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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tion_183160
    작성자 : 마Maマ
    추천 : 6
    조회수 : 816
    IP : 183.101.***.2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01/28 22:32:08
    http://todayhumor.com/?animation_183160 모바일
    [마마마 반역 팬픽] 제4장. 네가 OO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iframe width="560" height="100" src="//www.youtube.com/embed/EEptNFzLpjk"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iframe></div> <div><br /></div>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GM : Valentina Lisitsa 연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 57 No. 23 "열정" 1악장</div> <div style="text-align: center">Valentina Lisitsa, Beethoven Piano Sonata Op. 57 No. 23 “Appassionata” Mov. 1</div></div>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반역의 이야기’ 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b><font color="#ff0000">스포일러에 주의!</font></b></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12장+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1쿨짜리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면 어떤 내용이 될까?” 라 생각하면서 썼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에필로그를 제외한 각 장은 대략 200자 원고지 75매~100매 사이의 분량입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일본식 표현은 가능한 한 순화하였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예 : 마미상 -> 마미 언니, 사야카짱 -> 사야카)</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성을 부르는 경우, 이름을 부르는 경우,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는 것 등은 원칙적으로 원작의 규칙을 따랐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예 : “미키 사야카, 너는~”, “마도카, 아케미하고는 만나 봤어?”, “나기사는 치즈가~”)</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원칙적으로 주 2회, 화요일과 금요일, 21시~24시 사이에 연재합니다.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제 관심병이 도지면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말에 합본으로 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샤프트식/이누카레식 연출의 느낌을 글로 옮겨보려고 최대한 노력하였습니다만, 능력 부족은 어쩔 수가 없네요.</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 - 너무 많은 흑역사가 한 닉네임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와 다른 닉네임을 씁니다.</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div></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font-family: Gulim; line-height: 21.600000381469727px; text-align: center"><br /></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제 4 장. 네가 악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b></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 고층 건물 공사는 밤낮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잦다. 야간작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준수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미타키하라 시에서 야간 공사를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미타키하라의 시민들의 준법의식이 유달리 투철하기 때문이 아니다. 건물 밀도가 높은 미타키하라 시의 특성상, 야간작업시의 소음을 문제 삼는 민원이 걷잡을 수 없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div> <div><br /></div> <div>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공사장에서 쇠와 쇠가 충돌하는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진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것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그저 철이 덜 든 여자아이들이 밤늦게까지 근처에서 뛰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다. 