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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tion_185287
    작성자 : 마Maマ
    추천 : 4
    조회수 : 549
    IP : 121.169.***.2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1/31 23:44:50
    http://todayhumor.com/?animation_185287 모바일
    [마마마 반역 팬픽] 제5장. 그대로 있고 싶어져요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iframe width="420" height="100" src="//www.youtube.com/embed/AaWPduHl_j8"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iframe></div>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GM : Nightwish - Walking in the Air</div></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반역의 이야기’ 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b><font color="#ff0000">스포일러에 주의!</font></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12장+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1쿨짜리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면 어떤 내용이 될까?” 라 생각하면서 썼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에필로그를 제외한 각 장은 대략 200자 원고지 75매~100매 사이의 분량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일본식 표현은 가능한 한 순화하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예 : 마미상 -> 마미 언니, 사야카짱 -> 사야카)</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성을 부르는 경우, 이름을 부르는 경우,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는 것 등은 원칙적으로 원작의 규칙을 따랐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예 : “미키 사야카, 너는~”, “마도카, 아케미하고는 만나 봤어?”, “나기사는 치즈가~”)</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원칙적으로 주 2회, 화요일과 금요일, 21시~24시 사이에 연재합니다.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제 관심병이 도지면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말에 합본으로 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샤프트식/이누카레식 연출의 느낌을 글로 옮겨보려고 최대한 노력하였습니다만, 능력 부족은 어쩔 수가 없네요.</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너무 많은 흑역사가 한 닉네임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와 다른 닉네임을 씁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div></div></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br /></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제 5 장. 그대로 있고 싶어져요</b></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 “미키 사야카…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어?”</div> <div> “…”</div> <div><br /></div> <div> 잠깐 동안의 침묵. 공장 기계의 묵직한 떨림이 콘트라베이스처럼 소리를 받쳐주는 가운데, 근처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규칙적인 고음을 만들어 낸다. 방울방울의 음높이는 똑같은 것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조금씩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한다. 콘크리트를 사이에 두고 전달되어 오는 고무와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마찰음은 예측할 수 없는 간격으로 울부짖는다. 마치 우울하고 절망적인 교향곡의 제 1 주제를 듣는 듯하다. </div> <div><br /></div> <div> “아케미, 나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말을 꺼내려 하지만, 호무라의 차가운 시선에서 오는 위압감 때문에 말이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수백 년에 걸쳐 퇴적된 원한이라도 서려 있는 걸까, 저 눈에 숨겨진 적대감의 깊이를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div> <div><br /></div> <div>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야카의 마음속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 의무감, 용기가 생겨난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여기서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감싼다. 사야카가 망설임을 떨쳐내고 말을 시작하기 직전에, 호무라가 조금 먼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호무라의 시선에서 느껴지던 감정이 그 목소리에 바로 묻어나온다. 온 몸에 소름이 끼친다.</div> <div><br /></div> <div> “그래. 미키 사야카 너의 목적이 옳을 수도 있다는 것까진 인정하지. 하지만, 어떨까? 