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이 인터넷 무료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수익’ 보다는 ‘저널리즘’과 그 ‘영향력’을 우선해온 <가디언>의 전통 때문이다. <가디언>은 독특한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신문의 독립성과 영향력 유지를 ‘유일한 목표’로 하고 있는 ‘스콧재단’이 소유․운영하고 있다. 스콧재단의 유일한 목적은 <가디언>이 영원히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있다. 스콧재단은 중고자동차판매 포탈 등을 운영하는 재단 산하 TMG, TRG에서 많은 수익을 내 <가디언>과 <옵서버>등 저널리즘 사업부문인 GMG(Guardian Media Group)의 손실을 메우고 있다. <가디언>이 공격적인 디지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배경이다. 

이와 함께 <가디언>은 보다 많은 방문자를 유인함으로써 광고 등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을 일관되게 추구해왔다. <가디언>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가디언>의 기사를 읽음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가디언>의 이런 전략은 일단 유효해 보인다. <가디언> 디지털 미국판 한 달 평균 방문자수는 올해 8천300만 브라우저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40%나 증가한 것. 스노든의 첫 인터뷰 비디오는 하루 동안에만 70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가디언>,<옵서버>와 그 디지털 부문인 GNM(Guardian News Media)는 지난 3월말 기준 2012년도 결산 결과 1억9,600만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 분야의 매출이 5,590만 파운드, 한 해 전보다 28.9%나 증가했다. 종이신문 쪽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는데도 디지털 분야의 매출 신장 때문에 전체 손실은 3,090만 파운드에 그쳤다. 여전히 적자지만 적자폭은 한 해 전보다 30% 줄었다. 이런 속도라면 3,4년 안에 손익을 맞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가능하다. GNM의 모기업인 GMG(Guardian Media Group) 전체적으로는 일부 자산 매각과 보유하고 있는 TMG와 TRG 지분 이득을 포함해 5,400만 파운드의 수익을 냈다. <워싱턴 포스트>가 “다른 언론들이 다들 부러워할만한 수익 구조”라 할 만 하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타임스>가 눈여겨봐야 할 점은 따로 있다. 왜 미국의 독자들까지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대신 <가디언>에 눈을 돌릴까 하는 점이다. 미국의 대표 신문들이 있는 데 굳이 ‘영국의 작은 신문’을 볼 필요가 있을까? 

자닌 깁슨 <가디언> 미국본부장은 최근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언론들이 전체적으로 비판의식이 약해졌다”고 꼬집었다. 9․11 이후 미국 사회에선 국가 안보 문제 등에 대한 중요한 문제 제기는 마치 비애국적인 것처럼 간주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 또한 그런 풍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내부 검열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퓰리처상은 미국의 대표적 언론상이다. 미국 언론이 아니면 이 상을 받을 수 없다. 퓰리처상위원회는 그러나 지난해 <가디언>의 후보작 제출을 접수했다. 미국에서 <가디언>의 존재가 “너무나 명백하다”는 이유였다. <가디언>이 만약 ‘스노든 기사’로 올해 퓰리처상을 받게 된다면 미국 언론으로서는 이보다 더한 굴욕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