특이한 쇳소리가 두어 번 정도 더 들리더니, 주변이 갑자기 쥐죽은 듯 고요해진다. 멀리 떨어진 외곽도로에서부터 은은하게 전달되어 오는,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와 아스팔트가 마찰을 일으키는 소리만이 귀를 자극한다.</div> <div><br /></div> <div> 공사현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직 흉측하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 가로와 세로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철골구조. 각각의 가로와 세로 속에는 또 한 겹의 가로와 세로가 있다.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서 원근감에 시각을 맡기면, 프랙탈과 유사한 문양이 차갑게 모습을 드러낸다. 위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과 웅장한 철근들이 덮쳐오는 느낌이 동시에 심장을 자극한다. 그러한 가운데, 철제 구조물 한쪽에서 파란색과 빨간색 빛이 잠깐 반짝인다. 오 층에서 육 층 정도 되는 높이에, 사야카와 쿄코가 마법소녀 복장으로 서 있다. </div> <div><br /></div> <div> “이야, 마수가 항상 이 정도로만 나와 줬음 참 좋겠는데 말이야.”</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한 바퀴 공중제비를 돌며 훌쩍 뛰어내리면서 말한다.</div> <div><br /></div> <div> “난 반대. 이렇게 조금씩 나와서야 전혀 재미가 없잖아. 귀찮을 뿐이라고”</div> <div><br /></div> <div> 쿄코가 창을 목 뒤로 한 채 고개를 뒤로 약간 젖히면서 대답한다. 그러고는 창을 소울 젬 안으로 빨아들인 뒤, 사야카를 따라 지상으로 내려온다. 사야카가 짧게 헷, 하고 웃으며 말을 잇는다.</div> <div><br /></div> <div> “쿄코 네가 그렇지 뭐. 큐브나 회수하고 돌아가자.”</div> <div><br /></div> <div> 미타키하라의 마법소녀 넷이 항상 같이 싸우는 것은 아니다. 마수가 적게 출몰한 날에는 비교적 한가한 마법소녀가 퇴치를 전담한다. 그런 날에는 쿄코와 사야카가 한 조가 되거나, 마미와 나기사가 한 조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쿄코가 전날 숙제를 하지 않아 소위 ‘나머지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그 날 하필 마미가 고입 준비로 인해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게 되는 경우와 같이 특이한 조건이 충족되는 날에는 사야카와 나기사, 쿄코와 나기사, 사야카와 마미, 쿄코와 마미가 한 조가 되기도 한다. 매우 드물지만 혼자서 싸우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에게 마법소녀의 정체를 들킨 이후부터는, 마도카가 ‘견학’ 명목으로 가끔 따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일 뿐이다. 몇 달 전, 그러니까 사야카가 마법소녀에 관심을 보이던 때, 사야카가 거의 매번 마미의 마수 퇴치에 함께했었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참가 빈도가 매우 낮다.</div> <div><br /></div> <div> 이렇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사야카가 마법소녀가 되려 했을 때, 마미에게는 마음을 털어 놓을 상대가 없었다. 일단 쿄코가 합류하기 전이었고, 그때도 나기사와 친분은 있었으나, 나기사와의 관계에서 마미는 ‘친구’가 아닌 ‘큰누나’, 내지는 ‘소녀가장으로서의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기사에게 속마음을 마음껏 털어놓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마미는 유난히 사야카에 집착했다. 어떻게든 같이 활동할 마법소녀,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마미에게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나기사를 빼더라도) 이미 두 명 있다. 물론 지금의 마미에게도 마도카와 친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큰 것은 사실이나, 이전처럼 절박한 수준은 아니다.  </div> <div><br /></div> <div> 마도카와 사야카의 입장차이도 생각해 볼 법하다. 마법소녀가 되기 전의 사야카에게는 ‘마법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소원, 쿄스케의 손을 고치고자 하는 소원이 있었다. 반면 지금의 마도카에게 그런 소원은 없다. 남을 돕고 싶다는 마도카의 목표를 위해 마도카가 굳이 마법소녀가 될 필요는 없다. 평범한 삶을 충실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이기 때문이다.</div> <div><br /></div> <div> 다른 인물들로 눈을 돌려 볼 수도 있다. 사야카도, 쿄코도, 마도카가 마법소녀가 된다면 더 재밌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이는 ‘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전혀 아쉬울 것이 없다’는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들에게도 마도카에게 직간접적인 압력을 넣을 유인이 전혀 없다. </div> <div><br /></div> <div> 아무튼, 이런 여러 가지 사정들이 겹치는 바람에 이번 마수 퇴치는 사야카와 쿄코 둘이서 마무리하게 됐다. 둘은 그리프 큐브를 회수하고, 이를 활용하여 각자의 소울 젬을 정화한다. 지금쯤 큐베가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데, 오늘은 조금 늦는 것 같다.