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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tion_179897
    작성자 : 마Maマ
    추천 : 5
    조회수 : 862
    IP : 183.101.***.54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01/24 22:58:26
    http://todayhumor.com/?animation_179897 모바일
    [반역 팬픽, 브금] 제3장. 꿈에서 겪어본 듯한 기분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iframe width="560" height="100" src="//www.youtube.com/embed/79gzdskOGu4"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iframe></div>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GM : Daniel Barenboim 연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 13 No. 8 "비창" 1악장</div> <div style="text-align: center">Daniel Barenboim, Beethoven Piano Sonata Op. 13 No. 8 "Pathetique" I</div> <div><br /></div></div> <div><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반역의 이야기’ 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b><font color="#ff0000">스포일러에 주의!</font></b></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12장+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1쿨짜리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면 어떤 내용이 될까?” 라 생각하면서 썼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에필로그를 제외한 각 장은 대략 200자 원고지 75매~100매 사이의 분량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일본식 표현은 가능한 한 순화하였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예 : 마미상 -> 마미 언니, 사야카짱 -> 사야카)</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성을 부르는 경우, 이름을 부르는 경우, 자신을 3인칭으로 부르는 것 등은 원칙적으로 원작의 규칙을 따랐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예 : “미키 사야카, 너는~”, “마도카, 아케미하고는 만나 봤어?”, “나기사는 치즈가~”)</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원칙적으로 주 2회, 화요일과 금요일, 21시~24시 사이에 연재합니다.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제 관심병이 도지면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말에 합본으로 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샤프트식/이누카레식 연출의 느낌을 글로 옮겨보려고 최대한 노력하였습니다만, 능력 부족은 어쩔 수가 없네요.</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 너무 많은 흑역사가 한 닉네임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와 다른 닉네임을 씁니다.</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b>제 3 장. 꿈에서 겪어본 듯한 기분</b></div> <div> </div> <div><br /></div> <div> 또 비슷한 꿈이다.</div> <div><br /></div> <div> 꿈 내용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깬 시간이 많이 앞당겨졌다. 한쪽 눈꺼풀을 절반 정도 들어 올려 시계를 확인하니, 첫 알람이 울리기 40분 전이다. 거의 한 달 째, 비슷한 내용의 꿈을 3~4일에 한번 꼴로 꾸다 보니, 자꾸 ‘악마’라는 단어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주변의 모든 현상이 악마에 의해 조작되어 나타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이 세계가 거짓된 것처럼 느껴진다. </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순간 정신병원에 가 봐야 하는 게 아닌지 고민한다. 하지만, 마법소녀도 있는 마당에 악마가 있어도 크게 이상하진 않을 것도 같다. 거기다가, 악마가 마법소녀와 관련 있는 존재라면 정신병원에 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사야카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알람이 울릴 때까지 헛된 망상에 몸을 맡기기로 한다.</div> <div><br /></div> <div>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그래, ‘악마’가 대체 어떤 존재인지부터 생각을 해 보자.</div> <div><br /></div> <div> ‘악마? 악마에도 여러 종류가 있잖아. 인간을 타락시키는 악마, 거짓을 흩뿌리는 악마, 세계를 파괴하는 악마. 이 중에서, 나를 괴롭히는 악마가 세계를 파괴하는 악마는 아니야. 만약 그렇다면, 이미 세계는 파괴되고 있어야겠지. 그럼 나머지 둘 중 하나인데… 어디보자, 인간을 타락시키는 건 어떻게 보면 거짓을 흩뿌린 결과가 되니까, 악마는 결국 거짓을 흘리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네?’</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몇 가지 다른 종류의 악마를 더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 외에는 딱히 그럴듯한 가설이 성립되는 유형을 떠올릴 수 없다.