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뻘글
대충 끼적거리는 글이니 만큼 재미로 봐주세요. 제 주관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얼마 전(꽤 오래 전?) 김덕배 라는 케릭터로 실시간 미연시를 하는 글이 베오베에 간 적이 있다. 그 전 까지만 해도 난 얀데레가 마이너한 취향인 줄로만 알고있었는데..반응은 꽤나 폭발적이었다. 한동안 애니게시판은 덕배열풍으로 들끓었다. 
  나의 취향은 얀데레가 아니다. 내가 처음으로 얀데레를 접한건 미래일기 코믹스를 통해서인데, 여주는 너무 무서웠고 남주는 너무 찌질했다. 여튼, 나는 얀데레보다는 로리와 소심한 수줍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들은 어째서 얀데레에 그렇게까지 열광했을까? 심심해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우선 첫 번째로 든 생각은 클리셰의 파괴이다. 모에류 애니메이션이 많은 인기를 끈지 십수년이 지났다. 어쩌면 몇십년 일지도?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다른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공통점은 히로인이 주인공과 사지멀쩡히 교제한다는 점. 볼 때는 희히히헤ㅣ헤힇흐혜 하면서 보지만 예전만큼의, 뭐랄까, 심장에 즈큥!!하고 와닿는 느낌은 많이 닳아 없어졌을 것이다. 얀데레물은 그런 틀을 깨부순다. 보통애니는 남자가 주도하든 여자가 주도하든 상대방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반면 얀은 그런거 업따. 다른 여자를 봐? 그 여자는 끔살당한다. 심하면 남주의 안구적출을 감행하기도 한다...도저히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서는 나만 봐, 넌 내꺼야, 윸끼는 내가 지켜줄게 따위의 헛소리를 한다. 그 시점에서 남주의 멘탈은 산산조각나기 일쑤다. 좀더 하드한 작품의 경우 남주를 죽이고 약품에 넣어 보관하거나..먹기도 한단다. 검색해본것 만으로 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여튼 얀데레물은 발그레와 수줍은 동작에 익숙해져 가던 덕들에게 죽은 눈과 칼부림으로 새로운 충격을 주었다. 좀 더 자극적인, 날 놀래켜줄 수 있는!! 뭐, 그런게 아닐까 싶다. 
 두 번째는 외로운 사람들이 늘어나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일단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다. 얀데레는 메가데레의 한 종류나 발전된 형태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얀데레의 성립조건이 무엇인가? 우선 히로인이 주인공을 미치도록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치도록 좋아한다. 는 점은 메가데레와 같다. 정신에 문제가 있거나 멘탈이 약하면 메가데레가 얀데레로 변하는 것이다. 나는 대충 이렇게 (데레→메가데레→얀데레→윸끼!!) 생각하고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 외로운 사람들은 츤츤대며 좋아하는건지 아닌지 헷갈리게 하는 히로인보단 사랑공세를 퍼붓는 히로인을 좋아한다. 일종의 애정결핍? 굶주렸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메가데레가 직격탄이며, 얀데레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오히려 메가데레보다 더욱 열광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스스로 외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많다. 외롭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왜곡된)사랑이 넘쳐흘러 폭발해버리는 것 같은 얀데레물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외로운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늘고 있다. 독신남녀가 증가하고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빛이 바랬다. 히키코모리를 말하려는게 아니라 남녀관계에서의 외로움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널 좋아해' 보다는 '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해' 가, '널 사랑해' 보다는 '널 죽여버릴 만큼 사랑해' 가 환호를 받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 아닐까...
 그나마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얀데레는 칼을 빼들었다가 말았다가 다른 여자를 푹찍하려다가 말았다가 하다가 자살을 결심하거나 하드 얀으로 진화하기 직전 주인공의 '내가 다른 여자를 볼리가 없잖아? 결혼하자' 한 마디에 얀 속성을 잃고 펑펑울며 메가데레로 돌아오는 정도다. 그 이상은..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