</div> <div><br /></div> <div> “응? 큐베가 늦네. 쿄코를 닮아가나…”</div> <div> “뭐라고?”</div> <div><br /></div> <div> 둘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장난을 주고받으면서도 전혀 질리는 기색이 없다. 일 분에서 이 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큐베의 모습이 보인다.</div> <div><br /></div> <div> “아, 저기 온다.”</div> <div><br /></div> <div> 쿄코의 맹공에 수세에 몰려 있던 사야카가,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듯 말한다.</div> <div><br /></div> <div> “뭐야 저 녀석. 뭘 가지고 오는 것 같은데?”</div> <div><br /></div> <div> 뒤를 돌아본 쿄코가 덧붙인다. 아니나 다를까, 큐베 꼬리에 처음 보는 물건 두 개가 매달려 있다. 큐베는 쏜살같이 사야카와 쿄코의 곁에 오더니, 꼬리에 매달린 물건을 입으로 떼어 하나씩, 샤아카와 쿄코에게 준다.</div> <div><br /></div> <div> “엇? 선물 주는거야?”</div> <div> “하핫, 살다보니 큐베한테 선물도 받아 보네!”</div> <div><br /></div> <div> 사야카와 쿄코가 신기해하는 사이, 큐베는 그리프 큐브를 쓸어 담다시피 회수한다. 평소에는 곧잘 부리던 재롱도 생략한다. 그러고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 곧바로 온 길을 되돌아 뛰어간다. 둘은 큐베의 이상한 행동에 잠깐 당황하고는, 멀어져 가는 큐베를 향해 고맙다는 인사만 건넨다.</div> <div><br /></div> <div> “근데, 대체 뭘 준 거지?”</div> <div><br /></div> <div> 큐베가 떠넘기다시피 선물한 물건을 보며 사야카가 말한다.</div> <div><br /></div> <div> “난 모르겠네, 아무튼 먹을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가지고 있지 뭐.”</div> <div><br /></div> <div> 쿄코가 별 관심 없다는 듯, 큐베가 준 물건을 쓱 훑어보더니 주머니에 넣는다. 사야카는 쿄코가 받은 선물이 주머니에 들어가기 전에 슬쩍 보고는, 자기 것과 똑같이 생겼음을 확인한다.</div> <div><br /></div> <div> “똑같은 물건인 것 같은데? 왜 준거지? 큐베만의 기념일이라도 되나? 계약 100일? 1주년?”</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선물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말한다. 이 말을 듣고는, 쿄코가 한심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반응한다.</div> <div> </div> <div> “그럴 리가 없잖아 바보야.”</div> <div> “왜, 큐베랑 우리랑 숫자개념이 다를 수도 있는 거 아냐?” </div> <div> “몰라, 머리아파. 관심 없어. 돌아가서 간식이나 먹자. 배고프다고.”</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둘은 집에 돌아가 간식을 대충 차려 먹고 나서, 숙제를 시작한다. 사야카가 자기 숙제를 마무리하고 뒤를 돌아보니, 쿄코가 책을 펼쳐놓은 채 엎드려 자고 있다. 쓱 훑어보니, 숙제는 겨우 반쯤 끝낸 것 같다. </div> <div><br /></div> <div> ‘어쩐지 조용하더라.’</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지금 쿄코를 깨워 봐야 별 효과가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게다가 이 과목 선생님이 숙제 검사를 철저히 하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쿄코를 그냥 놔두기로 결정한다. 사야카는 얼굴에 쓸려 구겨지려 하는 책을 빼내 쿄코의 가방에 집어넣어 주고, 쿄코에게 이불을 대충 휙 던져놓은 뒤(‘어차피 차낼 건데!’), 불을 끄고 침대로 가 눕는다.</div> <div><br /></div> <div> 눈을 감기 전에, 침대 옆 작은 탁자에 올려놓았던 큐베의 선물을 무심코 손에 쥐고는 관찰해 본다. 물방울 모양의 분홍색 보석이 중심에 있고, 주변이 하얗게 도색된 철사 비슷한 소재로 장식된 브로치이다. 토모에 마미가 변신했을 때 사용하는 머리장식과 디자인이 약간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보석이 스스로 빛을 내기라도 했다면, 누군가의 소울 젬이 아닐까 의심했을 것이다.</div> <div><br /></div> <div> ‘큐베가 왜 이걸 우리한테 줬을까…… 앗!’</div> <div><br /></div> <div> 순간, 사야카는 이마 쪽에 강한 이물감을 느낀다. 신발에 돌이 들어간 느낌, 옷 속에 머리카락이 들어간 느낌. 마법소녀가 된 이후 처음 텔레파시를 사용할 때도 이랬던 것 같다. 소리가 귀를 통해 뇌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귀로 전달되는 듯한 이상한 느낌. 옷을 전부 거꾸로 입었다 해도 지금만큼 어색한 기분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div> <div><br /></div> <div> 소용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사야카는 괜히 이마를 두어 번 세게 문지른다. 이물감은 몇 초 동안 심해지다가,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대신 두 개의 단어가 뇌 속을 부유한다. ‘카나메 마도카’, 그리고 ‘원환의 섭리’.</div> <div><br /></div> <div> 퍼즐이 천 조각, 아니 수십만 조각짜리라 하더라도, 퍼즐 몇 조각을 임의로 집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서로 인접해 있는 조각들을 골라내는 작업은 매우 어렵다. 