</div> <div><br /></div> <div> ‘좋아. 이 세상에 악마가 존재한다면, 이 세상에 거짓된 무언가가 있을 거야. 그럼, 거짓된 건 어떻게 찾지?’</div> <div><br /></div> <div> 며칠 전, 갑작스런 마수 퇴치 때문에 마도카에게 변명했던 일이 떠오른다. 마미 언니와 말이 안 맞아서 고생할 뻔 했었지.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 때 사야카도, 마미도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진실을 숨겼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도카가 의심하려 했다면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처음에 마도카에게 거짓말을 했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면, 우리 엄마가 아프다는 식으로? 들키는 건 시간문제였겠지.</div> <div><br /></div> <div> ‘그래 맞아. 악마가 거짓된 존재라면, 그걸 찾는 건 시간문제야. 그냥 이 세상에서 앞뒤가 안 맞는 게 뭔지 찾기만 하면 되니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평소 무언가에 속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경험을 떠올려 본다. 쿄코와 주사위 게임을 할 때, 2만 나오지 말라, 2만 나오지 말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2가 나왔던 경험. 시험에서 다섯 문제를 찍었는데 그 중 하나도 맞지 않았던 경험. 만약 악마가 나를 골려주기 위해 이런 짓을 했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div> <div><br /></div> <div> ‘헤, 잠깐 유치한 생각을 했네. 에, 근데 잠깐만.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서 제일 이상한 건 건 마법소녀잖아? 그럼 뭐야, 우리가 악마인가? 결말이 뭐 이래!’</div> <div><br /></div> <div> ‘거짓된 것’에 관한 생각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골목의 다른 쪽 끝에서 다른 생각이 기어 나온다.</div> <div><br /></div> <div> ‘그러고 보니 마법소녀…. 정말 좋은 걸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며칠 전, 마도카의 장래희망 발표를 듣고 했던 생각을 되새겨 본다. 마법소녀들의 수명은 20살을 넘기 힘들다. 그 이전에 어떤 이유로든 힘을 다해 ‘원환의 이치’에 이끌려 사라지거나, 소울 젬이 깨져 사망하게 된다. 소울 젬을 잘 관리하여 30살 전후까지 활동하더라도, 그때부터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장애물이 많아져 일반인으로서의 생활과 마법소녀로서의 생활을 도저히 병행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div> <div><br /></div> <div> ‘벌써 마미 언니는 고입시험이랑 마법소녀 생활을 같이 하기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가 크면 그런 상황이 나아질까? 대학은 어쩌고? 나중에 직장을 가지면? 결혼은?’</div> <div><br /></div> <div> 죽은 마법소녀를 보고 침울하던 쿄코, 마도카의 가족을 보고 슬퍼했던 마미, 혼자 남겨두면 이유 없이 침울해지는 나기사의 얼굴이 차례로 떠오른다. 그런 슬픔이 오래 가는 것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길어야 하루면 즐거운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낫는다고 하여 칼에 베이는 일이 유쾌해지는 것은 아니다.</div> <div><br /></div> <div> 마수와 싸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왜 마법소녀들은 다른 이유로 또 슬퍼져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기대했던 마법소녀의 모습이 이런 것이었던가? 사야카는 조용히, 전에 가지고 있었던 마법소녀의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div> <div><br /></div> <div> ‘만화에서 보던 마법소녀…. 정의를 위해 악당들과 싸우며 성장하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와 사랑을 주는 소녀들. 그래, 소원도 소원이지만, 나는 그런 걸 동경해서 마법소녀가 됐었지. 쿄코 녀석도 그랬다고 말했고. 마미 언니도 아마, 그런 마음이 있었으니까 지금 이렇게 행동하는 거겠지. 나기사는… 치즈 생각밖에 없는 것 같지만, 걘 아직 어리니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치즈를 앞에 두고 침을 흘리던 나기사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번 미소를 짓고는, 다시 하던 생각을 계속한다. </div> <div><br /></div> <div> ‘그러고 보니, 그 마법소녀들도 싸우다 죽는 경우가 있긴 하네. 기억난다. 마법소녀 만화 보고 있는데, 주인공 친구가 갑자기 괴물과 싸우다 죽어서 엄마가 이런 거 보지 말라 하신 적이 있었지. 휴, 원래부터 마법소녀가 그렇게 밝기만 한 건 아니었구나.’</div> <div><br /></div> <div> 하지만 이렇게 결론을 내리자니 영 찝찝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들은 만화에 나오는 마법소녀보다 더 가혹한 운명을 짊어진 것 같다.</div> <div><br /></div> <div> ‘…맞아. 싸우다 죽는 마법소녀는 있지만, 우리처럼 마력을 다 썼다고 해서, 아니면 적하고 꾸준히 싸우지 않았다고 해서 사라져버리는 마법소녀는 없어. 만화에 나오는 아이들한테는, 미래가 있어. 그 아이들이 크면, 마법소녀는 추억이 되겠지. 