1,2,3,본부 총 네 봉다리를 만든 다음 소대동기, 그리고 맞후임까지 하나씩 챙기니까 딱 떨어짐.</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왜 맡겼는지 미스테리한데, 아직 감을 못잡았던 것 같음.</div> <div>아침 식사 후 물건챙겨서 집함했는데 맞후임만 빈손임.</div> <div><br></div> <div>본인 : **아 부식 가져와야지.</div> <div><br></div> <div>맞후임 : 어떤거 말씀입니까?</div> <div><br></div> <div>본인 : 부식. 어제 산거. 이따 점심먹고 먹을거니까 잘 챙겨놓으라고 줬던 거 있잖아.</div> <div><br></div> <div>맞후임 : ......</div> <div><br></div> <div>......?</div> <div>맞후임은 머뭇거리기만 하고, 본인의 소대동기는 맞후임의 이빨사이에 낀 초코를 발견함. </div> <div>부식중에 초코파이가 있긴 했는데.....설마. 아무리그래도 그걸 먹었을까봐.</div> <div><br></div> <div>소대동기 : 먹었냐?</div> <div><br></div> <div>맞후임 : 예.</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일동 : 왜 먹었냐?</div> <div><br></div> <div>맞후임 : 배가 고파서 먹었습니다.</div> <div><br></div> <div>.......?</div> <div>아니 이건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인데.</div> <div>삼각파도와 같은 내리갈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난파선 조각 같은 의문만 듬성듬성 남아있을 뿐임.</div> <div>당시 나는 화가 난다기 보다는 그냥 궁금했음. 이건 뭘까. 왜 그랬을까. 하는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의문.</div> <div><br></div> <div>본인 : 내가 진짜 이해가 잘 안가서 그러는데. 왜 먹었어?</div> <div><br></div> <div>맞후임이 대답했음.</div> <div><br></div> <div>맞후임 : 새벽에 배가 고팠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빈 껍데기만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쓰다보니 그때 그 감정이 생각나서 더 이상 못쓰겠음. 우선 담배 한 대 피고 나중에 더 쓰던지 할게요..</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