사람의 지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몇 덩어리의 지식을 꺼내오기만 하는 것은 매우 쉽다. 하지만, 그 지식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div> <div><br /></div> <div> 지금 사야카에게 떠오른 두 단어는 모두 사야카가 원래부터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을 조합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사야카는 조심스럽게, 큐베가 선물한 브로치가 알려주는 대로 퍼즐을 맞춰 본다.</div> <div><br /></div> <div> 카나메 마도카가 원환의 섭리를 만들었다…. 사야카는 다른 퍼즐조각을 여기에 끼워 맞춰 본다.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만들었는가. 미국에 갔을 때, 큐베와 계약을 했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마침, 큐베가 준 이 물건, 카나메 마도카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이 생기기도 했다.</div> <div><br /></div> <div>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말도 안 돼. 마도카는 마법소녀도 아니잖아. 억지야. 억지. 휴, 요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나?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이렇게 생각하며, 큐베가 준 브로치를 원래 있던 곳에 올려놓고는, 침대에 다시 누워 눈을 감는다. 하지만, 잠들기 직전은 사람의 망상이 가장 활발해지는 시간 중 하나이다. 방아쇠가 당겨진 이상, 잡념을 떨쳐내고 잠들기는 매우 힘들다. 사야카는 억지 추측이 얼마나 들어맞는지 계속 어림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는, 원환의 섭리를 꿈속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그것에 대해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이 원환의 섭리는 진짜 마법소녀가 아닌 이상 상상하기 매우 어려운 법칙이다. 마도카가 정말 평범한 아이라면, 이런 걸 꿈속에서 봤을 리가 없다.</div> <div><br /></div> <div> 그뿐 아니다. 마도카는 원환의 섭리를 누구보다, 심지어 마미 언니보다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저 자신의 느낌만을 근거로 해서 말이다. 마도카가 아무것도 모른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div> <div><br /></div> <div> 의심쩍은 부분은 또 있다. 큐베는 보통 자기 할 일만 하고 빠르게 사라진다. 오늘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마도카가 합류했더니, 큐베는 우리와 훨씬 오랜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내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날은 공교롭게도 마도카가 전학 온 날과 일치한다. 더 생각해 보면, 마도카는 내가 본 다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며, 이상할 정도로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인다.</div> <div><br /></div> <div> 생각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사야카에게는 마도카가 정말로 원환의 섭리를 만들었다는 확신이 생긴다. 이런 게 맹목적 믿음일까, 이 문장을, 마도카가 원환의 섭리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절규, 그것만은 확실하다는 절박한 외침이 들리는 것 같다. 그것이 틀리다고, 말도 안 된다고 말하면 그 순간 나 자신이 부서져버릴 것만 같다.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짓게 될 것만 같다.</div> <div><br /></div> <div> 이제는 이유 없이 분노가 끓어오른다. 무엇에, 왜 분노하는지도 모르는데, 그냥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데,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은데……. 감정이 요동친다. 격렬한 롤러코스터처럼, 목성의 대기처럼,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의 낙엽처럼.</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갑자기 익숙한 고음이 귀를 때린다. 알람, 그것도 두 번째 알람이다. 사야카는 ‘나도 모르는 사이 잠들었구나’ 라고 생각하고는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 갈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마음이 영 불편하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감정이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 교복을 챙겨 입으며, 무의식적으로 어제 큐베가 줬던 선물을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평소와 같이 아침밥을 먹고, 집을 나서는 순간, 쿄코가 옆에서 말을 건다.</div> <div><br /></div> <div> “사아캬, 또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축 쳐져가지고. 혹시, 또 악마니 뭐니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 하는 건 아니겠지?”