마법소녀 활동을 하지 않고도 평범하게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기분이 들어’</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마도카가 전학 오던 날 아침, 엄마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div> <div><br /></div> <div> - 너희들이 그렇게 씩씩하게 장난치는 걸 보니 정말 다행이구나. -</div> <div><br /></div> <div> ‘만약 엄마한테 내가 마법소녀라고 말하고, 내가 어떤 운명을 짊어졌는지를 설명하면, 엄마는 뭐라고 말할까? 내가 20살이 되면 죽는 불치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것과 조금이라도 다를까? 난 지금도 내 선택에 후회하지 않아. 하지만 엄마는? 아빠는?’</div> <div><br /></div> <div> 자신들이 지불한 대가가 필요 이상으로 크다는 생각이 부풀어 간다.</div> <div><br /></div> <div> ‘무엇이 우리에게서 이렇게 많은 걸 빼앗아갔을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마법소녀가 된 것 자체가 자신의 미래를 훔쳐간 것 같지는 않다. 분명히 자신은 불가능한 소원을 이루었고, 또 마법소녀의 힘을 얻음으로써 많은 사람을 구하기도 했으며, 정의를 추구할 힘을 얻었으니까. 문제의 핵심은, 마법소녀가 사실상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점에 있다.</div> <div><br /></div> <div> ‘원환의 섭리…’</div> <div><br /></div> <div> 상상해 본다. 원환의 섭리가 존재하지 않아서, 마수를 오랫동안 처치하지 않아도, 실수로 마력을 모두 써 버려도 마법소녀가 사라지지 않는 세상을. 그랬다면, 외동딸이 어느 순간 행방불명되어, 엄마와 아빠가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겪는 일도 없을 것이다. 마미 언니도 지금보다는 덜 슬퍼할 것이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자신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진짜 가족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거니까. 쿄코도, 나기사도, 마찬가지겠지. 사야카 자신이 마도카의 장래희망 발표를 들으며 불편해 할 이유도 없다. 지금은 마법소녀지만, 나중에 커서 경찰이 될 수도 있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법을 다루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자니, 원환의 섭리가 좋은 현상이라는 믿음이 조금씩 사라져 간다.</div> <div><br /></div> <div> ‘혹시, 악마가 원환의 섭리를 만든 건 아닐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급진적인 발상을 떠올렸다가, 곧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div> <div><br /></div> <div> ‘에이, 말도 안 돼. 나한테 나쁜 거라고 해서 악마 짓이라고 할 수는 없지. 그렇게 따지면, 도둑한테는 법이 악마게? 거기다, 마미 언니가 원환의 섭리는 우리가 세상에 저주를 낳기 전에 데려가는 것이라고 했어. 무슨 놈의 악마가 세상에 저주가 퍼지는 걸 싫어하겠어? 원환의 섭리가 악마 짓이라면,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이 있어야지!’</div> <div><br /></div> <div> 생각을 완전히 접으려는 순간, 카자미노 시 마법소녀의 깨진 소울 젬이 사야카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원환의 이치에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div> <div><br /></div> <div> ‘마법소녀가 힘을 다하면, 소울 젬은 물론 시체도 함께 사라져. 그런데, 소울 젬이 깨져서 죽으면 이 세상에 시체가 남아 있어. 생각해 보니 이상한 건 더 많아. 만약 우리가 사라지는 게 정말로 세상에 저주를 퍼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면, 마수는 왜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거지?’</div> <div><br /></div> <div> 머릿속이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져 갈 무렵, 어느새 40분이 지나 첫 알람이 울린다. </div> <div><br /></div> <div> ‘어 벌써…’</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생각을 급하게 마무리하고, 다음 마수 퇴치 이후, 마미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기로 결심한다. 마미는 자신보다 원환의 이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을 테니, 이 어처구니없는 고민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쿄코와 나기사는 발상이 독특하고 참신한 면이 있으니 의외로 그 녀석들이 속 시원한 해결책을 꺼내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학교가 끝나고, 쿄코와 사야카는 마도카와 같이 집으로 돌아간다. 둘은 예상치 못하게 마수와 싸우게 된 날 이후로, 웬만하면 마도카와 미리 약속을 잡지 않는다. 학교가 끝나고도 마수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우에만 근처 음식점에 들어가 짧게 수다를 떨거나, 액세서리점 같은 곳에 한두 군데 들를 뿐이다. </div> <div><br /></div> <div> 오늘은 감이 좋지 않다. 아무래도 잠깐 여유를 부리는 것도 허용되지 않을 것 같다. 사야카와 쿄코가 사거리에서 마도카와 바로 헤어지려는데, 때마침 토모에 마미가 텔레파시로 생각을 전달해 온다.</div> <div><br /></div> <div> ‘얘들아, 느낌이 이상해. 마수가 많이 나타날 것 같아. 괜찮다면 조사를 좀 부탁해도 될까?’</div> <div> ‘핫! 어쩐지 그럴 것 같더라고. 저 백화점 근처인 것 같아. 마침 근처에 있으니, 곧장 가 볼게’</div> <div><br /></div> <div> 쿄코가 의기양양하게 답한다.