이런 수단까지 사용하는 네가, 악마를 비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div> <div><br /></div> <div> 사야카에게 마도카를 진짜로 공격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강한 위협을 주려 했을 뿐이다. 하지만, 호무라가 그런 마음을 알고 있을 리가 없다. 호무라는 분명, 사야카가 마도카를 해치려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어떻게 설득을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샤아카는 호무라의 말에 그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호무라가 악마의 존재를 알고 있다. 호무라에겐 악마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div> <div><br /></div> <div> “잠깐, 아케미. 너, 악마를 알고 있어?”</div> <div> “…뭐?”</div> <div><br /></div> <div> 호무라가 순간적으로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생각에 잠긴 표정이 아주 잠깐 호무라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곧이어 안도했다는 표정이 냉소와 함께 떠오르더니, 이내 평소 피곤해 보이는 표정으로 되돌아간다. 혼자서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div> <div><br /></div> <div> “미안해. 미키 사야카. 내가 나를 좀 과소평가했던 것 같네. 아니, 너를 과대평가했다고 해야 하나?”</div> <div><br /></div> <div> 방금 전과는 달리, 목소리에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다.</div> <div><br /></div> <div> “무슨 소리야?”</div> <div> “글쎄, 그 전에, 네가 저지르려 했던 일을 설명하는 게 먼저 아닐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속을 알 수 없는 이 녀석 앞에서, 자기 생각을 털어놔야 하는지 망설인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만약 내가 대답을 회피하면, 쓸데없이 적을 하나 더 만드는 꼴이 될 테니까. 게다가, 이 녀석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악마에 대해 생각해 본 것 같으니, 나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사야카는 이렇게 생각하고는, 꺼림칙한 마음을 억누르고 설명을 시작한다.</div> <div><br /></div> <div> “난… 마도카가 악마일지 모른다고 생각했어.”</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말한다. 호무라는 다 예상했다는 듯,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사야카는 뒤이어 자신이 마도카를 의심했던 이유, 자신이 세웠던 가설을 최대한 간단하게 요약하여 전달한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호무라를 동요시키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애초에 제대로 듣고 있기는 한 것인지 모르겠다. 설명이 끝난 뒤, 사야카는 마지막으로 큐베가 줬던 물건을 꺼내 보이려 하지만, 호무라가 말을 시작하는 바람에 동작이 중단된다.</div> <div><br /></div> <div> “그 정도면 됐어. 미키 사야카. 너에게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해줄 필요는 없지만, 이번에는 조금 알려줘도 괜찮을 것 같네. 친구랑 서로 싸우는 건, 별로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니니까 말이야.”</div> <div><br /></div> <div> 호무라는 이렇게 말하며 이상야릇한 미소를 짓는다.</div> <div><br /></div> <div>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을 안 해 본건 아니야. 아니, 어쩌면 너보다 더 많이 했을 수도 있지. 아무튼, 이것만은 확실해. 카나메 마도카는, 악마가 아니야. 내가 보증하지.”</div> <div> “…이유는?”</div> <div> “글쎄, 그것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네. 미키 사야카. 그럼 난, 이만.”</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붙잡을 틈도 없이, 아케미 호무라는 의미가 불분명한 말만을 쏟아내고는 시야에서 빠르게 멀어진다.</div> <div><br /></div> <div> ‘저 녀석의 말을 믿어도 되는 걸까?’ </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생각해 본다. 마도카가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나보다 먼저 호무라가 확인했었다는 말인가? 마도카가 전학 오던 날 호무라가 했던 행동이 떠오른다. 평소에는 아이들이 같이 놀러 가자고 아무리 제안해도 짧고 냉정하게 거절했던 호무라가, ‘학교를 안내해 주겠다’는 이상한 명목으로 처음 보는 전학생에게 접근해서 전학생을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호무라와 마도카가 나가고 오 분 정도 뒤에, 사야카는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일반 학생들은 물론, 같은 마법소녀인 쿄코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몇 분 뒤, 둘은 특별히 바뀐 것 없이 교실로 태연하게 돌아왔다. 그 때는 ‘이상한 애가 이상한 짓을 하네’ 정도로 생각하고 넘겼지만, 방금 추가된 정보들을 활용하면 호무라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div> <div><br /></div> <div> 호무라는 사야카 자신은 물론, 마미 언니보다도 마법소녀로서의 경험이 많은 것 같다. 거기다가, 본인 입으로 ‘너보다 (악마에 관한 생각을) 더 많이 했을 수도 있다’라고도 말했다. 그렇다면, 호무라는 사야카 자신보다도 전에, 이 세상에 악마가 존재한다는 생각에 다다랐을 것이다. 