</div> <div> “…응? 아, 아니야.”</div> <div> “핫! 딱 보니 맞는데 뭐. 그게 그렇게 골치 아픈 문제냐?”</div> <div> “휴…. 그래 맞아. 미안하네, 신경 쓰게 해서.”</div> <div> “사-야-카-”</div> <div><br /></div> <div> 쿄코가 사야카의 이름을 길게 늘여 부르면서, 말을 시작한다.</div> <div><br /></div> <div> “넌 조그만 생각에 너무 빠지는 면이 있어. 아무 것도 아닌데, 그냥 넘겨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한단 말이야. 그러다가 오해하고, 혼자만의 편견에 빠져 버리잖아.”</div> <div> “…”</div> <div><br /></div> <div> 쿄코가 잠시 쉬고는 말을 잇는다.</div> <div><br /></div> <div> “그렇게 혼자 생각에 빠지고 나면, 넌 항상 답을 정해 놓고 모든 일을 거기 끼워 맞추더라.  너, 나한테도 그랬잖아. 처음 한번 딱 만나고는, 네 멋대로 생각해서, 뭐? 내가 너와 마미 사이를 갈라놓으려 했다고 의심했었잖아. 나중엔 내가 너희를 도와 줘도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나 하고, 더 일찍 도왔어야 했다고나 하고. 기억 안 나?”</div> <div> “휴, 그래, 기억나. 근데 그때 네가 나쁜 짓 한건 사실이었잖아요, 악당님.”</div> <div> “윽, 어, 어쨌든! 내 말은, 마음을 좀 편하게 가지라고. 정말 네가 생각하는 악마가, 원환의 섭리같이 큰 법칙을 만들 능력도 있는 악마가 우리랑 같이 살고 있다면, 세상을 왜 이렇게 만들어 놓겠어. 아예 자기 마음에 쏙 들도록 완전히 바꿔 놓겠지. 나라면 그럴 거야. 생각만 하면 원하는 음식이 탁! 튀어나오게 말이야.”</div> <div><br /></div> <div> 결론이 뭔가 이상하다. 사야카는 쿄코를 한번 쓱 본다. 아니나 다를까, 행복한 망상에 빠져 있는 듯한 표정이다. 쿄코가 저렇게 되고 나면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 또, 사야카에게는 쿄코까지도 자신의 터무니없는 고민에 깊이 끌어들일 생각이 없다. 때문에, 사야카는 밝은 척 이렇게 대답한다. </div> <div><br /></div> <div> “휴, 역시 그렇겠지. 하하, 난 좀 바보인가 봐! 그래, 잊어버려야지. 별 일 있겠어?”</div> <div> “사야카! 쿄코!”</div> <div><br /></div> <div> 때마침 멀리서 마도카가 달려온다. 그 모습을 보며, 사야카는 평소와는 달리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듯 슬프기도 하고, 아무 물건이나 집어서 던져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나기도 하고, 다시는 갈 수 없는 고향을 회상하는 듯 그립기도 하다. 간신히 이런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억누르고는, 태연하게 인사한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 딱 맞춰 왔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평소처럼 잡담이나 하다 보면, 감정이 가라앉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수업시간에도 온통 악마, 마도카, 원환의 섭리 생각뿐이다.</div> <div><br /></div> <div> - 원환의 섭리같이 큰 법칙을 만들 능력도 있는 악마가 우리랑 같이 살고 있다면, 세상을 왜 이렇게 만들어 놓겠어. 아예 자기 마음에 쏙 들도록 완전히 바꿔 놓겠지. -</div> <div><br /></div> <div> 아침에 쿄코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정말 그럴까?</div> <div><br /></div> <div> 사회 시간이었나, 1년쯤 전에 선생님이 설명하신 적이 있다. 갑자기 반 아이들에게 모두 초콜릿을 하나씩 나눠주면서 하신 수업이라, 기억에 조금 남아 있다.</div> <div><br /></div> <div> 선생님은, ‘어느 순간 하루에 한 번 초콜릿을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받는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을 던지셨다. 조건은, 자신이 먹지 못한 남은 초콜릿을 모두 팔거나 남에게 주어야 한다는 것.</div> <div><br /></div> <div> 백만 개요, 일억 개요, 오십 삼조 개요, 장난이 반쯤 섞인 대답이 줄줄이 이어진다. 선생님은 그 중 가장 큰 수를 선택하여 설명을 시작한다.</div> <div><br /></div> <div> 53조 개의 초콜릿을 만든다면, 자기 배가 무지 커서 하루에 1조 개의 초콜릿을 먹는다고 해도 52조 개의 초콜릿을 팔아야 한다. 하루만에 52조 개의 초콜릿을 팔려면, 초콜릿 가격을 얼마로 해야 할까?</div> <div><br /></div> <div> 전 세계 인구가 60억 명이라고 한다면, 하루에 한 사람에게 거의 9천 개의 초콜릿을 팔아야 한다. 그런데, 초콜릿을 공짜로 준다고 해도, 한 번에 초콜릿 9천 개를 가져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초콜릿을 모두 내다 팔려면 ‘제발 초콜릿 가져가 주세요’라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만 한다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다. 초콜릿을 보관할 장소, 운반할 수단까지 생각하면, 초콜릿을 많이 만드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된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진다.</div> <div><br /></div> <div> 이런 비유는 악마에게도 적용할 수가 있다. 만약 악마의 힘이 너무나도 강력해서, 힘을 발휘하는 데 아무런 제한도 없다면, 악마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 애초에 그런 존재를 ‘악마’라고 할 수는 있을까? 