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p>이게 벌써 작년 여름의 일이라고 생각해보면 시간도 참 빠른 것 같음</p><p>이 일에 대해서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데다 거의 잊고 살았는데 요즘 공게나 다른 커뮤니티에 </p><p>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뒤따라오는 사람들 때문에 가슴 씸벅하단 이야기들을 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나도 섬뜩한 일을 겪었던 것임</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작년 여름 1년 반 간의 지방 자취생활을 끝내고 처음 본가에 니코(우리집</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고양이)를 데리고 왔을때의 일이었음</span></p><p>그 때의 니코는 낮선 환경탓인지 집에 붙어있지를 못하고 문을 열면 자꾸 밖에 나가려고만 했음</p><p><br></p><p>글쓴이는 대학원생이라 방학이고 뭐고 음슴. 그냥 학교 붙박이임.</p><p>어느 날, 학교에서 밤 10시쯤 나와 잠깐 친구와 차 한잔을 하고 있었음</p><p>엄니한테 다급하게 전화가 옴. 니코가 아까 나가서 아직 안 들어오고 있다고 얼른 와서 같이 찾자고 하심</p><p>그때만 해도 니코의 습성을 잘 모를때였고, 동네짬먹은 짬타이거들이 기승을 부려서 니코가 습격당한적도 있는지라 걱정스러운 마음에 </p><p>친구차 타고 얼른 귀가함</p><p><br></p><p>귀가하자마자 얼른 가방부터 집어던지고 니코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음</p><p>엄니는 일단 나보고 집 앞 골목을 돌으라 하시고 본인은 좀 더 멀리 가보겠다고 하고 저만치 가심</p><p>하지만 밤 11시에 우리 니코를 찾는 일은 모래밭 또는 잔디밭에서 바늘찾기, 또는 서울에서 김서방찾기였음</p><p>왜냐하면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우리 니코는</span></p><p><br></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3/7e5fa231584ce73f5b3eb85eeb7b1161.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p><p><br></p><p>일단 요렇게 생겨먹었고 밤이 되면 어딨는지 잘 안보임(집 앞에 앉아있던 옆집 할머니께서 뭐 새까만게 돌아다니는 걸 봤다고는 하심)</p><p>그리고 우리동네 분위기가</p><p><br></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3/5bbdd7bec28559999480988e1100f29d.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p><p><br></p><p><br></p><p>그러하다</p><p><br></p><p>이게 가로등 다 켠거임. 밝기조절도 뭣도 안하고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냥 있는 그대로 찍은 사진임(위- 조금 멀리서, 아래 - 조금 가까이 다가가서 찍음)</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리고 고양이 특성상 꼭 차 밑 요런데 숨어있음</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br></p><p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3/672693123583acab945bc19311fac5bb.jpg" class="txc-image" style="clear:none;float:none;"></p><p><br></p><p>대략 설명하자면 엄니는 저 그림에서 니코 찾겠다고 분홍색 점 위치에서 위쪽으로 출발하시고<br></p><p>글쓴이는 저기 하늘색 점 이전에서 부터 차 한대 한대씩 밑바닥을 살피면서 니코를 부르며 집쪽으로 가고 있었음</p><p>저 빨간 해 모양 점이 그 남자가 출몰한 곳임</p><p><br></p><p>주머니에 손넣고 두리번거리던 노란머리의 그 남자애가 나에게 엄청 다정하게 말을 걸어옴</p><p>"저기.. 무슨 일 있으세요?" 하고. 15년 넘게 산 이 동네에서 처음보는 남자애였음.(20대 후반을 달리는 내 기준엔 애였음-_-)</p><p>이 동네는 나와 내 동생이 초,중,고를 이동네에서 다 나왔고 내 친구들과 내 친구들 형제자매들도 거의 이 동네 학교를 나와서</p><p>왠만하면 얼굴만 보면 누가 누군지 정도는 다 알지만 그 친구는 정말 처음보는 얼굴이었음.</p><p>처음에는 그냥 동네 오지랖 넓은 청년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지라 </p><p>"아네.. 고양이가 집을 나가서 찾고있어요..." 라고 건성으로 대답하고 계속 애타게 고양이를 찾고있었음</p><p>근데 솔직히 동네에서 누가 개나 고양이 찾는다고 하면 아는 사람 아닌 이상 누가 저렇게 말을 걸음?</p><p>아니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 수 있다고 치면 왜 한밤중에 알지도 못하는 외간여자한테 말을 걸음?