</div> <div><br /></div> <div> ‘고마워. 끝나는 대로, 나기사를 데리고 합류할게. 10분 내로 도착할 거야. 먼저 수고해 줘.’</div> <div> ‘맡겨 주세요!’</div> <div> ‘걱정 말고 있으라고!’</div> <div><br /></div> <div> 둘은 이렇게 답하고는, 사거리에 이르러 마도카와 작별인사를 하고 높은 백화점 건물을 향해 이동한다. 마미와 쿄코와는 달리, 사야카는 대량의 마수가 등장할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마수가 언제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div> <div><br /></div> <div> 사람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 마수가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백화점 근처에서 마수의 기운이 감지되는 경우, 마수는 대개 내부공사 중인 곳, 사용빈도가 적은 지하주차장이나 창고, 또는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옥상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마수도 백화점 뒤편 물류창고 쪽에서 나타날 것 같다. 창고 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쓰여 있지만, 마수가 얽힌 이상 마법소녀는 의문의 여지없는 ‘관계자’이다.</div> <div><br /></div> <div> 물류창고 안은 생각보다 휑하다. 새로운 물품이 들어오기 직전인 모양이다. 직원 전용 창고라서 그런지, 미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벽지도, 바닥재도 없고, 콘크리트에 금이 간 부분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천장에는 값싼 형광등 몇 개가 달려 있을 뿐이다. 그 중 몇 개는 수명이 거의 다 되어 사납게 깜박인다.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불규칙하게 달린 환풍기는 주기적으로 딱딱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팬을 고정하는 부분이 헐거워진 모양이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전선들은 물건을 옮기는 데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정돈되어 있다. </div> <div><br /></div> <div> “하, 백화점 창고라 해서 기대했더니, 별 거 없네.”</div> <div> “쿄코, 물건 또 훔치면 집에서 내쫓아버린다고 했지?”</div> <div> “훔칠 거라는 얘긴 안 했거든?”</div> <div> “아, 그러셔요?”</div> <div> “장난칠 시간에 마수나 찾아 해치우자고. 빨리 끝내면 좋잖아?”</div> <div><br /></div> <div> 쿄코는 자기가 불리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자 일찌감치 장난을 끊는다. 사야카도 마수를 앞에 두고 굳이 여유를 부릴 생각은 없다. 긴장을 푼 모습을 마미에게 들켰다간 혼만 날 테니까.</div> <div><br /></div> <div> 둘은 소울 젬(마수 탐지기능을 겸한다)을 꺼내들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창고 입구에서 몇 걸음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소울 젬이 격렬하게 반응한다. 마수가 있다는 신호다. 사야카와 쿄코는 곧장 변신을 하고는, 마수의 모습을 드러나게 만든다.</div> <div><br /></div> <div> “마미가 없으니까 쓸데없이 폼 안 잡아도 돼서 좋네!”</div> <div> “너, 그 말 꼭 마미 언니 앞에서 해라.”</div> <div> “…뭐! 어쨌든, 마미도 이번엔 실수했잖아. 어딜 봐서 마수가 많이 나타난다는 거야? 고작 셋 밖에 없는데.”</div> <div> “그 말에 ‘어쩐지 그럴 것 같다’고 동조한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데…”</div> <div><br /></div> <div> 둘은 농담 섞인 대화를 주고받은 뒤, 곧장 마수 퇴치에 돌입한다. 마미와 나기사가 곧 도착한다고 했지만, 둘이 싸워 손해 없이 이길 수 있는데도 지원군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사야카와 쿄코는 속공으로 마수를 처치한다.</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칼을 마수의 주변으로 던져 이동범위를 제한해 놓고는, 빠르게 달려들어 마수 하나를 소멸시키는 데 성공한다. 쿄코는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척 하다가, 유연한 창을 활용해 신속하게 뒤쪽으로 넘어가 후면을 공격하여 다른 하나를 손쉽게 무력화한다. 남은 마수 하나는 둘의 협공으로 무난하게 마무리한다. 삼 분도 걸리지 않아 전투가 종료된다. 사야카가 어깨를 들썩이며 ‘간단하네’ 라는 몸짓을 취하려는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div> <div><br /></div> <div> “너희들, 내가 그렇게 주의를 줬는데… 결국 이런 실수를 하는구나.”</div> <div> “나기사! 실망했어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막연하게, 마미가 ‘변신 포즈와 승리 포즈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어설픈 변명을 시도한다.</div> <div><br /></div> <div> “네? 아, 그게… 뭐라고 할까, 좀… 빨리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div> <div> “저기, 사야카. 그게 아닌 것 같은데.”</div> <div><br /></div> <div> 쿄코가 팔꿈치로 사야카를 툭 치고는, 마미와 나기사 옆을 가리킨다. 항상 그렇듯, 그리프 큐브를 회수하기 위해 나타난 큐베와… 아뿔싸, 있어서는 안 될 인물이 있다. 카나메 마도카. 당황하는 사야카를 보자, 마도카는 오히려 자기가 미안해하면서 어쩔 줄을 모른다.