그러고는, 나와 같은 과정을 거쳐 (세부적인 내용은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마도카를 의심하기 시작했을 것이다.</div> <div><br /></div> <div> 전학 오기 전부터 마도카를 눈여겨보고 있었을 수도 있고, 전학 온 마도카가 그때까지 세워 놓은 호무라의 가설에 잘 부합했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호무라는 최대한 빨리 가설의 당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야카 자신이 그랬듯이) 마도카와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div> <div><br /></div> <div> 정말 그랬다면, 호무라와 마도카가 나가고 난 뒤 왜 나만 위화감을 느꼈는지도 설명할 수가 있다. 호무라는 마도카가 악마인지 아닌지 확인했을 것이니, 악마에 대해 의심하고 있던 나만이 그로 인한 위화감을 느꼈겠지. 거기다가, 방과 후 마도카에게 물어보니, 마도카는 호무라가 질서가 어떻고 하는 질문을 했다고 대답했었다. 이것은 아마, 호무라 나름대로 마도카가 악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는 질문이었을 것이다.</div> <div><br /></div> <div> 그렇다면 큐베가 준 이 물건은 무엇일까. 큐베의 짓궂은 장난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건을 받았을 때, 큐베는 평소보다도 훨씬 다급해 보였고, 여유라고는 없어 보였으니까. 자신과 쿄코가 아무리 서로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고 해도, 강력한 마수 앞에서는 절대 장난을 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div> <div><br /></div> <div> 뭐, 가능성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단순히 내 착각이었을 수도 있다. 쿄코도 같은 물건을 받았지만, 쿄코에겐 아무런 반응이 없었으니까. 아니면, 마도카가 원환의 이치를 만들었거나, 마도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무언가를 바꿔버렸다는 것만은 사실일 수도 있다. </div> <div><br /></div> <div> 내일 호무라를 붙잡고 이 물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기라도 할까? 아니, 그 녀석의 태도로 봤을 때, 내가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괜히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지. 어쨌든, 최소한 하나만큼은 분명해졌다. 이 세계에 악마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만은 확실하다. 내가 미쳤거나, 이상한 꿈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div> <div><br /></div> <div> “저기… 사야카?”</div> <div> “아… 마도카…… 그게…”</div> <div><br /></div> <div> 이럴 수가, 나는 정말 못된 아이구나, 하고 사야카는 생각한다. 친구를 그렇게 의심해서 위협까지 해 놓고, 또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사과하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다니.</div> <div><br /></div> <div> “마도카… 그러니까… 미안해. 정말로.”</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마도카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고개를 약간 왼쪽으로 숙이고 말한다.</div> <div><br /></div> <div> “내가 바보였어. 말도 안 되는 생각에 빠져서, 널 의심해 버렸어.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너만큼은 의심해서는 안 됐는데… 정말 미안해. 너랑 소꿉친구라고 말할 면목이 없어. 어떻게 사과해야 좋을까? 미안해. 그냥…… 미안해.”</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횡설수설하면서 마도카에게 사과를 하고 있으려니, 마도카가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사야카를 안아 준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div> <div> “괜찮아 사야카. 잘은 모르겠지만, 사야카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잖아. 사야카가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거, 너무 잘 알고 있는걸. 오히려 내가 미안해. 사야카가 그렇게 혼자서 고생하지 않도록, 미리 알아줬어야 했는데…”</div> <div> “마도카…”</div> <div><br /></div> <div> 마도카는 사야카와 살짝 거리를 벌리고 마주보면서 말을 잇는다.</div> <div><br /></div> <div> “앞으로도 계속, 친하게 지내면 되는 거야. 우린 친구잖아!”</div> <div> “마도카, 정말 괜찮은 거야? 나는… ”</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마도카의 행동에 당혹감까지 느낀다. 사야카 자신도, 자신의 행동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데, 피해자인 마도카가 오히려 자신을 용서하고, 심지어 미리 이해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사과를 하고 있다.</div> <div><br /></div> <div> “그럼! 거짓말일 리가 없잖아!”</div> <div><br /></div> <div> 마도카가 환하게 웃어 준다. 그 웃음에는, 단 한 톨의 거짓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이렇게 착하기만 한 아이를, 그렇게 긴 시간동안 위선자라고, 악마라고 의심했다니……. 사야카는 더더욱 자기 자신에 대해 화가 나는 것 같다.</div> <div><br /></div> <div> “으음, 그럼 사야카!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자! 