</p><p>차 한대 살펴보고 허리펴고 한 다섯걸음 걷고 또 한대 엎드려서 살펴보고를 한 세번쯤 반복하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함</p><p>그 남자가 어슬렁 어슬렁 따라오고 있던거임. 그림을 저렇게 그려놔서 짧아보일 뿐, 한 블럭 정도를 따라오고 있었음</p><p>그리고 따라오면서 계속 말을 걸었음.</p><p><br></p><p>"...이 동네 사시나봐요..?"</p><p><br></p><p>역시 고양이 찾느라 이 말은 본의 아니게 씹음. 근데..</p><p><br></p><p><span style="font-size: 12pt;"><b><span style="color: rgb(255, 0, 0); background-color: rgb(0, 0, 0); font-size: 14pt;">"......집이 이 근처세요?"</span></b></span></p><p><br></p><p>이 질문을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음.</p><p>아 이새끼가?! 하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집쪽으로 가면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p><p>(베오베 변태 썰에서도 말했지만 글쓴이는 촉이 빠름. 그날은 고양이 때문에 살짝 정신이 없었음)</p><p><br></p><p>고양이 찾는 거 도와주는 것도 아니면서 남의 집은 왜 물어보는거임??</p><p>그래서 집쪽으로 가지 않고 일부러 직진해서 걸어가면서 계속 차 밑을 살펴봄</p><p>엄니한테 전화하고 싶었지만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엄니는 어디 잠깐 나갈때 핸드폰을 안 들고 나가시는 습관이 있으셔서 연락할 수가 없었음</span></p><p><br></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 남자는 계속 <u>집이 이 근처냐.. 혼자 사냐.. 집이 어디냐..</u> 를 물어보며 나를 쫓아왔음</span></p><p>아.. 이 인간이 날 혼자 살면서 고양이 키우는 여자로 생각하고 우리집을 알아내려 하는구나 싶었음</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뭐 말로는 자기도 강아지 키우다 잃어버린 적 있다며 그래서 힘들었다며.. 아네.. 아네.. 하고 건성건성 대답하고 계속 차 밑만 봄</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근데 왜 쫓아오냐고.. 제대로 대꾸 안하면 그냥 가든가...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리고 너도 힘들었음 같이 찾아주던가.. 왜 주머니에 손넣고 그냥 쫓아오기만 하냐고..</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렸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음.. </span></p><p>저 왼쪽골목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도 그 남자는 계속 말을 걸면서 날 쫓아오고 있었음</p><p>아마 내가 일부러 우리집으로 가지 않는 걸 눈치챈듯 했음 </p><p><br></p><p>그 끝날것 같지 않은, 하지만 짧았던 몇분이 흐르고, 저 뒤에서 구세주 같았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림</p><p><br></p><p>"니코 찾았니~?"</p><p><br></p><p>이때다 싶어서, </p><p><br></p><p>"아니~!! 차 밑에 다 찾아봐도 없어 엄마!!" 하고 크게 소리를 지름</p><p><br></p><p>"아유~ 얘는 도대체 어디갔다니!!!!" 하고 엄마의 목소리가 가까워지자</p><p>이때까지 날 쫓아오던 이 남자가 갑자기 어두운 저쪽길로 빠르게 도망가버림</p><p><br></p><p>수상하지 않음?</p><p><br></p><p>이 정도 되면 이때까지 '선의로 그랬을 수도 있지 뭐 글쓴이는 오바하고 그러냐..'라고 생각하다가도 한번쯤 의심이 들지 않음?</p><p>진짜 같이 고양이를 찾아주고 싶었던거라면 왜 울 엄니 나타나니까 도망감?</p><p><br></p><p>엄니한테 이 이야기를 살짝 했더니 일단 집으로 얼른 들어가자고 하고 건물 안에 들어와서 밖을 살펴봤음</p><p>(우리 건물 복도창문에서 우리집 근처 골목들 보임)</p><p>일단 근처에는 안보였음</p><p><br></p><p>별 이상한 사람 다 있다면서</p><p>물이라도 한잔 마시고 다시 찾아보자 하며 집으로 들어감.</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br></p><p>그리고 니코는 집에 들어와있었음 -_-;</p><p>괜히 니코한테 화풀이하다가 나중에는 미안하다고 간식 주고 어르고 달래줌</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때 그 순간에 엄니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이놈은 어디까지 쫓아왔었을까 생각하니 지금도 좀 섬뜩함</span></p><p>내 집앞도 무서워해야하다니 ㅜㅜ</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