우주 그 자체일 것인데. </div> <div><br /></div> <div> 나한테 정말로 악마를 막을 사명이 주어져 있다면, 악마에게도 ‘남은 초콜릿은 모두 내다 팔아야 한다’와 유사한 어떤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초콜릿 53조 개를 만드는 것이 좋은 선택이 아닌 것처럼, 세상을 완전히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이 악마에게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뭐, 마법소녀가 소울 젬을 정화하는 것처럼, 악마도 능력을 계속 사용하려면 그만큼을 충전해 내야 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div> <div><br /></div> <div> 악마의 목적이 뭐가 되었든, 이유 없이 원환의 섭리처럼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로 인해서, 원환의 섭리를 만드는 것이 악마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법이었다면?</div> <div><br /></div> <div> 만약 그렇다면, 원환의 섭리에 의문을 가지는 나 같은 사람을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악마에게 가장 좋을까? 가능한 한 악마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범한 방법으로 의심을 거두게 하고, 진실을 찾지 못하게 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div> <div><br /></div> <div> - 그건, 아닐 거야 사야카 - </div> <div><br /></div> <div> …마도카가 그랬던 것처럼. </div> <div><br /></div> <div> 지금까지 고민하고 추론해 낸 모든 해답들이, 마도카라는 한 인물로 집중된다.</div> <div><br /></div> <div> ‘설마 마도카가……. 쿄코의 말대로, 내 오만한 억측일지도 몰라. 하지만, 거의 한 달 째 이런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어. 억누른다고 억눌러질 생각이었으면, 이미 한참 전에 잊어버렸을 거야…….’</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이 모든 의심의 시작이었던, 첫 번째 꿈을 회상해 본다. </div> <div><br /></div> <div> - 내가 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일까. 왜 이런 기분을 느껴야만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감고 있었던 눈을 떠 보기로 결심한다. 눈앞에 어떤 끔찍한 광경이 펼쳐져 있더라도, 냉정하게 받아들일 것이라 다짐한다. 그 어떤 혹독함도, 눈을 감고 나 혼자 상상만을 하고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div> <div><br /></div> <div> ‘그래… 눈을 뜨는 거야. 확인해 보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내가 책임지면 되는 거잖아. 진실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봐야겠어.’</div> <div><br /></div> <div>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마도카에게 처음부터 ‘너 악마야?’ 라고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선은 간접적인 질문을 날리고, 대답에 의심쩍은 부분이 있나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답을 계속 애매하게 회피한다면… 그때 마도카에게 솔직히 자신의 의심을 털어놓자. 마도카가 악마라면, 어차피 마주칠 적이었으니 괜찮다. 마도카가 악마가 아니라고 해도, 이렇게 혼자서 의심만 하는 것보다는 아니라는 걸 확실히 확인하는 게 낫다. 물론 의심한 잘못은 확실하게 사과해야 하겠지만…….</div> <div><br /></div> <div> 결심이 선 사야카는, 쿄코에게 텔레파시를 전달한다.</div> <div><br /></div> <div> ‘쿄코, 오늘은 먼저 집에 가. 나 혼자 확인해볼 게 있어.’</div> <div> ‘사야카…….’</div> <div> ‘괜찮아, 별 일 없을 거니까.’</div> <div> ‘…뭐, 말린다고 그만둘 네가 아니지. 알았어. 뭘 확인하려는지 모르겠지만, 조심하기나 해. 아침에 해준 말 기억하고. 네 엄마랑 아빠한테 할 변명 생각하기는 귀찮으니까 말이야.’</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쿄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살짝 웃어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학교가 끝난 후, 사야카와 마도카는 상당히 돌아가는 길을 선택, 둘이서 비교적 한적한 고가도로를 걸어간다. 서쪽 방향으로는 거대한 공장들이 수없이 들어서 있다. 겉모습을 보면, 거대한 굴뚝,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는 굵은 파이프, 곳곳에 위치한 구형 저장탱크가 불규칙 속의 규칙을 이루고 있어서, 웅장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금방이라도 굴뚝에서 검은 매연을 뿜어져 나올 것 같고, 증기기관 특유의 우렁찬 소리를 쉴 새 없이 내뿜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조용한 공장들이다. 그래서인지, 지은 지 몇 년 지나면 형편없이 손상되어 흉물스럽기 일쑤인 공장 외벽도 의외로 잘 도색되어 있다. 물론, 태양을 등지고 있기에 실제보다 깔끔해 보일 뿐인 것인지도 모르겠다.