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몇년전 여러번에 나눠서 썼던 글인데 조금 정리하고 수정해서 다시올립니다.</div> <div>참고로 저는 2005년에 입대해서 2년간 기무사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div> <div>제 경험이 바탕이니 객관적 사실이 아닌 것도 있음을 밝히며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본인은 05년에 논산훈련소로 입대함</div> <div><br></div> <div>입대하기 전까진 기무사가 뭐하는 곳인지는 커녕 그런게 있는지도 몰랐음</div> <div><br></div> <div>여러분도 마찬가지 였을거라 생각함</div> <div><br></div> <div>기무사는 논산훈련소에서만 뽑힘</div> <div><br></div> <div>102, 306에서 뽑혔다면 그건 99.9% 빽임</div> <div><br></div> <div>기무사는 1차로 인성, 적성 검사를 봄</div> <div><br></div> <div>인성, 적성에 자신있다 싶으면 논산으로 ㄱㄱㅆ</div> <div><br></div> <div>인적성말고도 집안에 범죄자가 없는지, 북한관련자는 없는지 등등 여러가지를 본다는데 정확한 내용은 모름</div> <div><br></div> <div>기무사 뽑기전에 논산 조교를 먼저 뽑았음</div> <div><br></div> <div>뽑히고 나서 알게된 사실이지만</div> <div><br></div> <div>기무사에 온 사람들 중에는 논산 조교 제의를 받았던 사람들이 많음</div> <div><br></div> <div>이걸로 미루어보아 논산조교와 기무사가 원하는 인적성 사항은 비슷한걸로 판단됨</div> <div><br></div> <div>여러분이 논산 조교 제의를 받는다면 나는 기무사에 한발 더 가까이 갔구나 생각하면 됨</div> <div><br></div> <div>그렇다고 안심하면 고생길</div> <div><br></div> <div>처음 논산 조교 제의가 들어 왔을때 본인은 멋있을것 같다는 생각과</div> <div><br></div> <div>훈련병들 한번 보낼때마다 15일의 휴가를 준다는 감언이설에 속아</div> <div><br></div> <div>조삼모사의 원숭이로 빙의하여 하겠다고 함</div> <div><br></div> <div>근데 그날 우리 분대 담당 일병 조교 얼굴을 보니 액자만 없을 뿐이지 초상화임</div> <div><br></div> <div>그 얼굴을 본순간 일병이 시범조교로 지팔 다까지고 </div> <div><br></div> <div>잠도 우리보다 못자면서 개갈굼만 당하던게 파노라마처럼 스쳐감</div> <div><br></div> <div>나는 죽을 고비를 겪은 사람들만 본다는 신세계를 본거임</div> <div><br></div> <div>그때부터 세익스피어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고민처럼</div> <div><br></div> <div>그냥 참고 계속 가느냐 아니면 안한다고 말하느냐의 인생 갈림길에 빠짐</div> <div><br></div> <div>악어가죽도 새하얀 솜사탕처럼 뜯어먹을 듯한 포스를 자랑하는 소대장에게</div> <div><br></div> <div>자기 여자친구가 군발이라고 해서 발이는 벌레를 뜻하는 거라며 </div> <div><br></div> <div>따귀를 날렸다는 군인정신 투철한 소대장에게</div> <div><br></div> <div>훈련병따위가 하겠다고 했다가 못하겠다고 밀당하는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임</div> <div><br></div> <div>그렇게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논산조교 2차면접이 시작됨</div> <div><br></div> <div>중대장 및 몇명의 간부들 앞에서 면접이 시작됨</div> <div><br></div> <div>나는 세번째였는데 </div> <div><br></div> <div>첫번째 놈은 간이며 쓸개며 내줄것처럼 조교를 하고 싶다고 설파함</div> <div><br></div> <div>두번째 놈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음</div> <div><br></div> <div>할 수만 있다면 나라라도 팔아먹을 기세였음</div> <div><br></div> <div>이런 악조건 속에 드디어 차례가 옴</div> <div><br></div> <div>이때까지도 나의 갈등은 계속 됬음</div> <div><br></div> <div>기어코 중대장은 자네는 왜 조교가 되고싶은가라는 날카로운 우문을 날렸고</div> <div><br></div> <div>나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div> <div><br></div> <div>저는 조교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현답을 날렸음</div> <div><br></div> <div>순간 면접관들의 따가운 레이저가 느껴졌고</div> <div><br></div> <div>중대장은 