사야카가 사 주면 되잖아!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div> <div> “물어보고 싶은 거?”</div> <div> “그러니까, 왜 내가 악마라고 생각했는지, 한 번만 더 말해줄 수 있을까? 아니, 사야카를 탓하는 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그래. 나도 꼭 자세히 알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div> <div> </div> <div> 사야카는 아직도 ‘마도카가 정말 괜찮은 걸까? 날 진심으로 용서한 걸까?’ 라는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마도카의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div> <div><br /></div> <div> “…그래,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내가 책임 져야지. 가자, 마도카.”</div> <div><br /></div> <div>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사야카는 알 수 없는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본다. 어린 여자아이 같은 형체가 둘, 순간적으로 눈에 들어왔다가 사라진다. 검은 옷에, 주황색 머리카락을 본 것 같기도, 못 본 것 같기도 하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div> <div> “아, 아니야. 누가 있는 것 같았는데, 헛것을 봤나 봐. 요즘 내가 좀 이상하다니까. 정말, 정신병원에라도 가 봐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div> <div><br /></div> <div> …</div> <div> </div> <div> 디저트 전문점. 별 특색이 없는 식상한 인테리어. 하지만 ‘식상함’이라는 개념 자체가 상대적이기 때문에, 미타키하라 시에서는 이곳의 실내 디자인도 매우 독특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가게의 중앙으로 시선을 돌려 보면, 마도카가 오렌지 주스와 종류를 알 수 없는 샌드위치 하나를 앞에 두고 있고, 사야카는 아이스티와 애플파이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처음부터 천천히, 마도카에게 자신의 (잘못된) 추리를 설명해 준다. 나아가 호무라의 말을 듣고 어떻게 그 생각이 바뀌었는지까지 말해준다. 마도카는 조용히 집중해서 사야카의 설명을 듣는다. 간혹 무언가 알 것 같다는 표정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대체로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div> <div><br /></div> <div> “그래서, 아까처럼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거야…. 미안해.”</div> <div> “아, 아니야, 사야카. 그건 이미 사과했잖아. 그걸로 충분해.”</div> <div> “휴. 충분한 사과가 어디 있겠니. 그나저나 마도카, 뭐 생각나는 거라도 있는 거야?”</div> <div> “글쎄… 모르겠어. 뭔가가 떠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들기는 하는데… 그냥 기분일 뿐이었나 봐.”</div> <div> “그렇구나…….”</div> <div><br /></div> <div> 마도카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잇는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나한테 원환의 이치를 만들었냐고 질문했을 때가 제일 이상했던 것 같아."</div> <div> "응? 아, 맞다. 너 그때 왜 멈칫했던 거야?"</div> <div> "으음… 그냥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슬픈 기분이 들었어. 역시 이상하지? 난 그런 어려운 걸 만든 기억도, 능력도 없는데……."  </div> <div><br /></div> <div> 잠깐의 침묵 후, 마도카가 사야카에게 질문한다.</div> <div><br /></div> <div> “그럼, 호무라도 사야카처럼 이 세상에 악마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div> <div> “응? 아, 그런 것 같아.”</div> <div> “정말 악마처럼 나쁜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걸까…….” </div> <div><br /></div> <div> 마도카는 이렇게 말하고는, 시계를 본다.</div> <div><br /></div> <div>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div> <div> “그러게. 슬슬 일어날까?”</div> <div> “응.”</div> <div><br /></div> <div> 사야카도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흘렀다는 것을 깨닫고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다. 둘은 가게 밖에서 ‘내일 봐’, 하며 가볍게 작별인사를 하고는, 각자 집으로 향한다.</div> <div><br /></div> <div> 번화가의 길은 잘 손질되어 있다. 보통 번화가라 하면, 자신의 가게를 어떻게든 눈에 잘 띄게 하려는 간판, 전혀 통일되지 않은 외부 디자인으로 인해, 난잡하고 어지러운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상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은, 퇴폐적이라거나, 돈의 노예들이 집합해 있는 장소일 뿐이라고 혹평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미타키하라의 번화가는 이와는 많이 다르다. 한쪽 벽은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유명 미술품들이 놓여 있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고, 다른 쪽 벽은 깔끔하게 정리된 간판과, 각자의 개성을 강조하면서도 전체적인 조화를 생각한 건물 외벽이 서 있다. 