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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tion_187795
    작성자 : 마Maマ
    추천 : 5
    조회수 : 763
    IP : 183.101.***.70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2/04 21:22:04
    http://todayhumor.com/?animation_187795 모바일
    [마마마 반역 팬픽] 제6장. 이것만큼은 잊지 않아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iframe width="420" height="100" src="//www.youtube.com/embed/dXxNqm3IW-w"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iframe></div>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GM : Emil Gilels 연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 27-2 No. 14 "월광" 1악장</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Emil Gilels, Beethoven Piano Sonata Op. 27-2 No. 14 “Moonlight” Mov. 1</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div>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반역의 이야기’ 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b><font color="#ff0000">스포일러에 주의!</font></b></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12장+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1쿨짜리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면 어떤 내용이 될까?” 라 생각하면서 썼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에필로그를 제외한 각 장은 대략 200자 원고지 75매~100매 사이의 분량입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일본식 표현은 가능한 한 순화하였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예 : 마미상 -> 마미 언니, 사야카짱 -> 사야카)</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성을 부르는 경우, 이름을 부르는 경우,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는 것 등은 원칙적으로 원작의 규칙을 따랐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예 : “미키 사야카, 너는~”, “마도카, 아케미하고는 만나 봤어?”, “나기사는 치즈가~”)</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원칙적으로 주 2회, 화요일과 금요일, 21시~24시 사이에 연재합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제 관심병이 도지면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말에 합본으로 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샤프트식/이누카레식 연출의 느낌을 글로 옮겨보려고 최대한 노력하였습니다만, 능력 부족은 어쩔 수가 없네요.</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너무 많은 흑역사가 한 닉네임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와 다른 닉네임을 씁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div></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제 6 장. 이것만큼은 잊지 않아</b></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 같은 꿈이다.</div> <div><br /></div> <div> 이제 이 감각에 아주 익숙하다. 편안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오늘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인지, 이전과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꿈에 접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이대로, 눈을 계속 감고 있으면서, 감각에 모든 것을 맡기면 어떨까?</div> <div><br /></div> <div> 발밑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물 위로 얇은 꽃잎이 떨어지면서 내는, 사람의 귀에 들릴 리 없는 소리까지 귓바퀴를 쓰다듬는 것 같다. 물고기가 꽃잎을 먹이인 줄 알고 튀어 오르는 것일까? 은은한 퐁당 소리가 고막을 적신다. 눈을 감고 있지만, 내가 있는 이 장소가 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밝은 햇빛 때문에 눈꺼풀 속 모세혈관이 비치는 모양이다. 눈앞이 은은한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따듯하다. 조용히 팔을 지면과 수평이 될 때까지 들어 올려 본다. 손등의 맨살이 햇빛을 받아낸다. 목욕하기 좋은 온도의 물처럼 부드럽다. 꽃의 향기도 느껴진다. 여러 종류가 섞여 있는 것 같다. 누군가 다가와 무슨 꽃이 있는지 맞춰 보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하나의 정답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저 꽃들이 모여 만든 십자수가 더할 나위 없이 향긋하다는 것만은 자신 있게 외칠 수 있을 것 같다.</div> <div><br /></div> <div> 소리는 자장가가 되고, 촉감은 이불이 되고, 향기는 그리운 누군가의 품이 된다. 너무 편안한 감정. 