</div> <div><br /></div> <div> 둘이 걷는 다리는, 공장지대와 도심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고가도로의 동쪽 방향으로는 유리로 된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이런 건물들을 너무 계획적으로 지어 놓으면 마치 컴퓨터의 부품과 같은 느낌을 주고, 반대로 손 가는 대로 아무렇게나 지어 놓으면 어린아이가 어질러 놓은 놀이방을 연상케 한다. 이쪽에서 보는 미타키하라 시는 후자에 가까우나, 그 안에는 최소한의 규칙성이 있어서, 똑똑한 어린아이가 자신만의 미적 감각을 가지고 배치해 놓은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수많은 유리창에 비치는 석양은 이 광경에 몽환적인 감칠맛을 더한다.</div> <div><br /></div> <div> 고가도로를 육칠 분쯤 걸었을까, 마음에 없는 이야기만 하던 사야카가 서서히 본래 목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div> <div><br /></div> <div> “…그나저나 마도카, 정말 마법소녀가 되고 싶어?”</div> <div> “글쎄… 아직도 잘 모르겠어. 되고 싶기도 하지만, 마법소녀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기도 하고, 괜히 마법소녀가 됐다가 사야카나 쿄코한테 민폐만 끼칠 것도 같고…”</div> <div> “될 생각이 없는 건 아니네?”</div> <div> “응, 분명히 멋있는 것 같고,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것도 너무 좋은 일이잖아”</div> <div><br /></div> <div> 전형적이고 착한 대답. 마도카의 평소 행실에 비추어 보면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대답이다. 하지만, 사야카는 이왕 시작한 김에, 이런 애매한 대답만으로는 의심을 거두지 말아보겠다고 다짐한다.</div> <div><br /></div> <div> “그때, 우릴 따라올 생각은 왜 한 거야?”</div> <div> “응? 아, 그때는 그냥… 솔직히 잘 모르겠어. 그냥, 따라가야 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왜, 가끔 그럴 때 있잖아. 누가 부르는 것 같고, 꼭 가 봐야 할 것 같고…”</div> <div> “흐응, 원환의 섭리 얘기할 때도 그런 느낌을 받은 거야?”</div> <div> “음… 약간 달랐던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랬던 것 같아.”</div> <div><br /></div> <div> 예상했던 대로, 마도카는 정작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느낌이 그랬다’면서 정확한 대답을 회피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추궁을 할 수가 없다. 마도카는 언제 물어도 이런 식으로 똑같이 대답했으니까. 어떤 질문을 해야 진실로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사야카는 마도카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야? 타츠야는 별 일 없고? 따위의 의미도 맥락도 없는 질문을 끼워 넣으며 시간을 번다.</div> <div><br /></div> <div> 고가도로 옆 계단을 이용해 아래로 내려와, 고가도로 밑 길을 통해 각자의 집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니기에, 정비 상태가 조금 불량하다. 고가도로 밑을 통과하는 상수도 파이프에서 군데군데 물이 새어나오기도 한다. 고가도로 기둥에도 이가 빠진 부분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고가도로 위를 지나는 자동차 소리,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저 멀리 공장에서 실려 오는 들릴락 말락 하는 낮은 진동. 아직도 마땅한 질문을 떠올리지 못하는 사야카는 이런 소리들이 자신을 재촉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div> <div><br /></div> <div> “…저, 사야카?”</div> <div> “응?”</div> <div><br /></div> <div> 의미 없는 질문도 바닥을 드러내, 사야카의 말이 끊기자 이번에는 마도카가 입을 연다.</div> <div><br /></div> <div> “오늘, 사야카가 좀 무서운 것 같아. 이런 말 하기는 미안하지만… 혹시 나한테 숨기는 거라도 있는 거야?”</div> <div> “…마도카”</div> <div> “나한테 상처가 되는 말이라도 괜찮아. 사야카가 지금처럼 답답해하는 거,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는걸. 말해줘. 우린 친구잖아.”</div> <div><br /></div> <div> 마도카는 이렇게 말하고는 부끄럽다는 듯, 에헷, 하고 살짝 웃는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 넌 왜 이렇게 상냥한 거야?”</div> <div> “응?”</div> <div><br /></div> <div>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일이다. 사야카는 자신의 결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div> <div> “…”</div> <div><br /></div> <div> 어조의 변화를 느꼈는지, 이번에 마도카는 말없이 사야카를 쳐다보기만 한다.</div> <div><br /></div> <div> “솔직히 말할게……. 나는, 마도카 네가 악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div> <div> “사야카, 그게 무슨…”</div> <div> “다시 확실히 말할게. 네가 전학 온 날부터, 나는 계속 이상한 꿈에 시달렸어. 이 세상을 뒤흔드는 악마가 있는데, 그 악마를 찾아낼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계속 생각했어. 