불협화음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 단조 선율에서 느껴지는 기쁨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늦어 헤어졌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중학생에게 늦은 시간이었을 뿐이다. 거리에는 여전히 수백 명, 수천 명의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다. 사야카는 이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번화가의 독특한 풍취를 느낄 겨를도 없이 집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 </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내 잘못을 책임지기 위해, 마도카에게 앞으로 더 잘 대해 줘야겠다고 반복해서 다짐한다. 그 순간, 어떤 ‘위화감’이 사야카를 또다시 압박한다.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은 두 번째이다. 마도카가 전학 왔던 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장소로 끌려갔다가 되돌아온 기분. ‘악마’라던가, ‘거짓됨’이라는 단어에서 느끼는 위화감과는 조금 다르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주변을 둘러본다. 하지만, 수백 명이 넘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처럼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자는 발견할 수 없다. 사야카는 머리를 한번 쓸어 넘기고는, 발걸음을 재촉한다.</div> <div><br /></div> <div> 위화감 덕에 생각의 주제는 또 다시 ‘악마’로 회귀한다. 만약, 악마가 원환의 이치를 만든 것이 아니라면 (그래서 마도카가 악마가 아닌 것이라면)… 악마의 의도가 무엇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게 된다. 심지어는, 악마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거짓을 뿌리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정말 악마처럼 나쁜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걸까…’ 라는 마도카의 말이 마음에 걸린다.</div> <div><br /></div> <div> 악마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번화가에서 벗어나, 조금 한적한 장소로 접어든다. 이제 낮은 건물, 소형 연립주택, 단독주택도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한다. 번화가에서 몇 미터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사람 수도 확 줄었고, 군데군데 작은 정원들이 마련되어 있어 시야가 확 트이는 기분이다.</div> <div><br /></div> <div> 매일 다니던 길인데 뭐가 이렇게 새로울까, 하고 생각해 보니, 등하교 할 때마다 쿄코랑 붙어 다니느라 주변 경치를 감상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발걸음을 살짝 늦추면서,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치즈 가게 앞에 익숙한 꼬마아이가 서 있다. 모모에 나기사. 마미의 하교가 늦어지는 바람에 혼자 집에 있다가 심심해서 밖으로 나온 모양이다. </div> <div><br /></div> <div> ‘혼자 돌아다니다 마미한테 들키면 혼날 텐데…’</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이렇게 생각하며, 나기사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div> <div><br /></div> <div> “나기사, 여기서 뭐해?”</div> <div> “치즈… 보고 있어요.”</div> <div><br /></div> <div> 나기사는 누가 말을 거는지 관심도 없다는 듯, 앞에 놓인 치즈에만 눈을 고정시키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미가 과잉보호를 할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div> <div><br /></div> <div> “흐음, 내가 사줄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이왕 마도카에게 지출을 한 김에 나기사에게도 선심을 쓰기로 한다. 쿄스케 녀석에게 들어갔던 CD 선물 값이 굳게 된 이후로 여유자금은 충분하다.</div> <div><br /></div> <div> “네? 정말요? 나기사 정말 기뻐요! …사야카 언니 최고!”</div> <div><br /></div> <div> 나기사는 분명히 ‘정말 기뻐요!’라고 말하고 난 다음에야 사야카의 얼굴을 확인했다. 사야카는 속으로, 이 아이는 마법소녀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렇게 의심 없이 순수하게 행동해도, 자기 자신을 확실히 지킬 수 있을 테니까. 아니, 반대로 어떤 상황이 닥쳐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으니, 주변을 경계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치즈를 사 주고는 나기사와 함께 집으로 향한다. 한동안은 같은 방향이니 문제없다. 나기사는 치즈를 바로 뜯어서 야금야금 입으로 집어넣고 있다.</div> <div><br /></div> <div> “저기, 나기사. 그렇게 치즈만 먹으면 느끼하지 않아?‘</div> <div> “네? 어째서요?”</div> <div>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div> <div><br /></div> <div> 나기사는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치즈를 그렇게 좋아했으니, 아마 치즈가 느끼하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을 것이다. 치즈를 먹는 나기사의 표정을 관찰해 본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인다. </div> <div><br /></div> <div> “나기사, 너는 치즈를 먹으면 행복하니?”</div> <div> “네! 행복해요!”