그냥 이대로, 쭉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div> <div><br /></div> <div> ‘가만히 곁에 있어 줘. 어디에도 가지 말아 줘.’</div> <div><br /></div> <div> 부드럽고, 상냥한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온다. 누구에게 불러주는 노래일까? 나에게 건네는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상관없다. 누구라도 이런 기분 좋은 장소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div> <div><br /></div> <div> ‘아직 안 돼요… 아직 밤은 남아있어요’</div> <div><br /></div> <div> 노래 하나가 끝나고 나서, 저 목소리는 얼마 되지 않아 다른 노래를 시작한다. 자장가를 연상케 하는 멜로디와 박자이다.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 우는 갓난아기를 달래는 모습이 스친다.</div> <div><br /></div> <div> ‘아직 안 돼요…… 아직…’</div> <div><br /></div> <div> 끝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 즈음,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div> <div><br /></div> <div> ‘아직 안돼요…’</div> <div><br /></div> <div> 목소리는 떨림을 넘어 거의 애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아이를 재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잠에서 깨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다. 단순히 아이가 깨어 울면 다시 재우기가 귀찮아서 저러는 것일까? 아니면 전쟁 피난민의 은신처 같은 곳에 있어서, 아기가 잠에서 깨어 울면 아이도 엄마도 죽는 상황에 있어서 저러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별로 좋은 광경이 아닐 것이다.</div> <div><br /></div> <div> 이렇게 되자 물소리가 기분 나쁘게 들린다. 몇 주 전부터 기다리던 소풍 날, 아침잠을 깨우는 빗소리 같다. 금방이라도 물뱀이 기어 나와 발목을 물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 전까지 수면 위에 떠다니는 꽃잎이 싱싱할 것이라고는 더 이상 상상할 수가 없다. 따스했던 햇빛은 이제 맨살을 꼬집어 뜯어내는 것 같다. 눈을 가리는 검붉은 빛깔이 섬뜩하다. 두 손을 모아 쥐어 본다. 내 손의 감촉도, 내 살이 아닌 것처럼 어색하다. 꽃의 향기도 더 이상 나지 않는다. 썩은 낙엽에 고인 썩은 물 냄새만 진동한다. 더 이상 눈을 감고 있을 수 없다. 눈을 뜬다. 눈을 떴는데도, 눈앞이 캄캄하다. 목소리가 이젠 나에게 말을 건다.</div> <div><br /></div> <div> “이런. 아직 안 되는데…”</div> <div><br /></div> <div> 섬뜩한 귓속말.</div> <div><br /></div> <div> “미키 사야카”</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벌써 이번 시간 후면 점심시간인데도, 꿈에서 들었던 마지막 목소리가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 경멸하는 듯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분명 악마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악마는 나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건가? 왠지 모를 불쾌한 기분 때문에, 악마 생각을 다시 시작해 볼 최소한의 동기가 마련된다.</div> <div><br /></div> <div> 공부 잘 하는 녀석의 배려 없는 질문 덕에, 수학 선생이 중학교 교과과정에 없는 삼차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공식을 설명하는 동안, 사야카는 생각을 정리한다. 이전처럼 생각 가는 대로 추리했다가는 또 틀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으니, 체계를 잡는 작업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div> <div><br /></div> <div> 첫째, 나는 왜 악마를 찾아내야 할까.</div> <div> 둘째, 위화감이 도대체 무엇일까. </div> <div> 셋째, 큐베는 왜 나한테 이상한 물건을 줬을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논점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는, 잊어버리지 않도록 교과서 귀퉁이에 슬쩍 적어 놓는다. 다만, 그대로 적어 놓았다가 누구에게 들키면 곤란해지므로 자기만 알아볼 수 있도록 각 어절의 첫 글자만을 따서 기록한다.</div> <div><br /></div> <div> '좋아.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자. 나는 왜 악마를 찾아내야 할까?'</div> <div><br /></div> <div>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에 조금 들떴던 모양인지, 사야카는 실수로 자기 생각을 소리 내어 표현할 뻔 한다. 사야카는 주변을 둘러봐 자신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받고 자기만의 생각에 들어간다. 어제 잠들기 전 쿄코와 이야기해 봤던 주제, 진실과 행복이 만약 상충한다면,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는 문제다.</div> <div><br /></div> <div> '진실이 항상 우월하다면, 나는 오늘 당장 엄마랑 아빠한테 내가 마법소녀라고 털어놓아야 되겠지? 반대로 행복이 항상 우월하다면, 내가 성적표를 몰래 고쳐 놓는 것도 좋은 일이 되어 버리는 것이고. 휴, 어느 쪽도 내키지 않는데.'</div> <div><br /></div> <div> 한참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어젯밤 자기 직전의 애매함에서 한 걸음도 발을 빼지 못한다. 