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겨울정도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 매우 심심하고 잉여잉여해서 이야기를 한 번 풀어봅니다.

제 친구가 군대휴가 나와서 한잔 하자고 하길래 제가 아는
닭한마리 집에 가 소주한병 시켜놓고 서로 개드립을 날리며 낄낄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일베를 하고 극단적이진 않지만 정치적으로 꽤 보수적인 편입니다.(저는 일베도 하고 오유도 하는데 정치성향은 진보)
군대에서 신문도 못 읽고 최근 정치이슈도 아는게 없길래 제가 당시 가장 큰 논란거리였던 곽노현 얘기를 해줬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진보에 많이 실망하고 있었던 때라 곽노현 ㅄ 곽노현 감싸주는 민주당 등 진보진영들도 다 ㅄ이라며 열심히 자폭을 하고 있었죠.

그 친구는 그런 대박이슈가 있었던 것도 재밌고 진보진영이 삽질하는 것도 재밌는지 꽤나 좋아라 하더라구요. 신이 났는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진보 욕을 하는데 곽노현 욕하는 것 까지는 저도 같이 했지만 그 다음 얘기는 저랑 의견이 달라서 자연스럽게 논쟁이 붙게 되더라구요. 

저희가 붙게된 주제가 [1. 시위(파업) 2. 광우병 3. 핵 및 대북 문제] 이렇게 세가지 정도 됐었습니다. 친구가 먼저 비판을 하면 제가 반론을 내는 순서로 논쟁이 흘렀어요.

1. 시위(파업)에 대해

친구: 요구가 있으면 합법적으로 요구를 해야지 파업하면서 자기 할일 안하고, 불법으로 도로 점거하면서 시위를 하는건 잘못됐다.

나: 합법적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국민들의 뜻을 전달했는데 들은 척도 안하니까 파업을 하고 시위도 하는 것 아니겠냐. 애초에 소통이 잘 됐으면 이렇게 되겠냐. 시위하지 말라고 할꺼면 민주주의에서 국민의 뜻을 표출할 다른 대안을 내봐라. 선진국이라고 하는 다른 나라들도 다 시위하고 그거 다 불법이다.

2. 광우병

친구: 광우병 그거 다 광우뻥이다. 아무 문제 없는데 좌빨놈들이 국민들 속이고 다 선동해서 촛불시위하고 이명박 대통령만 욕먹은거다. 그렇게 쌩 난리를 치더니 결국 지금은 미국소 수입해서 국민들 군말없이 잘먹고 광우병 발생했다는 뉴스도 안나오지 않냐.

나: 그때 시위해서 30개월 미만 수입하는걸로 조항을 변경 됐으니까 국민들도 이제 안심해서 먹는거다. 그리고 광우병 잠복기간이 10년이라는데 미국소 문제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그때 촛불시위는 선동이 문제가 아니라 합리적인 반발이었다. 당시 과학적, 의학적으로 광우병 문제는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다 다르고 아직 합의가 안 된 시점에서 다른 나라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미국소 수입을 안하거나 일본은 20개월 미만 소중에서도 척수, 편도 등등은 제외하고 있었는데 30개월 이상 소를 수입하자는 대통령이 그럼 정상인거냐.



토론에서 밀리는 것 같으니 그 친구 멘붕이 오는 것 같더군요. 일베가 진리고 일베논리는 완전무결 하다고 생각했었을텐데..걔네들 언어로는 제대로 '민주화'(?) 된거죠.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베 글들 보면 자기가 정치성향 진보인 애들 논쟁해서 발랐다(걔네들 언어로 '산업화'했다)는 글들이 종종 보이길래 한 번 써봤습니다.(이렇게 긴 글이 될줄이야ㅠ)