</div> <div> “음, 행복하다는 건, 어떤 기분이야?”</div> <div> “치즈를 먹는 기분?”</div> <div> “윽…”</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나기사의 지나치게 솔직한 대답에,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면서 약하게 신음한다. 그런 사야카를 보면서 조금 부연설명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는지, 나기사가 바로 말을 잇는다.  </div> <div><br /></div> <div> “그러니까, 나기사는 치즈를 먹고 있으면, 그대로 있고 싶어져요.”</div> <div> “그대로 있고 싶다고?”</div> <div> “네, 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이대로 영원히 치즈를 먹고 있었으면 좋겠다? 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머리 아파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한번 웃고는 말을 잇는다.</div> <div><br /></div> <div> “흠, 그런데 말이야, 나중에 지금 먹는 치즈보다 더 맛있는 치즈가 나오면 어떡하려 그래?”</div> <div> “그럴 리가요! 치즈는 모두 똑같이 맛있는 걸요!”</div> <div> “아하하, 그래, 그렇구나.”</div> <div> </div> <div> 어린아이의 미숙한 생각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야카는 나기사의 ‘행복론’이 정답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할 것이다. 왜, 가난한 사람이 부자들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따지고 보면, 사야카 자신도 나기사와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원인은, 결국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속으로 바랐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 불행하다고 좌절하다가도, 마지막에 ‘지금이 최선이야’라는 생각으로 되돌아가면, 결국 다시 행복감을 느끼지 않았는가?</div> <div><br /></div> <div> 나기사는 여전히 치즈를 조금씩 뜯어먹으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나기사한테 장난이라도 쳐 볼까, 하는 짓궂은 생각이 든다. 아까 행복이랑 악마랑 연결해 보기도 했겠다, 악마 얘기를 해서 겁이라도 줘 볼까…</div> <div><br /></div> <div> “나기사, 너, 악마에 대해 생각해 봤어?”</div> <div> “물론이죠!”</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조금 놀란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그냥 마미 언니 집에서 내가 말했던 걸 기억하고 있을 뿐일 것이다.</div> <div><br /></div> <div>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들었어요! 시커멓고, 뿔도 나 있고, 꼬리도 달렸고, 사람을 마구 괴롭힌대요. 사야카 언니도 저번에 말해 주셨잖아요! 우리를 괴롭힐 거라고. 하지만 나기사는, 만약 악마가 되면 그냥 치즈만 많이 만들 거예요!”</div> <div> “그, 그렇구나.”</div> <div><br /></div> <div> 그럼 그렇지. 이 아이가 진지하게 생각해 봤을 리가 없다. </div> <div><br /></div> <div> “왜요? 악마 찾으러 다니시는 거예요?”</div> <div> “아, 아니야. 그냥,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물어봤어.”</div> <div> “아! 나기사 그 기분 알아요! 누가 막 어디로 끌고 가는 것 같았어요! 맞죠!”</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이번에는 정말 소스라치게 놀란다. 전혀 의외의 인물이, 자신과 같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div> <div><br /></div> <div> “뭐, 뭐, 나기사, 무슨 기분? 다시 말해 줄래?”</div> <div> “음, 그런 거 있잖아요. 막 멀리 갔는데… 그러니까… 으으, 모르겠어요. 아무튼, 조금 전에도 느꼈는걸요.”</div> <div><br /></div> <div> 나기사가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분명 사야카 자신이 느꼈던 그 위화감이다. </div> <div><br /></div> <div> “나기사, 혹시, 그런 기분 아까 처음 느껴본 거야?”</div> <div> “으응, 며칠 전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 맞다! 학교에서 놀이 시간에 피구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금 밟은 적 있었어요! 애들이 막 놀렸어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잠시 생각한다. 마도카가 전학 온 지는 한 달이 거의 다 되어 간다. 며칠 전이라면 시간이 맞지 않는다. 더 자세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div> <div><br /></div> <div> “흐음, 나기사, 정확히 언제 그랬는지 기억 나?”</div> <div> “지지난 주? 잘 모르겠어요…” </div> <div><br /></div> <div> 아무래도 돌려 물어봐서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같은 질문이라도 맥락을 다르게 구성해서 질문하면 대답이 더 정확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div> <div><br /></div> <div> “그럼, 요즘 체육시간엔 뭐 해?”</div> <div> “수영 연습해요!”</div> <div> “언제부터 수영 했어?”</div> <div> “음, 그러니까, 한 달쯤 된 것 같아요.”</div> <div> “그건 확실한 거야 나기사?”</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되묻자, 나기사는 손가락으로 이것저것을 계산해 본다. 