이대로 가면 평생을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div> <div><br /></div> <div> '안 돼. 방법을 바꿔야겠어. 처음부터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일지도 몰라. 사람을 죽이는 것마저도 어떨 땐 나쁜 일이라고 말하기 어렵기도 하잖아. 좀 간단하게 생각해 봐야겠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지금의 특수한 상황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다. 그러자 문제가 의외로 쉽게 해결된다.</div> <div><br /></div> <div> '음, 우선 나는 악마가 거짓을 얼마나 뿌리고 다니는지 잘 몰라. 우선 이것부터 알아내야겠지. 그런데, 이거 알아내려면 악마를 일단 찾아야 하는 거 아니야? 어라?'</div> <div><br /></div> <div> 수학 문제 하나를 몇 시간동안 풀고 나서 답지를 보았더니 단 두 줄로 정리되어 있는 꼴을 보는 기분이다. ‘어렵게 푸는 것도 그만큼 네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단다'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마음에 와 닿을 턱이 없다. </div> <div><br /></div> <div> 남은 수학 시간과 점심시간을 '나는 정말 바보인가 봐'라며 자학을 하면서 보낸 뒤, 사야카는 5교시 영어시간, 사오토메 선생이 수업 대신 자기 신세 한탄을 하는 동안 자기 생각으로 돌아간다.</div> <div><br /></div> <div> '도대체 난 왜 위화감을 느끼는 거야?'</div> <div><br /></div> <div> 어떤 일을 한 번만 겪었을 때는, 그 일의 특성을 알아낼 수가 없다. 어떤 결과가 그 일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단순한 부작용일 뿐인지, 그도 아니면 우연히 섞여 들어온 것뿐인지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일을 두 번 겪고 나면 이 작업은 훨씬 수월해진다.</div> <div><br /></div> <div> '위화감을 느끼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지? 처음 번엔, 마도카와 호무라가 교실 밖으로 나갔어. 그 다음엔, 길거리에서 마도카와 헤어졌지. 일단 공통점은 내가 마도카와 헤어졌다는 거네. 그런데, 나랑 마도카는 매일 만나고 헤어지는데? 이걸 빼 버리면 공통점이 없고. 좋아. 그럼 반대로, 마도카와 헤어진 다음에 마도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야겠어.'</div> <div><br /></div> <div> 처음 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그날 물어본 바 있기에 지금도 대충 알고 있다. 호무라가 학교를 둘러보다가, '질서가 중요하냐' 같은 이상한 질문을 했다고 했었지. 그럼, 마도카한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봐야겠다. 그러고도 짚이는 점이 없다면, 그때 생각하자. 사야카가 이런 식으로 생각을 마무리하려는데, 사오토메 선생이 기습적으로 질문을 해 온다.</div> <div><br /></div> <div> “미키 학생! 오늘은 졸지 않네요? 그래서, 여긴 뭐가 들어가야 되는 거죠?”</div> <div> “네? 그게, 그러니까, 과거완료?”</div> <div> “훌륭해요! 집중해서 들었나 보군요! 요즘 공부 열심히 하나 봐요?”</div> <div><br /></div> <div> 그냥 생각나는 대로 아무거나 말했는데, 설마 이걸 찍어서 맞출 줄이야…. 평소에는 나름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 날에도 틀리곤 했는데 말이다. 느낌이 좋다.</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방과 후, 사야카는 귀갓길에 마도카에게 계획된 질문을 던진다.</div> <div><br /></div> <div> “맞다 마도카, 어제 헤어지고, 무슨 일 없었어?”</div> <div> “응? 아, 가다가 호무라 만나서 잠깐 얘기했었어.”</div> <div> “뭐? 또 만났다고? 무슨 얘기 했는데?”</div> <div> “그냥, 호무라가 시간이 늦었으니, 돌아가지 않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라고 말했어. 다른 곳에 들를 생각 하지 말라고 했었나?”</div> <div><br /></div> <div> 호무라를 만났다고? 사야카는 갇혀 있는 방의 문 열쇠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 느낌은 쿄코 때문에 오래 가지 못한다.</div> <div><br /></div> <div> “뭐야, 둘이서 만난다더니, 아케미 녀석하고도 같이 만났던 거냐!”</div> <div><br /></div> <div> 별 중요한 일이 아닌데도, 쿄코는 길길이 날뛰려 한다. 사야카는 이 한 마리 성난 강아지를 진정시키면서 생각을 이어나가 본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가 호무라와 밖으로 나갔다. 길거리에서, 마도카와 호무라가 마주쳤다. 이제는 너무도 쉽게 연결고리가 보인다. 마도카와 호무라가 단둘이 만나면, 사야카 자신과 나기사가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왜 위화감을 느끼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div> <div><br /></div> <div> 순간, 어제 헛것이라 생각했던 무언가와 비슷하게 생긴 형체가 사야카의 망막에 맺힌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은 맞으나, 이번에는 빨간색 짧은 머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노란 단발머리도 순간적으로 눈을 스치고 지나간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위로 드니, 까마귀 몇 마리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다. 왜인지 모르게 까마귀 모습이 영 어색하다. 까마귀가 원래 저렇게 생겼었나…….