</div> <div><br /></div> <div> “미…미안해 사야카. 그냥, 너희들이 평소랑 다른 길로 가길래, 궁금해져서 그만… 따라와 봤어. 그게, 음… 미안…”</div> <div> “따라오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르고 활동하다니. 친구라서 다행이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어떡할 뻔 했니?”</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먼저 사과를 시작한다.</div> <div><br /></div> <div> “죄송해요 마미 언니, 요즘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다보니…”</div> <div> “휴, 우리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을 하고 있어.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해서 실수가 용서되는 건 아니야. 어떤 방법을 써서든, 마수와 싸우기 전에는 생각을 털어버렸어야지. 컨디션을 항상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도 실력이라고 여러 번 말해주지 않았니? 재능과 잠재력으로만 승부하려 해서는 안 돼.”</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윽, 괜히 쓸데없는 말을 덧붙였다’고 생각한다. 마미가 틀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마도카 앞에서 이렇게 혼이 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자니 영 부끄럽다. 마법소녀인 걸 들킨 것만으로도 충분히 창피한데…….</div> <div><br /></div> <div> “사쿠라 너도. 실력이 있고 경험이 많다고 이런 실수가 용납되는 건 아니야. 방심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니.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고 조심하도록 해. 알겠어?”</div> <div> “…응, 미안. 할 말이 없네. 조심할게.”</div> <div><br /></div> <div> 쿄코는 사야카를 보면서 그새 ‘말이 길면 더 혼난다!’ 는 중요한 교훈을 얻고는, 짧고 강하게 사과한다. 물론, ‘일단 이 상황을 모면하고 보자!’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마미가 곧바로 눈치를 챘을 것이다. 둘의 반성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마미는 곧바로 화를 거둔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정확히 필요한 만큼만 훈계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마미의 이런 모습에는, 나기사와 지냈던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div> <div><br /></div> <div> “그래서, 미키는 무엇 때문에 생각이 복잡한 거니?”</div> <div><br /></div> <div> 마미는 꾸중을 하는 중에도 사야카에게 고민이 있다는 걸 알아챘던 모양이다.   </div> <div><br /></div> <div> “그게, 우리 마법소녀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본질에 관한 건데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막상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니 조금 부끄러워 말을 흐린다.</div> <div><br /></div> <div> “으음, 어려운 주제구나.”</div> <div> “네… 그래서 모두가 모였을 때 한번 얘기해보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어요.”</div> <div> “그렇구나. 이런 자리에서 얘기하긴 그렇고…”</div> <div> </div> <div> 마미가 주변을 스윽 둘러보더니, 잠깐 생각에 빠진다. </div> <div><br /></div> <div> “흐응. 차라리 잘 된 것 같네. 이렇게 된 이상, 카나메도 설명을 들어야 할 테니 말이야. 우리 집으로 갈까? 요즘 너무 자주 가서 질렸으면, 근처 음식점으로 가도 되고.”</div> <div> “핫, 마미가 해 주는 음식이 질릴 리가 있겠어? 게다가, 내 돈 내고 음식 먹는 건 적성에 안 맞아. 마미 집으로 가자고”</div> <div> “에헷, 저도 마미 언니 음식, 얘기만 들어서 얼마나 맛있는지 궁금했어요. 실례해도 될까요?”</div> <div><br /></div> <div> 쿄코가 제안을 가장 반갑게 받아들인다. 혼났다는 사실을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 쿄코의 반응을 보고, 그때까지도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마도카가 나름 용기를 내어 찬성한다. 사야카와 나기사에게도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 마미가 가볍게 웃으며 말한다.</div> <div><br /></div> <div> “그럼, 결정됐네. 설명에 필요할 것 같으니, 그리프 큐브도 집으로 가져가도록 하자. 그래도 될까 큐베?”</div> <div><br /></div> <div> 큐베는 큐, 하고 자신만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어떻게 보면 기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녀석도 나름 외로움을 타고 있었던 것일까.</div> <div><br /></div> <div> 마미의 집에 처음 방문하는 마도카는, 들어서자마자 참 아름다운 방이라는 생각을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도카는, 어른 없이 학생 둘(마미와 나기사)이 사는 방이 잘 꾸며져 있을 거라는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런 믿음을 배신하듯, 마미의 방은 정말 훌륭하게 꾸며져 있다. 