계산을 돕기 위해 혼자서 중얼거리기도 하는데, 혼잣말에는 ‘다른 반’, ‘다른 학년’ 따위의 단어가 섞여 있다. 아마 수영장을 반 또는 학년이 번갈아서 사용하는 모양이다. 일 분에서 이 분 정도가 지나자, 나기사가 계산을 끝내고 대답한다.</div> <div><br /></div> <div> “네! 확실해요. 한 달 조금 안 됐어요.”   </div> <div><br /></div> <div> 그럼 날짜는 대충 일치한다. 하지만, 확실하게 해 두자.</div> <div><br /></div> <div> “나기사, 혹시 시간표 있니?”</div> <div><br /></div> <div> 나기사는 잠깐 당황하더니, 가지고 있던 핸드폰을 건네준다. 초등학생답지 않게, 배경화면이 시간표로 되어 있다. 아마, 마미가 그렇게 해 놓으라고 시켰을 거다. 사야카는 시간표를 쓱 훑어본다. 1교시가 체육시간인 요일이 하루 있다. 초등학교는 등교시간이 조금 늦으니까, 중학교에서 1교시가 끝날 무렵이면 한창 수업 중일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마도카가 전학 왔던 요일과 비교해 본다. 일치한다. </div> <div><br /></div> <div> 이제 확실하다. 내가 위화감을 느낄 때면, 나기사도 같이 위화감을 느꼈다. 사야카는 또 생각에 빠진다. 그렇다면, 악마에 대해 의심한 사람만 위화감을 느끼는 것이라는 추측은 완전히 틀렸다. 아니, 그럼 도대체 왜? 나기사와 사야카 사이에‘만’ 있는 공통점은 하나도 없는데.</div> <div><br /></div> <div>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둘은 헤어져야 할 갈림길에 도착한다. 사야카는 나기사에게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준다. 아마 마미가 봤다면, ‘어린 애를 어떻게 혼자 보낼 수 있니!’라며 사야카를 혼내고, ‘나기사! 밤에 혼자 다니면 위험하다고 했지!’라며 나기사를 혼냈을 것이다. 사야카는 속으로, ‘마미 언니는 너무 걱정이 태산이라니까. 따지고 보면, 나기사가 나보다 마법소녀 선배인데!’라고 생각한다.</div> <div><br /></div> <div> 나기사와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동안 사야카의 머릿속은 여전히, 아니 이전보다 더욱 복잡하다. 호무라, 마도카, 나기사와 차례로 대화하며 새로운 단서를 많이 찾기는 했다. 하지만 이것들을 가지고 큰 구조물을 만들 의욕이 이전보다 크게 약화되었다. 칭찬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 간 숙제를 발표했는데 오히려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은 기분이다. 사야카는 '이런 걸 보니, 나는 무의식 중에 내가 틀릴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고, 쿄코의 지적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상온에 놓아 둔 드라이아이스처럼 조금씩 사라져 간다. 새로운 단서를 열심히 쫓아갔는데, 또다시 전혀 틀린 결론에 도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div> <div><br /></div> <div> 하지만 자신감 상실은 부수적인 문제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악마를 찾아야겠다는 의무감이 흔들리고 있다는 데 있다. 나는 왜 악마를 찾아내야 하는가? 마도카가 악마가 아니라면, 마도카가 지금까지 한 말이 모두 사실일 수도 있다. 원환의 이치가 정말로 마법소녀들을 위한 시스템이고, 악마 역시 마법소녀들의 불행을 바라는 존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div> <div><br /></div> <div> 몇 시간 전까지, '진실'이라는 가치와 '행복'이라는 가치는 저울의 같은 쪽에 올려져 있었다. 그래서 저울을 달아 볼 필요조차 없었다. 악마를 찾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div> <div><br /></div> <div>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두 개념이 각각 저울의 반대편에 위치할 가능성이 생겼다. 만약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면…….</div> <div>  </div> <div> 사야카는 어느새 자신이 집 앞에 도착했음을 깨닫는다. 부모님에게까지 걱정을 끼쳐 드릴 생각은 없기에, 쾌활함을 가장하고 귀가를 알리는 인사를 한다.</div> <div><br /></div> <div> “다녀왔습니다!”</div> <div><br /></div> <div>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상당히 화가 나 있는 것 같다.</div> <div><br /></div> <div> 왜 그럴까, 추리할 필요도 없다. 당연히 쿄코 그 녀석 짓이다. 현관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간신히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리고, 쿄코와 티격태격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사야카와 쿄코는, 방에서도 한참 언쟁을 한다. 쿄코 네 녀석이 나를 배신할 줄은 몰랐다, 배신을 먼저 한 건 사야카 네 쪽이다. 나를 빼놓고 마도카와 둘이서 노니 재밌었느냐, 따위의 대화가 오고간다. 한창 말을 주고받고 있으려니, 밖에서 사야카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 쿄코, 너무 시끄럽다. 조금만 조용히 하거라.”</div> <div><br /></div> <div> 둘은 짧게 대답하고, 서로를 향해 악동같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휴전을 선언한다. 사야카가 씻고 돌아온 이후, 이 빨간머리와 파란머리는 핸드폰을 활용한 게임을 하면서 수다를 떠는 등, '비교적' 조용히 놀다가 자리에 눕는다.</div> <div> </div> <div> - 그러니까, 나기사는 치즈를 먹고 있으면, 그대로 있고 싶어져요. -</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나기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행복하다. 쿄코 이 녀석과 마음 놓고 장난을 치는 이 순간에 그대로 있고 싶다. 