</div> <div><br /></div> <div>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저녁을 먹고 책상에 앉아 숙제를 한다. 쿄코는 나름대로 열심히 숙제를 하고 있다. 지금 숙제는 엄한 선생님이 내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야카가 딴 생각을 하느라 숙제에 영 진척이 없다. </div> <div><br /></div> <div> ‘아니야. 원인이랑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 있어. 위화감은 잠깐 나타났다 사라졌잖아? 호무라랑 마도카가 만날 때, 위화감이 생기는 게 아니라 위화감이 없어지는 것일 수도 있어.’</div> <div><br /></div> <div>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어제 호무라가 했던 말과, 마도카를 의심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추론 하나가 떠오른다.</div> <div><br /></div> <div> - 카나메 마도카는, 악마가 아니야. 내가 보증하지. ……이유는? ……글쎄, 그것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네. -</div> <div> - 나 같은 사람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악마에게 가장 좋을까? 가능한 한 악마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범한 방법으로 의심을 거두게 하고, 진실을 찾지 못하게 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div> <div><br /></div> <div> '설마, 아케미 호무라 그 녀석이….'</div> <div><br /></div> <div> 순간 사야카는 자신의 팔에서 빨간색 물체가 왔다 갔다 하는 걸 느끼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른다. 그러자 익숙한 목소리가 따라서 소리를 지른다.</div> <div><br /></div> <div> “으악! 뭐야 사야카! 나까지 놀랐잖아!”</div> <div><br /></div> <div> 빨간색 물체는 쿄코의 머리카락이었던 것 같다. 쿄코가 몰래 옆에 와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나 보다. 사야카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으려니, 쿄코가 사야카의 책을 보고는 핀잔을 준다.</div> <div><br /></div> <div> “너, 숙제 시작도 안 했냐? 쳇, 이 문제 어떻게 푸나 물어보려 했더니. 너 그러다 밤 샌다? 숙제 빨리빨리 하라고!”</div> <div> “너한테 그런 소리를 들을 날이 오다니…”</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자존심이 상한다고 숙제를 하지 않고 있었던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두 번째 논점까지는 생각이 마무리된 것 같으니, 사야카는 당장 눈앞에 닥친 난관부터 처리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아케미 녀석을 중심으로 다른 증거를 끼워 맞추려 했겠지만,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 여유를 두고 천천히 생각하자.</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다음 날 체육 시간.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그늘에서 딴 짓을 하기 참 좋은 시간이다.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특권은 여학생들의 전유물이었다고 한다. 남학생들이 몸이 아프다고 빠지겠다고 했다간 오히려 체벌을 당했다나 뭐라나. 하지만 지금은 여학생 남학생을 가릴 것 없이, 몸이 아프다고 말하면 웬만하면 휴식을 취하게 배려해 준다. 사야카는 체육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기에 오늘만큼은 체육시간을 희생하기로 한다.</div> <div><br /></div> <div> '큐베는 왜 나한테 이상한 물건을 줬을까.'</div> <div><br /></div> <div> 희생한 보람도 없이, 사야카는 지금 가진 정보만으로는 그저께 했던 추측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정보수집이 절실하다. </div> <div><br /></div> <div> '말도 못 하는 큐베에게 물어 봐야 아무 소용없겠지? 애초에 큐베를 부를 수도 없고 말이야. 마미 언니하고 상담해 봐야겠다. 마미 언니가 위화감을 느꼈는지는 아직 모르니까, 만나는 김에 이것도 확인해 봐야겠군. 그러려면 되도록 둘이서 진지하게 대화를 해야 할 텐데…. 또 쿄코를 떼어놔야 하네. 어휴, 될 대로 되라지.'</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학교가 끝나고, 우여곡절 끝에 사야카에게 설득당한 쿄코는 마도카와 함께 집으로 향한다. 자기는 사야카 너보다 마도카를 더 즐겁게 해 줄 자신이 있다나 뭐라나. 그러고 보니, 쿄코와 마도카 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얼핏 보면 성향이 전혀 안 맞는 것 같은데,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는 게 의외로 쉽다.</div> <div><br /></div> <div> 어쨌든, 사야카는 조금 늦게 끝나는 마미를 기다려 마미의 집으로 향한다. (마미와 약속을 잡는 건 매우 쉬웠다) 집으로 들어서자, 둘이서 얘기하고 싶다는 사야카의 바람을 예측이라도 했는지, 혼자서 치즈를 몇 조각 꺼내 먹고는 소파에 누워 잠들어 있는 나기사가 보인다. 마미가 이른바 '기본 세팅'을 내 온 뒤, 대화를 시작한다.</div> <div><br /></div> <div> “마미 언니, 큐베가 저한테 이런 물건을 줬어요.”</div> <div> “그래? 신기하네, 그 아이가 누구한테 선물을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div> <div><br /></div> <div> 마미는 이렇게 말하며, 사야카가 내놓은 물건을 이리저리 관찰한다.</div> <div><br /></div> <div> “소울 젬 같지는 않고, 그냥 장식인가?”