화를 참는듯한 얼굴로 나가 이새끼야를 시전했음</div> <div><br></div> <div>그 말은 어머니의 따듯한 품보다 더 포근했음</div> <div><br></div> <div>암튼 논산조교 사건은 그렇게 훈련소 내내 중대장의 따듯한 눈길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됬음</div> <div><br></div> <div><br></div> <div>시간은 흘러 나의 무용담이 전 중대에 퍼지기는 개뿔 </div> <div><br></div> <div>중대장을 피하며 조용히 지내던 어느날 훈련을 받는 도중</div> <div><br></div> <div>검은 양복을 입은 아저써 몇명이 옴</div> <div><br></div> <div>이때까지도 기무사의 존재조차 몰랐음</div> <div><br></div> <div>1차 심사를 며느리도 모르게 통과한거임</div> <div><br></div> <div>훈련을 멈추고 훈련병들을 한곳에 모아 1차 인적성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div> <div><br></div> <div>종이를 나눠주며 써져있던 것들에 답을 적게함</div> <div><br></div> <div>무슨 내용인지는 기억상실</div> <div><br></div> <div>그냥 훈련을 쉰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음</div> <div><br></div> <div>적는 동안 기무사에 대해 대충 설명을 들었는데 </div> <div><br></div> <div>논산조교 감언이설때처럼 나의 귓가를 어지럽히는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div> <div><br></div> <div>기무사에 가면 군생활이 핀다는 결론에 다다름</div> <div><br></div> <div>암튼 다 적어내고 얼마 뒤에 이름이 불림</div> <div><br></div> <div>2차 서류면접에 통과한거임</div> <div><br></div> <div>나머지 훈련병들은 훈련을 계속했지만 나를 포함한 통과자들은 그냥 대기중</div> <div><br></div> <div>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거임</div> <div><br></div> <div>드디어 3차 심층면접이 시작되었고 </div> <div><br></div> <div>떡대 좋은 아저씨 한명이 학교에서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했냐고 물음</div> <div><br></div> <div>동아리 활동을 했다고 대답함</div> <div><br></div> <div>동아리에서 무슨 활동같은거 했었냐고 물음</div> <div><br></div> <div>나는 평소엔 둔하지만 이럴땐 눈치가 뉴런신경 하나하나까지 반응함</div> <div><br></div> <div>운동권이냐를 묻는 질문이라는 것을 간파하고</div> <div><br></div> <div>실제로도 운동권 동아리가 아니었지만 </div> <div><br></div> <div>그냥 선량하고 모범적인 동아리임을 설파함</div> <div><br></div> <div>시간이 좀만 더 있었으면 이 아저씨를 우리 동아리에 스카웃했을 거임</div> <div><br></div> <div>운동권임을 밝힌 애들은 추풍낙엽처럼 광속 빠이빠이하고 훈련받으러감</div> <div><br></div> <div>나는 1단계를 아주 쉽게 클리어했고 2단계에서 또 질문을 받음</div> <div><br></div> <div>북한 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였음</div> <div><br></div> <div>그때 당시에도 북핵은 큰 이슈였으므로 </div> <div><br></div> <div>그냥 나올법한 질문이었다고 가볍게 여겼겠지만 </div> <div><br></div> <div>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다면 기무사의 꿈은 황천길 가는거임</div> <div><br></div> <div>나는 또다시 뉴런신경을 자극하여 안보관을 알아보려는 수작임을 간파하고</div> <div><br></div> <div>김정일이 얘기를 듣는다면 지금 당장 핵을 포기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릴만한 답을 함(김정일 죽기전임)</div> <div><br></div> <div>여담이지만 나는 그때 당시 대적관을 달달 외우고 있었음</div> <div><br></div> <div>입대하고 얼마안지나 중대장이 몇백명의 훈련병들을 모아놓고 설교하는 자리에서 </div> <div><br></div> <div>여기서 대적관을 다 외우는 사람에게 3분동안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딜을 했음</div> <div><br></div> <div>지금이야 훈련소에서도 통화 자주한다고하지만</div> <div><br></div> <div>그때 당시에는 훈련병이 통화한다는건 꿈에도 못꿀 