언제까지나, 서로 가면을 쓰지 않고, 순수하게, 최고의 친구로,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싶다. 쿄코 녀석도 같은 생각일까?</div> <div><br /></div> <div> “쿄코, 넌 행복하냐?”</div> <div> “뭐야, 너.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div> <div><br /></div> <div> 난데없는 질문에 쿄코가 다소 퉁명스럽게 반문한다.</div> <div><br /></div> <div> “그냥, 궁금해서”</div> <div> “…”</div> <div><br /></div> <div> 쿄코는 사야카의 목소리가 사뭇 진지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도카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쿄코는 잠시 사야카의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 대답한다.</div> <div><br /></div> <div> “그래. 행복해.”</div> <div> “정말로?”</div> <div> “응. 뭐, 사야카 네 덕이지.”</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풋, 하고 웃으며 말을 잇는다.</div> <div><br /></div> <div> “그런 대답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div> <div> “사실인걸 뭐. 난, 예전의 삶이 제일 행복한 줄 알고 있었어. 너 없었으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걸?”</div> <div> “흠, 그때는 행복한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아니었다는 거야?”</div> <div> “그런 셈이지. 왜 그런 거 있잖아. 평생 갇혀 살던 닭은 닭장이 천국인 줄 알겠지만, 일단 한번 밖으로 나가고 나면 그런 착각은 깨지겠지. 뭐, 물론 닭장이 진짜 천국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div> <div><br /></div> <div> 쿄코가 생각보다 진지하게 대답을 해 준다. '행복'과 '진실'의 형량이라는 논제가 사야카의 머리를 다시 한 번 훑고 지나간다. 사야카가 질문한다.</div> <div><br /></div> <div> “그럼, 행복보다 진실이 중요한 걸까?”</div> <div> “사야카, 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div> <div><br /></div> <div> 추상적이고, 어찌 보면 철학적이기까지 한 사야카의 질문에 쿄코가 의외라는 듯 목소리를 높인다.</div> <div><br /></div> <div> “…미안, 그건 나중에 정리되면 말해 줄게. 질문에 먼저 답해줄 수 있어?”</div> <div> “휴, 진짜 뭘 단단히 잘못 먹었구나. 알았어. 모른 척 할게. 근데, 질문이 뭐였지?”</div> <div> “행복보다 진실이 중요한 걸까?”</div> <div> “뭐, 그렇다고 해야겠지? 나처럼, 진실을 모르면 더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div> <div><br /></div> <div> 행복보다 진실이 중요하다고 말하려는 순간, 쿄코의 머릿속에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쿄코의 아버지. 이단으로 낙인찍혀 고통스러워했던 표정, 신도들이 다시 찾아와 즐거워했던 표정, 마지막으로, 진실을 깨닫고 분노하고 절망하던 표정.</div> <div><br /></div> <div> “…쿄코?”</div> <div> “아니, 모르겠어. 아버지가 끝까지 내가 마법소녀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우리 가족은 계속 행복했을 거야. 아버지가 진실을 알아버려서, 가족 모두의 행복이 박살났어. 뭐가 문제였을까? 진실을 숨기지 못한 게 잘못이었을까? 아니면, 행복할 수 없는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던 내가 바보였을까?”</div> <div> “…”</div> <div><br /></div> <div> 둘은 한동안 말이 없다. 생각이 복잡하다. 행복을 위해 진실을 숨기는 것, 진실을 위해 행복을 짓밟는 것 중 어느 것도 항상 옳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말초적인 쾌락을 위해 자명한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몰라도 되고 알아도 대처할 방법이 없는 사소한 진실을 알려 사람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것만큼 배척해야 할 태도일 것 같다. 그런데, 진실이 중요한지 아닌지, 행복이 저열한지 고결한지를 누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div> <div><br /></div> <div> “하, 뭐야. 너 때문에 나까지 이상해졌네. 됐어. 잘래.”</div> <div><br /></div> <div> 긴 침묵과 망상에 지쳤다는 듯 쿄코가 돌아누우며 말한다.</div> <div><br /></div> <div> “미안…”</div> <div> “뭐, 미안할 것까진 없잖아. 정 미안하면 빨리 정리해서 나한테 좀 털어놓으라고. 답답해 죽겠어."</div> <div> “…그래.”</div> <div> </div> <div> 사야카는 짧게 대답하고, 어렵게 잠을 청한다.</div> <div><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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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1 00:08:30  175.193.***.189  NeonTree  177971
    [2] 2014/02/04 22:20:02  222.100.***.247  에바초호기  245495
    [3] 2014/02/21 22:48:35  118.221.***.209  evoD◀ㆍ)  321713
    [4] 2014/04/14 20:50:42  39.116.***.100  Arcturus  6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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