</div> <div><br /></div> <div> 눈치를 보아하니, 마미는 이 물건을 처음 보는 것 같고, 물건이 마미에게 이렇다 할 효과를 발휘하지도 않는 모양이다.</div> <div><br /></div> <div> “큐베가 이렇게 선물하는 게, 신기한 일인가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질문한다. </div> <div><br /></div> <div> “그래. 너도 알잖니. 큐베는 딱 자기 할 일만 하고는 곧장 사라지잖아.”</div> <div> “왜 그럴까요?”</div> <div><br /></div> <div> 마미 역시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사야카는 조금이라도 정보를 더 얻기 위해 물음을 던진다.</div> <div><br /></div> <div> “음, 글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냥, 큐베가 누군가의 부하가 아닐까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야.”</div> <div> “부하요?”</div> <div><br /></div> <div> 부하라. 사야카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지는 않았다.</div> <div> </div> <div> “마법소녀의 관리자? 수호자? 뭐, 그런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얘기지.”</div> <div> “그렇다고 하기에는… 거의 학대당하거나 지배당하는 것 같은데요. 자유라고는 전혀 없어 보여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선물을 받았을 때 큐베의 행동을 떠올리며 이야기한다.</div> <div><br /></div> <div>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도 하는 행동을 보면, 누구에게 손 놓고 지배당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아. 아니, 오히려 아주 똑똑한 아이일 수도 있어. 가끔씩은 베테랑 마법소녀도 놓치는 부분을 살짝 짚어 주기도 하거든.”</div> <div> “큐베가요?”</div> <div> “그래. 너한테 가져다 준 그 물건도, 큐베가 아주 깊이 생각하고 준비한 것일지도 몰라. 잘 생각해 보렴. 그렇게 바쁜 아이가 너한테만 이걸 줬다는 건, 분명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거야.”</div> <div> “…한번 잘 생각해 볼게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따듯한 찻잔을 매만지며 생각에 빠진다. 마미는 그런 사야카를 보고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자고 생각했는지, 차를 한 모금 입에 머금고 나서 몇 초 동안 맛과 향을 음미한 뒤 소리 없이 삼킨다. 사야카는 아직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div> <div><br /></div> <div> “미키, 아직도 머릿속이 복잡한가 보네. 물어보고 싶은 게 남아있니?”</div> <div><br /></div> <div> 물어보고 싶은 것은 너무 많다. 아직 정리된 것이 없을 뿐이다. 사야카는 잠시 망설이다가, 계획대로 위화감에 관한 내용이나 물어봐야겠다고 결심한다.</div> <div><br /></div> <div> “마미 언니… 혹시, 최근에 이상한 기분 같은 거 느끼지 못하셨나요?”</div> <div> “이상한 기분?”</div> <div> “글쎄요, 설명하자면, 아주 먼 곳으로 끌려가는 느낌?”</div> <div> “흠. 아니, 그런 적은 없는 것 같네.”</div> <div> “그런가요…….”</div> <div><br /></div> <div>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미키가 정말 큰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마미는 차를 한 모금 마신다. 이번에는 차의 온도가 입 속의 체온과 동일해질 때까지도 차를 넘기지 않는다. 사야카에게 무슨 조언을 해 주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div> <div><br /></div> <div> “미키. 여러 번 들었지? 네 재능과 잠재력은 아주 뛰어나다는 말.”</div> <div> “네? 네… 여러 번 들었죠.”</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갑작스런 질문에 약간 당황하며 대답한다.</div> <div><br /></div> <div> “내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나와 사쿠라의 재능도 결코 평범한 수준이 아니야. 오히려, 상당히 뛰어난 편에 속하지. 그런 우리보다 나기사의 잠재력은 더 뛰어나. 나이가 어려서 힘을 모두 발휘하지 못할 뿐이지. 하지만 미키, 너의 잠재력은 우리들은 물론 나기사랑 비교해서도 확실히 높아.”</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마미가 왜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지 아직 이해할 수가 없다.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일 뿐이다.</div> <div><br /></div> <div> “마법소녀의 재능은, 그 소녀에게 걸린 인과의 크기로 결정된다고 말했던 것, 기억하니?”</div> <div> “네… 조금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여전히 맥락을 찾지 못하고, 마미의 말에 무의미한 동의만 할 뿐이다.</div> <div><br /></div> <div> “미키는 우리 넷은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있어. 만약 그게, 미키 너의 재능과 관련되어 있다면, 답은 미키 너 자신의 인과에 있을지도 몰라.”</div> <div> “인과 말인가요?”</div> <div> “그래. 미키 너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많은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줬다거나, 아니면 큰 피해를 준 적이 있을 수가 있어.”</div> <div> “글쎄요… 그런 기억은 없는 것 같은데요.”</div> <div> “맞아. 