각종 가구와 장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으면서도 어지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조금씩 비어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런 곳들은 오히려 여운을 줌으로써 방의 품격을 훨씬 높이고 있다. 바닥이나 장식장의 청소 상태가 매우 양호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음식을 자주 해 먹음에도 불구하고 부엌은 밀린 설거지거리 하나 없이 깨끗하다. 다소 특이한 디자인의 투명한 삼각 탁자도 방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확 트인 창을 통해 보이는 일몰이 용의 그림에 눈동자를 찍는다. 마도카는 음식 맛을 확인하지 않고도, 왜 친구들이 마미의 집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div> <div><br /></div> <div> 조금 후, 마미가 내 온 과자 맛을 확인하자, 마도카는 반대로 이 정도 맛이라면 집이 아무리 허름하더라도 매일같이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아빠의 음식 솜씨도 훌륭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어른이라서 그런지)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아빠가 달콤한 케이크나 과자를 만들어 주는 일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호박 파이, 메론 아이스크림, 치즈케이크, 밀크티, 마도카는 각각의 음식을 맛볼 때마다, “마미 언니, 정말 맛있어요!”라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div> <div><br /></div> <div> 큐베도 음식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인지, 마법소녀들이 조금씩 나눠 주는 마미의 음식을 행복한 얼굴로 받아먹고 있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평소에 일부러라도 데려올 걸,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이다.</div> <div><br /></div> <div> “그렇지, 더 늦기 전에, 하려고 했던 말을 해야겠지?”</div> <div><br /></div> <div> 마도카가 한창 마미의 과자 맛에 감탄하고 있을 무렵, 마미가 말을 꺼낸다. 마도카와 사야카가 자세를 고쳐 앉는다. 이어질 말에 관심이 없는 쿄코와 나기사는 여전히 음식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큐베는 잘 먹었다는 듯, 누워서 눈을 감은 상태로 귀만 두어 번 쫑긋한다.</div> <div><br /></div> <div>“일단 마도카가 있으니, 기본적인 것부터 설명할게. 미키는 다 알고 있겠지만, 혹시 모르잖니.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다른 생각이 떠오를지.”</div> <div><br /></div> <div> 마미는 이렇게 운을 떼고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마법소녀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다. 마법소녀가 되는 대신, 큐베가 소원을 한 가지 이루어준다. 마수와 싸울 수 있도록, 영혼이 소울 젬으로 이동한다. 마수는 세상의 부정적인 감정과 저주가 모여 만들어진 것으로, 마법소녀가 제거하지 않으면 세상에 큰 피해를 입힌다. 마수가 떨어뜨리는 그리프 큐브를 사용하여 소울 젬을 정화할 수 있고, 정화해야만 한다. 마도카에게는 모든 내용이 새롭고 신기하지만, 사야카에게는 이미 아는 내용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라 지루하다. 새로운 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희미해진다.</div> <div><br /></div> <div> “그런데요, 마미 언니”</div> <div><br /></div> <div> 마미가 ‘마법소녀가 힘을 다하면, 세상에 저주를 낳기 전에 원환의 섭리에 인도된다’는 설명을 끝낸 직후, 사야카가 더 기다리기 어렵다는 듯 말을 꺼낸다.</div> <div><br /></div> <div> “응? 왜 그러니?”</div> <div> “사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원환의 섭리가, 뭔가 나쁜 게 아닐까. 저, 생각해 보세요. 원환의 섭리가 없다면, 마력을 다 쓰더라도 우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우리가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div> <div><br /></div> <div> 사야카가 잠시 말을 멈추자, 마미가 대답한다.</div> <div><br /></div> <div> “그렇지 않아 미키. 말해 줬잖니. 원환의 섭리가 없다면, 우리는 힘을 다하면서 세상에 저주를 낳게 돼버려. 그렇게 되지 않…”</div> <div><br /></div> <div> 마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야카가 끼어든다.</div> <div><br /></div> <div> “그게 속임수라면 어떻게 되는 거죠?”</div> <div> </div> <div> 사야카의 목소리가 꽤 컸는지, 쿄코와 나기사가 돌아본다. 마도카와 마미도 조금 놀란 것 같다. 큐베도 귀를 두어 번 세웠다 눕힌다. ‘아 내가 이유 없이 흥분했구나’ 라고 생각한 사야카는, 목소리를 조금 낮춰 말을 계속한다.</div> <div><br /></div> <div> “그러니까… 생각해 보세요. 만약 원환의 이치가 저주를 없애기 위한 거라면, 마수는 왜 있는 거죠? 마수도, 세상의 저주에서 태어난다면서요. 원환의 이치가 정말로 저주를 막는다면, 마수도 없어야 하는 거잖아요? 거기다가, 원환의 이치만 없다면, 힘을 다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우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나중에 커서 직업도 가지고, 결혼도 하고, 가족을 만들 수도 있다고요.”