일이었음</div> <div><br></div> <div>그렇게 2~30여분이 지나는 동안 나는 2등으로 대적관을 외워버렸고</div> <div><br></div> <div>3분통화의 찬스를 얻음</div> <div><br></div> <div>1등도 우리 분대였음</div> <div><br></div> <div>1, 2등이 한 분대에서 나와 우리분대 담당 조교는 폭풍 눈물을 </div> <div><br></div> <div>흘렸어야했는데 울지도 않고 그냥 어깨 뽕만 달음</div> <div><br></div> <div>암튼 전화기 앞에서 찬스를 얻은 사람들이 서있었고</div> <div><br></div> <div>1등한 동기가 처음으로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검</div> <div><br></div> <div>뭐 저런 불효자식이 있나라는 생각을 가지며 녀석을 속으로 욕하고 있을때</div> <div><br></div> <div>그 놈이 통화를 하면서 흐느끼기 시작함</div> <div><br></div> <div>더디기만한 3분이라는 억겁의 시간이 지났고 조교는 전화를 끊으라고 함 </div> <div><br></div> <div>녀석은 전화를 끊자마자 마카롱을 사들고 한입물려는 순간 땅바닥에 떨어트린 아이마냥 울었음</div> <div><br></div> <div>대놓고 욕하면 그녀석이 가슴아파할까봐</div> <div><br></div> <div>저런 찌질한 불효자식이라며 속으로 욕함</div> <div><br></div> <div>드디어 2등인 내차례가 왔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기 앞에 섬</div> <div><br></div> <div>앞에 서는 동시에 전화를 걸던 말던 3분의 시간이 카운트됨</div> <div><br></div> <div>나는 시간을 덧없이 날리는 스타일이 아니므로</div> <div><br></div> <div>냉철하고 명석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div> <div><br></div> <div>부모님은 일을하시기 때문에 전화를 못받을 확률이 78.4%라는 결론을 내리고</div> <div><br></div> <div>마음 아프지만 눈물을 머금고 지금은 없는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검</div> <div><br></div> <div>전화를 받은 여자친구는 장난전화로 여김</div> <div><br></div> <div>그도 그럴것이 입대한지 일주일도 안된 놈한테서 전화가 올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음</div> <div><br></div> <div>그래서 그렇게 아까운 30초가 지나고 나서야</div> <div><br></div> <div>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깨닫는 순간 바로 부대주소를 알려주며 무언의 압박을 줌</div> <div><br></div> <div>남들에겐 억겁의 시간이었는데 나에게는 3분카레같은 시간이 지났고</div> <div><br></div> <div>아직도 울고 있는 1등을 바라보며 처울지말고 주소를 알려줘야지 머저리같은 자식아라는 미소를 날렸음</div> <div><br></div> <div>실제로 주소를 알려준 덕분에 중대까진 모르겠고 소대에서 제일 먼저 편지를 받음</div> <div><br></div> <div>여담이 너무 길어졌음 본얘기로 돌아옴</div> <div><br></div> <div>암튼 이때 외운 대적관과 북핵에 관한 의견을 하나의 콜라보로 선보이니 </div> <div><br></div> <div>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 없었더라..</div> <div><br></div> <div>그렇게 2차도 클리어하고 드디어 보스를 만남</div> <div><br></div> <div>이는 그때 당시의 리니지에서 데스나이트를 잡으러 갈때의 기분이었음</div> <div><br></div> <div>2차까지는 밖에서 얘기했는데 역시 보스는 보스인지라 건물안에서 대면함</div> <div><br></div> <div>뭔가 심오한 얘기가 오갈 줄 알았는데 별 기억이 안나는 걸로 봐선</div> <div><br></div> <div>보스가 나의 무용담을 듣고 쫄았는지 그닥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던거 같음</div> <div><br></div> <div>그렇게 최종관문이 끝났고 날은 어두워졌음</div> <div><br></div> <div>훈련받던 이들은 이미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뒤였고</div> <div><br></div> <div>나를 포함한 최후의 승리자 몇명은 큰걸음도 안하고 부대에 복귀하였음</div> <div><br></div> <div>그날의 밤하늘의 별은 유독 반짝였음</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또 얼마의 시간이 흘렀음</div> <div><br></div> <div>기무사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져 