너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영향을 주고받았을 수 있어. 너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상대방에게는 인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지. 그게 너의 인과로 확실하게 연결되려면, 그 사건이 오로지 너만이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어야 하겠지만.”</div> <div> “윽…”</div> <div> </div> <div> 자신만이 할 수 있었던 일 중에,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라. 쿄코를 집으로 데려온 것? 쿄스케를 간호해준 것? 쿄스케의 손을 고쳐준 것? 뭐, 이런 일들이 내 인과를 증가시켰을 수는 있다. 하지만, 마미 언니, 쿄코, 나기사보다도 더 큰 인과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그렇게 따지면, 가족과 다른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비록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바꾼 것이었지만) 쿄코의 잠재력이 제일 높아야 할 테니 말이다.</div> <div><br /></div> <div> "역시, 시간을 두고 계속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네요."</div> <div> "그래. 조언해 줬던 것처럼,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털어버리는 것이 좋을 거야 미키."</div> <div><br /></div> <div> 앉은 자리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사야카는 다소 가벼운 주제로 옮겨간다. 고입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느냐, 힘드시진 않으냐, 나기사와는 어떠냐는 등. 대화가 흘러 악의 없이 쿄코의 흉을 보고 있으려니, 자고 있던 나기사가 부스스 일어나 대화에 합류한다. 나기사에게 치즈를 사줬던 이야기를 꺼냈다가, 나기사가 혼자 밖으로 나간 것, 사야카가 그런 나기사를 혼자 돌려보낸 사실을 들켜 한바탕 혼이 난다. 그 이후로도 일상적인 이야기를 몇 개 하다 보니, 어느새 달이 하늘에 뜬다.</div> <div><br /></div> <div>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쿄코가 또 저를 모함하기 전에 슬슬 가봐야겠어요.”</div> <div> “그래, 조심해서 가렴”</div> <div> “안녕히 계세요! 나기사도 다음에 보자!”</div> <div> “안녕히 가세요!”</div> <div><br /></div> <div> 집으로 돌아가며, 사야카는 조심스럽게 생각을 진척시킨다. 큐베가 생각보다 똑똑한 아이라고…. 그렇다면 아예, 큐베가 이 모든 상황이 벌어질 것을 예측하고 물건을 줬다고 가정해 보기로 한다.</div> <div><br /></div> <div> ‘큐베는, 내가 그 물건 때문에 마도카를 공격할 것을 알고 있었어. 마도카를 공격하자, 호무라가 나타났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설마, 마도카를 공격하면 호무라가 나타날 줄 알고 나한테 그 물건을 줬다는 건가?’</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우뚝 멈춰 선다.</div> <div><br /></div> <div> ‘아케미 호무라… 아케미 호무라…’</div> <div> “아케미 호무라”</div> <div><br /></div> <div> 생각으로만 되뇌다, 소리 내어 몇 번 발음해 본다. 아케미 호무라. 두 가지 의문에 대한 해답이 모두 아케미 호무라로 집중된다.</div> <div><br /></div> <div> '또 내가 엉뚱한 사람을 의심하는 건 아닐까?'</div> <div><br /></div> <div>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사야카는 문득 밤하늘에서 어색한 기운을 느끼고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이 음력으로 어떤 날이었더라? 정확한 반달이다. 보름달처럼 밝다. 동쪽 하늘에 걸려 나를 마주보고 있다. 반달이, 동쪽 하늘에? 지금이 몇 시지? 열두 시가 넘었을 리 없는데? 시계를 확인해 본다. 자정까지는 한참 남았다. 과학 시간에 집중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 이 시간에 반달이 동쪽 하늘에 떠 있을 수 없다는 것쯤은 안다. 심장박동이 자꾸만 빨라진다. 손이 떨린다. 고개를 숙이고 눈을 꼭 감았다가 다시 부릅뜬다. 하늘을 쳐다본다.</div> <div><br /></div> <div> 여전히 반달이다. 달의 어두운 반쪽 뒤편으로, 별빛이 보인다. 머리가 아프다. 어지럽다. 속이 메스껍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처참히 죽어가는 개미, 궁궐에서 추방당한 공주, 쓸모를 잃어 버려진 인형, 실을 놓쳐버린 테세우스, 태어나자마자 믹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병아리, 정장을 입고 권총 자살하는 한 남자, 마녀사냥에 희생된 여인, 둘째 아들의 손에 죽은 러시아의 한 남자, 고대 로마의 검투사, 어떤 연관관계도 없는 생각과 상상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 </div> <div><br /></div> <div> 노란색 빛과 빨간색 빛이 눈앞에서 빠르게 교차한다. 억눌려 있던 기억 하나가 새장에서 막 풀려난 새처럼 날아오른다. 그래, 그때, 마도카의 리본 색이 바뀌었다. 그런데도, 나와 마도카를 포함한 누구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 기억이 봉쇄당하지만 않았더라면, 당연히 그 녀석을 가장 먼저 의심했을 것이다. 가장 가깝지만 동시에 가장 먼 목소리가 뇌를 울린다.</div> <div><br /></div> <div> “이것만큼은 잊지 않아. 아케미 호무라 네가, 악마라는 것을!”</div> <div><br /></div> <div> 아케미 호무라가 악마였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몇 번 문지른다. 