악마가 무슨 짓을 했을까, 악마가 과연 누굴까. 원환의 섭리를 의심했지.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법칙이고, 우리에게 불행만 가져다주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너는, 느낌이 그렇다면서, 원환의 섭리가 절대 나쁠 리 없다고 말했어. 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 사실, 나도 느낌만 가지고 말하고 있었던 거니까. 하지만, 우연히 알게 됐어. 마도카 네가, 원환의 섭리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게 무엇을 의미할까? 마도카.”</div> <div> “잠깐 기다려 봐 사야카, 나 무서워!”</div> <div> “대답해 줘, 마도카. 네가 원환의 섭리를 만들지 않았다고, 나한테 분명히 말할 수 있어?”</div> <div>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그런 걸 만들었을…….”</div> <div><br /></div> <div> 마도카는 갑자기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아서 말을 마치지 못한다. 그런 기분은 마도카의 얼굴에 그대로 비친다. 사야카가 이것을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 ‘마도카가 거짓말을 하고 있어’, 사야카는 생각한다.</div> <div><br /></div> <div> “아무래도, 내가 직접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 마도카.”</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반지를 소울 젬으로 변형시켜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격렬한 심장박동에 손이 떨리며, 그 위에 놓인 소울 젬 역시 살짝 흔들린다. 소울 젬과 손바닥이 서로를 스치며 느껴지는 미묘한 경련이 마지막으로 내 결심을 확인하는 듯하다. 정말로 이 선택에 후회하지 않겠느냐고. ‘후회하지 않을 거야’ 라 강하게 다짐하면서, 사야카는 마법소녀로 변신한다. 후회하지 않을 거라 했는데도, 두려움이 남는지, 마도카와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div> <div> </div> <div> “사, 사야카? 왜 갑자기…”</div> <div> “……”</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변신을 한 상태로, 마도카에게 천천히 접근한다. 마도카가 악마라면, 분명히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가 악마임이 백 퍼센트 확인되기 전까지, 마도카를 진짜로 해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마도카의 본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 마도카에게 위협을 줄 필요는 있다. 사야카는 조심스럽게 칼을 만들어 낸다. 마도카의 표정에 겁을 먹었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div> <div><br /></div> <div> 여기에서 그만둘까도 싶다. 사람을 늪에 완전히 빠뜨리는 것은, 언제나 마지막 한 걸음이다. 구름이 매일 두 배로 불어난다 해도, 마지막 날 하루 전에는 절반의 하늘이 개어 있다. 피아니스트가 연주 중간에 낸 미스 터치는 대부분의 사람이 못 듣고 지나치지만, 곡의 마지막 음을 잘못 연주한다면 모든 사람이 그 실수를 기억할 것이다. 혹시 나는, 소 한 마리가 죽었다고 슬퍼하다가, 다른 한 마리 소마저 죽게 내버려두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div> <div><br /></div> <div> 아니다. 자신감을 가지자. 이왕 시작한 것 확실히 못을 박아두자. 한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앗.”</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깜짝 놀란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도카와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 무슨 일인지 생각을 채 시작하기도 전에, 사야카의 시야에 제삼의 인물이 들어온다. 마법소녀 복장을 한 아케미 호무라다.</div> <div><br /></div> <div> “…아케미 호무라?”</div> <div> “호… 호무라?”</div> <div><br /></div> <div> 호무라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한번 쓸어 넘기고는, 사야카를 차갑게 노려본다.</div> <div><br /></div> <div> “미키 사야카…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어?”</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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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28 22:42:44  222.100.***.164  에바초호기  245495
    [2] 2014/01/28 22:44:49  175.193.***.189  NeonTree  177971
    [3] 2014/01/28 22:49:32  182.210.***.138  츄잉와플  142867
    [4] 2014/01/29 00:49:24  220.117.***.206  sunset  219221
    [5] 2014/02/21 22:44:55  118.221.***.209  evoD◀ㆍ)  32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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