</div> <div> “미키…”</div> <div> “저보고 미쳤다고 하시겠지만… 만약 이 세상에 악마가 있어서,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서, 우리 미래를 빼앗아가기 위해서 원환의 이치를 만들고, 그게 나쁜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하게, ‘그건 저주를 막기 위한 거야’라고 속임수를 쓰고 있는 거라면 어떡하죠? 지금까지 모든 마법소녀가, 그런 말에 속아 왔다면요?”</div> <div><br /></div> <div> 네 마법소녀 중 누구도 원환의 이치가 왜 만들어졌는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마법소녀라는 토모에 마미도, 사야카의 이러한 질문에 섣불리 답을 해 주지 못한다. 모두가 입을 자신 있게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침묵을 깬 인물은 의외로 마도카였다.</div> <div><br /></div> <div> “그건, 아닐 거야 사야카.”</div> <div> “마도카?”</div> <div> “아니… 사실 난 잘 몰라. 사야카가 마법소녀란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고, 정말 내 주변에 마법소녀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하지만, 그냥 느낌이 그래. 마미 언니가 말한 원환의 이치는, 결코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마법소녀를, 이유 없이 괴롭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div> <div> “마도카…”</div> <div><br /></div> <div> 생각해 보니, 마도카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가 마법소녀를 괴롭혀서 얻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만약 사야카가 상상하는 악마가 ‘괴롭히는 것’만으로 쾌감을 느끼는 변태적인 녀석이라면, 굳이 마법소녀만을 괴롭힐 필요가 없다. 백 걸음을 양보해서, 악마가 정말 독특한 취향을 가진 존재, 다시 말해 마법소녀를 괴롭혀야만 직성이 풀리는 존재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냥 괴롭히면 될 것이지, 굳이 원환의 이치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사야카가 혼자서 이런 식으로 수긍하고 있자니, 마도카가 말을 덧붙인다.</div> <div><br /></div> <div> “그리고, 혹시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마미 언니 말대로, 원환의 이치가 없다면, 마법소녀가 정말 세상에 저주를 낳게 되는 거야. 마법소녀가 마수가 돼 버린다던가…. 그런 슬픈 일을 막기 위해서, 누군가가 원환의 이치를 만든 걸 수도 있잖아?”</div> <div> “흐응, 그럴 수도 있겠네. 카나메는 평소에도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 거니?”</div> <div><br /></div> <div> 마미가 신기하다는 듯 마도카에게 질문한다.</div> <div><br /></div> <div> “에헤헤, 아니요, 그렇지는 않은데…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냥 이게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 그럴 때가 있잖아요. 꿈에서 겪어본 듯한 기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기분…….”</div> <div> “뭐, 아무렴 어때. 나도 마도카랑 같은 생각이야. 내가 악마라고 해도, 누가 먹을 거라도 주는 게 아니면 그런 머리 아픈 짓은 안 해”</div> <div> “나기사는 치즈요!”</div> <div><br /></div> <div> 사야카는 역시, 꿈 때문에 자기 신경이 날카로워졌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꿈을 자주 꾼 것이 여전히 이상하기는 하다. 하지만 사야카 자신이 처음 꿈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 나머지 이후의 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본다면, 그 점이 설명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div> <div> </div> <div> “역시, 마도카 생각이 맞는 것 같네요. 죄송해요. 괜히 이상한 꿈 때문에…”</div> <div> “응? 꿈?”</div> <div> “뭐야, 꿈 얘기였냐?”</div> <div><br /></div> <div> 그러고 보니, 사야카는 지금까지 꿈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꿈 때문에 그랬다고 털어놓기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이미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인정해 버리지 않았는가. 차라리 마도카처럼, 처음부터 꿈속에서 봤던 것 같다고 말해버릴걸, 실컷 진지하게 얘기해 놓고는 이제 와서 꿈 때문이라고 말해야 하다니……. 우물쭈물하는 사야카에게 시선이 집중된 사이, 큐베는 그리프 큐브를 조용히 회수하고는 사라진다. 아직 정화에 사용하지 않은 그리프 큐브가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div> <div><br /></div> <div>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 아하하”</div> <div> “뭐야, 사야카. 그렇게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냐?”</div> <div> “나기사도 궁금해요!”</div> <div>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라니까!”</div> <div><br /></div> <div> 이렇게 말하면서도,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걸 사야카도 알고 있다. 이제부터는 전형적인 시간 끌기. 