이제야,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꿈이 무엇이었는지 분명해진다. 아케미 호무라가 악마가 된 직후에 대면했던 그 장면이었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다. 그런 중요한 사실을 잊고, 지금까지 헛다리만 짚었던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이렇게 간단한 문제를 너무도 어렵게 해결한 것이 허탈하기도 하고, 나를 가지고 논 호무라에게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div> <div><br /></div> <div> 모든 기억이 되돌아온 건 아니다. 자신은 여전히 아케미 호무라의 영향 안에 있다. 호무라가 왜 악마가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마도카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도카가 원환의 법칙을 만든 것이 사실이라면, 호무라가 그걸 비튼 것이겠거니 추측할 뿐이다. 호무라가 왜 지금까지 사야카 자신을 살려두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세계가, 아케미 호무라라는 악마에 의해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악마가 사람의 기억, 아니 최소한 나의 기억을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분명히 안다.</div> <div><br /></div> <div> 악마가 이렇게 사람의 기억까지 조작하고 있다면, 이런 세상에서의 행복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사야카는 생각한다. 얼핏얼핏 들었던 기묘한 이야기들의 파편이 아른거린다. 통 속의 뇌, 쾌락을 주는 뱀 옆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 탈출 불가능한 가상현실, 영원히 끊을 수 없는 약물, 이 사람들은 행복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저울은 다시 한쪽으로 쏠렸고, 저울의 반대편에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올라가지 않는 한 이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나는 틀리지 않았어. 나는 악마를 찾아내고, 처치해야 해.' 사야카는 다시 한 번 다짐한다.</div> <div><br /></div> <div> 새로운 사실을 알면, 과거에 있었던 일도 새롭게 해석되는 법이다. 사야카는 아케미 호무라가 그저께 했던 말을 떠올려 본다.</div> <div> </div> <div> - 미안해. 미키 사야카. 내가 나를 좀 과소평가했던 것 같네. 아니, 너를 과대평가했다고 해야 하나? -</div> <div><br /></div> <div> ‘하, 날 과대평가해주다니, 정말 고맙군.’</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생각한다. 악마 녀석은, 이때 이미 내가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기억해 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럴 만도 하다. ‘네가 악마라는 것만은 잊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하고서, 깨끗하게 잊어버린 건 나 자신이니까. 저 말을 하면서, 아케미 호무라가 사야카 자신을 얼마나 업신여겼을지 생각하니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div> <div><br /></div> <div> - 그래. 미키 사야카 너의 목적이 옳을 수도 있다는 것까진 인정하지. 하지만, 어떨까? 이런 수단까지 사용하는 네가, 악마를 비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div> <div><br /></div> <div> 이 말의 의미도 이해가 간다. 아마, 내가 악마를 위협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도카를 공격했다고 생각한 거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도카를 건드리면 악마가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이렇게 두면, 큐베의 행동도, 위화감과 마도카, 호무라의 관계도 어느 정도는 설명이 된다.</div> <div><br /></div> <div> -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을 안 해 본건 아니야. 아니, 어쩌면 너보다 더 많이 했을 수도 있지. 아무튼, 이것만은 확실해. 카나메 마도카는, 악마가 아니야. 내가 보증하지 -</div> <div><br /></div> <div> 악마인 주제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아케미 호무라는 분명 사야카 자신보다 악마에 관한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마도카가 악마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아주 교묘하게, 내가 잘못 받아들일 사실만을 골라서 엮어 말했다.</div> <div><br /></div> <div> - 친구랑 서로 싸우는 건, 별로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니니까 말이야. -</div> <div><br /></div> <div> 그런데, 이건 무슨 의미였을까……. 나와 마도카가 싸우는 것이, 아케미 호무라에게 별로 좋은 일이 아니었다는 걸까? 조금 이상하다. 만약 자기가 악마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는 것이 목적이라면, 마도카가 악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줄 필요는 전혀 없다. 이이제이라고 했던가? 오히려 내가 마도카와 싸우도록 만들어서 자멸시켜 버리는 것이 답이다.</div> <div><br /></div> <div> 아니, 그 전에, 내 기억을 조작할 능력이 있다면 아예 마도카와 내 관계를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해 버리면 그만이다. 무엇 때문에 내 기억을 어설프게 남겨 놓아서, 자신의 정체를 들켜버린단 말인가?