갈때쯤</div> <div><br></div> <div>점호준비를 하는데 방송에서 나를 포함 몇명의 이름이 호명됨</div> <div><br></div> <div>무슨 잘못한거 있냐는 동기들의 말에</div> <div><br></div> <div>고딩때 야자 도망가다 걸렸는데 끝까지 따라오는 학생부 선생님과</div> <div><br></div> <div>학교주변 이름모를 주택에서 숨바꼭질하다</div> <div><br></div> <div>다음달 하키채로 20대의 허벅지 찜질을 당한 그때를 상기하며 </div> <div><br></div> <div>자기성찰과 반성의 마음으로 오라는 곳으로 감</div> <div><br></div> <div>어떤 종이를 나눠주더니 뭘 쓰라고함</div> <div><br></div> <div>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자소서 정도의 느낌이었음</div> <div><br></div> <div>내가 기무사로 뽑힌거임</div> <div><br></div> <div>하지만 이때까지도 그냥 뽑힌거 같다는 정도의 예감뿐이었고</div> <div><br></div> <div>퇴소날이 되어서야 자기가 가야될 곳을 알려주는데 </div> <div><br></div> <div>그때 확실히 뽑힌걸 알게됨</div> <div><br></div> <div>그때의 기분은 마치 오랫동안 변비로 고생하다 마침내 쾌변을한 쾌감이며</div> <div><br></div> <div>이에 낀 고기를 혀로 낼름낼름 빼내려 고군분투하다 마침내 빼내고 만 승리감이었음</div> <div><br></div> <div>다들 자기가 가야할 곳이 발표되고 훈련소를 퇴소함</div> <div><br></div> <div>훈련소를 퇴소하는데 밖으로 안나가고 다시 논산훈련소로 가는 사람들이 있었음</div> <div><br></div> <div>나는 기무사로 간다는 들뜬 마음에 정확히 어떤 부류가 논산에 남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div> <div><br></div> <div>전경이나 포병이나 조교 배정받은 사람들이 그랬던걸로 기억함</div> <div><br></div> <div>그 사람들의 썩은 동태 낯빛과 부러움의 눈빛만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음</div> <div><br></div> <div>논산 조교를 계속 한다했으면 나도 저런 꼴이었을거라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함</div> <div><br></div> <div>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정말 잘한 선택 베스트3가 있다면</div> <div><br></div> <div>앞에서 언급된 지금은 없는 여자친구를 만난것과 </div> <div><br></div> <div>폭풍 배경련이 일어나 지하철 막차를 포기하고 화장실로 달려간 것과 더불어</div> <div><br></div> <div>단연 이때의 조교거절이 들어갈거임</div> <div><br></div> <div>어쨋든 훈련소를 퇴소하며 맞은 바깥세상은 정말 아름다움 그자체였음</div> <div><br></div> <div>쇼생크탈출의 주인공이 그랬을거라고 감히 감정이입함</div> <div><br></div> <div>열차를 타고 오는데 여자는 물론 그냥 사복입은 사람들만 봐도 신기했음</div> <div><br></div> <div>열차에서 나눠준 쓰레기같은 전투식량 또한 5성급 호텔 세프의 음식 같았음</div> <div><br></div> <div>그냥 세상은 희망이 넘쳐나는 곳이었음</div> <div><br></div> <div>그렇게 희망을 뒤로하고 난생처음 들어보는</div> <div><br></div> <div>서울 서빙고역이라는 곳에 도착함</div> <div><br></div> <div>그곳에서 기무사 외에 다른 몇몇 부대사람들이 대기중이었음</div> <div><br></div> <div>그 중에 3군지사였는지 3군사령부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div> <div><br></div> <div>여자 부사관 한명이 있었는데 정말 이뻤음 </div> <div><br></div> <div>지금까지 살면서 본 일반인 중에 그렇게 이쁜 사람본건 손에 꼽음</div> <div><br></div> <div>물론 군인 신분이라 더 이뻐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암튼 이뻤음</div> <div><br></div> <div>저분은 이슬만 먹고 살까 참이슬만 먹고 살까 미모에 감탄하고 있을 때</div> <div><br></div> <div>눈치없는 기무사 담당 간부가 와서 우리를 사령부로 대려감</div></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글도 정리하고 다듬어서 곧 올릴게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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