쿄코와 나기사의 공격에 맞서, 사야카는 처음 한두 번은 방어해 내지만, 이후부터는 역부족이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가 꿨던 꿈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고 만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쿄코가 크게 웃으며 말한다.</div> <div><br /></div> <div> “뭐야 너, 그럼 그때 소리 질렀던 것도 그 꿈 때문이었냐?”</div> <div> “……그래.”</div> <div> “그걸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해서 나한테 말도 안 해줬던 거고?”</div> <div> “……응”</div> <div><br /></div> <div> 쿄코는 한바탕 또 크게 웃으며 바보라고, 만화를 너무 많이 봤다고 놀린다. 마미도 말은 하지 않지만 ‘너한테는 졌다’는 듯한 표정이다. 마도카도 ‘사야카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나기사는 그래도 진지하게 들어준 것 같지만, 저 아이의 나이를 생각해 보면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다. 비슷한 일이 전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영 기분이 이상하다.</div> <div><br /></div> <div> 쿄코의 웃음소리가 조금 잦아들자, 마미가 화제를 돌리려는 듯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마도카에게 질문을 던진다.</div> <div><br /></div> <div> “그래서, 카나메는 혹시 마법소녀가 되는 데 여전히 관심이 있니?”</div> <div> “글쎄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소원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조금 무섭기도 하고…….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div> <div> “그래, 어려운 일이지. 섣불리 결정했다가는, 후회만 남게 될 거야.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결정하렴. 알았지?”</div> <div> “네, 마미 언니!”</div> <div><br /></div> <div> 마도카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환하게 웃어 보인다.</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 미타키하라 뒷산의 정원, 아케미 호무라는 홀로 앉아 마법소녀들의 모임을 멀리서 지켜본다. 햇빛도 없고, 달빛도 그다지 환하지 않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정원의 꽃은 활짝 피어 있다. </div> <div><br /></div> <div> 호무라의 눈과 표정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피곤해 보인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눈빛에 약간의 적대감과 무력감이 섞여 있다는 것 정도이다.</div> <div><br /></div> <div> ‘너희들은 정말, 어떤 세계에서도 똑같이 행동하는구나. 차라리,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마도카와 너희와의 관계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나았을까?’</div> <div><br /></div> <div> 호무라는 가볍게 입술을 깨문다. 마도카가 학교에서 발표했던 내용이 떠오른다.</div> <div><br /></div> <div> ‘마도카도 마찬가지야…. 내가 아무리 기억을 억누르고, 상황을 바꿔도, 본래 모습만큼은 바뀌지 않아.’</div> <div><br /></div> <div> 눈을 지그시 감고는, 호무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긴 머리를 귀 뒤로 쓸어 넘긴다. 감정이 끓어오르는 듯, 혼자만의 생각이 입술 사이로 새어나온다.</div> <div> </div> <div> “마도카…. 내가 이 세상에서 너한테 다가가도, 너는 날 상냥하게 대해줄까?”</div> <div><br /></div> <div> 호무라의 갑작스런 혼잣말에, 호무라 옆에서 가쁜 숨을 고르며 웅크려 있던 큐베가 놀라 고개를 조금 들고 귀를 쫑긋, 세우고는, 이내 원래의 자세로 되돌아간다.</div> <div><br /></div> <div> - …언젠간 너도 내 적이 되겠구나. 하지만 상관없어. 그래도… 나는 네가 행복할 수 있는 세계를 바라니까. -</div> <div><br /></div> <div> ‘나는 정말 마도카의 행복을 위해서 악마가 되겠다고 한 걸까? 아니면… 내 행복을 위해서?’ </div> <div><br /></div> <div> 호무라의 몸이 살짝, 떨린다. 그 작은 떨림에도, 큐베는 화들짝 놀라는 듯하다.</div> <div><br /></div> <div> ‘고민해 봐야 소용없어. 나는 악마야. 이제 와서 되돌릴 방법은 존재하지 않아.’</div> <div><br /></div> <div> 호무라는 이렇게 생각을 마무리하며, 의자에서 일어나 뒤돌아 걸어간다. 큐베는 헐떡거리며 공포에 질린 듯 호무라의 뒤를 조용히 쫓아간다.</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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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24 23:04:03  211.228.***.70  Akemi_Homura  505602
    [2] 2014/01/24 23:17:08  175.193.***.189  NeonTree  177971
    [3] 2014/01/24 23:33:45  222.100.***.247  에바초호기  245495
    [4] 2014/01/25 19:58:00  118.221.***.209  evoD◀ㆍ)  321713
    [5] 2014/04/14 20:50:31  39.116.***.100  Arcturus  6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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