</div> <div><br /></div> <div> 이런 질문에 대해서, 전에 나름대로 답을 내 본 적이 있다. 초콜릿 얘기였던가. 악마가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어떤 조건이 붙어버리면, 힘을 마음대로 쓰는 것은 더 이상 최선이 아니다. 분명, 아케미 호무라에게는 자신이 넘어설 수 없는 어떤 한계가 있다.</div> <div><br /></div> <div> 그 ‘한계’로 가장 그럴듯한 후보는 카나메 마도카이다. 망상을 해 보자면, 카나메 마도카가 사실은 가장 강력한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라던가, 마도카만이 악마를 처치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던가. 그래서 호무라는 카나메 마도카의 그런 능력이 발휘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일지 모른다. 마도카를 자극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지니까.</div> <div><br /></div> <div> 그렇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 아케미 호무라가 악마라는 사실은 알아냈지만, 그 악마를 처치할 방법은 여전히 미궁 속이라는 것이다. 기억을 완전히 되찾으면 악마를 처치할 방법을 알아내기 훨씬 쉽겠지만, 악마를 처치하기 전에는 기억을 되찾을 수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승리가 보장된 전략을 세우기가 불가능하다. 시간을 끌어 봐야 악마에게 유리해질 뿐이니, 여유 있게 탐구를 해 볼 수도 없다. 반대로, 최소한의 계획도 없이 악마를 바로 대면한다 하여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두 개의 큰 돌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 진퇴양난이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주위를 둘러본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빼면, 슬쩍 봐도 이상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어색한 부분은 없다. 헛것이라 생각했던 몇몇이 확실하게 보일 뿐이다. 인형의 모습을 한, 검은 옷을 입은 아이들, 까마귀 형태를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아주 이상한 봉제인형일 뿐인 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악마의 부하들일 게다. 나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나 모르게 내 옆에 있었던 것만은 사실인 모양이다.</div> <div><br /></div> <div> ‘이래서야, 승산이 없잖아. 내 힘으로 악마를 이길 수 있을까?’</div> <div><br /></div> <div> 악마한테 덤볐다가 패배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절망적인 소설에서 가끔 나오는 것처럼, 차라리 죽여 달라고 빌게 될까? 두렵다. 처음 마법소녀가 되어 마수와 싸우러 나갔을 때가 생각난다. 겉으로는 멀쩡한 척, 용감한 척 했지만, 손은 계속 떨렸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공포는 처음 며칠뿐이었고, 이후로는 아무렇지 않게 마수퇴치에 임하게 되었다. 그런 나를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용기가 생겼다고 좋아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더 용감해졌던 것이 아니라, 마수를 상대하는 데 용기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걸 깨달았을 뿐이었나 보다.</div> <div><br /></div> <div> 언제였던가, 마도카의 발표를 듣고 눈물을 흘리던 아케미 호무라의 모습이 떠오른다. 따듯한 말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그런 녀석이, 정말로 극악무도한 악마일까? 아니면 그 눈물마저도 나를 기만하기 위해, 속으로 차가운 냉소를 삼키며 내뿜었던 것일까?</div> <div><br /></div> <div> ‘이런 생각을 해서 뭘 하겠다는 거야? 나도 참 겁쟁이구나. 하지만 어쩌겠어.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잖아. 나는 정의를 수호하는 마법소녀가 되겠다고 했어. 여기서 물러서는 건 내가 용납 못 해.’</div> <div><br /></div> <div>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사야카는 일부러 과장을 섞어, 내일 바로 악마와 대면할 것이라고, 악마가 세계를 유린하는 걸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div> <div><br /></div> <div> 까마귀 몇 마리가 소리 없이 날아오른다. 깃털 몇 개가 근처 시냇물에 떨어진다. 물의 흐름을 따라 조용히 흘러가면서, 물에 비친 반쪽 달의 한가운데를 가르며 지나간다.</div> <div><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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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4 21:23:20  1.249.***.207  EVANGELION  29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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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4/02/04 22:28:48  222.100.***.247  에바초호기  245495
    [4] 2014/02/21 22:52:14  118.221.***.209  evoD◀ㆍ)  321713
    [5] 2014/04/14 20:50:50  39.116.***.100  Arcturus  6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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